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끼리 얘기하다가 '이건 완전 네이트판감이다'라는 얘기에 슬그머니 와봤습니다..판에 글을 써본 경험이 별로 없어서, 조금 어색하여도 이해해주세요.. ------- 이게 뭐라고 오늘의 판에... 다들 위로와 조언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정리하다가 뒤늦게 생각난 일화가 있는데 ㅋㅋㅋ 이것도 골 때렸는데 깜빡했네요... 저희 회사에서 무료로 뿌린 쿠폰 같은 게 있어서 이거 사용 현황 좀 피피티 한 페이지로 정리해서 달라고 (위에 보고해야 해서) 했더니 처음에는 제 말을 제대로 이해 못해서 완전 엉뚱한 거 해오시고, 두번째에는 저희 내부 시스템 사이트랑 실무자들끼리 보려고 대충 기입해둔 스프레드 시트 페이지를 각각 캡쳐해서 이미지 두 개 덜렁 PPT 슬라이드 위에 올려두셨더라고욬ㅋㅋ (다른 분들 정리해둔 것 대충만 봐도 깔끔한 표 하나 만들어서 거기에 쿠폰 뿌린 갯수, 사용 갯수, 총 사용률 이렇게 숫자 넣으면 되는 거구나 알 수 있는 건데 ㅠㅠ) 그리고 최근에는 각자 어떤 프로젝트 관련해 아이디어 몇 개씩 가져와서 다 같이 논의해보자 했는데 다들 2~3개씩 가져오는 와중에 혼자 1개 덜렁 들고왔는데 암만 봐도 그냥 대충 구글 검색해서 나온 거 넣어둔 느낌이고ㅠㅠ (저희 서비스랑 연관성이 넘 낮음...) 심지어 문서 히스토리 보니까 (각자 수정/작성한 시각 나옴) 회의 시작 한두시간 전에 부랴부랴하셨더라고요... (일주일 가량 전부터 얘기했던 건데) 솔직히 가르치는 시간이 너무너무 아깝고 이렇게 의욕도 실력도 안 되는 사람이랑 같은 팀이라는 것도 싫고... ㅋㅋㅋ 그렇네요 ㅠㅠ -------
제가 다니는 회사는 많이 수평적인 조직으로, 특히나 저희 팀은 사람들이 다들 둥글둥글하고 온순하다는 평을 듣는 편입니다.
한 가지 단점은 외국어를 사용할 일이 많다는 점... 그중에서도 제가 맡은 업무는 거의 모든 업무를 외국어로 해야하며 (쓰기/듣기/말하기/읽기 모두) 다른 업무들보다도 일이 많은 편입니다.
그러다보니 계속 상사분에게 절 도와줄 부사수를 뽑아달라고 했고,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제 부사수.. 운명의 그분(편의상 은쪽님이라 하겠습니다)이 들어오셨습니다.
<Profile> 이름 : 은쪽님 나이 : 20대 후반 경력 : 빡센 업종에서 반년~1년 정도 근무하다가 퇴사
비록 저희 업계나 직무랑은 많이 다른 쪽에서 일하다 오신 분이지만, 본인이 이쪽 일을 너무나 하고 싶다고 적극 어필하였고, 예전에 인턴은 같은 업계에서 반년 넘게 하셨던 바가 있으며 성과도 좋았다고 하시고... 아무래도 아예 사회생활 안 해본 신입보다는 같이 일하기 편할 것 같아서 채용된 분이었습니다.
단 한 가지 마음에 걸렸던 점은 (상사분께 얘기 듣기로는) 외국어로 말하는 것은 어려워 하고, 듣고 쓰는 것에는 지장 없는 수준이라 하셨다는 점이지만.. '그래도 그 정도면 됐지. 어려워하시는 부분은 내가 최대한 도와드리자' 하고 기쁜 마음으로 은쪽님을 맞이했습니다.
은쪽님도 새로운 회사가 마음에 든다며 기뻐하는 눈치셨고, (예전 회사는 군대식이었으나 여긴 분위기가 좋다고..) 또 싹싹하게 인사하며 친근감을 표현하시길래 속으로 '이상한 사람이 아니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하였죠..
세팅이라든가 내부 시스템을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쳐 드릴 때마다 '궁금한 것 없으세요?'라고 물어보면 씩씩하게 '친절하게 잘 설명해주셔서 괜찮습니다' 라는 답변이 돌아와 처음 며칠 간의 교육 기간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BUT...
그분에게 일을 조금씩 분배하기 시작하며 약간 싸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죠...
우선.. 은쪽님은 요청한 업무 마감일을 어기는 일이 잦았어요... 심지어 본인이 먼저 '늦을 것 같아서 양해를 구한다'라는 말도 없이, 제가 너무 바빠서 신경을 못 쓰고 있노라면 계속 가만히 가마니가 되어 있으시더라고요.
그러다 제가 오늘까지라고 리마인드 드리면 그제서야 다급히 해오는 느낌으로.. 결과물 퀄리티도 별로였습니다.. 처음에는 아직 적응 기간이라 그렇겠거니 애써 넘겼지만, 누적이 되니 저도 사람인지라 화가 나더군요.
'혹시 스케쥴러나 다이어리 안 쓰세요? ㅎㅎ' 라고 빙 돌려 일정 관리 좀 잘 해달라고 어필해봤지만 여전히.. 은쪽님은 자꾸 해야할 일을 잊으셨습니다. 나중에는 '어디 얼마나 늦게 내나 두고 보자'라는 괘씸한 마음으로 가만히 둘 정도가 되더라고요.
그러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져서 그냥 제 업무용 온라인 캘린더에 이분을 초대하고, 하셔야 하는 일을 제가 적고 이분을 매번 태그하는 식으로 일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작업마다 필요한 소요시간을 잘 가늠하지 못하는 거 같아서 제 일정도 일부러 자잘하게 쪼개서 꼼꼼하게 적었고요ㅠㅠ)
그렇지만 이분...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회사에 친구가 찾아왔다며 정규 시간보다 30분 일찍 점심을 먹으러 갔을 때도 좀 독특하다 생각했는데, 재택하는 기간에는 자꾸 메신저에 '부재중' 표시가 뜨더군요.. (프로그램을 안 켰거나 마우스를 안 움직이면 뜨는..) 그리고 메신저를 자주 안 보시는지... 채팅이 저어엉말 뜸했습니다...
게다가 외국어는... 분명 비즈니스 외국어 정도는 된다고 했는데... 이메일 작성에 엄청나게 오래 걸리고, 간단한 문법도 자꾸 틀리시고 (예를 들어 can 뒤에 동사 원형이 오거나, be동사 뒤에 ing나 to가 오거나 하는 것들을..), 외국어를 조금 할 줄 알면 '이건 대체 뭔 뜻이지?' 싶은 문장에, 받아보는 상대가 기분이 나쁠 법한 이상한 단어 사용까지..
문장 하나하나를 다 첨삭해 드리다가 지쳐서 회사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외국어 인강을 비교적 한가할 때(=지금) 들어두시라고 추천 드리고, 제가 공부할 때 유용했던 영문법 책을 소개해드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분은.. 앞에서만 네네, 하고 계속 인강을 듣지 않았고... 외국어를 자꾸 틀리고... 차라리 파파고가 낫겠다 싶고..ㅠㅠ
심지어 저희는 담당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중요하여 매달 일정 금액을 드리면서 서비스를 체험하게 하는데, 이분은 그 금액을 풀로 쓰면서도 서비스를 정말 깨작깨작.. 거의 하는둥 마는둥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회사에서 돈을 지원하다보니, 얼마나 열심히 사용하는지가 모든 팀원들에게 보이는 상태) 그러니 당연히 회의에서 오가는 말에 대한 이해나, 본인이 맡은 업무의 능숙도가 떨어졌습니다..
