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친구가 떠난지 2년

ㅇㅇ2022.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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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니가 죽은지 2년이나 지났네

사실 니가 떠난게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

그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기억도 안나네

기억하지

나 중학교때부터 우울증 앓았잖아

걸핏하면 자해하고 죽겠다고 옥상에 올라가고

그러면서도 사실은 너무 무서워서 널 찾았잖아

한번도 싫은 내색하지 않고 달려와주는 니가

언제까지나 내 곁에 있어줄거라 생각했어

이 세상에 당연한건 없는데 말이야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 당하고 하나 있는 가족마저 잃으니까

내가 눈에 보이는게 없더라

그렇게 내가 생명을 버리려 하고 한참 뒤 정신 차렸을때

울어서 퉁퉁 부은 니 얼굴을 봤는데도 정신 차리기가 힘들었어

그 뒤로도 나는 계속 목숨을 가볍게 여겼고

내 목숨만큼이나 너 역시도 소중히하지 않았어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너무 구질구질하게 사니까

하늘에서 보던 신이 너를 나에게 보내준거 같은데

내가 그 귀한 선물을 소중히 하지 않아서

신이 완전히 뺏아가버린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

벌받나봐

니가 두달치 월급을 털어 샀다며 카메라를 들이밀던 때가 생각나네

너는 집요하게 내 사진을 찍었지

내 자는 얼굴 밥먹는 얼굴 멍때리는 얼굴 술에 취해 우는 얼굴

그리고 그런 내 옆에서 장난스럽게

사진 한 모서리에 니 얼굴도 우스꽝스럽게 집어넣어 함께 찍곤 했잖아

나는 그런 너에게 화내며 찍지 말라 했지만

너는 그래도 카메라를 내려놓지 않았지

나는 그때 너를 이해할 수가 없었어

그리고 니가 죽기 두어달 전

너의 이사한 집에서 나는 내 바보같은 얼굴을 마주했어

니 방 한쪽에 다양한 모습의 너와 내 사진이 붙어있더라

나는 기억도 안나는데 내가 술에 취할때면 늘 그렇게 말했다며,

내 인생은 언제나 불행뿐이었다,

그래서 죽으려 할때 아쉬운게 하나도 없었다,

좋았던 기억은 아무것도 없으니까

라고.

왜 좋았던 기억이 없냐고 되묻는 너에게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내가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며

그리고 너는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결심했다고 했지

눈으로 볼 수 있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기억을 만들어주겠다고,

그래서 절대 기억 나지 않는다는 약한 소리는 못하게 만들어주겠다고.

너는 나에게 마지막 순간에 내 발목을 잡는 게 이 사진들이었으면 좋겠다고 했지.

니 말대로 되버렸네

니 말대로 손으로 만질 수 있고, 눈으로 볼 수도 있으니

이제 더이상 내 인생은 불행밖에 없었다는 바보같은 투정은

할 수 없게 되버렸잖아

그래서 지금도 나는 죽고싶을만큼 힘든데도

니가 없는 날을 살아가려고 해

니가 몇번이나 살려준 목숨이라 더이상 쉽게 끊지는 못하겠어서

남들처럼 평범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려고 해

그래서 먼 훗날

널 다시 만났을때

재미난 얘기들 많이 들려줄게

다시 만나면 그때는 니 곁에 꼭 붙어있을게

어디도 못가게 내가 너 꼭 잡을테니까

그때도 내 친구해줄래

그때는 내가 너한테 더 잘할테니까

바보같이 울지도 않고 죽겠다고 속썩이지도 않을게

보고싶어

니가 정말 보고싶다

가끔은 꿈에라도 나타나줘

꿈에서 나 혼내도 되고 밉다고 해도 되니까

그래도 한번쯤은 나와주길

나 열심히 살테니까

나중에 할머니 되서 다시 만나자

나 못알아보면 안돼 알겠지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