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의 택배기사 생활... 오늘 끝냈다. (추가) 정말 감사합니다.

자유다2022.08.09
조회219,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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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동안의 택배기사 생활... 드디어 오늘 끝냈습니다. 회사생활 3~4년 하다가 화물차를 해보고 싶어서 택배를 시작 했습니다.1300만원 주고 포터2 탑차를 샀고, 친구가 있는 롯데택배에서 시작을 해서 3년하고, 나머지 2년은 쿠팡 배송물건을 위탁받아서 배송하는 퀵플렉스를 했었습니다. 
초반에는 직장인으로써는 상상도 못 할 금액이 들어오자 신이나서 일하는 동안 거의 걸어 다니질 않았습니다. 쌀20kg, 생수 2리터 6개들이 한묶음, 고양이모래, 런닝머신, 바벨, 자전거... 어떤거든지 어깨에 짊어지고, 등짐지고, 옆구리에 끼고, 양손으로 들고 정신없이 뛰어 다녔었고, 생수 4묶음을 겨드랑이와 손으로 들고 엘베없는 4~5층까지 단번에 뛰어올라서 배송 했었습니다. 직장 다닐때의 3~4배에 달하는 돈을 손에 쥐자 무서운게 없었습니다. 결혼얘기가 오가던 여자친구가 있었지만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냥 일에만 매달렸고, 그렇게 여자친구도 놔주었지만 돈앞에 눈에 뵈는게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3년을 하고 쿠팡 위탁배송으로 자리를 옮겼을때 뒤돌아보니 제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네요. 무릎은 박살이나서 정상적으로 뛸 수가 없었고, 등짐을 하도 많이 지고 다니다 보니 만성적인 두통에 시달렸습니다. 하루 400~500개를 배송하던 제 배송속도는 하루 250개 배송하는것도 버거워졌고, 배송 수량이 너무 적다며 더 늘려줄것을 압박하는 쿠팡측의 요구도 다 못 들어줄만큼 몸이 __가 되어 버렸습니다. 아직 30대 중반인데... 
배송하면서 참 사고도 많았습니다. 트럭에 화물칸이 꽉차다보니 차가 고바위 언덕을 못 올라가서 뒤로 밀리면서 택시를 들이받은적도 있고, 잠깐 세워놨던 구르마가 떼굴떼굴 굴러 가면서 외제차를 들이 받고... 배송 하다가 개한테 물려 보기도 하고, 택배기사씩이나 되면서 개 무서워 하냐고 여고생한테 쌍욕을 들은적도 있고, 대면배송 하는데 발가벗고 나오면서 희롱하는 여자들도 있었고, 여름에 화물칸 안에서 고추장이나 액젖 터져 버리고, 딸기우유 새어 나오고, 쌀20kg짜리 배송 도중에 고객 앞에서 쌀포대 터져 버려서 민망해진적도 있고...
다 참았지만 제일 억울하고 못 참겠는 부분은 주차 문제로 뺨을 맞고, 침도 맞았던게 정말 지금도 치가 떨립니다. 독산동, 철산동 같은 좁은골목길 주택가를 배송 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길 막아놓고 얼른 뛰어 올라갔다 와야 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비상등 켜놓고 2~3분만에 5층으로 쌀포대와 액체세제 배송하고 내려 왔는데 제 차 뒤에 있던 승용차 운전자가 내리더니 쌍욕을 하며 삿대질 하길래 "죄송합니다. 