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무덤에 누운 기분이 들어서 혹시나 싶은 마음에 용기내어 써본 글이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공감해주시고 진심으로 위로하고 토닥여주셔서 오늘밤을 견디고 내일 눈을 뜰 힘을 얻습니다.
다들 정말 힘든 시기를 겪어오신 단단하고 멋진 분들이세요.. 말로 안아주시고 다독여주셔서 아주 많이 고맙습니다. 정말 많이많이 고맙습니다. 혹시라도 가족이 읽게 될까봐 걱정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글은 남겨두려 해요. 저에게는 용기내고 위로받은 기록이라서요. 큰 의미입니다. 다만 너무 자세히 적은게 여전히 마음에 걸려 나이를 언급한 부분은 지웠습니다. 소중한 위로를 주신 분들이 혹시라도 사소한 오해에 실망하게 되실까 마음에 걸려서 추가글에 따로 알려드려요.
그리고 어떤분이 주작중인 아줌마라고 쓴 본인 댓글을 베플로 만드셨더라고요. 엄.. 저는 학교 관련 내용을 지운적이 없을 뿐더러 어차피 늘 한두명의 미꾸라지들은 있는 일인거 알아서 크게 상관도 관심도 없었는데 진심으로 긴글 다 읽고 위로하고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그냥 지나칠수가 없네요.
그분들은 댁의 이런 장난질과 비하를 일삼는 말들에 헷갈려야 할 이유도 없고 주작 글에 진심으로 댓글 다는 바보취급 받을 이유도 없어요. 저에게는 소중한 조언들이고 위로입니다. 댁이 이런식으로 방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에요. 본인이야말로 아이디 여러개로 로그인해서 자기 댓글 베플만들고.. 어휴.. 그렇게까지 하냐.. 어디서 본건데 돈없고 시간많은 백수를 인터넷에서 이길 방법은 없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일일이 반대누르거나 댓글달 생각도 안드네요. 댁도 어디가 좀 아픈 사람인거 같은데 여기 온김에 위로나 받고 가세요.. 진심으로 힘내세요.. 밥도 잘 챙겨 드시구요!
주작이라는 댓글도 포함해서 댓글 달아주신 다른 분들께 많이 감사하면서 오늘은 외롭지 않게 잠들겠습니다. 다들 좋은 꿈 꾸는 밤 되시길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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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우울증을 겪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쓰다보니 길어져서.. 좀 길지만 읽고 조언해주시거나 위로해주시면 무척 감사히 두고두고 읽으며 힘낼 수 있을것 같아서 용기내어 글을 씁니다.
저는 엄마에게 분노가 있어요. 어린 시절에 대한 상처가 커서.. 근데 그런 것들이 불쑥불쑥 올라옵니다.
처음에는 솔직히 말씀드리고 대화하려 노력했어요. 들어주시고 안아주실줄 알았거든요. 제가 엄마를 많이 사랑하면서도 그만큼 화가 나는 애증의 감정이 점점 더 안에서 끓는게 너무 힘들었어요. 이러다 나중에 늙은 엄마를 미워하고 구박하게 될까봐 무섭기도 하고.
엄마가 매번 저에게 의지하고 기대시는게 버겁고 외롭기도 했구요. 힘들고 돈없단 말들 필터링 하지 않으셨고.. 어린 저는 부모에게 부담되지 않으려 힘들고 어려운거 표현할 줄 모르고 꾹 참는 딸이었다보니 부모님은 매번 저한테 정서적으로 많이 의지하시는데 막상 자식인 저는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의지할데가 없어서 참 많이 힘들었거든요.
하면 안될 감정의 배설들도 종종 많이 하셨어요… 그런데 어릴때는 엄마는 아빠에게 맨날 당하는 약하고 지켜줘야 할 사람이라 생각해서 그런게 잘못된지도 모르고 무조건 혼자 참았고, 그러다 부모님이 이혼하신 후에는 더욱더 힘들게 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생각해서 사춘기도 없이 컸습니다.
늘 뭔가를 해드리려 했고 중학교때에도 필요한거 사달라 할 생각은 한번을 못하고 한달 용돈 삼만원 모두 모아서 꽃, 화장품, 속옷 등등을 생일과 기념일마다 해드렸어요. 그러면서도 수련회를 갈때엔 양말들이 모두 빵꾸가 나서 신고갈 양말이 없어 제 용돈으로 혼자 조용히 동네 시장에 양말 열묶음을 사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엄마한테 사달라 할 생각은 전혀 하지도 못했는데 나중에 동생이 수련회에 갈 때에는 손잡고 시장에 가서 필요한 것들 사오고, 과자도 사오고 하는걸 보면서 그제서야 서러움이 되어서 오래 남았던 기억입니다.