혹시 서비스가 너무 어려워서 그런가 하고 따로 가이드 문서를 찾아서 드려 봤지만, 본인은 남이 만든 가이드를 따라가는 것보다는 자기 마음 가는대로 사용하는 걸 선호한다고 하셔서..ㅎ 그냥 더 터치하지 않고 내비두었습니다.
그 외에도 사소하게 센스가 떨어지는 부분 (회의록 양식이 들쭉날쭉하다거나, 기안 올릴 때 폰트를 통일하지 않는다거나)이 있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이분은 정말 질문이 적었습니다.. 질문이 적어서 이해를 다 했나보다 하고 시키고 나면, 그 결과물은 암만 봐도 이해를 덜 하신 느낌이었고, 또 본인이 한 업무에 대해서도 피드백을 거의 요청하지 않는 편.. 아니, 나는 내 할 일을 다 했으니 남이 뭐라하든 신경 안 쓰고 퇴근한다.. 이런 느낌이셨습니다.
당시에 정말정말 바쁜 기간인데다가 은쪽님이 코로나에 걸려 병가를 쓰시는 바람에.. 저는 일단 속에서 부글부글 끓는 화를 애써 식혔습니다.. 아직 적응 단계라 그렇겠지.. 첨엔 원래 어리버리하지.. 예전 경력이 1년 미만이면 신입이나 다름 없는데 내가 너무 기대치가 높았나.. 설명이 부족했나.. 자책도 좀 하면서요. (게다가 이분이 병가를 오래 쓰는 바람에, 본인이 맡았던 일들을 제가 대신 다 떠맡게 되어서 거의 매일 야근하느라 힘들기도 했고요 ㅠㅠ)
그러다 제대로 터진 것은.. 은쪽님이 병가에서 돌아오고 보고를 작성하던 때였죠..
보고서는 월요일에 작성하기 시작하여 금요일에 완료되어야 했는데, 다소 촉박한 일정이었습니다. 저는 그분에게 비교적 간단한 파트를 맡겼고 (이미 양식이 완성된 그래프에 숫자만 제대로 넣어 갈아끼고, 평균값이나 합산을 구하는 쪽 - 심지어 데이터도 이미 다른 분들이 다 추출해서 나라만 잘 선택해서 복붙하면 되는 일) 제가 나머지 어려운 쪽 - 그래프에 대한 분석이라든가 좀 더 딥한 비교 - 을 담당하기로 했습니다.
은쪽님 : 제가 금요일에 연차 사용 예정이라서요~ 그전에 드릴게요! 저 : 넵
저는 은쪽님을 기다리며 제가 할 일을 하고 있었으나.... 화, 수 내내 아무런 연락이 없고... 가끔 메신저에 와서는 이상한 질문을 하고 사라지시고.. (동료분들의 파일이나 메신저만 잘 봐도 바로 답이 나오는 이야기) 결국... 은쪽님이 저에게 자신의 몫을 던진 것은 목요일 밤 8시 30분이었습니다.
은쪽님 : 죄송한데 제가 내일 연차여서요 ㅠㅠ 바로 피드백 주실 수 있으실까요? 저 (기다리다가 빡친 상태였지만 일단은) : 네, 보고 최대한 빨리 드릴게요..
파일을 열어본 저는 첫장에서부터 숨이 턱 막혔습니다. 이건 그냥.. 눈으로 딱 봐도..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이상하다 싶은.. 그런 수치와 그래프... (ex. 변화율이 2천퍼센트가 나온다거나, 월초에서 월말로 갈수록 지표가 늘어나야 하는데 줄어든다거나)
화가 난 저는 장문의 메시지로 암만 봐도 일을 마친 후 검토하지 않은 내용들을 지적하고, 단순히 업무를 빨리 끝내는 데에 집중하지 말고 정확하게 해달라, 지금 이 상태로는 쓸 수 없는 자료니까 이러저러한 부분은 꼭 고치고 전반적으로 한번 더 검토해서 월요일에 출근 후 수정해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분은 알겠다고 하셨고... 다음 주 월요일 오전에 수정한 파일을 주셨습니다. 하필 그날 팀장님이 안 계셨는데 제가 대행을 하게 되어서, 정신이 없으니 이따 확인하자 하고 한숨 돌리고 난 게 저녁쯤.. 내용을 다시 확인해 달라거나 하는 말이 없었고, 본인 말로는 한번 더 검토했다고 하여 '설마 또 틀린 게 있겠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네.... 수정본을 열어 첫 그래프의 상세 수치를 확인한 순간, 바로 첫 칸부터 틀려있더군요.
#@$@^%$!@$
머리 끝까지 열이 뻗쳤지만... 이분은 이미 퇴근시간 정각에 칼퇴를 해서 메시지도 못 보는 상태..
저는 이분이 왜 틀렸는지 하나하나 이유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안 그러면 이런 업무를 할 때 또! 실수를 반복하실 테니까요.
분모에 엉뚱한 것을 넣거나, 팀원들이 공유한 파일이 아닌 엉뚱한 파일 데이터를 썼거나, 반올림을 잘못했거나 등등...
정확히 어느 부분에서 실수했는지를 정리하고 어떻게 하면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지도 코멘트로 적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오전에 통화를 해서 최대한 이성적으로 조근조근 얘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여기는 이런 실수를 하셨나요? 그거는 이렇게 방지하셔야 해요. 완료한 후 검산은 이렇게 하세요. 그 개념은 이렇게 생각하면 안 헷갈려요 (증가율 이런 걸.. 헷갈려하시더라고요) 등등...
그분은 계속 죄송하다 앞으로 염두에 두겠다는 말을 반복하셨고, 저는 위 내용을 글로도 한번 더 공유하여 앞으로는 꼼꼼하게 잘 해달라.. 부탁하였습니다.
BUT...
영어가 암만 봐도 어색하던 이분... 급기야 이메일 받는 사람을 화나게 하는 무례한 표현을 사용하여... 받으신 담당자분이 화를 내셨고... 그것을 본 제가 팀장님께 우려를 표현하며, 팀장님과 면담을 잡고 그간의 일들을 모두 공유하였습니다..
...사실 저는 이때쯤 이분은.. 이 업무를 하면 안 되는 분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단순히 능력이 부족한 데에서 끝나지 않고, 배우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고 호기심도 없는 거 같아서요... 그분이 제일 잘 하는 것은 정확한 칼퇴였는데 시차가 있는 국가를 담당하면 가끔은 퇴근을 늦게 해야 하기도 하고요..
팀장님도 제 얘기에 동의하셔서.. 결국 다른 분과 담당 직무를 체인지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팀장님은 은쪽님과 개인 면담을 하셨죠.
BUT....
