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매일 한주에 한번씩 늦은 저녁에 과외를 받습니다. 취미+자기계발로요. (둘이다 합의된 사항이고 불만없습니다.)
아내도 처음에는 선생님께 인사도 하고, 명절때는 남편을 통해 작은 롤케익이라도 선물하고 합니다. 다만, 코로나 한창 유행일 때라, (+편하게 입고 있을 때는 부끄러워서) 그 이후에는 아예 문닫고 방안에 들어가서 나오지를 않았습니다. 항상 없는 척 조용히 있었죠.
오늘도 선생님이 오셨습니다. 띵동띵동 하고 소리가 나길래 아내가 남편에게 가서 문열어주라고 하는데, 남편이 자고 있습니다. 아내가 급한 마음에 남편을 깨웠는데 남편은 입고 있는 바지가 얇고 좀 잠옷 같아 보여서 부끄럽다며 옷을 갈아입습니다. 깨느라 옷갈아입느라 시간이 지납니다.
아내도 브래지어도 안 입고, 요리 및 청소하느라 좀 산발인 상태에 쌩얼이고 두꺼운 안경도 끼고 있습니다. 아내도 이 모습이 너무 부끄럽지만, 갑자기 오신 것도 아닌, 약속을 잡아서 오신 선생님을 잠깐이라도 밖에 세워둔다는게 말도 안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부끄럽다고 옷찾아서 갈아입느라 시간을 지체하는 듯한 남편에게 짜증을 내며 황망히 선생님께 현관문을 열어줍니다.
선생님은 아내의 이런 정리되지 않은 모습이 처음이라 그런지 좀 아내의 모습을 아래위로 쳐다보시는 것 같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이 가신 후 아내가 남편에게 다음에 선생님 오시기 전에는 자고 있지 말든지, 아니면 자더라도 선생님 만나기에 안 부끄러운 바지를 입고 자라고 합니다.
그런데 남편은,
1. 문은 아내가 열어줘도 된다
2. 자기가 더 부끄럽다.
3. 아내가 안 나가도 된다. 자신이 1분만에 갈아입고 나갈거니까 상관하지 마라. 왜 그럴필요 없는데도 자발적으로 나가놓고 짜증이냐
라는 주장입니다. 즉, 앞으로도 본인 피곤하면 과외시간 전에도 편한옷입고 자고 있겠다는 거죠. (과외쌤이 도착하는 시간이 몇십분 정도 다소 들쑥 날쑥 합니다.)
아내는
1. 아내도 차림이 부끄럽고, 남편도 부끄러운 상황이면, 그 상황에서 선생님께 과외를 받으려는 본인이 나가야 하는것 아니냐.
2. 선생님이 오시는데 남편이 자고 있으면, 결국 아내가 깨워줘야 되는데 그러면 시간이 지체되고, 옷 갈아입느라 또 한번 더 지체된다. 그런 경우 선생님이 잠깐이라도 밖에서 기다리게 되는데 그게 말이되냐.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게 남편이 안 자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혹은 적어도 시간이라도 덜 지체하게 옷이라도 남 보기에 안 부끄러운 옷을 입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3. 이번 일이 뭐 엄청 큰일은 아니지만 남편이 앞으로도 계속 그러겠다는 자세는 뻔뻔한것 같다. 타인에게 (작더라도) 피해를 주는걸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다.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것 같다. 라는 입장입니다.
(이렇게 얘기한건 아니고 지금 글로 입장정리를 하는겁니다. 사실 말 섞기 싫어서요. )
남편말처럼 선생님께 문을 열어주지 않고 잠깐 기다리는게 별일이 아닌건지.
아내말처럼 남편이 과외 시간 전에는 잠을 자지 않거나, 잠을 자더라도, 일어나자마자 튀어나갈수 있게 본인입장에서 부끄럽지 않은 바지를 입고 자는게 맞는건지
의견부탁드려요.
아내 입장에서 쓴 글이에요. 아내 생각에는 상식적이지 않은 듯한 남편의 행동을 남편에게 설명해서 이해시켜야 한다는게 싫어서 적은 거에요.
감사합니다.
——————————————————————
후기
사실 아내는 이번일이 아주 큰 일은 아니더라도 그 동안 대부분의 사람이 최소한의 예의이자 상식이라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남편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일이 잦았던 것 같아 그게 너무 피곤하고 더 하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한바탕 논쟁을 하고난 후, 자포자기 하고 있는 아내에게 한참 뒤 남편이 얘기를 꺼내네요.