학원 없이 혼자 공부해서 비실기로 홍대 미대를 갔어요. 수시로 면접을 보러 가던 날, 면접장까지 고속버스를 타고 가야 했는데 저는 그 전까지 한번도 혼자 고속버스를 타본적이 없었습니다. 어찌어찌 역까지 가서 가진 돈으로 편도 표를 끊었는데 알고보니 왕복으로 사야 했더라구요.. 면접 끝났더니 이미 밤이고. 표를 사러 갈 방법은 없고. 겨우겨우 같은 학교에 같이 면접보러 간 친구네 집 차를 얻어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면접 보기 직전에 추운 겨울날 혼자 밖에서 미술 교과서를 읽으며 면접 준비하는데 그 옆에 삼삼오오 부모님들끼리 한쪽에 모여서 아이들을 기다리던 모습이 기억에 남아요. 그렇게 기다리다가 면접 보고 나온 아이들 어깨를 감싸며 같이 돌아가던 부모님들 모습도요. 그중에 저는 혼자서 혼자였어요. 씩씩하게 혼자 앉아 하면서도 한편으론 혹시 저처럼 혼자 온 애들이 또 있나 계속 눈으로 훑으며 찾았습니다. 친구네 차를 얻어타고 돌아오며 계속 죄송하고 감사해했던 어린 제가 지금은 많이 슬프고 아픕니다.
아마 그동안 제 자아를 많이 억압했던것같아요. 특히 슬퍼하고 아파하는 부분을요. 그게 지금 저한테는 좋지 못한 영향을 주어서 깊은 우울증이 되고 기력이 소진되어 무기력증이 왔어요. 그래서 힘든건 솔직히 털어놓고 또다시 혼자 참는걸 반복하고 싶지 않았어요. 제 치료와 회복을 위해서라면 엄마도 함께 해주실 줄 알았고요. 그런데 엄마가 예상 외로 제 이야기를 잘 들어주지 않으시더라고요.
처음에는 기억도 못하셨고,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했냐 나도 힘들었다 화를 내셨습니다. 엄마가 뭘 해줄까 물어보시다가도 용기내어 뭔가를 부탁하면 뭐 이렇게 해달라는게 많냐며 투덜거리셨어요.
제가 제발 좀 들어만 달라 부탁을 해도.. 늘 잘 들어만 주던 만만한 자식이라 그런지 결국 습관처럼 자기 힘든 얘기로 마무리 지으시더라고요. 몇번 해본 후에 결국 부모님은 제 이야기는 들어줄 생각도 여유도없고 여전히 제가 부모님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바라시는걸 확인했어요.
더 깊은 상처와 배신감이 들었고 현재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올 정도로 우울증이 깊어졌습니다. 감정이 고장난 것처럼 갑자기 눈물이 나고 한참을 화에 사로잡혀요. 어린 시절 기억들이 떠올라 그것들을 생각하다보면 한두시간이 훌쩍 지나가있습니다. 평소 외향적인 성격인데 친구들을 못만나고 있어요. 만나고 괜찮은척 하고난 후 집에 들어오면 점점 자기혐오가 생기더라고요. 괜찮은척 하기가 힘들어요. 늘 하고싶은게 많았는데 아무것도 하고싶은게 없어서 몇달째 집에 틀어박혀있는 상태고요.
최근에 감정적인 폭발을 크게 한번 겪은 후에 병원이라도 보내달라고 부탁드렸더니 저한테 병원 알아보라고 하셨고 그래서 친구에게 물어보며 정신과 괜찮은 병원을 추천받았어요. 알아본 병원을 말씀드렸는데 괜찮은 병원인지, 의사는 실력이 있고 믿을만한 사람인지 뭐 그런 질문이나 관심은 하나도 없으시고 가격만 정확히 얼마냐고 물어보시더군요. 금액이 너무 비싸면 무리라며. 그러고 병원 전화해서 정확한 검사비와 초진비용 확인하시더니 저에게 그 가격도 정리해서 보내시며 이정도 선이면 도울 수 있는 비용이네. 잘 다녀와. 그렇게 톡 보내셨습니다.
