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가 주식으로 돈을 날렸어

ㅇㅇ2022.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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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직 어린 학생이고 이런 집안 재정문제 같은거 신경 쓸 나이 아닌 것 맞는데 내 귀에도 이런 문제가 상세하게 들려올 정도면 꽤 심각한 것 같아서 힘든 마음에 글 남겨볼게

근데 오늘 동생이 아빠한테 격하게 화를 내는데도 평소에 자존심 세고 목소리 크던 아빠가 아무 말을 안하시더라고 무슨 일인가 싶어서 나와봤는데 아빠가 주식 때문에 큰 돈을 날리셨더라고
우리 아빠가 아주 예전에도 그랬고 주식으로 돈을 날리신 적이 꽤나 많은걸 알고 있었어 그리고 빚도 꽤나 있는 것도 알았어 그래서 엄마랑 아빠랑 정말 자주 싸우기도 했고 각서까지 쓴 적도 있었어 근데 항상 아빠는 약속 어기면서 엄마랑 상의 안하고 투자한다던지 해서 돈을 잃은 적이 좀 있었거든 이번에는 좀 일이 커졌더라고 원래 있던 빚도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식으로 매꿨다는 것 같더라
아빠가 단지 주식이 재밌다는 이유로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전혀 못 느끼고 주식을 투자하진 않았겠지 우리 좋은 대학 보내고 싶고 더 나은 삶 살게 하고 싶어서 욕심 내셨던 거겠지 그 욕심이 너무 커져서 아빠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의 무게를 주식이 오를거라는 기대와 희망에 가려져 못 보셨던 걸까 싶기도 해
우리 집 돈 꽤 벌어 그냥 주식에 손 안대고 회사에서 받는 월급만으로도 우리 학비, 대학 등록금 문제 없이 충분히 낼 수 있는 정도고 주식에만 손 안대면 엄마 아빠 노후도 편안하게 보낼 수 있을거야 근데 왜 욕심을 부려서 산더미 같은 빚을 만들어 내신걸까 원망스럽기도 해
어쩌면 내가 성인이 되어서 남겨진 빚들을 갚아야 할 수도 있다는 것도 싫은데, 엄마 아빠가 죽을 때 까지 빚을 갚으며 살아가야 할 수도 있다는 것도 너무 끔찍해
퇴직하실 나이가 다가와서 매 해 회사 구조 조정을 할 때마다 불안해하시는 아빠의 모습은 잊혀지지가 않아 또 다음 해에도 그 다음 해에도 그 모습을 보며 불안해할거라는 생각을 하니 정말 슬펐어 그런데 이젠 빚 걱정까지 배로 해야 한다니…
아빠가 너무너무 밉다가도 그냥 슬프기만 해 아빠가 돈을 날리려고 투자하지도 않았을 거고 어떤 마음으로 투자했는지 이해가 아예 안되는 건 아니니까 더 속상해

이런 얘기를 진지하게 할만한 데가 딱히 없어서 여기다가 하소연하듯 글 쓰는거야 좀 난해하더라도 이해해주고 위로 한 마디 해주고 갔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