사실 아내의 말이 맞고, 과외선생님 오시기 전에 준비하고 있는게 예의고 상식이라는 게 맞다는걸 싸울때 인지했는데 지기 싫어서 우겼다고요.
본인일이니 본인이 나가서 맞이하는게 맞고 선생님 오시기 전 미리 준비하는게 맞다고, 창피한 복장으로 나가서 맞이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합니다.
아내는 남편이 일 때문에 힘들어하는 거 알고 있으니 과외하는 날에는 퇴근후에 최대한 쉴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고 합니다. (아내는 주로 재택근무)
그리고 선생님 오시는 시간이 거의 40-50분 왔다갔다 하는데, 가장 일찍 오실때 기준으로 오는 시간 보다 10분 전에 아내가 남편을 깨워주기로 합니다. 남편이 너무 피곤해서 눈을 좀 붙여야겠다 싶은 날의 경우에는요.
그렇게 화기애애하게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네이트 판의 드라마틱한 사연들에 비해 사소하기 그지 없으며 장황하기까지한 이야기도 읽어주시고, 의견 남겨주신 모든분께 감사드립니다. 답답한 마음에 위안이 되었고, 남편과 얘기할 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부창부수라고 욕먹지 않을까 하긴 했었는데, 역시나 둘 다 이해안간다는 분도 계시네요.
“아내가 과외를 받는 당사자가 아니지만, 그래도 선생님께 인사는 해야한다”는 입장에 대해서 말씀 드리자면, 코로나가 다시 부상하고 있어서 최대한 안 마주치는게 선생님께도 좋을 것 같아,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당분간은 마주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다만, 잠깐 남편이 화장실이라도 가 있는 경우에 오실 경우 제가 열어드리는 게 맞으니까 저도 옷은 어느정도 잘 챙겨입고 있을게요. 코로나가 잦아들면, 조언해주신데로 인사하고 들어가는 쪽으로 하겠습니다. 저도 그게 맞는것 같아서요.
혹시 자세한 신상이 알려질까봐, 이런저런 사소한 디테일을 안 넣다보니 혹여 오해를 사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조언해주신 내용을 바탕으로 이미 잘 해결 되어서 글은 이정도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누구의 입장이 더 이해가시나요[완료됨/후기있음]
남편이 매일 한주에 한번씩 늦은 저녁에 과외를 받습니다. 취미+자기계발로요. (둘이다 합의된 사항이고 불만없습니다.)
아내도 처음에는 선생님께 인사도 하고, 명절때는 남편을 통해 작은 롤케익이라도 선물하고 합니다. 다만, 코로나 한창 유행일 때라, (+편하게 입고 있을 때는 부끄러워서) 그 이후에는 아예 문닫고 방안에 들어가서 나오지를 않았습니다. 항상 없는 척 조용히 있었죠.
오늘도 선생님이 오셨습니다. 띵동띵동 하고 소리가 나길래 아내가 남편에게 가서 문열어주라고 하는데, 남편이 자고 있습니다. 아내가 급한 마음에 남편을 깨웠는데 남편은 입고 있는 바지가 얇고 좀 잠옷 같아 보여서 부끄럽다며 옷을 갈아입습니다. 깨느라 옷갈아입느라 시간이 지납니다.
아내도 브래지어도 안 입고, 요리 및 청소하느라 좀 산발인 상태에 쌩얼이고 두꺼운 안경도 끼고 있습니다. 아내도 이 모습이 너무 부끄럽지만, 갑자기 오신 것도 아닌, 약속을 잡아서 오신 선생님을 잠깐이라도 밖에 세워둔다는게 말도 안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부끄럽다고 옷찾아서 갈아입느라 시간을 지체하는 듯한 남편에게 짜증을 내며 황망히 선생님께 현관문을 열어줍니다.
선생님은 아내의 이런 정리되지 않은 모습이 처음이라 그런지 좀 아내의 모습을 아래위로 쳐다보시는 것 같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이 가신 후 아내가 남편에게 다음에 선생님 오시기 전에는 자고 있지 말든지, 아니면 자더라도 선생님 만나기에 안 부끄러운 바지를 입고 자라고 합니다.
그런데 남편은,
1. 문은 아내가 열어줘도 된다
2. 자기가 더 부끄럽다.
3. 아내가 안 나가도 된다. 자신이 1분만에 갈아입고 나갈거니까 상관하지 마라. 왜 그럴필요 없는데도 자발적으로 나가놓고 짜증이냐
라는 주장입니다. 즉, 앞으로도 본인 피곤하면 과외시간 전에도 편한옷입고 자고 있겠다는 거죠. (과외쌤이 도착하는 시간이 몇십분 정도 다소 들쑥 날쑥 합니다.)
