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말해줘~! ♡ [18]

★ 모 모 ★2004.03.09
조회1,505

[18]

 

-시아야~! 너 문제 있는거 아냐?

 살도 안찌고... 배도 너무 작고... 병원에서는 뭐래?

 정상적으로 애가 크고 있기는하니?


-...


경아의 말대로 시아의 배는 임진 7개월이 넘었다곤 믿기지 않을정도로 조그만했다

그런 시아가 걱정이 됐는지 경아는 일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살도 안찌고

애도 안크는 거라면서 지금이라도 그만두고 쉬는게 어떻겠냐고 설득하고 있었다

경아의 말대로 하는게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됐지만 시아는 망설일 수 밖에 없었다

회사까지 그만두면 정말 혼자가 될꺼만 같아서 쉽사리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시아가 불안한 표정으로 망설이자 경아는 시아의 맘을 알고 있다는 듯 손을 꼬옥 잡았다


-시아야! 나 니맘 알아! 하지만 아이를 생각해야지...! 그치?

 나 자주 놀러갈께~ 응~? 그렇게 하자!


경아의 말에 시아의 볼을 타고 한줄기 눈물이 흘려내렸다


-경아야... 고마워! 니가 없었다면... 난 정말 힘들었을꺼야~ 흑흑


-고맙긴~ 친구 좋다는게 뭐니? 먹고 싶은거 있음 전화만 하라구! ㅋㅋ

 


-저... 아무래도 일을 더 못할꺼 같아서요


시아는 그렇게 말하곤 사직서를 민욱에게 내밀었다

의외로 담담한 얼굴을 하고 있는 민욱에게 시아는 조금 서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왜 이렇게 서운하게 느껴지는거야... 나도 참...!'


-인수인계 문제는 어떻게 할까요?


-음... 마땅한 사람을 찾아봐야겠지!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되니까 건강에나 신경쓰라고~!
 그런 딱딱한 얘기는 그만하고 ^^

 오늘 저녁에 약속없지? 선물 좀 골라주겠어?


-선물요? 누구한테 하실껀데요?


-비밀!!


-그럼 어떻게 선물을 골라줘요~ ㅋㅋ


민욱은 시아에게 나중에 말해주겠다고 하면서 퇴근하고 로비에서 보자고 말했다

 


민욱은 시아를 백화점 유아용품 매장으로 데리고 갔다


-민욱씨~ 여기는 유아용품 매장이잖아요?


의아해 하는 시아에게 민욱은 씨익 웃으며... 꼭 자신이 아이에게 사주고 싶었다고 말하며

분주하게 시아에게 이것저것 들어보이며 어떠냐고 물었다

시아는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너무나 즐거워하는 민욱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사소한 일까지 신경써주는 민욱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이건 어떠세요? 지금 제일 잘 나가는 디자인이예요^^

 그런데 두분 정말 잘 어울리세요~ 행복하시겠어요^^


시아는 점원의 말에 이의를 제기하려 했지만 민욱의 말 때문에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렇죠? 잘어울리죠^^

 우리 애기도 정말 이쁠꺼 같죠?


민욱은 점원하게 그렇게 말하고 시아에게 고개을 돌리며 살짝 윙크를 했다


'하아... 정말! '


시아는 더 이상 필요한게 없다고 말렸지만 민욱은 거절하지 말라며 이것저것 계속 구입하는 통에

이젠 둘다 두 손이 묵직한 상태에 이르렀다


-하아... 정말 민욱씨 못 말릴 사람이예요!!

 이렇게나 많이 사버리다니...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시아에게 민욱은 괜찮다며 뭐가 그리 좋은지 계속 웃기만 했다

주차장에 도착해 트렁크에 넣고도 물건이 남아 뒷자석까지 가득 메워야했다

갑자기 민욱은 빠뜨린게 있다며 시아에게 잠시만 기다리라고 말하고는 급히 백화점으로 들어갔다


'음... 뭘 빠뜨렸다는 거지?'


시아는 민욱을 생각하니 갑자기 웃음이 났다

꼭 자신의 아이 물건을 사기라도 하듯이 너무나 좋아하는 그의 모습이 너무 자상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민욱씨 같은 아빠가 있다면... 우리 애한테도 좋겠지...?

