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언젠가 누군가의 꿈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2)

이슬2004.03.09
조회877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이렇게 같은 꿈을 꾸게됩니다..
현이라는 아이는 도대체 누구지..기억이 나질 않아..

항상 같은 배경에..가연이와 나 그리고 현이라는 남자아이..

 

셋이 옹기종기 앉아 소꿉놀이를 하는 꿈입니다..내가 알고 있는 아이인가..현이..

그 꿈을 꾸게 되면 하루종일 도대체 그 아이가 누구지하고 생각을 합니다

가연이랑 나랑 셋이 친한 사이처럼 보였는데..

도대체 왜 난 생각이 나질않지..
현이..현이라는 이름을...왠지 익숙하게 느껴지는 그 이름..

 

-선생님 안녕히계세요^^
-얘들아 차조심해야돼
-네~~~~~~~~!!

 

오늘도 하루종일 아이들과 전쟁을 치루고 나서야 아이들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손을 흔들어야합니다
정말 끝까지 뒤돌아보며 나의 손짓을 지켜보는 아이들이 종종있기 때문입니다 훗..

 

-아빠~~
-우리 혜영이 오늘도 선생님 말씀 잘들었어?^^

혜영이를 앉고 환하게 웃는 저 남자..어디서 본듯한 느낌이 듭니다

 

-선생님 선생님 우리 아빠예요^^ 우리 아빠 멋있쪄?
-네..안녕하세요..
-혜영이가 그렇게 자랑하시는 분이 선생님이셨군요^^ 혜영이가 참 좋아해요..
-아..네.. 근데 혜영이 아버님..되세요?
-선생님 우리 아빠예요 우리아빠~
-그럼..수고하세요^^
-선생님 안녕히계세요~

 

혜영이가 아빠라고 부르는 소리에 쑥쓰러운 듯 머리를 긁적거리며 웃어보입니다
나이가 많아 보이진 않는데..내 나이정도 또래인 것 같은데..
혜영이만한 딸이 있으면..결혼을 너무 빨리 한건가...

 

저 남자 웃음소리와 웃는모습이 잘 어울립니다
왠지 모르게 자꾸 눈길이 가서 가는 그 사람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그 자리에서

그의 뒷모습을 놓치지않고 바라보았습니다


그날은 하루종일 밤새도록 그 남자의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습니다
그래도..유부남인데.. 내가 왜이러지..


 

-선생님 선생님 우리 아빠 멋있지?
-으응^^ 혜영아 정말 혜영이 아빠니?
-네!
-그럼 혜영이 엄마는?
-혜영이 엄마는 매일 성당에서 기도해요^^

 

성당에서..기도?
혜영이네 가정사가 조금은 어려운 것 같습니다..
나중에 혜영이 어머님이 오시면 이야기를 해봐야지 하고 그날일은 그대로 덮었습니다

 

 

몇일 뒤
혜영이의 아빠라는 그 남자는 또 혜영이를 데릴러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네 또 뵙네요^^
-혜영이는 좋겠다 아빠가 매일 데릴러 오고^^
-네 선생님 혜영이는 정말정말 좋아요

 

-저기..선생님 혹시 시간 있으시면 저녁초대를 하고 싶은데..
 드릴 말씀도 있고 부탁할 이야기도 있어서요..
-아..저 그게..
-네 ...정말 죄송해요.. 학부모님들을 개인적으로 만날수가 없어서요..죄송합니다
-무리한 부탁을 드렸네요 죄송해요..^^

 

오늘도 그의 뒷모습을 여전히 바라보았습니다..
정말 괜찮을 것 같은 사람인데..아무리 그래도 따로 만날수는 없는거잖아
아무리 그래도 유부남인데...

 

 

-미주야 일어나
-아으..엄마 제발 일요일이잖아..
- 빨리 일어나 이러다가 약속시간 늦어
-엥..? 무슨 약속?
-무슨 약속이긴 너 오늘 유치원 안가는 날이잖아 그래서 엄마가 약속잡아놨지
-또...?
-그래 인물도 훤하고 참 성실하단다
-이번엔 또 뭐야 판사? 뭐 국회의원이라도돼?
-아니야 이번엔..좀 아쉽긴 하지만 약사래
-약....사?
-그래 그래도 너 약사가 얼마나 돈을 많이 버는줄 알어? 호호호  어서 준비해 늦겠다

 

정말...도대체 어떻게 말려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딸래미가 그렇게도 싫다는데 죽자사자 선자리를 마련하는 엄마의 저 태도는 도대체 무엇일까..

