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싸웠는데 제가 상황을 너무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건가요?

ㅇㅇ2022.06.12
조회655


20대 중반 여자입니다.

몇 달 전에도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올렸었는데
달리 생각나는 곳이 없어 또 찾게 되었습니다.



간략하게 집안에 대해 설명을 좀 하자면
부모님께서는 올해 초에 이혼하셨고
두 살 아래의 동생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동생이 있고 저는 삼남매 중 장녀입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도통 감이 오지 않아 횡설수설 적습니다만

부모님이 이혼하시는 과정에서 저는 자식으로서 알아서는 안되는 사실들을 너무 많이 알아버렸습니다.
아빠의 바람난 상대와의 ㅅ관계 사실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10년 동안 하소연하셨어요. 토씨 하나 안틀리고 같은 내용을.
그리고 제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있었던 부부 사이의 갈등 뿐만 아니라 이혼의 원인, 전개, 그 전후의 사건들 모조리.
저한테 와서 엄마는 아빠를 욕하고, 아빠는 엄마를 욕하고.
동생들은 그 자세한 내용을 모릅니다. 저만 알고 있는 사실이에요.




최근에 엄마 가슴에 종양이 두 개 있다는 사실을 들었어요.
악성인지 아닌지는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둘 중 뭐든간에 제거 수술은 받아야 한답니다.



솔직히 말하면 크게 걱정 안 했어요.
너무 매정한 사이코패스 같은가요.
제가 생각해도 힘든 일이 계속해서 겹치다 보니
지쳐서 한발짝 떨어져 관조하는 쪽을 택한 것 같긴 해요.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대부분은 양성이라기에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일단 두고보는 수밖에 없다 생각했습니다.
굉장히 서운해 하시더라구요.




오늘 그것 때문에 엄마랑 싸우면서 새롭게 안 사실입니다만
몇달 전부터 아빠한테 물질적인 지원을 받는 저를 보면서 제가 미웠대요.
9급 공무원을 3년째 준비중입니다. 편의점 야간 알바도 하면서요.
이런저런 사정 다 아는 애가 그래도 조금은 엄마 편일줄 알았는데 돈에 휘둘리는 것 같다고.
저더러 뭘 어떡하라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럼 내가 뭘 어떻게 태도를 취해야 하느냐,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 물었는데 그런 건 없대요.



그렇지 않아도 괴롭거든요.
엄마랑 아빠는 무슨 일이 있으면 저한테 말을 전달시키고,
오늘도 그래. 난 또 양쪽 눈치 보면서 말 전달하고.
할머니랑 친척들은 당사자들에게 물어보기 난감한 질문이면 나한테 묻지.
나도 안 그래도 공무원시험 준비하느라 바쁘고 정신 없는데.



나도 때론 부모님 문제 때문에 힘들다, 화가 난다, 생각이 많다 말하면
엄마한테서 일관적으로 돌아오는 반응은
니가 왜? 뭐가?
전혀 이해를 못하더라구요.

처음엔 벙쪘는데 그냥 이젠 반론 자체를 안해요.
엄마가 누구보다 제일 힘든 사람 아니겠어요.
본인 감정 추스르기 바쁜 거 압니다.
근데 참.... 자식들은 전혀 고통이 없을 거라 생각할 줄은 몰랐네요.




엄마랑 싸우는 데 느낀 건 참 나한테 바라는 게 많구나, 라는 생각.

맏딸 역할로 늙은 엄마를 대신해 가족 부양도 했으면 좋겠고.
첫째로서 동생들도 이끌어 나갔으면 좋겠고.
제 앞가림도 알아서 해서 부잣집에 시집가서 친정 도우면 좋겠고.

근데 둘째에게 요구하는 건 하나도 없어요.
알고보니 두 살 아래 동생에게는 종양 이야기 여태 하지도 않았네요.
아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나도 어릴 때부터 사고 잔뜩 치고 다니면서 기대치 다 떨어뜨릴걸 그랬나.




오늘 깨달은 건 딱 하나입니다.
솔직히 다른 거 다 밑밥이고 이 부분에서 오늘 가장 화가 나요.

엄마는 단 한번도 삼남매한테 똑같은 걸 바란 적이 없구나.
아 나도 똑같은 자식새끼 맞나?
난 왜 이 문제에 양쪽으로 치여 살아야 하는 거지.
생각할수록 화가 나요. 어이 없고. 기가 찹니다. 서럽고.




글에 생략된 부분도 너무나 많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쓰는 게 맞는지,
제대로 쓰고는 있는지 하나도 모르겠는데 그냥 토로할 곳이 없어서
최근에 일어난 일들만 간략히 써봅니다.

제가 제 상황을 과하게 나쁜 쪽으로 생각하는 걸까요?..
오늘 괜히 머리만 잔뜩 아프네요.



솔직히 이 집에서 정말 절실하게 벗어나고 싶어요.
더러운 불륜, 가정폭력, 가난, 차별 지긋지긋해요.
취업하면 무조건 뒤도 안 돌아보고 자취할 겁니다.



다시보니 글 진짜 두서 없고 횡설수설이네.
읽어주신 분들께 죄송할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