은쪽 : 제가 많이 부족하여 사수님께 민폐를 끼치고 있지만, 기왕 담당한 거 열심히 해보고 싶습니다 (직무 변경 거부) 팀장님 : (당황)
나중에 이 얘기를 전해들은 저 : (오열)
싫다는 사람에게 억지로 재배치를 강요하는 분위기가 아닌 회사라 ㅠㅠ 결국 업무를.. 이분에게 덜 부담이 가는 쪽으로 재분장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업무 배분이 저 7 이분 3이었다면, 저 8.5 이분 1.5 식으로.. 최대한 외국어를 덜 쓰고 본사에서 처리 가능한 자잘한 일을 드리도록.. 그리고 아무래도 엑셀에 서툰 것이 분명하여, 팀장님과 논의하여 데이터 분석이나 엑셀 수식을 연습할 수 있는 과제를 드리기로 하기도 했습니다 ㅎ....
그리고 이 과제를 알려드리던 중의 제 모습..
저 : 은쪽님, 피벗이라고 혹시 아시나요? 은쪽 : 아니요 모릅니다 이전 회사에서 엑셀을 거의 안 사용했어서.. 저 : ......(한 시간 동안 피벗 사용 방법 하나하나 설명) 자주 사용해야 익숙해지니까, 기회될 때마다 연습해주시고요~ (유튜브 링크) 이거 보시면 엑셀 기초부터 잘 나와있어요. 어려우면 보고 연습하세요. 아, 그리고 이 표에서 OOO 라는 용어의 뜻 기억하세요? (제가 두 달 전 공부하라고 드렸던 링크에 나왔던 쌩기초 용어) 은쪽 : (완전히 엉뚱한 대답함) 저 : ...2주 후에 그때 드린 기초 용어로 쪽지 시험 볼게요. (혼자서는 절대 공부 안하는구나 싶어서 포기..)
(다음날, 마침 월별로 비용 정리할 일 생김)
저 : 은쪽님 비용 정리 좀 부탁드려요~ 은쪽 : 네 다했는데 검토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 : (틀린 부분 발견) 여기여기가 누락되었고.. 음.. 어제 배우셨던 피벗 기능 쓰시면 이런 건 누락 없어서 편해요. (제가 정리한 파일 전달) 보면서 참고하셔요! 은쪽 : 네, 감사합니다!
(며칠 뒤)
저 : 은쪽님 저번에 만드셨던 파일에서 업데이트 할 게 있는데요, 업데이트하고 혹시 수치가 이상하거나 하면 말해주세요 은쪽 : 네, 다 했고 검토해보니 이상한 점 없습니다! 저 : (파일 열자마자 완전히 이상하다는 사실 발견) ..저기, 다시 검토 부탁드려요.. 그리고 뭘 기준으로 이상하지 않다고 판단하신 건가요? 은쪽 : (이상한 소리 함) 저 : 아니, 그렇게 검토를 하시면 안 되고.. (저번에 했던 얘기 일부 반복) 이러저러한 부분에서 실수하신 거 같은데 그 부분 수정해주세요!
참고로 문제원인은 날짜를 잘못 설정한 것..엑셀에 있는 '숨김' 기능이 적용된 행을 못 본 것.. 이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분은.. 확인해보니 포지션 지원 시에는 본인의 엑셀 능력을 '중상'으로 기재하셨다고ㅠㅠ... 이쯤되니 이분이 지원할 때 했던 말들, 업계에 대한 열정이 다 거짓말이었던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참았어요.. 열심히.. 저도 한때 어리버리한 신입이었음을 기억하면서요...
그러다가 2차 폭발이 일어난 것은 또 다시 보고 때문이었습니다.
저 : (단순히 수치만 기입하면 분석력이 길러지지 않고 데이터 검토도 하기 어려우니까)은쪽님 이번에는 수치에 대한 코멘트도 적어주세요! (예시 파일 전달 드림 & 이거 보셔도 되고 저희 아카이빙된 과거 리포트 보시고 다른 분들 하신 거 참고해도 되는 상태) 은쪽 : 네~
비록 우리 은쪽님.. 또 증가율을 헷갈리시긴 했지만.. 이번엔 수정할 곳이 두 군데 밖에 없었고.. (큰 개선이라고 나름.. 생각 했습니다ㅠ) 본인이 만든 표를 보며 의미를 찾다보면... 발전이 있겠거니.. 낙관하고 있었죠...
하.지.만..
은쪽님이 다 작성했다고 준 코멘트가 뭔가.. 익숙했습니다..
저 : (설마..) 네.. 예시로 준 코멘트를 아예 그대로 복붙하고 중간에 수치만 바꿨더라고요.
Ex) 작년 4월에는 가격이 10% 인상되었고 이에 매출이 20% 감소하였습니다-> 작년 4월에는 가격이 15% 인상되었고 이에 매출이 10% 감소하였습니다.
이런 식으로요..
예시로 준 코멘트는 지난달 기준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앞뒤가 안 맞는 내용이 될 수 밖에 없었고... 전.. 이미 제출했던 보고서에서 숫자만 바꿔치기 한다는 개념이 너무 이해가 가지 않아서ㅜ그분에게 세세하게 피드백을 드렸습니다.
- 이 부분은 기존 문구 그대로 가져오셔서 안 맞는 거 같아요. 전반적으로 다 그런 거 같아서 모두 수정 부탁드려요. - 이 부분은 ~~한 식으로 수정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 이전 내용과 너무 동일해서 ... 패러프레이징 부탁드려요!
은쪽님 : 수정본입니다!
.......
뭔가 깨작깨작 바꾸긴 했는데 수정이 제대로 안 되어 있었습니다. 말의 앞뒤가 여전히 안 맞습니다. 혹시 외국어뿐 아니라 한국어도 못하시는 걸까? 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수정본을 채팅방에 던진 은쪽님은 정확히 3분 후에 칼퇴한 상황이었는데.. 저는 도저히 분노를 참을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무성의한.. 결과물이라니... 퇴근하는 사람 붙잡고 묻긴 좀 민망하지만..ㅎㅎ 정말 겉잡을 수 없는 화였고... 바로 메신저에서 이게 무슨 뜻으로 쓴 문장이냐.. 물어보자.. 뭔가 이러저러한 변명을 하는데..
...?? 뭔가 본인이 대충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급조해낸 변명의 느낌이...? 지쳤습니다.
저 : 그냥 제가 최종 수정해서 올릴게요. 내일 출근 후에 보시고 어떤 부분이 바뀌었나 보고 다음 보고 때 참고해주세요. 은쪽 : 네
다음날, 은쪽님은.. 어제 일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이 마냥 해맑습니다. 그리고.. 다른 팀에서 은쪽님이 어제까지 하기로 했던 일을 안 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은쪽님은 처음에는 담당자와 합의가 되었다는 이상한 소리를 메신저로 던지시더니, 갑자기 메시지 회수한 후 빨리 해서 바로 드리겠다.. 라고.. ... 그러더니 정말 괴발개발인 기획서를 보내셨습니다.. 솔직히 5분도 안 걸렸을 거 같아요. 하.. 일단 수정을 요청했으나.. 수정한 버전에 다른 대리님이 전달했던 피드백이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그대로 복붙되어 있습니다. 본인이 무슨 말인지 몰라서 되물었던 문장을 다듬을 생각도 하지 않고 그대로 붙여넣었더라고요.
