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음악 평론 사이트 아이돌로지에서 선정한 <2021 올해의 노래 10선> 온앤오프 ‘Beautiful Beautiful’인간의 음성을 빌어 구현된 금관악기 소리가 마치 선전포고처럼 힘차게 울리며 포문을 연다. 사운드는 빈 곳 없이 풍성하고 오밀조밀한데, 모든 악기며 요소가 빡빡한 느낌 없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어 피로감 없이 곡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 지난한 시대를 함께 살아내는 모든 이에게 보내는 희망가이되, 위로를 건네는 방식이 촌스럽거나 빤하지 않다는 점도 큰 미덕. 브릿지의 촘촘히 쌓아 올린 아카펠라로부터 곧바로 이어지는 코러스 파트에서는 모종의 ‘벅차오름’을 느끼고 만다. 이토록 벅차고도 올곧은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색색깔의 콘페티처럼 천진하게 반짝이는 사운드를 어떻게 외면할 수 있을까. (Monthly : 2021년 2월 – 앨범 中) 위클리 ‘After School’“하이틴”이라는 단어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는 겪어온 환경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어느 장면을 떠올리든, 그 장면을 이미지로 제작하고자 하는 이들은 이미 청소년기를 지나온 경우가 대다수다. 그렇기에 실제로 무대에서 그 이미지를 보여주는 퍼포머들이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당사자들이라고 하더라도, 그 이미지를 해석하는 이에 따라서 미화되거나, 때로는 왜곡된 모습을 표현할 수 있다. 그렇기에 관건은 어떤 모습을 어떻게 재해석해서 담아내느냐이다. 위클리에는 그 고찰이 담겨있고, 이는 위클리만의 하이틴으로 표현된다. (Monthly : 2021년 3월 – 앨범 中) 스테이씨 ‘ASAP’블랙아이드필승의 ‘쪼’가 또 한 건 해냈다. 둔탁한 리듬 세션이 곡의 텐션을 팽팽하게 유지하는 가운데 어느 때보다도 교묘한 탑라인의 빌드업이 돋보인다. 지루할 틈이 없는 파트 간의 ‘밀당’을 듣고 있자면 그의 손대중의 동물적인 감각에 그저 감탄하게 된다. 여기에 시은과 윤을 필두로 ‘목청이 좋다’는 수식어가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여섯 멤버들의 보컬이 탑재되니 화룡점정이다. 시류를 입은 구관(舊官)의 저력이 십분 발휘된 곡. (Monthly : 2021년 4월 – 싱글 中) 엔하이픈 ‘Drunk-Dazed’방탄소년단의 ‘Fake Love’,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널 기다려’, ‘세계가 불타버린 밤, 우리는…’을 거쳐 엔하이픈의 ‘Drunk-Dazed’까지 왔다. 이제는 빅히트 뮤직의 유산이라 해도 좋을 로킹한 이모(emo) 감성이 번뜩인다. “Carnival”이라는 앨범 표제에 걸맞게 응축되어 폭발하는 에너지에서 오는 압도감이 상당하다.특히 포스트락, 슈게이징의 향취가 물씬 밴 ‘Intro : The Invitation’과의 시너지가 압권이다. (Monthly : 2021년 4월 – 앨범 中) 에스파 ‘Next Level’‘Next Level’은 곡과 곡 사이에 뚜렷하게 들리는 균열을 가리려는 의지조차 없이 완전히 다른 곡이 중간에 삽입된 액자식 구성이다. 문제는 이 말도 안 되는 구성이 제법 매력적이라는 점인데, 원곡과 거의 유사한 도입부의 비트와 랩은 도입부대로, 갑작스레 터져 나오는 보컬 파트와 유영진의 서명이라도 새겨진 듯한 중후반부의 중독성 역시 만만치 않다. 구성의 의도를 조금 넘겨짚어서 에스파의 노래들이 독립된 하나의 곡이라기보다는 일종의 OST 트랙으로서 기능한다고 가정해보자. 