저는 그 말이 그 가격 넘어가지 않게 해라. 넘어가면 해줄 생각 없다. 그렇게 들렸어요. 걱정도 염려도 없이 그냥 그렇게 끝. 엄마는 제가 엄마탓만 하는 나잇값 못하는 자식이라고 보고 계셔서 저한테 화가 나신것 같아요. 그래도 그렇지.. 딸이 정신과를 가는데.. 같이 병원을 찾아봐주거나 알아볼 생각도 없이 ‘싼 병원 알아봐와서 금액 알려주고 영수증 보내.’ 하시는 모습.. 그런 모습을 보면서 또 새로운 상처가 생기더라고요. 엄마의 그런 톡을 받은 후에는 너무 슬퍼서 손이 떨리고 눈물만 흘러 저녁 밥상을 차려두고도 못먹었습니다. 분명 배가 고파서 저녁을 차렸는데 갑자기 배도 안고프고 밥도 넘기기가 힘들었어요. 수저 하나를 못들겠더라고요.
저도 사실 제가 왜이런지 잘 모르겠어요. 다른 친구들은 애초에 부모님께 기대 자체를 안하면서 그냥 적당히 멀어진채로 잘 살던데. 저는 왜 아직도 엄마에게 이렇게 크게 상처를 받을까요? 왜 기대를 못버리고 사과받고 싶고 이해받고 싶어서 스스로 이렇게까지 힘든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순간에는 내가 이렇게 미쳐가나봐.. 싶어요. 여전히 자식으로써 의지하고픈 마음이 커서 그걸 절대 해줄 생각이 없는 엄마를 보며 너무 괴롭습니다.
예전에 전문가에게 타고난 기질 검사를 해본적이 있는데 독립심도 강하고 진취적인 면이 높은 기질이라고 나왔었구요, 늘 자존감도 높은 편이라 어디가서 기 안죽고 당당하게 잘 어우러지는 편이었어요. 무리에선 늘 인기 많은 중심이 되는 편이었구요. 열등감이나 불안감은 잘 모르고 살아왔고 무던하니 마음도 안정적인 편이었습니다. 의존적인 성격도 아니에요. 술담배도 잘 안합니다..
그런데 요즘 너무 우울하고 감정의 제어가 어려워요. 엄마의 말 한마디와 무관심에 한참을 웁니다. 저희 엄마는 이런 저를 들여다보고 이해해주실 생각도 여유도 없으세요. 그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눈으로 한번 더 확인하면서 또 우울감의 연속..
늘 삶을 즐기고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사람이었는데 요즘에는 죽음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들어요. 살아 있다는 확인을 하고싶어서 제 팔을 여러번 포크로 세게 찔러보기도 합니다. 아프게 느껴지지 않아요. 그저 어떤 느낌만 들어요. 멍하니 그러고 있는 제 모습을 보면서 또 절망감이 들고요.
이미 엄마와는 돌이킬수 없을 정도로 관계가 틀어져서 집안에서 위로받거나 응원받기는 글렀습니다. 한부모 가정에 형제끼리 돈독한 편이 아니다 보니 유일한 부모인 엄마와 관계가 틀어지게 되면 집 안에선 혼자서 미친년으로 고립되버리더라고요. 하하. 참 많이 아프고 외롭습니다.
그래서 혼자서 이겨나가야 하는 상황이라 응원 부탁드리려고 글을 쓰게 되었어요.. 그리고 짧게나마 위로하는 댓글들을 달아주신다면 병원 외에도 의지할 수 있는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은 우울증의 경험이 있으시다면 그 경험을 들려주시거나 조언해주셔도 현재 제 외로움에 큰 위로가 될 것 같아요. 아마 많은 댓글들이 달리진 않을 것 같지만.. 작게 한두개만 달리는 글들로도 저는 충분할 것 같습니다.
다들 바쁘실텐데 우울하고 긴 글 읽어주셔서 다시한번 감사해요. 그리고 뭔가 응원과 위로를 구걸하는것 같기도 해서 되게 구차하긴 한데 제가 지금 좀 절박해서요.. 그냥 불쌍히 여겨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읽고 위로 한마디씩 달아주신 다른 분들은 꼭 꼬오오옥 건강한 몸과 정신으로 잠도 잘자고 밥도 잘 먹으면서 매일매일 행복하시길 저도 기도하겠습니다.