이쯤 되니 인간에 대한 정이 떨어진다는 표현이 뭔지 알 것 같습니다.. 다시 또 증거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데드라인 자꾸 미루는 점 여러 번 가르쳐줘도 잊어버리는 점 노력하지 않는 점 (최소한으로만 얼렁뚱땅해서 그냥 뭉개려는.. 그런 태도) 직무를 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외국어 능력 모르는 부분은 물어봐 달라고 여러 번 얘기했으나, 질문이 적었던 점 재택 끝나고 출근하자마자 노트북에 보안 필름 붙이고 (사무실에서 실장님 빼고 아무도 안 붙이는 분위기) 멀쩡한 이중 모니터가 있는데 느리다는 핑계로 사용하지 않는 점 (보안 필름과 두 가지 사실 조합하면 아무리 생각해도.. 딴짓하려는 목적..) 신입 사원 대상 교육을 보냈는데, 필기하지 않고 핸드폰만 만지는 점 (혹시 너무 어려워서 이해 안 되는 부분 있어요? 하고 물어보면 없다고 함) 자꾸 핸드폰을 만지거나 화장실 간다며 10분씩 자리를 비우는 점 심지어 팀장님이 내준 과제도 '너무 바쁘다'는 이유로 일주일 가량 미룬 채 언제까지 주겠다는 확답이 없었고, 팀장님이 재촉하자 그제서야 주고 퇴근했는데.......... 총 100개를 해야 하면 개중 50개만 한 상태였습니다. (이 부분을 지적하자, 사과도 없이 내일 아침 출근하여 하겠다고 당당하게 대답... 이미 리뷰는 오전 11시에 하기로 되어 있었고, 팀장님은 본인이 한 50%의 일을 야근하며 검토해줘야 하는 상황..) 게다가 또..! 그 망할 놈의 증가율을 틀렸고.. (제가 분명 4번이나 설명했던 건데요..) 제가 검토할 때 신경 쓰라는 부분을 신경쓰지 않았고...
....
결국 저와 팀장님이 함께 분노 폭발하여 실장님을 소환하였고, (저와 팀장님은 면접에 들어가지 않았고, 실장님이 뽑으신 당사자) 제가 이러다가 퇴사할 것 같다고 강력하게 말하자.. 그렇다면 권고사직 경고까지 주겠다는 얘기로 흘러갔습니다. 실력이 부족한 것은 모르나, 애티튜드와 의욕이 없는 것은 답이 없다는 판단이 든다고요..
다음날..
은쪽님은 팀장님과 과제를 리뷰했으며.. 엄청 많은 부분을 틀렸으나.. 전혀 멘탈에 타격을 입지 않은 얼굴로 돌아와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후 실장님과 면담하였고.. 권고사직의 얘기를 듣자 그제서야 놀랐는지 저를 부르더군요.
은쪽님은.. 네.. 일단은 본인 애티튜드를 사과하였으나.. 예전 회사에서 질문을 하면 혼나고, 무조건 네네 하고 일을 알아서 해야 하는 분위기였다보니 뭔가를 물어보는 게 어려웠다.. 는 얘기를 하더군요. 저희끼리 너무 친해보여서 물어보기 어렵다(?)는 말도...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보란 말을.. 정말 수도 없이 했는데..) 또 자기가 이런 엑셀 다루고 보고 자료 만드는 게.. 잘 안 해본 일들이라 너무 어렵다.. 적성에 안 맞는 것 같다.. 이런 얘길 하시다가 갑자기
사실 자기는 이 일이 아니라 다른 일을 하고 싶었는데.. 채용 공고에 자세한 내용이 안 나와서 오해했다 (??!) 전 회사에서 탈출하기에 급해서 제대로 안 알아보고 지원한 거 같아 후회되었고, 퇴사 생각도 많이 하고 그래서 더 집중을 못했다.. 나는 면접 때 오피스가 아니라 바깥에서 뛰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었는데... 오니까 그런 일이 아예 없고... 일 하는 게 행복하지 않다.. 이 길이 맞는지 모르겠다..
라는 본인의 인생 상담을 하시더군요... 주변에 회사원이 별로 없어서 이런 상담을 할 사람이 저밖에 없다며..
...하아....
제가 알기로 분명 팀장님, 실장님이 한번씩 면담하며 힘든 부분 없냐 물어봤었고.. 입사 전 생각과 다른 점 없냐고도 확인했었는데.. 그때는 아무 말 안하다가 잘릴 위기가 되니 갑자기 저런 이야기를...
저는 좀.. 너무 당황스러우니 벙 찌더라고요.. 앞으로 어떻게 변하겠다거나 사과하는 자리일 줄 알았는데 이런.. 하소연이라니? 자신이 의욕이 없어보인다는 생각은 단순히 오해일 뿐.. 사실 자기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라고 하는데.. 아무리 얘길 들어도 그냥 본인 원하던 바랑 달라서 의욕이 없었고 그래서 일을 대충대충한 느낌이었습니다. 이 사람을 대체 어떻게 교육을 시켜야 할까.. 고민하던 제가 바보가 된 느낌? 어쩐지 종종 마이너스 연차를 쓰고 쉬더니.. 다른 데 면접을 봤나보다 싶었고... 한편으로는 왜 이렇게 회사에 적응 못 하는지 이해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런데 왜 들어와서 여러 사람(=특히 저를) 힘들게 하나 싶었습니다.. 전 이분이 엉망진창으로 기입한 장표를 보면서 밤새 분노에 잠도 못 잤는데요 ㅠㅠ
저는 그렇게 적성에 안 맞으면 팀장님이랑 어떻게 할 지 얘기를 해봐라.. 하고 토스해버렸고 이분은 또 바로 팀장님을 다시 불러서 전배나 업무 변경 안 되냐고.. 바로 거침없이.. 물어보시더군요.. (물론 바로 거절 당함)
휴.... 이야기를 최대한 있는 그대로 쓰다보니 엄청 길어졌네요.. 결론적으로 이분은 아직 경고 상태로.. 일은 기존보다도 더더더 빼서 0.5 정도로 만들고 교육만 하기로 한 상황입니다. 저는 썩 이런 상황이 유쾌하지는 않아요... 부사수가 들어와 일이 편해지기를 바랐을 뿐인데 마음 고생만 잔뜩하고.. 일은 그리 줄어들지 않았죠 ㅜㅜ 이분을 위해 따로 가이드 문서를 만들어서 주던 것이나, 하나라도 더 알려드리려고 열심히 설명하던 일, 직접하면 금방 끝낼 수 있는 일을 기다리고 피드백 주고 하던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일이 늘었었죠.. 이 정성이 너무.. 아깝습니다... (은쪽님 코로나 걸렸을 때 따로 기프티콘 챙기고 이랬던 것도.. 너무 아깝..) 덕분에 어떤 사람이 부사수로 와도..ㅠㅠ 만족할 만큼 눈이 낮아졌다는 것은.. 그나마 장점이지만요.. (일은 못해도 돼 열정만 있다면..)
제가 지금 제일 두려워하는 건 은쪽님이 한달 동안 열심히 연기를 펼치다가 장들의 시선이 누그러워지면 다시 또 예전으로 돌아가는 거 아닐까 하는 점.. 그렇게 되면 저는.. 아예 이곳을 떠날 것 같아요... ㅠㅠ 이미 이분이 인간적으로 너무 싫어져서 같이 일하고 싶지 않아졌기에... 그리고 이런 인간을 면접에 통과시킨 회사도 원망스럽기에.. 제가 엄청 대단한 사람을 바랐던 것도 아니고.. 업무에 필요한 영어 능력 혹은 꼼꼼함과 성실함 둘 중 하나만이라도 갖추길 바랐는데, 저 자신도 영어를 그리 잘하는 것도 아니고 (국내파입니다) 그리 엄청 치밀한 편도 아닌지라 이분과 같이 일해야 된다고 상상하면 그것만으로도 넘 힘드네요.