드라마나 영화 속 배경음악은 장면과 분위기에 따라 얼마든지 전환되고, 보는 이 또한 그에 어색함을 느끼지않는다. 앞으로 에스파가 내놓을 곡들은 ‘광야’와 현실 사이를 오가는 SMCU 속의 OST, 또는 뮤지컬 넘버처럼 기능할 것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일지도 모른다고 가정하면 이 뻔뻔하게 당혹스러운 곡의 구성 또한 어느 정도 수긍이 된다. (Monthly : 2021년 5월 – 싱글 中) 프로미스나인 ‘WE GO’패션 마스크를 착용한 멤버 개별 티저부터 각자 상상의 여행을 떠난 듯 스튜디오 안에서 꾸며진 사진, 여권 커버를 연상시키는 앨범 커버 아트, 그리고 무엇보다 포토샵과 프리미어, 줌(Zoom)의 영상통화를 연상시키는 온갖 장치를 이용해 랩탑 화면 속에서 실시간으로 만들어지는 듯한 착각을 주는 뮤직비디오까지 팬데믹 시대에 적응하는 케이팝의 현주소를 담아낸 자료로 훗날 쓰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모든 요소가 콘셉트에 충실한 싱글. (Monthly : 2021년 5월 – 싱글 中) 투모로우바이투게더 ‘0X1=LOVESONG’긴 시간 케이팝은 주로 하우스 EDM과 힙합 R&B 사이에서 돌고 돌며 성장했다. 그러나 사실 근래 팝에는 이모(emo)나 그런지 인플루언스가 꾸준히 등장하고 있었다. 빌리 아일리시 등의 젊은 아티스트가 이 세대로부터 정의하고 유도해낸 무드, 그러니까 자기인식적이며 동시에 파괴적인 정서가 팝 록 리바이벌과 결합했음을 느낄 때, 그 순간의 스파크에서 새 조류의 시작점을 본다. TXT의 ‘0X1=LOVESONG’ 역시 그 좌표 위에 있는, 동시대적인 곡이다. 베이스와 탐이 주가 되는 웅장한 리듬 위에서 보란 듯이 핸드 마이크를 들고 케이팝 안무를 춘다. 록이 아이돌을 허락하지 않았던 일은 이제 그저 과거일 뿐이다. 키 ‘Helium’앨범에 걸쳐 연극적인 퍼포먼스가 일관되게 나타난다. 그중 하이라이트를 꼽자면 단연 ‘Helium’이다. ‘헬륨’이라는 곡의 소재에 걸맞게 정착되지 않는 화성 위를 고고하게 부유하는 멜로디와 그를 가뿐하게 수행하는 키의 애티튜드가 돋보인다. 세븐틴 ‘Rock with you’로킹한 질주감으로 청춘을 그려내 사랑받았던 소위 ‘투니버스 감성’ 수록곡의 기조를 비로소 타이틀곡으로까지 끌어올린 듯하다. 분주한 가운데서도 다급함이 느껴지지 않는 경쾌한 퍼포먼스는 개운한 감각을 일깨우고, 라이브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막바지의 힘찬 단체 기합은 청춘의 들끓는 혈기를 극적으로 표현해낸다. 과연 “중단 없이 계속 연주하라”는 의미를 담은, 멤버 전원 재계약 이후 처음으로 발매되는 앨범 “Attacca”의 얼굴로서 최적의 곡이다. 아이브 ‘ELEVEN’7을 그린 손가락을 물 때 드러나는 찡그린 얼굴은 ‘걸크러쉬’라는 단어로 채 담을 수 없다. 7에서 11로 뛰어오르는 과감함과 함께 휘몰아치는 감정을 “사랑하게 됐거든”이라며 고백하는 여유로움으로 미뤄보면, 아이브의 몸짓은 맹수의 그것을 닮았기 때문이다. 펀치 라인에 맞춰 활시위를 겨누는 짧은 순간이나 ‘Heaven’을 발음하는 입 모양에 따라 손에 쥔 것을 한입에 삼키는 안무, “Aya aya aya”에서 손톱을 드러내는 동작은 ‘ELEVEN’의 ‘화사한 야성’을 한껏 표현해냈다.연말의 늦은 데뷔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돌로지 “올해의 신인 8선”에 자리한 아이브는 대중의 마음을 “한 칸”씩 점령하는 중이다. 흥미로운 반전이 가득한 ‘ELEVEN’, 그리고 아이브의 매력에 너무 늦지 않게 포섭되길 바란다. 3534
아이돌로지 선정 2021 올해의 노래 10선
아이돌 음악 평론 사이트 아이돌로지에서 선정한
<2021 올해의 노래 10선>
온앤오프 ‘Beautiful Beautiful’
인간의 음성을 빌어 구현된 금관악기 소리가 마치 선전포고처럼 힘차게 울리며 포문을 연다.
