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난 행복해

제이2022.06.05
조회125
나는 초등학교 졸업할 때쯤 부모님이 별거하시기 시작했고
그 전부터 부모님이 매일 같이 싸우셨어

엄마는 일 때문에, 사람 만난다고 매일 집에 늦게 들어왔고
가부장적인 아빠는 오빠와 나에게
엄마에게 밤마다 전화해보라며
음식이나 집안의 물건을 던지면서
비밀번호를 바꾸기도 했어

그래서 난 엄마가 혹시나 집에 못들어올까봐
아빠한테 울면서 빈적도 있고
문 밖에서 담요 한장 들고 전밤새 엄마를 기다리며
잠든 적도 있어

근데 웃긴건 난 밤새 엄마 걱정에 힘들어 했는데
다음날 엄마는 아무렇지않게 차에서 자고 왔더라고...

우리 아빠는 가부장적인데 자존감이 낮으셔서
엄마에겐 가정적이고 여성다운 모습을 매번 요구하셨고

엄마는 여장부 스타일에 똑똑하고 인복이 많았는데
일이 잘되고난 뒤로부터는 그런 아빠와 항상 부딪히면서 집에는 잘 안들어왔어

부모님이 나를 위해 열심히 일하시고
먹여주시고 키워주신 것을 생각하면 정말 감사드리지만

솔직히 나는 부모님에게 내가 쓸모없는 존재구나
라는 생각을 어렸을 때부터 마음 속에 가지면서 산 것 같아
부모님과 제대로 소통을 하지도 못했으니깐

우리집은 내가 태어나기 전에는 힘들었는데
엄마의 능력과 아빠도 같이 합쳐 일한 덕분에
내가 태어난 이후부터는 꽤나 여유롭게 살게 되었어
근데 솔직히 엄마 능력이 컸던 것 같아...
우리엄마는 참 대단하고 멋있어..
그래서 어릴 때는 좋은 집에 나름 하고 싶은 것도 다 하면서 살았던 것 같아..

내 어린 시절의 먹고 자고 하는 생활은 여유로웠지만
부모님 싸움은 하루도 멈추질 않았어

그 당시 아직까지 여자의 바깥 생활이 흔치 않았고
엄마는 사업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이 달라지다보니
아빠와 생각하는 그릇 자체가 달라졌어
그런데 아빠는 그런 엄마를 못마땅해했고
아빠의 열등감과 자격지심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어

그렇다고 우리 아빠가 나쁜 사람은 아닌데
그냥 두분이 안 맞으셨던 것 같아..

대신 어린 시절에 오빠와 내가 부모님 싸움의
그 중간에서 꽤나 고생을 많이 했지

그래서 내가 중학교에 올라가면서는 엄마가 집을 떠나다시피 나와서 나와 오빠 엄마 그리고 아빠는 따로 이렇게
부모님이 따로살기 시작했는데

자유를 찾은 엄마는 거의 집에 안들어오는 날이 많았고
대신 학원이나 캠프를 많이 보내주셨어

그래서 난 새로운 사람들은 많이 알게되었지만
가족들이랑 함께한 기억은 많이 없어

잘못을 했을 때도 엄마한테는 혼 한번 난 적이 없다
그래서 한번은 관심을 받고 싶어서 물건을 훔치고
걸려서 엄마한테 직접 말한적도 있어

그런데 그 때도 엄마가 한 반응이 충격이였는데
니가 거지야? 다음부터 그러지마라 끝..

그 때 이후로 난 나쁜 짓을 한다고
엄마한테 관심을 받을 수 없구나 깨달아서
그냥 공부를 좀 더 한다거나 학교 활동을 열심히 했어
그래도 칭찬 한번 제대로 못 받았지만 뭐 어때
지금 생각해보면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


어쨌든 내 인생에서도 정말 힘든 일이 많았고
나도 내 안에 결핍이 많아
근데 경험하는 그 과정에서 이겨내는 법을 알게 되었고
또 힘든 일 만큼이나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사랑을 받은
기억도 많은 것 같아

사실 나 정말 진짜 힘들고
막장 같은 일을 많이 겪고 살았거든

그럼에도 힘든 일도 많이 겪었기에
행복함의 소중함을 알게되었고
그래서 스물 여섯의
나의 삶은 가득찬 것 같이 벅차올라


난 정말 행복한 사람이야

너의 삶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너도 행복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