넌 진짜 나쁘지만 잘 살아

쓰니2022.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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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는 재회했다. 그리고 많다고 하면 많다고 할 수 있고 적다고 하면 적다고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었지.


 

너의 두 번째 고백을 받아줬던 것은 너랑 처음 사귀었을 때의 감정이 남아았었기 때문에. 너가 나의 미운 첫사랑이었기 때문에.


너를 보내준 것은 나의 손익 계산 때문에. 그것이 너에게 좋은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 너가 나한테 헤어짐을 암시할 때부터 우리에게, 아니 너에게 좋은 길이 무엇일까를 생각했기 때문에.


너와 또다시 친구로 지내는 것을 거부했던 것은 너와 친구로 지내면 너와 사귀고 싶은 마음이 자꾸 생길 것을 알기 때문에. 친구로 지내기엔 너를 너무 좋아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에 너와 친구로 지낼 때 느꼈던 감정을 말했던 것은 나의 마지막 이기심.


너를 떠나보낸 날의 새벽인데, 너가 보고 싶구나. 내일 아침 너의 일어나라는 잔소리를 들을 수 없을 것을 알기에 슬프구나. 너는 그깟 우울하다는 이유 때문에 나를 차버릴 정도로 나를 많이 좋아하지 않았기에 심장이 미어 터지는 것 같구나. 나는 너의 수많은 연애 상대들 중 한 명이라는 것을 나도 잘 안다. 하지만 나는 너가 매우 좋은가보다. 나도 내가 너를 이렇게 많이 좋아하는지는 몰랐다. 너가 나의 그 알량한 첫사랑이기 때문일까. 보고싶다. 다시 사귀고 싶다. 연애가 두려웠던 나를 구출해 주었던 것은 너인데, 너는 나를 두려움의 깊은 수령에 다시 빠트렸구나. 당장이라도 널 붙잡고 싶다. 하지만 그러면 안 된다. 그게 너한테 좋은 길이니까.



나 같은 여자 만나기 힘들 것이다. 그러니 너가 많은 여자들을 만나본 후 후회했으면 좋겠다. 나 같이 너를 좋아해주는 여자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뼈저리게 후회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시 나에게로 돌아와 서로 오래오래 사랑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