사운드는 빈 곳 없이 풍성하고 오밀조밀한데, 모든 악기며 요소가 빡빡한 느낌 없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어 피로감 없이 곡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
지난한 시대를 함께 살아내는 모든 이에게 보내는 희망가이되,
위로를 건네는 방식이 촌스럽거나 빤하지 않다는 점도 큰 미덕.
브릿지의 촘촘히 쌓아 올린 아카펠라로부터
곧바로 이어지는 코러스 파트에서는 모종의 ‘벅차오름’을 느끼고 만다.
이토록 벅차고도 올곧은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색색깔의 콘페티처럼 천진하게 반짝이는 사운드를 어떻게 외면할 수 있을까.
(Monthly : 2021년 2월 – 앨범 中)
위클리 ‘After School’
“하이틴”이라는 단어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는 겪어온 환경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어느 장면을 떠올리든, 그 장면을 이미지로 제작하고자 하는 이들은
이미 청소년기를 지나온 경우가 대다수다.
그렇기에 실제로 무대에서 그 이미지를 보여주는 퍼포머들이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당사자들이라고 하더라도,
그 이미지를 해석하는 이에 따라서 미화되거나, 때로는 왜곡된 모습을 표현할 수 있다.
그렇기에 관건은 어떤 모습을 어떻게 재해석해서 담아내느냐이다.
위클리에는 그 고찰이 담겨있고, 이는 위클리만의 하이틴으로 표현된다.
(Monthly : 2021년 3월 – 앨범 中)
스테이씨 ‘ASAP’
블랙아이드필승의 ‘쪼’가 또 한 건 해냈다.
둔탁한 리듬 세션이 곡의 텐션을 팽팽하게 유지하는 가운데
어느 때보다도 교묘한 탑라인의 빌드업이 돋보인다.
지루할 틈이 없는 파트 간의 ‘밀당’을 듣고 있자면
그의 손대중의 동물적인 감각에 그저 감탄하게 된다.
여기에 시은과 윤을 필두로 ‘목청이 좋다’는 수식어가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여섯 멤버들의 보컬이 탑재되니 화룡점정이다.
시류를 입은 구관(舊官)의 저력이 십분 발휘된 곡.
(Monthly : 2021년 4월 – 싱글 中)
엔하이픈 ‘Drunk-Dazed’
방탄소년단의 ‘Fake Love’,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널 기다려’,
‘세계가 불타버린 밤, 우리는…’을 거쳐 엔하이픈의 ‘Drunk-Dazed’까지 왔다.
이제는 빅히트 뮤직의 유산이라 해도 좋을 로킹한 이모(emo) 감성이 번뜩인다.
“Carnival”이라는 앨범 표제에 걸맞게 응축되어 폭발하는 에너지에서 오는 압도감이 상당하다.
특히 포스트락, 슈게이징의 향취가 물씬 밴 ‘Intro : The Invitation’과의 시너지가 압권이다.
(Monthly : 2021년 4월 – 앨범 中)
에스파 ‘Next Level’
‘Next Level’은 곡과 곡 사이에 뚜렷하게 들리는 균열을 가리려는 의지조차 없이
완전히 다른 곡이 중간에 삽입된 액자식 구성이다.
문제는 이 말도 안 되는 구성이 제법 매력적이라는 점인데,
원곡과 거의 유사한 도입부의 비트와 랩은 도입부대로,
갑작스레 터져 나오는 보컬 파트와 유영진의 서명이라도 새겨진 듯한
중후반부의 중독성 역시 만만치 않다.
구성의 의도를 조금 넘겨짚어서 에스파의 노래들이
독립된 하나의 곡이라기보다는 일종의 OST 트랙으로서 기능한다고 가정해보자.
드라마나 영화 속 배경음악은 장면과 분위기에 따라 얼마든지 전환되고,
보는 이 또한 그에 어색함을 느끼지않는다.