제 아래에 엄청난 부사수가 들어왔습니다
친구들끼리 얘기하다가 '이건 완전 네이트판감이다'라는 얘기에 슬그머니 와봤습니다..판에 글을 써본 경험이 별로 없어서, 조금 어색하여도 이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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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라고 오늘의 판에...
다들 위로와 조언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정리하다가 뒤늦게 생각난 일화가 있는데 ㅋㅋㅋ 이것도 골 때렸는데 깜빡했네요...
저희 회사에서 무료로 뿌린 쿠폰 같은 게 있어서 이거 사용 현황 좀 피피티 한 페이지로 정리해서 달라고 (위에 보고해야 해서) 했더니
처음에는 제 말을 제대로 이해 못해서 완전 엉뚱한 거 해오시고,
두번째에는 저희 내부 시스템 사이트랑 실무자들끼리 보려고 대충 기입해둔 스프레드 시트 페이지를 각각 캡쳐해서 이미지 두 개 덜렁 PPT 슬라이드 위에 올려두셨더라고욬ㅋㅋ
(다른 분들 정리해둔 것 대충만 봐도 깔끔한 표 하나 만들어서 거기에 쿠폰 뿌린 갯수, 사용 갯수, 총 사용률 이렇게 숫자 넣으면 되는 거구나 알 수 있는 건데 ㅠㅠ)
그리고 최근에는 각자 어떤 프로젝트 관련해 아이디어 몇 개씩 가져와서 다 같이 논의해보자 했는데
다들 2~3개씩 가져오는 와중에 혼자 1개 덜렁 들고왔는데 암만 봐도 그냥 대충 구글 검색해서 나온 거 넣어둔 느낌이고ㅠㅠ (저희 서비스랑 연관성이 넘 낮음...)
심지어 문서 히스토리 보니까 (각자 수정/작성한 시각 나옴) 회의 시작 한두시간 전에 부랴부랴하셨더라고요... (일주일 가량 전부터 얘기했던 건데)
솔직히 가르치는 시간이 너무너무 아깝고 이렇게 의욕도 실력도 안 되는 사람이랑 같은 팀이라는 것도 싫고... ㅋㅋㅋ 그렇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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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다니는 회사는 많이 수평적인 조직으로, 특히나 저희 팀은 사람들이 다들 둥글둥글하고 온순하다는 평을 듣는 편입니다.
한 가지 단점은 외국어를 사용할 일이 많다는 점... 그중에서도 제가 맡은 업무는 거의 모든 업무를 외국어로 해야하며 (쓰기/듣기/말하기/읽기 모두) 다른 업무들보다도 일이 많은 편입니다.
그러다보니 계속 상사분에게 절 도와줄 부사수를 뽑아달라고 했고,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제 부사수.. 운명의 그분(편의상 은쪽님이라 하겠습니다)이 들어오셨습니다.
<Profile>
이름 : 은쪽님
나이 : 20대 후반
경력 : 빡센 업종에서 반년~1년 정도 근무하다가 퇴사
비록 저희 업계나 직무랑은 많이 다른 쪽에서 일하다 오신 분이지만,
본인이 이쪽 일을 너무나 하고 싶다고 적극 어필하였고,
예전에 인턴은 같은 업계에서 반년 넘게 하셨던 바가 있으며 성과도 좋았다고 하시고...
아무래도 아예 사회생활 안 해본 신입보다는 같이 일하기 편할 것 같아서 채용된 분이었습니다.
단 한 가지 마음에 걸렸던 점은 (상사분께 얘기 듣기로는) 외국어로 말하는 것은 어려워 하고, 듣고 쓰는 것에는 지장 없는 수준이라 하셨다는 점이지만..
'그래도 그 정도면 됐지. 어려워하시는 부분은 내가 최대한 도와드리자' 하고 기쁜 마음으로 은쪽님을 맞이했습니다.
은쪽님도 새로운 회사가 마음에 든다며 기뻐하는 눈치셨고, (예전 회사는 군대식이었으나 여긴 분위기가 좋다고..)
또 싹싹하게 인사하며 친근감을 표현하시길래 속으로 '이상한 사람이 아니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하였죠..
세팅이라든가 내부 시스템을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쳐 드릴 때마다 '궁금한 것 없으세요?'라고 물어보면 씩씩하게 '친절하게 잘 설명해주셔서 괜찮습니다' 라는 답변이 돌아와 처음 며칠 간의 교육 기간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BUT...
그분에게 일을 조금씩 분배하기 시작하며 약간 싸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죠...
우선.. 은쪽님은 요청한 업무 마감일을 어기는 일이 잦았어요...
심지어 본인이 먼저 '늦을 것 같아서 양해를 구한다'라는 말도 없이,
제가 너무 바빠서 신경을 못 쓰고 있노라면 계속 가만히 가마니가 되어 있으시더라고요.
그러다 제가 오늘까지라고 리마인드 드리면
그제서야 다급히 해오는 느낌으로.. 결과물 퀄리티도 별로였습니다..
처음에는 아직 적응 기간이라 그렇겠거니 애써 넘겼지만, 누적이 되니 저도 사람인지라 화가 나더군요.
'혹시 스케쥴러나 다이어리 안 쓰세요? ㅎㅎ' 라고 빙 돌려 일정 관리 좀 잘 해달라고 어필해봤지만 여전히.. 은쪽님은 자꾸 해야할 일을 잊으셨습니다.
나중에는 '어디 얼마나 늦게 내나 두고 보자'라는 괘씸한 마음으로 가만히 둘 정도가 되더라고요.
그러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져서 그냥 제 업무용 온라인 캘린더에 이분을 초대하고,
하셔야 하는 일을 제가 적고 이분을 매번 태그하는 식으로 일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작업마다 필요한 소요시간을 잘 가늠하지 못하는 거 같아서
제 일정도 일부러 자잘하게 쪼개서 꼼꼼하게 적었고요ㅠㅠ)
그렇지만 이분...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회사에 친구가 찾아왔다며 정규 시간보다 30분 일찍 점심을 먹으러 갔을 때도 좀 독특하다 생각했는데,
재택하는 기간에는 자꾸 메신저에 '부재중' 표시가 뜨더군요.. (프로그램을 안 켰거나 마우스를 안 움직이면 뜨는..)
그리고 메신저를 자주 안 보시는지... 채팅이 저어엉말 뜸했습니다...
게다가 외국어는... 분명 비즈니스 외국어 정도는 된다고 했는데...
이메일 작성에 엄청나게 오래 걸리고,
간단한 문법도 자꾸 틀리시고 (예를 들어 can 뒤에 동사 원형이 오거나, be동사 뒤에 ing나 to가 오거나 하는 것들을..),
외국어를 조금 할 줄 알면 '이건 대체 뭔 뜻이지?' 싶은 문장에,
받아보는 상대가 기분이 나쁠 법한 이상한 단어 사용까지..
문장 하나하나를 다 첨삭해 드리다가 지쳐서
회사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외국어 인강을 비교적 한가할 때(=지금) 들어두시라고 추천 드리고,
제가 공부할 때 유용했던 영문법 책을 소개해드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분은.. 앞에서만 네네, 하고 계속 인강을 듣지 않았고...
