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의견, 꾸지람, 위로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어제 남자친구랑 하루종일 연락 안하고 혼자 집안에서 생각해본 결과 헤어짐이 맞다고 생각했고, 오늘 아침에 연락하여 저녁에 만나기로 했었습니다.
만나서 할 말들을 정리 중에 (제가 화가 나면 눈물부터 나오는 스타일이라 ㅜㅜ)
여러분들이 적어주신 댓글중에 참고할 만한 댓글이 있을까 싶어 들어왔는데 정말,, 저를 위한 너무나 많은 댓글들 너무 감사해요. 펑펑 울면서 모두 찬찬히 읽고 그냥 오늘 저녁에 만나지 않기로했습니다. 꽤나 먼 거리라 (차로 40분)만나러 가는 시간과 기름값이 아깝더라고요. 그냥 바로 전화해서 만날필요도 없고, 찾아올 생각도 하지말라 전했습니다.
아, 몇몇분들 댓글처럼 저는 제엄마 욕보인 사람 정때문에 다시 '만나고 싶어서' 글을 쓴 건 아니었습니다.
당연히 너무너무 화가나지만, 혹여나 세상사람들이 보기에 엄마없는 자격지심 때문에 저러는거 맞다. 본인이 엄마의 입장인데 그 말은 칭찬이 맞다는 말씀을 하신다면
내가 엄마가 없어서 몰랐구나 어른들이 보기엔 엄마가 없다는게 흠이 맞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자란 내 모습을 칭찬하는 말이구나 하고 이해해보려했습니다.
절대로. 아직 남친이 좋으니까 만날래! 가 아니었어요ㅜㅜ 내가 모르는 자격지심이 진짜 있는건가? 였습니다. 답답하게 보여서 죄송해요.
하늘에 계신 엄마가 주신 천운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부디 잽싸게 도망쳐보겠습니다!
따듯한 모두들 너무너무 감사드리고 몇몇분들 말씀대로 저도 어른이니까, 그래도 말을 내뱉기 전에 상대방 생각을 3초정도 해보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어요.
모두 더위 조심하시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세요! :)
-------------이하 본문
여기가 제일 화력이 쎄다 하여 글 남깁니다. 모바일이라 읽기 불편하신 점 미리 양해부탁드려요.
우선 저는 엄마가 12살때 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저희아빠는 너무나 성실하시고 바른 분이고, 또 다행히 이모들이 저희를 너무 아껴주시고 평생을 자식같이 대해주셔서
저나 동생이나 아빠랑 이모들께 사랑 부족함없이 받았고, 가까이사는 이모들이 매일같이 반찬해서 가져다주시고 학교행사도 엄마대신 와주시고 해서 살아오면서 엄마의 빈자리를 크게 느낀적이 없습니다.
주변사람들에게 엄마가 일찍돌아가셨다는 사실을 먼저밝히진 않지만 숨기지도 않습니다.
회사 상사분들이 부모님직업을 물을때만 조심스레 초등학생때 돌아가셨다 말씀드리면 오히려 놀라십니다. 항상 밝고 주도적이어서 이런 아픔이 있는 줄은 몰랐다고.
제가 남이 봤을때 엄마없다고 우울하거나 어둡지 않다는 말씀을 드리기 위해서 입니다.
제가 2년간 만나오고 있는 남자친구도 가정환경이 좋진 않습니다.
어머니 아버지가 남자친구가 성인이되자마자 이혼하셨는데, 아버지가 어릴때부터 가정폭력, 도박, 성매매 등을 일삼으셨고, 그걸 보고 자라온 남자친구는 자연스레 아버지를 혐오하고 얘기만 나와도 치를 떱니다.
어머님은 아들이 학생이라 매번 폭력당하시면서도 참고 참으시다가 아들이 20세 되던 해에 이혼을 하셨다고 하구요.
남자친구 통해서 이런얘기를 들었을 때는 어머님이 정말 대단하시다고 생각했고, 정말 가정적인 분이시고 안쓰럽다고 생각했어요.
결혼얘기가 슬슬 나와 어제 토요일에 처음 인사드리러 갔어요. 어머님이 제 가정환경도 다 아신다고 하셨습니다.
식사자리 와중에 어머님이 칭찬이랍시고
엄마 없이도 잘 자랐네~ 엄마 없는건 티가 나기 마련인데..
라고 하셨고, 제가
감사합니다. 오빠도 형편없는 아버지 밑에서 너무 반듯하게 잘 큰것 같아요~ 라고 대답했습니다.
(열받아서 일부러 약간 비꼬아서 말한것 인정합니다)
그러자 어머님 표정이 구겨지시더니 형편없는? 이라고 하셨고, 남자친구가 가운데서 웃으며 중재하려고 했고 그냥 그렇게 넘어갔습니다.
저도 어머님도 약간은 불편한 상태로 자리가 마무리되었고,
집에가셔서 남친에게 제가 말실수했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셨다합니다. 당연하다 생각합니다 기분나쁘셨겠지요.
저는 저대로 어머님이 그렇게 말씀하신게 기분나빠서 오빠랑 연락되면 얘기를 나눠봐야겠다고 생각하고있었는데,
남자친구가 연락와서 어머님 화났다고 짜증을 냈어요.
말투가 왜그러냐고, 너 앞이어서 중재한거지 나는 엄마편이었다고. 자기가 듣기에도 편부모 밑에서 잘 자랐다는 칭찬이었는데 왜 너는 '형편없는'이라는 말을 붙이냐,
그냥
'오빠도 무서운 아버지 밑에서도 바르게 잘 자랐네요'
이런식으로 좋게 표현할 수 없었냐고 엄마 상처받았다고 소리를 질렀어요.
그러면서 사실은 어머님이 '엄마가 없는건 괜찮으나 어릴때 돌아가신건 안된다. 분명 티가 날거고 엄마없이 자라서 바라는게 많을거다' 라고 얘기를 누누히 해오셨다고 하더라구요.
남친은 제가 상처받을까봐 그얘길 전달하지 않았고, 혼자 어머님을 끝까지 설득시키고 결국엔 직접만나서 널 좋게봐서 그런 소릴하신거다. 이때까지 혼자 설득하고 중재해온 자기가 뭐가되냐, 너가 이런식으로 나올 줄은 몰랐다 허탈하다
등등 저에게 실망했다고 마구 쏟아내더라구요
저는 이전까진 남자친구랑 잘 대화해보고 제가 사과드리든 어머님이 사과하시든 만나서 얘기해보든
잘 풀어가려했는데, 어머님이 해오신 소리를 들으니 더 만날 마음이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하고싶었던 모든 말들을 그냥 누르고, 실망시켜 미안하다 나는 더이상 못 만나겠다 헤어지자 한 상태입니다.
남자친구는 헤어지기 싫다 엄마한테 사과하고 우리그냥 다시 잘 만나자. 사과받고서 엄마도 너에게 사과하라 말하겠다 하고 있는데, 2년만난 정이 있다보니 저도 어느정도 미련이 있는건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제가 잘못했고 경솔했다 하시면 남자친구 어머님께 먼저 사과드리고, 저 또한 사과받고 남자친구랑 잘 지내볼 생각입니다.
제가 정 때문에 상황파악을 못하고 있는건지, 가정환경에 대한 자격지심때문에 (저는 없다고 생각하지만요) 감히 어른께 싸가지없는 사람이 된건지 궁금합니다.
아 '형편없는'이라는 단어는 남자친구가 버릇처럼 본인 아버지를 부르는 단어였습니다.
우리 아빠는 아빠자격이 없었다, 형편없었다 라고 얘기해와서 저도 그 단어를 선택한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