빨리 빼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다짜고짜 싸대기를 날리고 침을 뱉더군요. 너무 충격이 커서 저는 제가 싸대기를 맞는줄도 몰랐습니다. "왜 이러세요. 하지 마세요. 죄송해요." 빌고 빌면서 화물차 짐칸으로 뛰어올라 몸을 피했는데 절 때린 그 아저씨 바깥에 나와있는 택배 송장 보더니... "어? 야!! 이거 내꺼네???"하아.... 정말 그날 퇴근하고 펑펑 울었네요. 중학교때 일진들한테 두들겨 맞은뒤로 20년만에 울어봤습니다. 
오늘 마지막으로 팀장의 배려로 구역 하나만 배정받고 오후 2시에 마지막 배송을 마치고 집으로 왔습니다. 5년동안 같이 고생해준 제 트럭도 이제 보내 줘야할것 같습니다. 누가 사갈만한 상태도 아니고... 
그 동안 벌어놨던 돈도 어머니 병원비, 사기 당한 피해로 거의 다 날렸고, 저한테 남는게 없던 5년이었습니다. 저는 도대체 5년동안 뭘 했던걸까요??? 다 제가 자초한거지만 고생한것에 비해 남는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술도 안마시고, 도박도 할 줄 모르고, 당구도 칠 줄 모릅니다. 근데 돈이... 돈이 없습니다.
하나 꼭 말씀 드리고 싶은점은 택배차가 앞에서 비상깜빡이 키고 잠시 배송중에 골목길 막고 있다고 너무 경적 울리거나 욕 하지 말아주세요. 제발....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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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잠시 외출하고 온 사이에 댓글이 100개가 넘게 달렸네요.정말 감사합니다. 그냥 앞으로 생활이 막막해서 두서없이 쓴 글인데 큰 관심 가져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잠시 대부도로 드라이브 다녀왔습니다. 머리 좀 식힐 겸 해서요.
사실 그 동안 돈 모아 오면서 다 잃은건 아닙니다. 사기꾼한테 공증도 써놨고, 해볼 수 있는건 다 해놓은 상태 입니다. 돈도 아직 8천만원 가량은 남아 있는데 5년동안 죽어라 일해놓고 남은게 이거밖에 없으니 어제는 정말 무너져 내리는 심정으로 글을 썼는데 한숨 늘어지게 푹 자고 일어나니까 "그래... 8천만원이라도 건진게 어디냐." 싶습니다. 아마 5년동안 그렇게 일한거 고정지출 빼고 저축만 잘 했으면 2억은 모였을 겁니다. 
저는 잠시 휴식기를 거치고 버스기사나 대형트럭기사 중 하나를 선택 하려고 합니다. 대학까지 나와서 이런 직업 가지니 주변에선 걱정하는 소리가 많지만 그래도 전에 직장생활 하면서 전공 살려 취업했기 때문에 대학 등록금 본전은 다 뽑았습니다. ㅋㅋㅋㅋㅋ
잠시 보름정도 휴식을 취했다가 배달오토바이도 하고, 목표를 위해 준비 해놓으면서, 어머니 병간호도 같이 병행 할 예정입니다. 결혼은 뭐... 이제 그냥 포기한 상태 입니다. ㅋㅋㅋㅋㅋ전여친한테 많이 미안하네요. 남친이란 놈이 돈에 눈이 멀어서 이러니...
관심 가져 주셔서 정말 다시한번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여러분도 모두 건강하시고 목표한바 꼭 이루시는 성공한 삶 응원드립니다. 감사 합니다.

