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은 정말 군인들 군바리로 보네

ㅇㅇ2022.04.13
조회285
ㅎㅇ 이번에 휴가 나온 21세 군바리 일병임.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현타가 너무 와서 착잡하기도 하고. 그냥 기분 풀려고 끄적여 봄.

나는 21년 막번 군번이고 자대 배치를 강원도 철원 수색대대로 받음. 여기가 어딘지 아는 놈들은 잘 알 거임. 얼마나 춥고 빡센지. 나는 전입 가자마자 혹한기 했는데, 와 새벽에 불침번 서는데 그때 영하 28도더라. 나는 영하 28도가 대한민국에 존재하는지 그때 처음 앎.

훈련은 훈련대로 빡세고, 군 생활도 많이 얼타서 대차게 꼬이고, 산전수전 겪으면서 이번에 휴가 받아 집 가고 있는데 지나가던 여자 두 명 중 한 명이 날 보고 말하더라고. 고생한다고. 나 들으라고 한 말은 아니라 조용히 스쳐가면서 말했지만, 그 말 듣고 얼마나 감동을 받았는지 모른다.

근데 그 옆에 있던 친구년이 이렇게 말하더라.
오빠한테 들어서 아는데 재들 군캉스라고. 고생 안해 저것들.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이렇게 말함. 애써 안 들리는 척 등지면서 듣고 있는데, 와. 실제로 있었구나 저런 얘들이 싶더라. 믿기지가 않았거든. 너무 충격 받음. 넷상으로만 봤지 실제로 들은 건 처음이라.

내가 군 생활하고 훈련하면서 정말 힘들고 엄마 보고 싶었던 날이 뒤지게 많긴 했지만, 그래도 내가 겪는 고통만큼 국민들이 더 편해질 거라는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 수색대대의 일원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버텨왔는데 오늘 있었던 일들 때문에 그 모든 게 박살남. 회의감 엄청 들더라. 내가 이런 국가, 국민들을 위해서 정녕 헌신하는 게 맞는 건지.

어떻게 행군하다 다쳐서 절뚝거리며 걷는 군인한테 그딴 소리를 하는 거지? 현타가 너무 쌔게 오네.

모처럼 휴가 나왔는데 착잡해서 그냥 끄적여봄. 여자들은 군인들 보면 ㅈ 같아도 속으로만 삭혀주길 바람. 못 듣는 게 아님. 못 듣는 척 하는 거니까 제발 자제좀 해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