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대화하기가 너무 싫습니다

ㅇㅇ202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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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올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조언 부탁드립니다. 제3자의 객관적인 판단이 필요할 것 같아 글 올립니다.




아빠와 대화하기가 너무 싫습니다. 갑자기 무뜬금 정치 얘기 꺼내서 분위기 싸하게 만드는 경우는 약과입니다.(정치 얘기 자체를 피하기도 하고 강요는 하지 않습니다)



맨스플레인이라고 하나요? 대화는 주고받아야 하는 건데 전혀 핑퐁이 되지 않습니다. 일방적으로 자기가 아는 걸 가르치고 자랑하려듭니다.



예로 들면 식사 자리에서 티비를 보다가 "어 저거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안무다!" 하면서 이러니까(안무 손동작) 갑자기 저게 사탄의 상징이고 악마숭배자... 어쩌고 하는 얘기를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여자 아이돌이 티비에 나와서 정말 예쁘다고 했더니 북한여자 같다고 합니다. 제가 기분 나빠하자 화려하게 생겼다고 칭찬인데 왜 기분 나빠하냐고 그럽니다. 아무도 관심 없는 정치인 얘기를 꺼냅니다. 우리 가족 아빠 빼고 아무도 정치에 관심 없습니다. 대화라는 건 서로 관심있는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하는 것 아닌가요? 저는 아빠랑 밥 먹을 때 핸드폰이나 합니다. 뭐 말만 꺼내면 자꾸 뭔가를 설명하려고 해서요.




제가 영화 보는 걸 좋아하는데 아빠랑 같이 영화볼 바에는 안 보러 갑니다. 특히 군대, 한국역사 관련은 절대 피합니다. 어쩌다가 피하지도 못 하고 같이 탑건을 보러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끝나고 나오자마자 말을 꺼냅니다. 말투가 어떻냐면 "딸 코브라 기동이 뭔지 알아?" 진짜 이 말투가... 듣기 싫습니다. 아는 거면 그냥 그거 뭐다~ 하고 제가 끊을 수 있는데 모르는 거면 이제 지옥 시작입니다. 몰라. 관심도 없어. 이렇게 대답하면 내가 분명히 관심 없다고 했는데 설명을 막 합니다. 그리고 심지어 가끔 틀립니다. 이건 좀 과장일 수도 있는데 이런것도 모르는 너한테 친히 가르쳐준다는 태도가 진짜 짜증납니다.




세대 차이냐? 그것도 아닙니다. 엄마랑은 대화가 잘 됩니다. 심지어 아빠랑은 죽어도 피하는 역사, 기타 사회적 이슈들도 가지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이 차이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생각해봤는데 나를 동등한 대화 상대로 보는지 아니면 가르쳐야할 바보로 아는지에서 나오는 차이 같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죄가 없냐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사춘기 때부터 안 하려고 계속 노력하는데 자꾸 비꼬듯이 말을 합니다. 사실 지금도 제 말투 때문에 아빠가 화가 나서 조언을 구하는 겁니다.




누가 집안일을 좋아하겠습니까? 그래도 제가 해야할 일이니까 억지로 청소기를 돌리고 있는데 자꾸 옆에서 이야, 딸이 청소를 자발적으로 하네. 자발적이지는 않구나. 자꾸 이러면서 사람을 긁습니다. 제가 뭐 설거지나 청소 할 때마다 이럽니다. 그래서 욱해서 자꾸 하기 싫은데 옆에서 긁지 말라고 했습니다. 아빠가 내가 말 한마디 맘대로 못 하냐 하길래 (여기서 멈췄으면 괜찮았을텐데) 아빠는 말을 좀 그만 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건 백퍼센트 제 잘못입니다. 좋게좋게 넘어가면 될 일을 굳이 쏘아붙여서 아빠 기분을 상하게 만들었습니다. 아빠 나름대로 말을 붙여보는 시도라는 것도 알아요. 하지만 나 어릴 때는 막 여행가고 술마시고 게임하면서 잘 놀아주지도 않았으면서 이제와서 친해질려고 하는 게 어이없습니다.






이게 몇 번이고 반복되는 중입니다. 그냥 저나 아빠나 대화 방식이 전혀 성숙하지 못 한 것 같아요. 사춘기 끝난지가 몇 년인데 대화 방식이 전혀 발전하지 못 했습니다. 약간 이기적인 마음으로는 아빠가 제발 자기 문제점을 좀 파악했으면 합니다. 제발요. 엄마가 대놓고 지적한 적도 있는데 하나도 고쳐지지 않습니다. 평생을 그렇게 살아서 그런 방식밖에 모르나? 이런 생각도 듭니다. 친가가 워낙 고집불통들이어서요. 마찬가지의 이유로 친할아버지 하고도 대화가 안 됩니다.





정말 날 잡고 가족 상담을 받아보는 게 나을까요? 친구가 가족 상담으로 엄청 효과를 봤다는데 제 돈이라도 들여서 찾아가보는 게 맞나 싶습니다. 조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