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만이 답 인걸까.

ㅇㅇ2022.06.19
조회5,445
너무 답답한 나머지 이런 익명 판에다 까지 글을 올리게 되었네요.
혼자만의 속풀이니까 보기 불편하신 분들은 넘어가셔서 다른 기분 좋은 글들 읽어주세요.




자기 세계가 너무 강한 두 사람이 만나 결혼을 했다.
그러니 자주 다툴 수 밖에.
둘다 지기 싫어하는 성격에 자존심은 매우 센.

항상 내가 더 희생하는 것 같고 내가 더 내가 더 이해하고 참는 거 같고, 나만 억울하고
둘다 똑같이 이러고만 있으니 달라질 수가.



정말 이 사람이다 싶어서, 내 인생을 평생 맡겨도 될 것 같다 싶어서 결혼 한 게 아니다.

그냥 적지 않은 나이였었고, 이 남자 저 남자 질릴 때쯤 내 옆에 있던 사람이라,
그나마 전에 만났던 남자들 보단 조금이라도 나아보여서,
때 마침 결혼하자 밀어부치니 끌려오다시피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우리 결혼에 대한 내 의지는 크지않았던 것 같다.

그냥 연애만 하다 끝났어야 되는 사이었는데
연애감정만으로 결혼까지하다보니 이렇게 매번 싸우고 지쳐만 간다.


얼마 전 TV에서 혼기 찬 남녀커플이 프로포즈부터 결혼하는 과정까지 담은 드라마를 봤었다.
여자는 이 남자와 결혼이 하고싶어 기다리는 상황이었고
남자는 여자몰래 프로포즈를 준비 하고 .

프로포즈를 받은 그 여자의 표정과 기분을 보니 (물론 연기지만)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나도 서프라이즈 프로포즈를 받았었는데 말이다.
왜 부러웠을까..


나도 저런 마음으로 프로포즈를 받았어야 했는데
이 남자랑 결혼하고싶다 생각하고 있을 때 받았어야 더 기뻤을텐데.
그 때 당시 감정을 돌아보면
그저 누군가 나를 위해 이벤트를 해주니 기쁘다. 정도 였던 것 같다


돌이킬 수 있다면 돌아가고싶다. 연애만 하던 때로.


상대가 결혼하자 했어도
내 마음에 확신이 생길때까지 오케이 하지 말았어야 한다.



지금도 난, 우리 사이가 좋을 때
서로 까불고 놀 때만 보면 연애 때 감정 같아.
만나면 기분좋고, 같이 있으면 즐겁고.



근데 그 게 끝이다.

결혼할 사이면, 그 감정 + @ 가 더 있어야 되는 게 아닌가.


나와 너의 인생을 합쳐가며
서로가 믿음직 스럽고, 든든하고 신뢰가는 배우자로써
존경할 부분 있음 존경하고
우리 가정의 가장이자, 우리 아이의 아빠 라는 느낌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그래서 싸울 때 마다 결혼 전을 떠올리고,
너무 가볍게 결혼 제의에 승낙한 내 자신을 원망할 뿐이다.



혼자였을 때보다
둘이 되면, 훨씬 더 행복한 날들이 많아질 거라 생각했다.
나의 떨어진 자존감과 긍정적 마인드, 인생 목표, 나의 가치 등 더 올라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결혼한 지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난 결혼 전 보다 나아진 게 없는 것 같다.
아 하나 있다. 명품백의 수 정도?



과거까지 속이고 결혼한,
메소드연기 펼치며 거짓말을 여러번 하며 나의 정신력과 판단 마저 흐트러버린,

담배, 파혼, 거짓말, 무시하는 말투, 무안주는 말투와 행동들까지


내가 과연 이런 상태로
저런 남편을 평생 보듬고 이해하며 사랑할 수 있을까.


정말이지
결혼의 끝자락에 서있는 기분이다.


다른 부부들도 다 이렇게 참고 사는 걸까
나만 유난인건가.


누가 좀 알려줬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