 아~! 이런... 무슨 생각을 하는거니~! 시아! 정신차리라구...!'


시아는 자신의 생각을 밀어내기위해 음악소리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민욱은 보석코너에서 목걸이를 고르고 있었다


-이 디자인은 어떠세요?


-음... 아뇨! 그 디자인 말고 저걸로 보여주세요


민욱은 백금으로 된 깔끔한 줄에 심플한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를 가르켰다


-이걸로 포장해주세요^^


'시아가 좋아했으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아직은 부담이 될까?

 하아~ 이런 고민은 하지 말자!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자고~!'


민욱은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포장된 목걸이를 주머니에 넣었다

주차장으로 향하는 민욱의 얼굴엔 행복한 미소가 감돌았다

 

 

시아는 백화점 식품코너에서 산 음식들을 전자렌지에 데우며 민욱에게 시선을 돌렸다

도착하자 마자 민욱은 항상 앉던 자리에 앉아 신기한지 구입한 물건들을 하나 하나 꺼내 보고 있었다

그런 민욱의 모습에 시아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식사를 하면서 민욱은 자신이 맘에 드는게 있었는데 못 샀다면서 아쉬운 한숨을 뱉었고

그런 민욱의 모습이 시아를 즐겁게 만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민욱은 설겆이를 도와주겠다며 분주하게 시아의 주위를 맴돌았다

어쩐지 못미더웠던 시아는 결국 싱크대가 온통 물바다가 되고 말았다


-이거 가만히 있는게 도와주는 거였나? 쿡쿡


-맞아요~! 그러니까 내가 하겠다고 했잖아요


시아가 뾰료통하게 말을하자 민욱은 미안하다며 사과의 뜻으로 줄게 있다며

시아의 팔을 살며시 끌어 의자에 앉히곤 눈을 감으라고 했다


-꼭... 그래야해요?


어색한 듯 올려다 보는 시아에게 씽긋 웃어보이며 손으로 시아의 눈을 감겼다

불만을 쏟아내는 시아를 무시한체 민욱은 목걸이가 든 상자안에서 목걸이를 꺼내

시아의 목에 살며시 걸었줬다


시아의 목덜미에 민욱의 따뜻한 손길이 닿자 불에 데인 듯 화끈거림을 느꼈다

두근 두근

시아는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 민욱에게 들릴까봐 정말 조마조마 했다


'아... 시아! 정신차리라구~ ㅠ_ㅠ'


이내 차가운 것이 목에 걸쳐지는 느낌이 들어 놀라 눈을 떴다

민욱은 거울을 어디서 찾았는지 자신에게 내밀고 있었다

거울로 자신의 목에 걸린 심플한 디자인의 목걸이가 눈에 들어왔다


-아~! 이건... 민욱씨! 나 이거 받을 수 없어요!


시아가 난처하다는 눈빛으로 민욱을 쳐다보며 목걸이를 빼려하자 민욱은 시아를 제지했다

부드러운 눈빛으로 시아를 바라보며 눈빛만큼 부드러운 말로 시아의 이성을 마비시키려 했다

거절해야 한다고 이성이 외치고 있었지만...

시아는 자신의 이름을 다정하게 부르는 민욱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시아야~! 이거 니가 생각하는 그런 부담스런 의미 담긴거 아니야~!

 그러니 그냥... 받아줬으면 좋겠어!

 나는 너에게 선물이라는 걸 해주고 싶었어 언제나... 그렇게 생각했었어


두근 두근


-하아...


'거절해야하는데... 왜이렇게 두근거리는 거야...하아~

 민욱씨 내가 어떻게 부담스러워 하지 않을 수가 있어요?

 민욱씨 마음을 아는데... 내가 어떻게 그냥 이 선물을 받을 수가 있겠어요?'


시아가 계속 망설이자 민욱은 앉아있는 시아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조심스럽게 얼굴을 내렸다

순간 민욱의 행동에 놀라 몸을 뒤로 빼려 했지만... 민욱의 손에 힘이 가해져 움직일 수가 없었다


두근 두근


시아의 가슴은 심하게 방아를 찍어댔다

하지만 시아의 생각과는 달리 민욱은 아주 조심스럽게 자신의 이마에 키스를 하고는 손을 떼었다

순간 시아는 아쉬움의 한숨을 뱉는 자신에게 놀랐다


'뭐지? 나 방금 실망한건가? 하핫... 이런...'