어린시절 상처에서 온 우울증.. 조언과 위로 부탁드립니다.
어제 밤에 무덤에 누운 기분이 들어서 혹시나 싶은 마음에 용기내어 써본 글이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공감해주시고 진심으로 위로하고 토닥여주셔서 오늘밤을 견디고 내일 눈을 뜰 힘을 얻습니다.
다들 정말 힘든 시기를 겪어오신 단단하고 멋진 분들이세요.. 말로 안아주시고 다독여주셔서 아주 많이 고맙습니다. 정말 많이많이 고맙습니다. 혹시라도 가족이 읽게 될까봐 걱정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글은 남겨두려 해요. 저에게는 용기내고 위로받은 기록이라서요. 큰 의미입니다. 다만 너무 자세히 적은게 여전히 마음에 걸려 나이를 언급한 부분은 지웠습니다. 소중한 위로를 주신 분들이 혹시라도 사소한 오해에 실망하게 되실까 마음에 걸려서 추가글에 따로 알려드려요.
그리고 어떤분이 주작중인 아줌마라고 쓴 본인 댓글을 베플로 만드셨더라고요. 엄.. 저는 학교 관련 내용을 지운적이 없을 뿐더러 어차피 늘 한두명의 미꾸라지들은 있는 일인거 알아서 크게 상관도 관심도 없었는데 진심으로 긴글 다 읽고 위로하고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그냥 지나칠수가 없네요.
그분들은 댁의 이런 장난질과 비하를 일삼는 말들에 헷갈려야 할 이유도 없고 주작 글에 진심으로 댓글 다는 바보취급 받을 이유도 없어요. 저에게는 소중한 조언들이고 위로입니다. 댁이 이런식으로 방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에요. 본인이야말로 아이디 여러개로 로그인해서 자기 댓글 베플만들고.. 어휴.. 그렇게까지 하냐.. 어디서 본건데 돈없고 시간많은 백수를 인터넷에서 이길 방법은 없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일일이 반대누르거나 댓글달 생각도 안드네요. 댁도 어디가 좀 아픈 사람인거 같은데 여기 온김에 위로나 받고 가세요.. 진심으로 힘내세요.. 밥도 잘 챙겨 드시구요!
주작이라는 댓글도 포함해서 댓글 달아주신 다른 분들께 많이 감사하면서 오늘은 외롭지 않게 잠들겠습니다. 다들 좋은 꿈 꾸는 밤 되시길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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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우울증을 겪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쓰다보니 길어져서.. 좀 길지만 읽고 조언해주시거나 위로해주시면 무척 감사히 두고두고 읽으며 힘낼 수 있을것 같아서 용기내어 글을 씁니다.
저는 엄마에게 분노가 있어요. 어린 시절에 대한 상처가 커서.. 근데 그런 것들이 불쑥불쑥 올라옵니다.
처음에는 솔직히 말씀드리고 대화하려 노력했어요. 들어주시고 안아주실줄 알았거든요. 제가 엄마를 많이 사랑하면서도 그만큼 화가 나는 애증의 감정이 점점 더 안에서 끓는게 너무 힘들었어요. 이러다 나중에 늙은 엄마를 미워하고 구박하게 될까봐 무섭기도 하고.
엄마가 매번 저에게 의지하고 기대시는게 버겁고 외롭기도 했구요. 힘들고 돈없단 말들 필터링 하지 않으셨고.. 어린 저는 부모에게 부담되지 않으려 힘들고 어려운거 표현할 줄 모르고 꾹 참는 딸이었다보니 부모님은 매번 저한테 정서적으로 많이 의지하시는데 막상 자식인 저는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의지할데가 없어서 참 많이 힘들었거든요.
하면 안될 감정의 배설들도 종종 많이 하셨어요… 그런데 어릴때는 엄마는 아빠에게 맨날 당하는 약하고 지켜줘야 할 사람이라 생각해서 그런게 잘못된지도 모르고 무조건 혼자 참았고, 그러다 부모님이 이혼하신 후에는 더욱더 힘들게 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생각해서 사춘기도 없이 컸습니다.