엄마 등에 떠밀려 흐느적흐느적 약속장소로 나갔습니다

 

 

-얘얘 저기온다
내 팔을 꾹꾹 찌르는 엄마의 모습은 오늘따라 더 야단법석인 것 같습니다

 

-제가 좀 늦었죠?  죄송합니다
답답하게 굵은 목소리도 아니고 그렇다고 참새들이 재잘재잘 되는 것도 아닌 것이..
바닐라향을 생각나게 하는 음성입니다..

 

 

-아니예요 호호
-미주야 인사해야지

-안녕하세요 차미주입니다

고개를 드는 순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습니다...

-어?
-어...? 선생님?

 

그쪽 또한 나와 같은 표정이였습니다

 

-저..혜영이 아버님..여긴..
-아버님? 그게 무슨소리야?

아버님이랑 소리에 엄마는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아닙니다^^
그 사람은 웃음을 지어보이며 엄마를 안심시켰습니다

 

-차미주 너 또 저번처럼 그러고 나오기만 해봐  뭐 여자를 사랑해?

  또 그러고 나오면 집에도 못들어올줄 알어!  호호호 그럼 이야기들 나누세요
-네..그럼 들어가세요^^

 

그는 상냥하게 엄마를 에스코트했고

엄마는 젊은 남자의 친절에 기분이 한껏 좋아진 듯 보였습니다

 

-저..이게 어떻게 된거예요?
-아..우선 통성명부터하죠...

-아 네 전 차미주예요..
-네 전 강민재라고 합니다

-미주씨?
-아..네
-많이 놀라셨나봐요
-네..조금...

-제가 혜영이 아빠라서요?
-네..그게..
-저 혜영이 아빠 아니예요 오빠예요^^
-네?!

 

그는 내가 오해하고 있었던 이야기를 하나둘씩 시작했습니다

 

-저번에 제가 저녁초대를 한건 저의 수녀님께서 혜영이에게 매일 미주씨 이야기를 듣고  

 부탁하실게 있으셔서 미주씨를 저녁식사에 초대한거였어요
-수녀님이요? 저를 왜..

-마리아 수녀님께서는 혜영이의 어머니시자 제 어머니시기도 합니다
-...네?

 

수녀님? 어머니...? 수녀님이 어떻게 어머니가 될수있지..?

 

-혜영이는 아주 갓난아기때부터 고아원에 들어왔어요
 그래서 어렸을때부터 수녀님을 엄마라고 불렀고 그리고 거기서 제일 큰 저를

 아빠라고  불러요 다른아이들도요..

아..그래서 그때 혜영이가 혜영이 엄마는 매일 성당에서 기도를 한다고 했구나..아..

 

-아..네 몇일전 혜영이가 엄마는 매일 성당에서 기도를 한다고 하길래

 무슨 이야기인가했어요.. 그랬군요 .. 그럼 민재씨도 어려서부터 그곳에서...자랐나요?

 

-네.. 어린 나이부터 마리아 수녀님 밑에서 자랐어요 그러다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입양이 되었는데 이제 수녀님도 나이가 드셔서 애들 보시기가 힘들어 하시는 것 같아서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 그곳에서 지내왔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 아이들의  아빠가

 될 수밖에 없었어요^^
-아...그랬군요..난 그것도 모르고..

 

그와는 대화가 잘 통했습니다 우선 안면이 있는 사이이기도 하고 그를 처음 봤을 때

참 느낌이 좋았기에 매번 선 자리처럼 그렇게 자리를 뜨긴싫었습니다
더더군다나 유부남도 아니고 그리고 날개잃은 천사들의 아빠라..

더더욱 이사람에게 호감이 가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만났으니 그럼 저번에 저녁초대때 부탁드릴려고 했던 이야기 해도 될까요?
-네.. 하세요
-사실 그곳에 아이들이 10명정도 있어요 혜영이를 포함해서..

