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소설up] 제 6화 속 비밀일기1

전선인간2004.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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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소설up] 제 6화 속 비밀일기1 [어른들은 내게 거짓말을 원한다.]



비밀일기라는 책을 기억하는가?

1985년도 영국의 수 타운젠드라는 작가에 의해 출간되어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부의 책이 팔렸던 베스트 셀러!

아마두 지금의 20~30대 사람들의 10대의 추억 속엔  그 비밀일기를 몰래 이불 속에서 스탠드를 켜놓고 훔쳐보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 내용인데두 불구하고 그때는 왜 그렇게 그 내용이 엄청 야하고도 충격적이던지.

그때는 막연히 나도 비밀일기의 주인공처럼 14살이 되면 적당한 크기의 가슴을 가진 여자친구를 사귀고 등하교 길에 여자친구의 가슴을 만지작 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사실 초등학교 6학년 때의 비밀일기 라는 책을 읽기 전까지 내겐

일기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있었다.





“야 이놈아 니 자라서 머가 될래? 여보! 이 놈이 그려놓은 그림 일기 좀 보소!”

어머니는 이제 막 초등학교 일학년 짜리인 내 머리를 쥐어 박으시며 나의 그림일기를

가족들에게 보여주셨다.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나의 첫 번째 그림일기는 그랬다.

초등학교 때는 누구나 그렇듯이 크레파스로 마치 졸/라/맨 같이 생긴 사람들을 그려놓고


“1981년 0월0일 날씨 맑음”

[성장소설up] 제 6화 속 비밀일기1 

아버지 따라 목욕탕에 갔습니다.


참 큰 고추들이 많았습니다. 끝!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 웃긴 내용이 었는데두 불구하고


아마 당시의 초등학생인 나는 어른들과 나의 고추가 너무나 틀리게 생긴 것이 큰 문화적 충격이었나 보다.

아무튼 어머니는 이제 막 초등학교에 보낸 막내 아들이 그런 그림일기를 그린 것에 충격을 드셨는지

아들의 교육을 위해서 한마디 하셨다.


“안되겠다. 우원아 니는 담부터 엄마랑 목욕탕 가자”


유난히 어렸을 적부터 남자다움과 자의식이 강하던 나는 완강히 몇 번을 거부하였으나 어머니가 꽈배기를 사주신다는 말에 그만 어머니와 함께 목욕탕을 가게 되었다.


그러나 다음날 다시 그린 나의 그림일기는 어머니를 두 번 죽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1981년 0월0일 날씨 흐림”


[성장소설up] 제 6화 속 비밀일기1

엄마가 꽈배기를 사준다구 해서 엄마랑 목욕탕을 갔습니다.


참 여자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여자는 고추가 없었습니다. 끝~!



어머니는 충격 때문이셨는지 아니면 너무 당황하셨는지 이내 웃기만 하셨고 어머니로부터 그림일기를 받아든 아버지와 고모도 웃기만 하셨다.


그러나 나는 그 그림일기를 그린 댓가로 초등학교 1학때부터 30살이 넘은 지금까지 20년 가까이를 여전히 놀림을 받고 있다.


아직도 어머니와 아버지는 가끔 나의 예전 그림일기에 대한 이야기를

명절 때 단골 메뉴로 삼으시곤 한다.


그러나 계속되는 가족들과 동네 사람들의 놀림은 나로 하여금 일기를 적는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게 만들었고


나는 일기에 대한 안 좋은 추억으로 인해 더 이상 일기를 적지 않게 되었다.

그때 비밀일기라는 책을 접하기 전까지는......



비밀일기를 다 읽었을 무렵 나는 알 수 없는 감동에 이르렀다.

이렇게 솔직한 일기를 적는 아이가 지구상에 나 말고 또 있었다니 더군다나 이런 솔직한 이야기의 소설이 청소년이 꼭 읽어야할 추천 도서에 속하다니

이미 나는 비밀일기의 주인공인 14세 소년 에드리언이었고 에드리언이 바로 나 였다.


나는 미친 듯이 문구점으로 달려가 열쇠가 달려있는 꽤 비싼 일기장을 손에 쥐었다.

그리곤 그날부터 나는 에드리언이 되어 아주 솔직한 나만의 비밀일기를 적기 시작했다.

내심 나의 비밀일기가 먼 훗날에 아주 유명한 책이 되어 청소년 추천 도서가 되길 기대하면서.....





드디어 일년을 함께 나랑 성장한 내 소중한 비밀 일기를 공개하는 날이 되었다.

중학교 1학년 여름방학이 끝났을 무렵

나는 방학숙제로 일기장을 내는 대신에 일년 동안 꼭꼭 숨겨져 온 나의 비밀일기를

선생님께 제출하였다. 비밀일기를 열 수 있는 열쇠와 함께...


‘이제 이 비밀일기가 공개되는 순간 나는 에드리언처럼 유명한 아이가 되어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 비밀일기는 청소년 추천도서가 되어 친구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남겠지‘


나의 달콤한 상상은 계속 되었다.



일기장을 제출한지 이틀이 지난 아침 자습시간!

그날따라 유난히 더욱 낡고 커 보이는 교실 벽 상단에 위치한 스피커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1학년 4반 최우원 교무실로 당장 텨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