외국어를 자꾸 틀리고... 차라리 파파고가 낫겠다 싶고..ㅠㅠ
심지어 저희는 담당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중요하여 매달 일정 금액을 드리면서 서비스를 체험하게 하는데,
이분은 그 금액을 풀로 쓰면서도 서비스를 정말 깨작깨작.. 거의 하는둥 마는둥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회사에서 돈을 지원하다보니, 얼마나 열심히 사용하는지가 모든 팀원들에게 보이는 상태)
그러니 당연히 회의에서 오가는 말에 대한 이해나, 본인이 맡은 업무의 능숙도가 떨어졌습니다..
혹시 서비스가 너무 어려워서 그런가 하고 따로 가이드 문서를 찾아서 드려 봤지만,
본인은 남이 만든 가이드를 따라가는 것보다는 자기 마음 가는대로 사용하는 걸 선호한다고 하셔서..ㅎ
그냥 더 터치하지 않고 내비두었습니다.
그 외에도 사소하게 센스가 떨어지는 부분 (회의록 양식이 들쭉날쭉하다거나, 기안 올릴 때 폰트를 통일하지 않는다거나)이 있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이분은 정말 질문이 적었습니다..
질문이 적어서 이해를 다 했나보다 하고 시키고 나면, 그 결과물은 암만 봐도 이해를 덜 하신 느낌이었고,
또 본인이 한 업무에 대해서도 피드백을 거의 요청하지 않는 편.. 아니, 나는 내 할 일을 다 했으니 남이 뭐라하든 신경 안 쓰고 퇴근한다.. 이런 느낌이셨습니다.
당시에 정말정말 바쁜 기간인데다가 은쪽님이 코로나에 걸려 병가를 쓰시는 바람에..
저는 일단 속에서 부글부글 끓는 화를 애써 식혔습니다..
아직 적응 단계라 그렇겠지.. 첨엔 원래 어리버리하지..
예전 경력이 1년 미만이면 신입이나 다름 없는데 내가 너무 기대치가 높았나.. 설명이 부족했나.. 자책도 좀 하면서요.
(게다가 이분이 병가를 오래 쓰는 바람에, 본인이 맡았던 일들을 제가 대신 다 떠맡게 되어서 거의 매일 야근하느라 힘들기도 했고요 ㅠㅠ)
그러다 제대로 터진 것은.. 은쪽님이 병가에서 돌아오고 보고를 작성하던 때였죠..
보고서는 월요일에 작성하기 시작하여 금요일에 완료되어야 했는데, 다소 촉박한 일정이었습니다.
저는 그분에게 비교적 간단한 파트를 맡겼고
(이미 양식이 완성된 그래프에 숫자만 제대로 넣어 갈아끼고, 평균값이나 합산을 구하는 쪽 - 심지어 데이터도 이미 다른 분들이 다 추출해서 나라만 잘 선택해서 복붙하면 되는 일)
제가 나머지 어려운 쪽 - 그래프에 대한 분석이라든가 좀 더 딥한 비교 - 을 담당하기로 했습니다.
은쪽님 : 제가 금요일에 연차 사용 예정이라서요~ 그전에 드릴게요!
저 : 넵
저는 은쪽님을 기다리며 제가 할 일을 하고 있었으나....
화, 수 내내 아무런 연락이 없고...
가끔 메신저에 와서는 이상한 질문을 하고 사라지시고..
(동료분들의 파일이나 메신저만 잘 봐도 바로 답이 나오는 이야기)
결국... 은쪽님이 저에게 자신의 몫을 던진 것은 목요일 밤 8시 30분이었습니다.
은쪽님 : 죄송한데 제가 내일 연차여서요 ㅠㅠ 바로 피드백 주실 수 있으실까요?
저 (기다리다가 빡친 상태였지만 일단은) : 네, 보고 최대한 빨리 드릴게요..
파일을 열어본 저는 첫장에서부터 숨이 턱 막혔습니다.
이건 그냥.. 눈으로 딱 봐도..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이상하다 싶은.. 그런 수치와 그래프...
(ex. 변화율이 2천퍼센트가 나온다거나, 월초에서 월말로 갈수록 지표가 늘어나야 하는데 줄어든다거나)
화가 난 저는 장문의 메시지로 암만 봐도 일을 마친 후 검토하지 않은 내용들을 지적하고, 단순히 업무를 빨리 끝내는 데에 집중하지 말고 정확하게 해달라,
지금 이 상태로는 쓸 수 없는 자료니까 이러저러한 부분은 꼭 고치고 전반적으로 한번 더 검토해서 월요일에 출근 후 수정해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분은 알겠다고 하셨고...
다음 주 월요일 오전에 수정한 파일을 주셨습니다.
하필 그날 팀장님이 안 계셨는데 제가 대행을 하게 되어서, 정신이 없으니 이따 확인하자 하고 한숨 돌리고 난 게 저녁쯤..
내용을 다시 확인해 달라거나 하는 말이 없었고, 본인 말로는 한번 더 검토했다고 하여 '설마 또 틀린 게 있겠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네....
수정본을 열어 첫 그래프의 상세 수치를 확인한 순간, 바로 첫 칸부터 틀려있더군요.
#@$@^%$!@$
머리 끝까지 열이 뻗쳤지만...
이분은 이미 퇴근시간 정각에 칼퇴를 해서 메시지도 못 보는 상태..
저는 이분이 왜 틀렸는지 하나하나 이유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안 그러면 이런 업무를 할 때 또! 실수를 반복하실 테니까요.
분모에 엉뚱한 것을 넣거나, 팀원들이 공유한 파일이 아닌 엉뚱한 파일 데이터를 썼거나, 반올림을 잘못했거나 등등...
정확히 어느 부분에서 실수했는지를 정리하고 어떻게 하면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지도 코멘트로 적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오전에 통화를 해서 최대한 이성적으로 조근조근 얘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여기는 이런 실수를 하셨나요?
그거는 이렇게 방지하셔야 해요.
완료한 후 검산은 이렇게 하세요.
그 개념은 이렇게 생각하면 안 헷갈려요 (증가율 이런 걸.. 헷갈려하시더라고요)
등등...
그분은 계속 죄송하다 앞으로 염두에 두겠다는 말을 반복하셨고,
저는 위 내용을 글로도 한번 더 공유하여 앞으로는 꼼꼼하게 잘 해달라.. 부탁하였습니다.
BUT...
영어가 암만 봐도 어색하던 이분...
급기야 이메일 받는 사람을 화나게 하는 무례한 표현을 사용하여... 받으신 담당자분이 화를 내셨고...
그것을 본 제가 팀장님께 우려를 표현하며, 팀장님과 면담을 잡고 그간의 일들을 모두 공유하였습니다..
...사실 저는 이때쯤 이분은.. 이 업무를 하면 안 되는 분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단순히 능력이 부족한 데에서 끝나지 않고, 배우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고 호기심도 없는 거 같아서요...
그분이 제일 잘 하는 것은 정확한 칼퇴였는데 시차가 있는 국가를 담당하면 가끔은 퇴근을 늦게 해야 하기도 하고요..
팀장님도 제 얘기에 동의하셔서.. 결국 다른 분과 담당 직무를 체인지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팀장님은 은쪽님과 개인 면담을 하셨죠.
BUT....
은쪽 : 제가 많이 부족하여 사수님께 민폐를 끼치고 있지만, 기왕 담당한 거 열심히 해보고 싶습니다 (직무 변경 거부)
팀장님 : (당황)
나중에 이 얘기를 전해들은 저 : (오열)
싫다는 사람에게 억지로 재배치를 강요하는 분위기가 아닌 회사라 ㅠㅠ
결국 업무를.. 이분에게 덜 부담이 가는 쪽으로 재분장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업무 배분이 저 7 이분 3이었다면, 저 8.5 이분 1.5 식으로..