 혜영이는 운이 좋은 케이 스예요 유치원을 다니고 있으니깐..혜영이네 어머니께서 달달이

 혜영이 교육비를 붙이   시거든요..하지만 다른 아이들은 그럴수가 없어요

 그래서 부탁드리는건데..주말마다 시간좀 내주시면 안될까요?
-제가 할수있는일이..뭐가 있을지..

 

-아이들의 선생님이 되어주세요..왠지 미주씨라면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아서요
 혜영이가 선생님 이야기를 많이 해서 한번 만나 뵙고도 싶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어주실 것 같아서..

-아....
-제가 너무 어려운 부탁은 했나요 그렇다면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아니예요^^ 일요일마다 가면 되는건가요?
-그럼...정말 와주실거예요?

-네^^ 어려운일도 아니고..혜영이 아버님..아니 민재씨가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 좋아보여요..제가 도움이 될 수있으면 좋겠어요

-정말..고맙습니다 어머니께서도 기뻐하실거예요^^

 

어린아이마냥 꼭 갖고싶었던 장남감을 받은 어린아이 마냥 웃고 있는 민재씨를 보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심장이 뛰고있는걸 느꼈습니다..

혹시 민재씨에게까지 들려서 지금 내 마음을  들켜버리는건 아닌지..

 

-그럼 다음주 일요일에 뵙죠..어디로 가면..
-아 유치원앞에서 뵈요 제가 모시러갈께요 성당이 유치원근처에 있거든요..^^

-네..근데 민재씨 왜 선 보러 나왔어요?
-어쩔수없이 끌려 나온거예요 수녀님께서 한번 나가보라고 떠미셔서요..
 저도 나이가 나이가 보니^^ 그리고 부양가족이 많잖아요..훗..^^
 하지만 아직은 좋은 때라고 생각하는데..아직은 결혼을 해야한다는게 실감이 안돼요

 

-아..그러셨구나 저도 그래요 벌써부터 결혼한다는게 조금은 아깝게 느껴져요
 안그래도 엄마는 주말마다 선 자리를 마련하는데 이번에도 끌려서 나왔죠뭐..
 이젠 일요일마다 아이들과의 약속이 있어서 선 같은거 안봐도 될 것 같은데요^^

-그러다가 선생님 시집못가시면 어떻게해요 쿡..

-그렇게되면 민재씨랑 아이들이 절 책임져야죠^^
-아..;;
얼굴이 발그스레해지는 모습이 아직까지 소년처럼 귀엽습니다

 

-약사시라구요?
-네..의사가 꿈이였어요 지내다보면 아픈 아이들이 많거든요..근데 여건이 좋지 않으니  

 그때 그때 병에 맞는 치료를 하려면 힘이 들어요 돈이 많이 들어서..그래서 의사를 꿈꿨죠..

 하지만 그렇게 되면 아이들과 같이 있을 시간이 없잖아요..그래서 약사란 직업을 선택했어요..
-아...그러셨군요

 

처음느낌부터 바닐라향처럼 부드럽고 질리지 않게..

달콤하게 다가온 민재씨와의 만남이 조금은 길게 이어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잘한일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곳에서 배움이라는건

오히려 그 아이들에게 무신경할텐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수있다는것에 대한 기쁨이 큽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묘한 감정이 그에게 끌리는 것 같았습니다..

자석의 N극과 S극이 만날 때처럼..

 

 

 

제목때문에 아직도 난감한 마음에 다시 수정했습니다..

오늘 학교에 어떤 할아버지가 손녀딸을 찾으러 오셨는데 학교를 잘못알고 오신거예요

시골에서 손녀딸을 만나러 오셨다는 그 할아버지의 뒷모습이 작게만 느껴졌습니다..

굽은허리가 그 동안의 세월이 대신 이야기해주는듯.. 

저렇게 나이를 먹어가는구나..하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곳에서 손녀딸을 만나러오시는 할아버지의 마음 또한 따뜻했습니다

다시 길을 알려드렸는데 만나셨는지 모르겠네요..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것은 얼마만큼 갔느냐보다

                          어디로 향해가는가입니다 지금 우린 어딜 향해 가고있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