 

댓글 299

케파오래 전

Best고생많으셨습니다. 앞에 택배차 있을때 빵빵거리지 않을게요. 앞으로는 건승하시길 진심 기원합니다.

이슈오래 전

Best토닥토닥 ~~ 그간 고생 많으셨습니다.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요.^^

ㅇㅇ오래 전

Best고생하섰어요 저희 아버지는 15년째 하시는데, 제가 중고등학교때 도와드릴 때 보면 정말 기사님들 힘들게 일하시더라구요 전 딸인데도 경험해보니 알겠어서 성인이 되서도 기사님들께 함부로 안합니다. 아니 못합니다. 그래야 저희 아버지도 남한테 조금이나마 대접 받으실까봐서요. 힘든길 오래 버티셨네요~ 고생하셨어요 앞으로의 길은 꽃길이 가득하시길 바래요~ 돈은 젊은데 또 벌면 됩니다 힘내세요

오래 전

Best저도 30대중반인데 한마디 응원하고 갑니다. 친구야!!!!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 그사람들이 너한테 한 행동은 그사람 업보지 니잘못이 아니다!!!! 신과함께에서도 봤지만 열심히 일했으니 인생이 헛된게 아니다. 분명 어떤기회로 우리 친구 좋은일 생길꺼다. 나도 사기당했다!!!!6000만원 들고 텼는데 죽을만큼 힘들었는데 살아지더라그게 열심히 일한 너의 공이 헛되지 않을것같다!!!!나역시 희귀병걸린 자녀가 있다!!!!! 침밷은놈은 노년되서 자식한테 받을꺼고 벗은여자는 구설이 끊이지 않을것이다. 일진새끼들 아직인생 다산거 아니니 노후에 지켜보면 알거다. 말년복 장난아니겠다 쓰니야 떵떵거리며 살아

ㅈㄱㄱ오래 전

Best당신 덕분에 어머니 더 건강해졌습니다 .당신의 그 어깨가 어머니를 살렸죠 .고맙습니다 .수고하셨고 사기 당한것은 거절 할 줄 몰랐기 때문인듯 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는 명박한 인생경험이되겠죠 ,수고하셨어요 .잠시 쉬어가세요~ 열심히 살아온 당신~~~멋집니다 (엄지 처억)

오래 전

얼마전 글 한번 썼던 분이시네요 그때도 정말 대단하다 생각했어요 그간 고생 많으셨어요! 새로운 출발 응원합니다

ㅇㅇ오래 전

고생하셨어요. 그래도 부가가치가 높은 일을 하시자요. 당장의 3-4배는 10년 뒤에도 그대로지만 님이 4년 졸업하고 하는 일은 5년뒤면 3-4배의 수입이 되는데..... 그걸 물론 자금은 모르시겠지만 안타깝네요. 만나는 사람들의 수준이 가장 달라지는거고요.... 그동안 고생많으셨습니다!! 한번뿐인 인생이에요 너무 극단적으로 한방향만 보지 마시고 유연하게 생각해보세요 아주 좋은 나이에 살고 계시답니다^^

1004오래 전

.

sid오래 전

고생했네요. 힘내셔요!

잘될꺼에요오래 전

우연히 글을 읽다가 눈물까지 났네요,, 다른일을 하고있지만 공감이되서요.. 열심히 사셨고 고생많으셨어요.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앞으로 더 잘 되실거라 믿어요!

혼돈의카오스오래 전

ㅋㅋ 진짜 못 배운 세끼들 많네

ㅇㅇ오래 전

현직 택배기사입니다 sns에서 글을 보고 공감하는 마음에 처음으로 댓글 남깁니다 한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며 무거운 짐을 들고 뛰어다녀도 참고 견디는데 사람한테 받는 상처는 견디기 힘든건 마찬가지네요 이런 얘기 안좋게 보일수도 있겠지만 남편과 같이 하는데 경비원분이 저한테는 삿대질하고 화부터내는데 남편 내려오면 살살 부드럽게 얘기한적이 많아서 속상한점도 많고 엘베가 좁아서 구석에 짐을 놓는데 자기 물건 아니라고 발로차고 또 자기 옆집 물건 아니냐며 왜이렇게 많이 시키냐고 저한테 짜증내고 배송 시간좀 바꾸라고 화를내고,, 지나갈 공간 충분히 마련하고 주차해도 시도때도 없이 경적울리며 소리부터 지르는 사람들을 보면 속상해서 일하다가도 잠깐씩 멍하니 생각하게되네요 그래도 가끔 아이들이 엘베에서 만나면 안녕하세요 하고 웃어주기도 하고 날 더운데 고생한다고 수고하시라고 한마디씩 해주시는 주민분들을 보면 감사할뿐입니다 그런 한마디 한마디가 큰 위로가 됐습니다 아무튼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았네요,, 기사님, 이제 차차 힘든거 훌훌 털어내시고 앞으로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Asd오래 전

열심히 사셨으니 잠깐 쉬어가도 돼요 충전의 시간을 가지세요

ㅇㅇ오래 전

글 읽으면서 울컥했...귀하의 앞날에 행운이 따르길... 고생길은 물러나고 꽃길만 걷길 응원합니다

ㅇㅇ오래 전

진짜 열심히 살았다 멋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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