최대한 외국어를 덜 쓰고 본사에서 처리 가능한 자잘한 일을 드리도록..
그리고 아무래도 엑셀에 서툰 것이 분명하여, 팀장님과 논의하여 데이터 분석이나 엑셀 수식을 연습할 수 있는 과제를 드리기로 하기도 했습니다 ㅎ....
그리고 이 과제를 알려드리던 중의 제 모습..
저 : 은쪽님, 피벗이라고 혹시 아시나요?
은쪽 : 아니요 모릅니다 이전 회사에서 엑셀을 거의 안 사용했어서..
저 : ......(한 시간 동안 피벗 사용 방법 하나하나 설명)
자주 사용해야 익숙해지니까, 기회될 때마다 연습해주시고요~
(유튜브 링크) 이거 보시면 엑셀 기초부터 잘 나와있어요. 어려우면 보고 연습하세요.
아, 그리고 이 표에서 OOO 라는 용어의 뜻 기억하세요?
(제가 두 달 전 공부하라고 드렸던 링크에 나왔던 쌩기초 용어)
은쪽 : (완전히 엉뚱한 대답함)
저 : ...2주 후에 그때 드린 기초 용어로 쪽지 시험 볼게요.
(혼자서는 절대 공부 안하는구나 싶어서 포기..)
(다음날, 마침 월별로 비용 정리할 일 생김)
저 : 은쪽님 비용 정리 좀 부탁드려요~
은쪽 : 네 다했는데 검토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 : (틀린 부분 발견) 여기여기가 누락되었고.. 음.. 어제 배우셨던 피벗 기능 쓰시면 이런 건 누락 없어서 편해요. (제가 정리한 파일 전달) 보면서 참고하셔요!
은쪽 : 네, 감사합니다!
(며칠 뒤)
저 : 은쪽님 저번에 만드셨던 파일에서 업데이트 할 게 있는데요, 업데이트하고 혹시 수치가 이상하거나 하면 말해주세요
은쪽 : 네, 다 했고 검토해보니 이상한 점 없습니다!
저 : (파일 열자마자 완전히 이상하다는 사실 발견) ..저기, 다시 검토 부탁드려요..
그리고 뭘 기준으로 이상하지 않다고 판단하신 건가요?
은쪽 : (이상한 소리 함)
저 : 아니, 그렇게 검토를 하시면 안 되고.. (저번에 했던 얘기 일부 반복) 이러저러한 부분에서 실수하신 거 같은데 그 부분 수정해주세요!
참고로 문제원인은 날짜를 잘못 설정한 것..엑셀에 있는 '숨김' 기능이 적용된 행을 못 본 것..
이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분은.. 확인해보니 포지션 지원 시에는 본인의 엑셀 능력을 '중상'으로 기재하셨다고ㅠㅠ...
이쯤되니 이분이 지원할 때 했던 말들, 업계에 대한 열정이 다 거짓말이었던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참았어요.. 열심히..
저도 한때 어리버리한 신입이었음을 기억하면서요...
그러다가 2차 폭발이 일어난 것은 또 다시 보고 때문이었습니다.
저 : (단순히 수치만 기입하면 분석력이 길러지지 않고 데이터 검토도 하기 어려우니까)은쪽님 이번에는 수치에 대한 코멘트도 적어주세요! (예시 파일 전달 드림 & 이거 보셔도 되고 저희 아카이빙된 과거 리포트 보시고 다른 분들 하신 거 참고해도 되는 상태)
은쪽 : 네~
비록 우리 은쪽님.. 또 증가율을 헷갈리시긴 했지만.. 이번엔 수정할 곳이 두 군데 밖에 없었고..
(큰 개선이라고 나름.. 생각 했습니다ㅠ)
본인이 만든 표를 보며 의미를 찾다보면... 발전이 있겠거니.. 낙관하고 있었죠...
하.지.만..
은쪽님이 다 작성했다고 준 코멘트가 뭔가.. 익숙했습니다..
저 : (설마..)
네..
예시로 준 코멘트를 아예 그대로 복붙하고 중간에 수치만 바꿨더라고요.
Ex) 작년 4월에는 가격이 10% 인상되었고 이에 매출이 20% 감소하였습니다-> 작년 4월에는 가격이 15% 인상되었고 이에 매출이 10% 감소하였습니다.
이런 식으로요..
예시로 준 코멘트는 지난달 기준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앞뒤가 안 맞는 내용이 될 수 밖에 없었고...
전.. 이미 제출했던 보고서에서 숫자만 바꿔치기 한다는 개념이 너무 이해가 가지 않아서ㅜ그분에게 세세하게 피드백을 드렸습니다.
- 이 부분은 기존 문구 그대로 가져오셔서 안 맞는 거 같아요. 전반적으로 다 그런 거 같아서 모두 수정 부탁드려요.
- 이 부분은 ~~한 식으로 수정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 이전 내용과 너무 동일해서 ... 패러프레이징 부탁드려요!
은쪽님 : 수정본입니다!
.......
뭔가 깨작깨작 바꾸긴 했는데 수정이 제대로 안 되어 있었습니다.
말의 앞뒤가 여전히 안 맞습니다.
혹시 외국어뿐 아니라 한국어도 못하시는 걸까? 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수정본을 채팅방에 던진 은쪽님은 정확히 3분 후에 칼퇴한 상황이었는데..
저는 도저히 분노를 참을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무성의한.. 결과물이라니...
퇴근하는 사람 붙잡고 묻긴 좀 민망하지만..ㅎㅎ 정말 겉잡을 수 없는 화였고...
바로 메신저에서 이게 무슨 뜻으로 쓴 문장이냐.. 물어보자..
뭔가 이러저러한 변명을 하는데..
...??
뭔가 본인이 대충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급조해낸 변명의 느낌이...?
지쳤습니다.
저 : 그냥 제가 최종 수정해서 올릴게요. 내일 출근 후에 보시고 어떤 부분이 바뀌었나 보고 다음 보고 때 참고해주세요.
은쪽 : 네
다음날, 은쪽님은.. 어제 일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이 마냥 해맑습니다.
그리고.. 다른 팀에서 은쪽님이 어제까지 하기로 했던 일을 안 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은쪽님은 처음에는 담당자와 합의가 되었다는 이상한 소리를 메신저로 던지시더니,
갑자기 메시지 회수한 후 빨리 해서 바로 드리겠다.. 라고..
...
그러더니 정말 괴발개발인 기획서를 보내셨습니다..
솔직히 5분도 안 걸렸을 거 같아요.
하..
일단 수정을 요청했으나..
수정한 버전에 다른 대리님이 전달했던 피드백이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그대로 복붙되어 있습니다.
본인이 무슨 말인지 몰라서 되물었던 문장을 다듬을 생각도 하지 않고 그대로 붙여넣었더라고요.
이쯤 되니 인간에 대한 정이 떨어진다는 표현이 뭔지 알 것 같습니다..
다시 또 증거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데드라인 자꾸 미루는 점
여러 번 가르쳐줘도 잊어버리는 점
노력하지 않는 점
(최소한으로만 얼렁뚱땅해서 그냥 뭉개려는.. 그런 태도)
직무를 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외국어 능력
모르는 부분은 물어봐 달라고 여러 번 얘기했으나, 질문이 적었던 점
재택 끝나고 출근하자마자 노트북에 보안 필름 붙이고 (사무실에서 실장님 빼고 아무도 안 붙이는 분위기)
멀쩡한 이중 모니터가 있는데 느리다는 핑계로 사용하지 않는 점 (보안 필름과 두 가지 사실 조합하면 아무리 생각해도.. 딴짓하려는 목적..)
