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얼마전... 남동생이 어떻게 알았는지 저희 집에 찾아왔습니다.새엄마 자궁경부암 걸려서 암투병 중이랍니다.그동안 들어놨던 보험들은 아버지 사업 어려워지면서 옛날에 다 해지했고수술비도 없어서 고생한다구요.그러면서 저에게 화냈습니다.키워준 정을 무시하냐구요. 사람이라면 그간 키워준 은혜를 생각해서 수술비라도 보태야하지 않냐며...저는 물었습니다.니네 엄마, 우리 아버지랑 외도해서 너 낳은 거 알고 있냐고.무슨 말이냐며 묻길래 사실대로 다 말했습니다.그리고 말했습니다. 나는 너 때문에 엄마를 잃었고 그 집에서 사람대접 못 받고 지냈는데 무슨 키워준 은혜냐.너한테 그년이 최신형 컴퓨터 사줄 때 나는 패스트푸드 점에서 남이 먹은 쓰레기 치우고 있었다.니가 각종 메이커 옷이나 신발 받을 때 나는 교복도 물려받았고, 니 책상에 참고서 넘쳐날 때 나는 학교 소각장에서 선배들이 풀고 버린 문제집 주워 풀었다.양심이 있으면 그년한테 가서 똑바로 전해라.키워준 은혜 돌려받고 싶으면 나한테 부모로서 어떤 도리를 했는지 적어서 보내라고.남동생...한동안 말을 못 하더니, 그게 사실이면 용서하면 될 일이고 아니면 엄마한테 확인해보면 될 일이라며 얼굴이 벌개져서는 나갔습니다.그리고는 지금까지 연락이나 방문이 없습니다.
제가 이렇게 듣기 좋은 이야기도 아닌데 익명으로 글을 쓰는 이유는,남동생이 말한 '용서'라는 단어가 너무나도 용서가 안됩니다.당한 제가 가해자를 용서해야하는 의무라도 있는건가요?영화 밀양이 생각납니다.너무 분통터져서 눈물이 흐릅니다.남편에게는 부모님 돌아가셨다고 했었는데, 남동생이라고 나타났고 저의 성장이야기를 듣게 되니 남편도 충격이었나봅니다.화목한 가정에서 자라난 남편은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가 있냐며 저를 위로해주지만사실 위로가 안됩니다.제가 너무 못됐습니까? 익명으로라도 글을 써봤습니다. 너무 답답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