아내는
1. 아내도 차림이 부끄럽고, 남편도 부끄러운 상황이면, 그 상황에서 선생님께 과외를 받으려는 본인이 나가야 하는것 아니냐.
2. 선생님이 오시는데 남편이 자고 있으면, 결국 아내가 깨워줘야 되는데 그러면 시간이 지체되고, 옷 갈아입느라 또 한번 더 지체된다. 그런 경우 선생님이 잠깐이라도 밖에서 기다리게 되는데 그게 말이되냐.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게 남편이 안 자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혹은 적어도 시간이라도 덜 지체하게 옷이라도 남 보기에 안 부끄러운 옷을 입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3. 이번 일이 뭐 엄청 큰일은 아니지만 남편이 앞으로도 계속 그러겠다는 자세는 뻔뻔한것 같다. 타인에게 (작더라도) 피해를 주는걸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다.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것 같다. 라는 입장입니다.
(이렇게 얘기한건 아니고 지금 글로 입장정리를 하는겁니다. 사실 말 섞기 싫어서요. )
남편말처럼 선생님께 문을 열어주지 않고 잠깐 기다리는게 별일이 아닌건지.
아내말처럼 남편이 과외 시간 전에는 잠을 자지 않거나, 잠을 자더라도, 일어나자마자 튀어나갈수 있게 본인입장에서 부끄럽지 않은 바지를 입고 자는게 맞는건지
의견부탁드려요.
아내 입장에서 쓴 글이에요. 아내 생각에는 상식적이지 않은 듯한 남편의 행동을 남편에게 설명해서 이해시켜야 한다는게 싫어서 적은 거에요.
감사합니다.
——————————————————————
후기
사실 아내는 이번일이 아주 큰 일은 아니더라도 그 동안 대부분의 사람이 최소한의 예의이자 상식이라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남편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일이 잦았던 것 같아 그게 너무 피곤하고 더 하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한바탕 논쟁을 하고난 후, 자포자기 하고 있는 아내에게 한참 뒤 남편이 얘기를 꺼내네요.
사실 아내의 말이 맞고, 과외선생님 오시기 전에 준비하고 있는게 예의고 상식이라는 게 맞다는걸 싸울때 인지했는데 지기 싫어서 우겼다고요.
본인일이니 본인이 나가서 맞이하는게 맞고 선생님 오시기 전 미리 준비하는게 맞다고, 창피한 복장으로 나가서 맞이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합니다.
아내는 남편이 일 때문에 힘들어하는 거 알고 있으니 과외하는 날에는 퇴근후에 최대한 쉴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고 합니다. (아내는 주로 재택근무)
그리고 선생님 오시는 시간이 거의 40-50분 왔다갔다 하는데, 가장 일찍 오실때 기준으로 오는 시간 보다 10분 전에 아내가 남편을 깨워주기로 합니다. 남편이 너무 피곤해서 눈을 좀 붙여야겠다 싶은 날의 경우에는요.
그렇게 화기애애하게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네이트 판의 드라마틱한 사연들에 비해 사소하기 그지 없으며 장황하기까지한 이야기도 읽어주시고, 의견 남겨주신 모든분께 감사드립니다. 답답한 마음에 위안이 되었고, 남편과 얘기할 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부창부수라고 욕먹지 않을까 하긴 했었는데, 역시나 둘 다 이해안간다는 분도 계시네요.
“아내가 과외를 받는 당사자가 아니지만, 그래도 선생님께 인사는 해야한다”는 입장에 대해서 말씀 드리자면, 코로나가 다시 부상하고 있어서 최대한 안 마주치는게 선생님께도 좋을 것 같아,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당분간은 마주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다만, 잠깐 남편이 화장실이라도 가 있는 경우에 오실 경우 제가 열어드리는 게 맞으니까 저도 옷은 어느정도 잘 챙겨입고 있을게요. 코로나가 잦아들면, 조언해주신데로 인사하고 들어가는 쪽으로 하겠습니다. 저도 그게 맞는것 같아서요.
혹시 자세한 신상이 알려질까봐, 이런저런 사소한 디테일을 안 넣다보니 혹여 오해를 사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조언해주신 내용을 바탕으로 이미 잘 해결 되어서 글은 이정도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본문 글 만큼이나 긴 후기가 되어버렸네요.
진짜 다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