신입 사원 대상 교육을 보냈는데, 필기하지 않고 핸드폰만 만지는 점
(혹시 너무 어려워서 이해 안 되는 부분 있어요? 하고 물어보면 없다고 함)
자꾸 핸드폰을 만지거나 화장실 간다며 10분씩 자리를 비우는 점
심지어 팀장님이 내준 과제도 '너무 바쁘다'는 이유로 일주일 가량 미룬 채 언제까지 주겠다는 확답이 없었고,
팀장님이 재촉하자 그제서야 주고 퇴근했는데.......... 총 100개를 해야 하면 개중 50개만 한 상태였습니다.
(이 부분을 지적하자, 사과도 없이 내일 아침 출근하여 하겠다고 당당하게 대답...
이미 리뷰는 오전 11시에 하기로 되어 있었고, 팀장님은 본인이 한 50%의 일을 야근하며 검토해줘야 하는 상황..)
게다가 또..! 그 망할 놈의 증가율을 틀렸고.. (제가 분명 4번이나 설명했던 건데요..)
제가 검토할 때 신경 쓰라는 부분을 신경쓰지 않았고...
....
결국 저와 팀장님이 함께 분노 폭발하여 실장님을 소환하였고,
(저와 팀장님은 면접에 들어가지 않았고, 실장님이 뽑으신 당사자)
제가 이러다가 퇴사할 것 같다고 강력하게 말하자.. 그렇다면 권고사직 경고까지 주겠다는 얘기로 흘러갔습니다.
실력이 부족한 것은 모르나, 애티튜드와 의욕이 없는 것은 답이 없다는 판단이 든다고요..
다음날..
은쪽님은 팀장님과 과제를 리뷰했으며.. 엄청 많은 부분을 틀렸으나..
전혀 멘탈에 타격을 입지 않은 얼굴로 돌아와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후 실장님과 면담하였고.. 권고사직의 얘기를 듣자 그제서야 놀랐는지 저를 부르더군요.
은쪽님은.. 네.. 일단은 본인 애티튜드를 사과하였으나..
예전 회사에서 질문을 하면 혼나고, 무조건 네네 하고 일을 알아서 해야 하는 분위기였다보니
뭔가를 물어보는 게 어려웠다.. 는 얘기를 하더군요.
저희끼리 너무 친해보여서 물어보기 어렵다(?)는 말도...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보란 말을.. 정말 수도 없이 했는데..)
또 자기가 이런 엑셀 다루고 보고 자료 만드는 게.. 잘 안 해본 일들이라 너무 어렵다..
적성에 안 맞는 것 같다.. 이런 얘길 하시다가 갑자기
사실 자기는 이 일이 아니라 다른 일을 하고 싶었는데..
채용 공고에 자세한 내용이 안 나와서 오해했다 (??!)
전 회사에서 탈출하기에 급해서 제대로 안 알아보고 지원한 거 같아 후회되었고,
퇴사 생각도 많이 하고 그래서 더 집중을 못했다..
나는 면접 때 오피스가 아니라 바깥에서 뛰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었는데...
오니까 그런 일이 아예 없고... 일 하는 게 행복하지 않다.. 이 길이 맞는지 모르겠다..
라는 본인의 인생 상담을 하시더군요...
주변에 회사원이 별로 없어서 이런 상담을 할 사람이 저밖에 없다며..
...하아....
제가 알기로 분명 팀장님, 실장님이 한번씩 면담하며 힘든 부분 없냐 물어봤었고..
입사 전 생각과 다른 점 없냐고도 확인했었는데..
그때는 아무 말 안하다가 잘릴 위기가 되니 갑자기 저런 이야기를...
저는 좀.. 너무 당황스러우니 벙 찌더라고요..
앞으로 어떻게 변하겠다거나 사과하는 자리일 줄 알았는데 이런.. 하소연이라니?
자신이 의욕이 없어보인다는 생각은 단순히 오해일 뿐.. 사실 자기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라고 하는데..
아무리 얘길 들어도 그냥 본인 원하던 바랑 달라서 의욕이 없었고 그래서 일을 대충대충한 느낌이었습니다.
이 사람을 대체 어떻게 교육을 시켜야 할까.. 고민하던 제가 바보가 된 느낌?
어쩐지 종종 마이너스 연차를 쓰고 쉬더니.. 다른 데 면접을 봤나보다 싶었고...
한편으로는 왜 이렇게 회사에 적응 못 하는지 이해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런데 왜 들어와서 여러 사람(=특히 저를) 힘들게 하나 싶었습니다..
전 이분이 엉망진창으로 기입한 장표를 보면서 밤새 분노에 잠도 못 잤는데요 ㅠㅠ
저는 그렇게 적성에 안 맞으면 팀장님이랑 어떻게 할 지 얘기를 해봐라.. 하고 토스해버렸고
이분은 또 바로 팀장님을 다시 불러서 전배나 업무 변경 안 되냐고.. 바로 거침없이.. 물어보시더군요.. (물론 바로 거절 당함)
휴....
이야기를 최대한 있는 그대로 쓰다보니 엄청 길어졌네요..
결론적으로 이분은 아직 경고 상태로.. 일은 기존보다도 더더더 빼서 0.5 정도로 만들고 교육만 하기로 한 상황입니다.
저는 썩 이런 상황이 유쾌하지는 않아요... 부사수가 들어와 일이 편해지기를 바랐을 뿐인데 마음 고생만 잔뜩하고.. 일은 그리 줄어들지 않았죠 ㅜㅜ
이분을 위해 따로 가이드 문서를 만들어서 주던 것이나, 하나라도 더 알려드리려고 열심히 설명하던 일, 직접하면 금방 끝낼 수 있는 일을 기다리고 피드백 주고 하던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일이 늘었었죠..
이 정성이 너무.. 아깝습니다...
(은쪽님 코로나 걸렸을 때 따로 기프티콘 챙기고 이랬던 것도.. 너무 아깝..)
덕분에 어떤 사람이 부사수로 와도..ㅠㅠ 만족할 만큼 눈이 낮아졌다는 것은.. 그나마 장점이지만요..
(일은 못해도 돼 열정만 있다면..)
제가 지금 제일 두려워하는 건 은쪽님이 한달 동안 열심히 연기를 펼치다가 장들의 시선이 누그러워지면 다시 또 예전으로 돌아가는 거 아닐까 하는 점..
그렇게 되면 저는.. 아예 이곳을 떠날 것 같아요... ㅠㅠ
이미 이분이 인간적으로 너무 싫어져서 같이 일하고 싶지 않아졌기에...
그리고 이런 인간을 면접에 통과시킨 회사도 원망스럽기에..
제가 엄청 대단한 사람을 바랐던 것도 아니고.. 업무에 필요한 영어 능력 혹은 꼼꼼함과 성실함 둘 중 하나만이라도 갖추길 바랐는데,
저 자신도 영어를 그리 잘하는 것도 아니고 (국내파입니다) 그리 엄청 치밀한 편도 아닌지라 이분과 같이 일해야 된다고 상상하면 그것만으로도 넘 힘드네요.
기나긴 은쪽이의 이야기를 다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