앞으로 에스파가 내놓을 곡들은 ‘광야’와 현실 사이를 오가는 SMCU 속의 OST,
또는 뮤지컬 넘버처럼 기능할 것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일지도 모른다고 가정하면
이 뻔뻔하게 당혹스러운 곡의 구성 또한 어느 정도 수긍이 된다.
(Monthly : 2021년 5월 – 싱글 中)
프로미스나인 ‘WE GO’
패션 마스크를 착용한 멤버 개별 티저부터 각자 상상의 여행을 떠난 듯
스튜디오 안에서 꾸며진 사진, 여권 커버를 연상시키는 앨범 커버 아트,
그리고 무엇보다 포토샵과 프리미어, 줌(Zoom)의 영상통화를 연상시키는
온갖 장치를 이용해 랩탑 화면 속에서 실시간으로 만들어지는 듯한 착각을 주는
뮤직비디오까지 팬데믹 시대에 적응하는 케이팝의 현주소를 담아낸 자료로
훗날 쓰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모든 요소가 콘셉트에 충실한 싱글.
(Monthly : 2021년 5월 – 싱글 中)
투모로우바이투게더 ‘0X1=LOVESONG’
긴 시간 케이팝은 주로 하우스 EDM과 힙합 R&B 사이에서 돌고 돌며 성장했다.
그러나 사실 근래 팝에는 이모(emo)나 그런지 인플루언스가 꾸준히 등장하고 있었다.
빌리 아일리시 등의 젊은 아티스트가 이 세대로부터 정의하고 유도해낸 무드,
그러니까 자기인식적이며 동시에 파괴적인 정서가 팝 록 리바이벌과 결합했음을 느낄 때,
그 순간의 스파크에서 새 조류의 시작점을 본다.
TXT의 ‘0X1=LOVESONG’ 역시 그 좌표 위에 있는, 동시대적인 곡이다.
베이스와 탐이 주가 되는 웅장한 리듬 위에서 보란 듯이 핸드 마이크를 들고 케이팝 안무를 춘다.
록이 아이돌을 허락하지 않았던 일은 이제 그저 과거일 뿐이다.
키 ‘Helium’
앨범에 걸쳐 연극적인 퍼포먼스가 일관되게 나타난다.
그중 하이라이트를 꼽자면 단연 ‘Helium’이다.
‘헬륨’이라는 곡의 소재에 걸맞게 정착되지 않는 화성 위를 고고하게 부유하는 멜로디와
그를 가뿐하게 수행하는 키의 애티튜드가 돋보인다.
세븐틴 ‘Rock with you’
로킹한 질주감으로 청춘을 그려내 사랑받았던
소위 ‘투니버스 감성’ 수록곡의 기조를 비로소 타이틀곡으로까지 끌어올린 듯하다.
분주한 가운데서도 다급함이 느껴지지 않는 경쾌한 퍼포먼스는 개운한 감각을 일깨우고,
라이브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막바지의 힘찬 단체 기합은
청춘의 들끓는 혈기를 극적으로 표현해낸다.
과연 “중단 없이 계속 연주하라”는 의미를 담은,
멤버 전원 재계약 이후 처음으로 발매되는 앨범 “Attacca”의 얼굴로서 최적의 곡이다.
아이브 ‘ELEVEN’
7을 그린 손가락을 물 때 드러나는 찡그린 얼굴은 ‘걸크러쉬’라는 단어로 채 담을 수 없다.
7에서 11로 뛰어오르는 과감함과 함께 휘몰아치는 감정을
“사랑하게 됐거든”이라며 고백하는 여유로움으로 미뤄보면,
아이브의 몸짓은 맹수의 그것을 닮았기 때문이다.
펀치 라인에 맞춰 활시위를 겨누는 짧은 순간이나 ‘Heaven’을 발음하는 입 모양에 따라
손에 쥔 것을 한입에 삼키는 안무, “Aya aya aya”에서 손톱을 드러내는 동작은
‘ELEVEN’의 ‘화사한 야성’을 한껏 표현해냈다.
연말의 늦은 데뷔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돌로지 “올해의 신인 8선”에 자리한 아이브는
대중의 마음을 “한 칸”씩 점령하는 중이다.
흥미로운 반전이 가득한 ‘ELEVEN’,
그리고 아이브의 매력에 너무 늦지 않게 포섭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