늘 뭔가를 해드리려 했고 중학교때에도 필요한거 사달라 할 생각은 한번을 못하고 한달 용돈 삼만원 모두 모아서 꽃, 화장품, 속옷 등등을 생일과 기념일마다 해드렸어요. 그러면서도 수련회를 갈때엔 양말들이 모두 빵꾸가 나서 신고갈 양말이 없어 제 용돈으로 혼자 조용히 동네 시장에 양말 열묶음을 사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엄마한테 사달라 할 생각은 전혀 하지도 못했는데 나중에 동생이 수련회에 갈 때에는 손잡고 시장에 가서 필요한 것들 사오고, 과자도 사오고 하는걸 보면서 그제서야 서러움이 되어서 오래 남았던 기억입니다.
학원 없이 혼자 공부해서 비실기로 홍대 미대를 갔어요. 수시로 면접을 보러 가던 날, 면접장까지 고속버스를 타고 가야 했는데 저는 그 전까지 한번도 혼자 고속버스를 타본적이 없었습니다. 어찌어찌 역까지 가서 가진 돈으로 편도 표를 끊었는데 알고보니 왕복으로 사야 했더라구요.. 면접 끝났더니 이미 밤이고. 표를 사러 갈 방법은 없고. 겨우겨우 같은 학교에 같이 면접보러 간 친구네 집 차를 얻어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면접 보기 직전에 추운 겨울날 혼자 밖에서 미술 교과서를 읽으며 면접 준비하는데 그 옆에 삼삼오오 부모님들끼리 한쪽에 모여서 아이들을 기다리던 모습이 기억에 남아요. 그렇게 기다리다가 면접 보고 나온 아이들 어깨를 감싸며 같이 돌아가던 부모님들 모습도요. 그중에 저는 혼자서 혼자였어요. 씩씩하게 혼자 앉아 하면서도 한편으론 혹시 저처럼 혼자 온 애들이 또 있나 계속 눈으로 훑으며 찾았습니다. 친구네 차를 얻어타고 돌아오며 계속 죄송하고 감사해했던 어린 제가 지금은 많이 슬프고 아픕니다.
아마 그동안 제 자아를 많이 억압했던것같아요. 특히 슬퍼하고 아파하는 부분을요. 그게 지금 저한테는 좋지 못한 영향을 주어서 깊은 우울증이 되고 기력이 소진되어 무기력증이 왔어요. 그래서 힘든건 솔직히 털어놓고 또다시 혼자 참는걸 반복하고 싶지 않았어요. 제 치료와 회복을 위해서라면 엄마도 함께 해주실 줄 알았고요. 그런데 엄마가 예상 외로 제 이야기를 잘 들어주지 않으시더라고요.
처음에는 기억도 못하셨고,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했냐 나도 힘들었다 화를 내셨습니다. 엄마가 뭘 해줄까 물어보시다가도 용기내어 뭔가를 부탁하면 뭐 이렇게 해달라는게 많냐며 투덜거리셨어요.
제가 제발 좀 들어만 달라 부탁을 해도.. 늘 잘 들어만 주던 만만한 자식이라 그런지 결국 습관처럼 자기 힘든 얘기로 마무리 지으시더라고요. 몇번 해본 후에 결국 부모님은 제 이야기는 들어줄 생각도 여유도없고 여전히 제가 부모님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바라시는걸 확인했어요.
더 깊은 상처와 배신감이 들었고 현재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올 정도로 우울증이 깊어졌습니다. 감정이 고장난 것처럼 갑자기 눈물이 나고 한참을 화에 사로잡혀요. 어린 시절 기억들이 떠올라 그것들을 생각하다보면 한두시간이 훌쩍 지나가있습니다. 평소 외향적인 성격인데 친구들을 못만나고 있어요. 만나고 괜찮은척 하고난 후 집에 들어오면 점점 자기혐오가 생기더라고요. 괜찮은척 하기가 힘들어요. 늘 하고싶은게 많았는데 아무것도 하고싶은게 없어서 몇달째 집에 틀어박혀있는 상태고요.
최근에 감정적인 폭발을 크게 한번 겪은 후에 병원이라도 보내달라고 부탁드렸더니 저한테 병원 알아보라고 하셨고 그래서 친구에게 물어보며 정신과 괜찮은 병원을 추천받았어요. 알아본 병원을 말씀드렸는데 괜찮은 병원인지, 의사는 실력이 있고 믿을만한 사람인지 뭐 그런 질문이나 관심은 하나도 없으시고 가격만 정확히 얼마냐고 물어보시더군요. 금액이 너무 비싸면 무리라며. 그러고 병원 전화해서 정확한 검사비와 초진비용 확인하시더니 저에게 그 가격도 정리해서 보내시며 이정도 선이면 도울 수 있는 비용이네. 잘 다녀와. 그렇게 톡 보내셨습니다.