민욱은 선물을 받은걸로 알겠다는 말을하고는 집에 가야겠다며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있었다

시아는 그런 민욱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우빈은 거의 한달남짓을 메모지에 적힌 주소를 보며 고민해야했다

처음 세연에게 주소를 받았을 때... 시아의 원룸으로 당장 달려가고 싶었었다

하지만 사실을 확인하게 되면 어떻해야할지 확신이 생기지 않아 쉽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우빈은 그렇게 시간만 보내고 있었던 거였다


'휴~~~ 우빈! 너 어떻게 할래...? 그냥 이대로 있고 싶은거니...? 정말?

 만약 시아 옆에 남자가 있는 모습을 본다면... 너 어떻게 할래?

 행복해하는 시아의 모습에 만족하고 뒤돌아 설 수 있겠어?

 행복하라고 말해줄 수 있겠어?'


오랜기간 매번 그렇게 되내였지만 역시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때마다 시아의 얼굴이 자꾸만 아른거려 이성을 잃어가고 있는 자신을 확인할 뿐이었다

우빈은 이내 결심을 한 듯 서류를 대충 정리하고 자신의 차로 향했다

마음먹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자신과 싸워야했는지 생각하며 핸들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물어 물어 시아의 집을 찾은 우빈은 시아가 산다는 원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하고

시아가 사는 원룸 건물을 올려다 봤다


'아... 여기에 시아가 있다는 말이지? 저 불빛 중 하나가 시아의 방을 비추고 있다는 말이지?'


우빈은 주소가 적힌 메모지를 만지작거리며 계단을 올랐다


동화원룸 202호


우빈은 문에 붙어있는 202호라는 숫자를 한참동안 뚤어져라 쳐다보며 망설이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문이 열리는 바람에 놀란 우빈은 몸을 돌려 긴 복도를 걸어갔다


'아... 내가 왜 도망치는거지?'


우빈은 호흡을 가다듬고 뒤로 돌은 순간 어떤 남자가 202호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곤 급하게 뒤돌아섰다


'시아가 남자를 보고 행복해하는 모습따윈 보고 싶지 않아!'


우빈은 고통의 신음이 흘러나왔다

가슴 한켠으로 찢어질 듯한 고통이 몰려왔다 목이 메어 도저히 말이 나올꺼 같지가 않았다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고 문앞에 선 우빈은 제발 시아가 사는 집이 아니길 빌었다


띵동~


그렇게 아니길 바랬지만 우빈의 귀로 또렷하게 기억하는 시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 놓고 간거 있어요?


우빈은 꼼짝할 수 없었다

시아는 문을 연순간 눈을 의심했다

눈 앞에 있는 사람은 민욱이 아니라 그렇게 그리웠던... 그렇게 보고싶었던 우빈이 서있었다

하지만 그 충격이 다 가시기 전에 시아에 머리에 민욱이 스쳤다


'하아... 혹시 봤을까?'


가만히 서로를 그렇게 바라보다 먼저 말을 꺼낸건 우빈이었다


-... 그동안 잘 지냈어? 나 잠시 들어가도 될까?


시아는 살짝 옆으로 비켜서며 우빈이 들어올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줬다

우빈의 향이 시아의 머리속을 몽롱하게 만들고 있었다

시아는 우빈에게 앉으라고 말하곤 차 마실꺼냐고 물었다

우빈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시아와 어울리는 집이군...'


시아는 차를 우빈 앞에 내려 놓으며 맞은편에 앉았다

서로 아무말 없이 자신의 차잔만 바라보고 있다가... 갑자기 우빈이 말을 시작했다


-그때... 세연이 때문에 많이 놀랐지?

 그렇게 말없이 갈줄 몰랐어... 그리고 미안해...


시아는 우빈이 알고있을꺼라는 생각은 한 번도 못했었다

시아가 대답이 없자 우빈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행복해 보이는 구나... 다행이야...! 행복해보여서...


