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신혼집과 가구들을 처분해서 받은 돈이 찍힌 통장과 위로금이라며 그 남자가 서류 위에 놓고간 통장두개가 지연의 손에 들려있었다. 가구와 신혼집을 급하게 처분해 돈은 1600만원 정도였다. 계약과 달리 일찍 파기하는 것이라 이마저도 사정사정해서 받은 돈이었다. "진짜 눈물이 앞을 가린다..지연아" 지연은 스스로를 부르며 눈을 손으로 비볐다. 눈물이 나오지 않는 눈을 비벼도 이제 억지 눈물은 나지 않았다. "에이" 연기를 그만두고 고개를 들었다. 우는 줄 알고 쳐다보며 지나가던 이웃 청년이 눈물 자국 하나 없는 지연의 얼굴을 보자 깜짝 놀란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 다짐했다. 빈털터리였던 지연에게는 그마저도 감사했다. "....예???" 구교가 입에 물고 있던 담배가 몇바퀴 돌더니 무릎에 떨어졌다. "아 뜨거!!!" 비서 겸 조수인 김군이 재떨이를 허둥지둥 가져왔다. 김군은 앉아 있는 2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나이 60넘어 이런 의뢰는 또 처음이군...' 불을 붙이려다 담배를 거꾸로 문 것을 확인하고 다시 바꿨다. 빤히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여자의 눈은 티끌 하나 없이 맑았다. 수많은 불륜과 치정을 해결하며 만나온 손님들로 닳고 닳은 구교는 눈을 피했다. '분명 이 여자라면 찾고 말것이다' 대충 상황은 설명 들었다. 구교는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비슷한 실종 사건을 몇번 맡아본적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아내 몰래 바람피다 걸려 후폭풍이 두려워 시골로 도망쳐 잠적한 것이 대부분이었고 무난히 해결했었다. '하지만 이 남자는 달라. 프로다' 사람은 순간 표정이나 행동은 연기할 수 있어도 과거와 살아온 인생까지 사라지게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주변 사람의 눈이 무서운 것이다.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닝겐은 없다' 언젠가 본 애니메에서 동그란 캐릭터가 뱉은 대사가 구교의 뒷통수를 후렸다. 그 뒤에 항상 사건을 해결하고 감사의 인사를 건네는 의뢰인에게 이 대사를 읊었던 구교였다. 지연이라고 자신의 이름을 소개한 여자가 건넨 남편이었다는 인간의 등본과 재직증명서 운전면허증 등 관련 서류는 전부 다 거짓이었다. '이렇게까지 완벽한 날조는 처음이다.' 퇴직 후 사설형사로 30년 넘게 일해 온 구교는 사무소를 정리하고 제주도로 여행이나 떠나 당분간 눌러 앉을까. 생각 중이었다. 나이도 너무 많이 들었고 오랫동안 독신으로 산 그는 바닷가에 작은 집이나 얻어 여생을 보낼까 생각중이었다. '하...귀찮아. 그냥 대충 설득해 보내야겠다. 쎄게 부르면 고민하는 척 하다가 돌아가겠지.' 구교는 귀를 후비며 아직도 빤히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지연쪽으로 눈을 흘겼다. "에....저기 의뢰인님 여기저기 다녀 보셨다고 했는데 제가 자료 분석해본 결과 보통 쉽지 않은 일 같네요. 전 남편...분을 찾는 일이." 구교는 지연의 눈치를 한번 살피고 말을 이었다. "제가 맡는다고 크게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고...가격도 이 정도 사건이면 상당히...높게 책정될 것 같습니다." "얼마정도죠?" 구교는 꽤나 두꺼워보이는 파일을 꺼내 숫자가 적힌 페이지를 펴낸 후 대충 손가락으로 훑었다. "보통 건 바이 건으로 이정도 측정되지만 이 사건의 특수한 경우를 생각하고 고려해봤을 때" 구교는 심각하게 고민하는 척도 잊지 않았다. "2000만원 정도는 생각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구교는 지연의 표정을 살폈다. 