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저와 연을 끊고 싶다는데

ㅇㅇㅇ2022.08.09
조회20,365
 60대 아줌마입니다. 딸이 남들한테 이게 정상인지 물어보라며 글 쓰는 법을 알려줘서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가진 것 없는 남자와 결혼해서 평생 맞벌이하며 열심히 돈 모았습니다. 젊은 시절 고생한 거 말로 하자면 한도 끝도 없고 이제는 연금이랑 월세 받아 생활하며 한달에 한번씩 골프도 치러 갈 정도로 여유있습니다.
 아들하나 딸하나 있는데, 아들은 말을 죽어도 안 들어서 매일 싸우면서 키웠고 딸은 그래도 말을 잘 들어 거저 키웠다 생각했는데 대학교 들어가면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딸이 더 이상한 고집을 부리며 말썽이네요.
 애들 어릴 때 시어머니 손에 키웠고 시어머니가 아들 편애하는 것 같아 딸이 늘 아픈 손가락이었습니다. 하지만 직장다니며 살림하느라 그 때 딸애가 살림하는 저를 쫓아다니며 쫑알대는 걸 귀찮다고 저리 가라고 했던 게 참 마음의 한입니다.
 딸은 어릴때부터 늘 자기보다 좀 못한 친구들하고 어울리더군요. 결손가정 아이나 공부 못하는 아이들하고 어울려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대학에 가서도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것 같았는데, 연락도 잘 안 하고 뚱하니 말도 잘 안 하는 아이라 잘 살겠지 생각만 하고 살았습니다.
 수능을 망쳐서 본래 성적보다 낮은 학교를 가긴 했지만 어디가서 나쁜 소리 들을 학벌도 아닌데, 대학 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 같지 않더니 결국 졸업하고 취업도 못했습니다. 지 오빠는 대학 졸업하면서 바로 해외취업해서 좋은 조건으로 해외로 갔는데, 아들이 해외 나가기 전에 가족사진을 찍었습니다. '아들 덕에 가족사진도 다 찍어보네' 라고 했다고 딸이 섭섭하다고 하더군요. 물론 딸이 예약 다하고 스케줄 다 맞춰서 찍은 거긴 하지만 아들이 해외 간다고 찍은 거기도 하고 당연히 제 말에 딸에 대한 고마움도 녹아 있는데 말이죠.
 대학 졸업하고도 취업도 못했다고 하니 서울 생활 때려치고 당장 집으로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몇 군데 합격했다고 하는 게 다 보잘 것 없는 회사들이었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라고 했더니 몇 달 하는 척 하더니 집 가까운 회사에 붙었다고 출근하겠다고 하더군요.
 집에 살면서 회사를 다녔고 제가 딸애 앉혀 놓고 적금 넣는 법 가르쳐가며 돈 관리하게 했습니다. 돈 모으는 습관을 가르치려구요. 그리고 돈 모이는 거 갖다가 제 돈과 합쳐서 부동산도 사고 그렇게 했습니다. 지금 그래서 딸 애 앞으로 서울에 오피스텔도 하나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아등바등 살 필요 없다고 하니 결국 이렇게 사고를 치네요.
 어느 날 뭐 하는지도 모르는 남자애를 만난다고 하더니 결국 결혼하겠다고 하는 거예요. 5살이나 어린 애랑 결혼하겠다고 하는데 앞이 깜깜하더군요.
 대학도 안 나오고 건설 현장직이라는데 노가다 겠지요. 그런 미래도 없는 놈이랑 결혼을 하겠다니 부모입장에서 누가 찬성하겠나요? 처음에는 나이때문에 안 된다고 했다가 직업 때문에 안 된다고 했다가 학벌 때문에 안 된다고 했다가. 딸도 이 남자 아니면 안되겠다고 난리입니다.
 제가 무슨 사자 사위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자기 비슷한, 양가 부모님 화목한 집에서 태어나서 공무원이나 공기업 다니면서 적당히 돈 버는 남자랑 만나서 무난하게 살면 된다는 게 그게 그렇게 어려운지...
 딸에게 저를 좀 설득해 달라고 했더니 무슨 요리를 잘한다, 집안일을 잘한다, 가정적이다 그러는데 그런 거야 살면서 다 하게 되는 건데 지금이야 사랑한다고 그러지만 사랑하는 거 끝나고 나면 어쩔려고 저러는지 정말 답답합니다.
 결혼 문제로 딸애랑 얘기해 봐야 결국 매일 큰소리만 나고 딸 애가 제 말을 안 들으려고 하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결국은 제가 그냥 결혼하라고, 근데 연애만 하다 3년 후에 하라고 하니 또 난리입니다. 이미 딸 나이가 35살인데, 늦은 김에 35살이나 37살이나 무슨 차이가 있나요. 안 그래도 사주 볼때마다 늦게 결혼시키라고 해서 저는 37살이 더 나은 것 같은데요.
 딸애가 말이 안 통하니 딸애 남자친구라는 애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제 생각 전달했고 딸애 남자친구도 제 말에 수긍하더군요. 그래서 넋두리를 좀 했습니다. 딸애가 제 말을 들으려고도 안 한다고. 제 생각에는 딸애가 제 마음에 차는 남자를 데려왔으면 자기도 당당할 텐데 자기가 데려온 남자가 엄마 맘에 안 차는 걸 자기도 아니까  괜히 방귀뀐 놈이 성내는 것 처럼, 제가 무슨 말만 하면 무조건 아니라고 하는 것 같아서 그런 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딸 애랑 대화가 안 되는 상황이라구요. 알겠습니다~ 걱정마세요~. 하고 끊더라구요.
 그 남자애는 말이 좀 통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하고 있었는데, 딸 애가 엄마에게 정말 실망이라며 어떻게 그런 말을 남자친구에게 그대로 하냐고 난리 난리 치더라구요. 사실 까놓고 말해서 사실이잖아요. 그러니까 자기네도 찍소리 못하고 화만 내는 거죠.
 딸 애가 그냥 상견례고 뭐고 안 하고 알아서 살테니 이제 연락하고 지내지 말자는데,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 지 모르겠습니다.
 딸 애 남자친구는 전화도 받지 않고 제게는 알겠다고 해놓고 뒤에서 딸 애를 어떻게 꼬드긴 건지 답답합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