시아는 순간 목에 심한 통증이왔다

떨리는 손으로 차잔을 올려 겨우 목을 축이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힘겹게 말을꺼낼 수 있었다


-... 네... 그래보였어요...?


'시아! 울지마! 울면 안돼!'


시아는 눈물이 날꺼같았지만 꾹꾹 참으며 애써 웃어보였다


우빈은 약간 상기된듯 미소짓고 있는 시아의 모습이 꼭 행복해서 미안하다는 표정같아서 화가났다


-... 임신한거 맞지?


갑작스런 우빈의 질문에 시아는 깜짝놀랐다 자신이 임신했다는걸 깜빡 잊고 있었던 것이었다

순간 시아는 행복한 미소가 지어졌다


'우빈씨의 아이... 그래 우빈씨와 나를 이어주는 단 하나의 끈... 어떻게 말을 해줘야 할까!'


우빈은 시아의 표정을 놓치지 않았다


'그렇게 행복하니 시아야? 그때 우린 장난이었던거야? 나만 착각하고 있었던거니?

 날 사랑하지 않았던거야? 시아야! 그런거니?'


우빈은 그렇게 외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너무 행복하게 미소짓는 시아에게 차마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좀전에 그 남자 아이니...?

 다행이야... 난 나때문에 상처받지 않았을까 걱정했어

 그럼 둘다 잘 된거네... 나도 약혼녀가 있고... 시아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니...


우빈은 시아를 위해 거짓말을 했다

목이 메어와 말을 끝까지 맺을 수가 없었다

눈물이 나올꺼 같아 애써 감정을 누르고 있었다


시아는 우빈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오해예요! 정말 그건 아닌데...! 우빈씨~ 이 아이 우빈씨 아이예요...!

 나와 우빈씨의 사랑으로 만들어진 아라고요..! 알겠어요? 우리의 아이라고요!!'


시아는 그렇게 외치고 싶었지만 우빈이 약혼녀라는 말을 뱉는 순간 말할 수가 없었다

시아는 입을 다문체 한 마디도 할 수가 없었다

입을 열면 우빈에게 매달려 당신의 아이니까 책임지라고 외칠꺼 같아서...차마 입을 열수가 없었다


둘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


우빈은 시아를 앞에다 두고 더이상 앉아 있을 수 없었다

아니 시아의 배에 자꾸 시선이가서 우빈에게는 정말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와

도저히 그렇게 있을 수가 없었다


-시아야... 나 이만 가볼께...


우빈은 그렇게 말하곤 집을 나왔다 한줄기 눈물이 얼굴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시아야... 미안하다! 나... 차마 너에게 행복하라고 말할 수가 없구나...!

 정말 미안하다 너의 행복 빌어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구나!'

 


우빈이 나간 뒤 한참 후에야...

우빈이 갔다는걸 깨달고 긴장이 풀렸는지 이내 울음을 터트렸다

시아는 우빈에게 잘가라는 간단한 인사 한 마디 못한것에 마음이 아팠다

약혼녀와 행복하라고 말 한마디 해주지 못한것에 마음이 아팠다


'우빈씨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행복하라고 말해주지 못해서...

 나... 우빈씨 행복하라고 그렇게 말할 수가 없었어요...

 약혼녀란 사람을 질투하고 있었어요...

 내가 그녀 자리를 뺏으려 한건데...

 반대로 그녀가 내 자리를 뺏은 것 같이 느껴져서 그녀가 미웠어요

 나 그러면 안되는거죠? 우빈씨 생각하면 그러면 안되는거죠?

 나 우빈씨 많이 사랑하는데... 아직도 사랑하는데...

 우빈씨 아인데... 우빈씨 아이라고 말할 수가 없었어요...

 이제 어떻하죠...! 난... 우리 아이는 이제 어떻하죠...?'


시아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자신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흘러내렸다

그렇게 의식이 조금씩 흐려져갔다

그 와중에도 시아는 소중한 듯 손으로 배를 감싸 앉았다


'우리... 아이에요... 우리...'

 


시아의 귀에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낮익은 목소리도 들려왔지만 눈을 뜰 수 없었다

잠시동안 그 웅성거림이 계속 됐지만 이내 조용해지고 시아도 차츰 정신이 희미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