보통 가출한 고등학생 하나 찾는데 200~300만원 기준이었다. 10배 정도는 부풀렸다.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지연을 바라보고 있는데 지연이 가방에서 무언가 꺼내 구교에게 내밀었다. "3억이에요" 구교는 엎어지듯 손을 뻗어 지연이 내민 통장을 들여다 봤다. 눈이 튀어나올 것 같이 커졌다. '0이 하나, 둘, 끝이 없네' 늙어서 눈 앞에 갔다 대도 헷갈렸다. 세도 세도 끝이 없었다. 몇번이나 세어보고 나서야 정확히 3억임을 확인하는 구교였다. "조건은 하나에요. 그 남자가 누군지 전부 알아내고 찾아 낼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 저와 함께." 이미 구교는 통장에 박힌 숫자에 눈이 멀어버렸다. 이 돈이면 그토록 사고 싶던 '그 물건' 을 사고도 돈이 남아 돌았다. '돈이 최고야...' 구교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끝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물론이죠! 상처 받은 사람을 외면하지 않는다. 진실을 찾아내 정의를 실현한다! 그렇게 30년을 이 바닥에서 살아남았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 모든 경력과 인맥을 걸고 지연님을 상처 입힌 그 나쁜 인간을 찾아내 벌하게 도와드리겠습니다!!!" 구교는 번화가 최고급 술집에서 여자들과 양주와 샴페인을 터트리며 노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 구교는 오래되 잘 열리지도 않는 창문 밖으로 흐릿한 하늘을 쳐다봤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었지만 그런것은 상관 없었다. 67년을 살면서 바라본 가장 아름다운 하늘이었다. '찾기만 하면 하루아침에 억대 부자...!' 그렇게 자신보다 몇 십년은 어린 여자가 가지고 온 이 수상한 사건으로 인생말년에 전국을 뒤지며 상상도 못 할 고생에 하루도 빠짐없이 후회 할 것이라는것은 아직 모르는 구교였다.
말 없이 이혼 통보 후 잠수 타 실종된 남편을 찾음 2화
2화
신혼집과 가구들을 처분해서 받은 돈이 찍힌 통장과 위로금이라며 그 남자가 서류 위에 놓고간 통장두개가 지연의 손에 들려있었다.
가구와 신혼집을 급하게 처분해 돈은 1600만원 정도였다.
계약과 달리 일찍 파기하는 것이라 이마저도 사정사정해서 받은 돈이었다.
"진짜 눈물이 앞을 가린다..지연아"
지연은 스스로를 부르며 눈을 손으로 비볐다.
눈물이 나오지 않는 눈을 비벼도 이제 억지 눈물은 나지 않았다.
"에이"
연기를 그만두고 고개를 들었다.
우는 줄 알고 쳐다보며 지나가던 이웃 청년이 눈물 자국 하나 없는 지연의 얼굴을 보자 깜짝 놀란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 다짐했다.
빈털터리였던 지연에게는 그마저도 감사했다.
"....예???"
구교가 입에 물고 있던 담배가 몇바퀴 돌더니 무릎에 떨어졌다.
"아 뜨거!!!"
비서 겸 조수인 김군이 재떨이를 허둥지둥 가져왔다.
김군은 앉아 있는 2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나이 60넘어 이런 의뢰는 또 처음이군...'
불을 붙이려다 담배를 거꾸로 문 것을 확인하고 다시 바꿨다. 빤히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여자의 눈은 티끌 하나 없이 맑았다.
수많은 불륜과 치정을 해결하며 만나온 손님들로 닳고 닳은 구교는 눈을 피했다.
'분명 이 여자라면 찾고 말것이다'
대충 상황은 설명 들었다. 구교는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비슷한 실종 사건을 몇번 맡아본적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아내 몰래 바람피다 걸려 후폭풍이 두려워 시골로 도망쳐 잠적한 것이 대부분이었고 무난히 해결했었다.
