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우리 할아버지가 너무 보고싶어

본인2022.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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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릴때 엄빠 이혼하고 여태까지 할머니할아버지 밑에서 컸어 물론 아빠랑은 자주 만나 어릴때 할아버지랑 소요산 가서 짜장면 먹고 산에 올라가서 운동기구 하고 놀이터 가서 놀고 할아버지 자전거 뒤에 타서 동네마실 다니는 거 진짜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하는데 초딩때 학부모 참여수업?때 다른 애들은 다 엄빠가 오는데 나만 할아버지가 오는게 너무 싫은거야 그때부터 할아버지한테 괜히 틱틱대고 싸가지 없이 군 거 같아 그러다가 내가 중2 들어가기 직전에 정말정말 건강했던 할아버지께서 담도암 판정을 받으셨어 담도, 췌장 이쪽이 제일 살 확률이 희박한 암이라는 거 듣고 진짜 멘붕 많이 왔어 온갖 사례 다 찾아보고 검색도 정말 많이 하고 결국 수술하시고 항암이랑 방사선치료 받으시는데 그 치료들 특성 상 살이 엄청 많이 빠지잖아 난 할아버지가 그렇게 힘들어 하시는거 그때 처음 봤어

사람이 이렇게까지 힘들어 할 수가 있구나 사람이 이렇게까지 살이 빠질 수가 있는 거구나를 느꼈던 거 같아 그러다가 결국 항암치료 중단하셨어 우리할아버지는 암이 재발은 안 했는데 입•퇴원 반복하시면서 맞은 독한 항셍제, 항암제 부작용으로 속이 다 망가진 거야 소화기관이 그냥 엉망이 되버리니까 밥을 먹는게 의미가 없어지고 몸에는 담즙 배출하는 관이 주렁주렁 달리고 콧줄로 영양제 같은 거 드시다가 불편하다고 포기하고 얼마 안 돼서 폐렴으로 고생하시다가 패혈증 오시고 결국 요양병원 가신 지 3일만에 돌아가셨어

아빠가 왠지 느낌이 안 좋다고 할아버지 요양병원으로 옮겨졌을 때 나 데리고 갔었거든?? 난 할아버지가 자기 마지막을 알고있는 그 표정이 너무 슬픈거야 그래서 아 여기 많이 덥네 하고 비상구 가서 진짜 펑펑 울었던 거 같아 그리고 3일 뒤에 난 학교 갔었는데 아빠가 갑자기 데릴러 오겠다고 하는거야?? 그래서 난 어디 놀러갈려고 나 데릴러오나 해서 기분 좋아서 신나게 아빠 있는 차로 갔는데 새엄마랑 동생이랑 다같이 있는거야?? 새엄마는 나한테 너무 잘해주셔서 딱히 적대적인 감정은 없었어 동생은 진짜 아기 그자체여서 딱히 질투할 마음도 없고! 암튼 뭐지 뭔일이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빠가 힘겹게 말을 꺼내는거야 할아버지 돌아가셨다고

그때 내 세상이 무너진 거 같았어 할아버지랑 함께 했던 추억들 다 스쳐지나가고 할아버지가 나한테 했던 말들 다 생각나고 난 이제 어떻게 해야하지가 제일 먼저 떠오르더라 그 소식 듣고 바로 할아버지 계신 장례식장 갔는데 영정 속 할아버지 얼굴 보고 바로 눈물 나올 뻔 했는데 참았어 할머니가 너무 힘들어하신게 바로 눈에 보였거든 그래서 난 집에 와서 울었던 거 같아 그날 내가 먼저 집에 왔거든 다음날 수행때문에 학교 가야했어서 그래서 선생님한테 이 얘기를 해야하는데 도저히 말이 안 나오는 거야 이 말 꺼내자마자 너무 펑펑 울 거 같아서 그래서 문자로 집에 사정이 생겨서 내일 수행평가 보고 조퇴를 해야할 거 같아서 그렇게 문자 보냈는데 선생님한테 전화가 오는거야

그래서 받아가지고 사정 얘기하다가 진짜 펑펑 울었어 선생님도 알겠다고 할아버지 명복 빈다고 하시는데 더 슬퍼서 감사합니다 하면서 엄청 울고 그때 저녁때까지 계속 운 거 같아 집안 돌아다니면서 할아버지 흔적 보고 더 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