저는 그 말이 그 가격 넘어가지 않게 해라. 넘어가면 해줄 생각 없다. 그렇게 들렸어요. 걱정도 염려도 없이 그냥 그렇게 끝. 엄마는 제가 엄마탓만 하는 나잇값 못하는 자식이라고 보고 계셔서 저한테 화가 나신것 같아요. 그래도 그렇지.. 딸이 정신과를 가는데.. 같이 병원을 찾아봐주거나 알아볼 생각도 없이 ‘싼 병원 알아봐와서 금액 알려주고 영수증 보내.’ 하시는 모습.. 그런 모습을 보면서 또 새로운 상처가 생기더라고요. 엄마의 그런 톡을 받은 후에는 너무 슬퍼서 손이 떨리고 눈물만 흘러 저녁 밥상을 차려두고도 못먹었습니다. 분명 배가 고파서 저녁을 차렸는데 갑자기 배도 안고프고 밥도 넘기기가 힘들었어요. 수저 하나를 못들겠더라고요.
저도 사실 제가 왜이런지 잘 모르겠어요. 다른 친구들은 애초에 부모님께 기대 자체를 안하면서 그냥 적당히 멀어진채로 잘 살던데. 저는 왜 아직도 엄마에게 이렇게 크게 상처를 받을까요? 왜 기대를 못버리고 사과받고 싶고 이해받고 싶어서 스스로 이렇게까지 힘든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순간에는 내가 이렇게 미쳐가나봐.. 싶어요. 여전히 자식으로써 의지하고픈 마음이 커서 그걸 절대 해줄 생각이 없는 엄마를 보며 너무 괴롭습니다.
예전에 전문가에게 타고난 기질 검사를 해본적이 있는데 독립심도 강하고 진취적인 면이 높은 기질이라고 나왔었구요, 늘 자존감도 높은 편이라 어디가서 기 안죽고 당당하게 잘 어우러지는 편이었어요. 무리에선 늘 인기 많은 중심이 되는 편이었구요. 열등감이나 불안감은 잘 모르고 살아왔고 무던하니 마음도 안정적인 편이었습니다. 의존적인 성격도 아니에요. 술담배도 잘 안합니다..
그런데 요즘 너무 우울하고 감정의 제어가 어려워요. 엄마의 말 한마디와 무관심에 한참을 웁니다. 저희 엄마는 이런 저를 들여다보고 이해해주실 생각도 여유도 없으세요. 그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눈으로 한번 더 확인하면서 또 우울감의 연속..
늘 삶을 즐기고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사람이었는데 요즘에는 죽음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들어요. 살아 있다는 확인을 하고싶어서 제 팔을 여러번 포크로 세게 찔러보기도 합니다. 아프게 느껴지지 않아요. 그저 어떤 느낌만 들어요. 멍하니 그러고 있는 제 모습을 보면서 또 절망감이 들고요.
이미 엄마와는 돌이킬수 없을 정도로 관계가 틀어져서 집안에서 위로받거나 응원받기는 글렀습니다. 한부모 가정에 형제끼리 돈독한 편이 아니다 보니 유일한 부모인 엄마와 관계가 틀어지게 되면 집 안에선 혼자서 미친년으로 고립되버리더라고요. 하하. 참 많이 아프고 외롭습니다.
그래서 혼자서 이겨나가야 하는 상황이라 응원 부탁드리려고 글을 쓰게 되었어요.. 그리고 짧게나마 위로하는 댓글들을 달아주신다면 병원 외에도 의지할 수 있는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은 우울증의 경험이 있으시다면 그 경험을 들려주시거나 조언해주셔도 현재 제 외로움에 큰 위로가 될 것 같아요. 아마 많은 댓글들이 달리진 않을 것 같지만.. 작게 한두개만 달리는 글들로도 저는 충분할 것 같습니다.
다들 바쁘실텐데 우울하고 긴 글 읽어주셔서 다시한번 감사해요. 그리고 뭔가 응원과 위로를 구걸하는것 같기도 해서 되게 구차하긴 한데 제가 지금 좀 절박해서요.. 그냥 불쌍히 여겨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읽고 위로 한마디씩 달아주신 다른 분들은 꼭 꼬오오옥 건강한 몸과 정신으로 잠도 잘자고 밥도 잘 먹으면서 매일매일 행복하시길 저도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