'하지만 이 남자는 달라. 프로다'
사람은 순간 표정이나 행동은 연기할 수 있어도 과거와 살아온 인생까지 사라지게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주변 사람의 눈이 무서운 것이다.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닝겐은 없다'
언젠가 본 애니메에서 동그란 캐릭터가 뱉은 대사가 구교의 뒷통수를 후렸다. 그 뒤에 항상 사건을 해결하고 감사의 인사를 건네는 의뢰인에게 이 대사를 읊었던 구교였다.
지연이라고 자신의 이름을 소개한 여자가 건넨 남편이었다는 인간의 등본과 재직증명서 운전면허증 등 관련 서류는 전부 다 거짓이었다.
'이렇게까지 완벽한 날조는 처음이다.'
퇴직 후 사설형사로 30년 넘게 일해 온 구교는 사무소를 정리하고 제주도로 여행이나 떠나 당분간 눌러 앉을까. 생각 중이었다.
나이도 너무 많이 들었고 오랫동안 독신으로 산 그는 바닷가에 작은 집이나 얻어 여생을 보낼까 생각중이었다.
'하...귀찮아. 그냥 대충 설득해 보내야겠다. 쎄게 부르면 고민하는 척 하다가 돌아가겠지.'
구교는 귀를 후비며 아직도 빤히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지연쪽으로 눈을 흘겼다.
"에....저기 의뢰인님 여기저기 다녀 보셨다고 했는데 제가 자료 분석해본 결과 보통 쉽지 않은 일 같네요. 전 남편...분을 찾는 일이."
구교는 지연의 눈치를 한번 살피고 말을 이었다.
"제가 맡는다고 크게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고...가격도 이 정도 사건이면 상당히...높게 책정될 것 같습니다."
"얼마정도죠?"
구교는 꽤나 두꺼워보이는 파일을 꺼내 숫자가 적힌 페이지를 펴낸 후 대충 손가락으로 훑었다.
"보통 건 바이 건으로 이정도 측정되지만 이 사건의 특수한 경우를 생각하고 고려해봤을 때"
구교는 심각하게 고민하는 척도 잊지 않았다.
"2000만원 정도는 생각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구교는 지연의 표정을 살폈다. 보통 가출한 고등학생 하나 찾는데 200~300만원 기준이었다.
10배 정도는 부풀렸다.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지연을 바라보고 있는데 지연이 가방에서 무언가 꺼내 구교에게 내밀었다.
"3억이에요"
구교는 엎어지듯 손을 뻗어 지연이 내민 통장을 들여다 봤다. 눈이 튀어나올 것 같이 커졌다.
'0이 하나, 둘, 끝이 없네'
늙어서 눈 앞에 갔다 대도 헷갈렸다. 세도 세도 끝이 없었다. 몇번이나 세어보고 나서야 정확히 3억임을 확인하는 구교였다.
"조건은 하나에요. 그 남자가 누군지 전부 알아내고 찾아 낼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 저와 함께."
이미 구교는 통장에 박힌 숫자에 눈이 멀어버렸다. 이 돈이면 그토록 사고 싶던 '그 물건' 을 사고도 돈이 남아 돌았다.
'돈이 최고야...'
구교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끝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물론이죠! 상처 받은 사람을 외면하지 않는다. 진실을 찾아내 정의를 실현한다! 그렇게 30년을 이 바닥에서 살아남았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 모든 경력과 인맥을 걸고 지연님을 상처 입힌 그 나쁜 인간을 찾아내 벌하게 도와드리겠습니다!!!"
구교는 번화가 최고급 술집에서 여자들과 양주와 샴페인을 터트리며 노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
구교는 오래되 잘 열리지도 않는 창문 밖으로 흐릿한 하늘을 쳐다봤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었지만 그런것은 상관 없었다.
67년을 살면서 바라본 가장 아름다운 하늘이었다.
'찾기만 하면 하루아침에 억대 부자...!'
그렇게 자신보다 몇 십년은 어린 여자가 가지고 온 이 수상한 사건으로 인생말년에 전국을 뒤지며 상상도 못 할 고생에 하루도 빠짐없이 후회 할 것이라는것은 아직 모르는 구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