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연민이 너무 심한 친구..

ㅇㅇ2022.08.19
조회3,130
30대 초반 여자입니다.
15년째 인연을 이어오고있는 친구가 있는데
제가 좀 버겁습니다.

이 친구랑 저랑 둘다 가정환경이 안좋았고 (부모님 이혼)
그걸로 얘기를 많이 하면서 친해졌어요.

어른이 된 지금
저는 어린시절 받은 학대, 폭력 등등은 하루라도 빨리 치료하고
밝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정말 피나는 노력끝에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
'사랑 많이 받고 자란거같다'는 소리도 듣고
사회생활도 잘 하고있습니다.

반면 친구는 항상 아직도 세상에서 자기가 가장 불행해야해요.
직장도 적응을 못해서 2년 못채우고 매번 바꾸고
본인이 전문대를 갔는데
항상 저에게
너는 대학 잘나와서 취업잘되겠지만 나는 전문대라서 안된다
식으로 자기 비하를 해요

저 독서실에서 공부할때 맨날 노래방가자고 졸라서 그때도 스트레스 받았지만 항상 노래방 같이 가줬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그때 거절했으면 더 좋은대학 가지 않았을까 싶지만.. 제 선택이니 뭐 원망은 안합니다.

결정적으로 제가 이 친구의 말을 매번 잘 들어주다가 다시 생각하게된 계기가 있었어요.

예전에 일하던 곳에서 사무알바를 구한다고 하셔서 저한테 주변에 사람 없냐고 하더라구요. 조건도 좋았습니다.
하루 6시간 주5, 칼퇴, 단순업무 임금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물론 계약직이지만 이정도 알바 흔치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친구가 쉬고있어서 잠깐 알바 할래? 라고 권했고
흔쾌히 하겠다고 하더라구요.
(직종을 하도 많이 바꿔서 사실상 무경력인 친구입니다)
잘 하고 있는줄 알았는데 .. 거기 사장님이 좀 난처해 하더라구요. 제가 일할때 (저도 해본 알바입니다) 너무 일이 편하고 같이 일하는 사람도 좋고 취준하면서 정말 꿀빨았다고 느낀 알바였는데.. 친구가 지각을 하거나 담배를 피러가서 늦게오거나 근태가 안좋았던 모양이더라구요. 3개월정도만 하고 그만했으면 한다고 하시는데... 친구말도 들어보고싶었습니다.
친구를 만나서 일하는거 어떠냐했더니
욕밖에 안하더라구요...

편한일인줄 알았는데 쓸데없는걸 다 나한테 시킨다..
일하는 사람중에 누가 너무 ㅂㅅ같다...
쉬는시간을 제대로 안지켜준다.. 등등...

그래서 그냥 그만두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자기도 그만둘거였다고 하더라구요.


전 솔직히 그때 이친구가 지금까지 나한테 했던 회사욕, 사람들 욕이 전부가 아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알기로는 정말 좋은 사람들이고 일도 정말 편했는데.. 그걸 모르고 이 친구말만 들었으면 저역시도 그사람들이 정말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겠구나...


그후로 제가 거리를 좀 뒀어요. 그래도 간간히 연락은 하고 지냈는데..진짜 인연을 끊어야겠다고 느낀 일이 있었어요.

몇달전에 제가 교통사고가 났는데 그 보상금,합의금이 최근에 나왔어요. 제가 과실이 0이였기 때문에 합의금과 보험금이 좀 많이 나왔는데 .. 보험금 얼마받았는지를 듣고 나더니

' 아 나도 차에 치일까?'
이러더라구요.

항상 저는 운좋은 애 취급을 하고 본인은 세상 불행을 다 떠안은 사람처럼 굴더니 이제는 차에 치이고 싶다는 말을 하는데..
보험금이 아무리 달콤해보여도 본인에 차에 치이고 싶다는 말을 하는 친구를 보니

본인이 불행을 사서 다니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후로는 연락을 끊었습니다.

얼마전에는 새로 시작한 일 때문에 공황장애 걸렸다는 카톡이 왔길래
" 힘내 !!!ㅜㅜ"
보내고 말았어요.

예전처럼 구구절절 들어주기가 싫더라구요.

근데 한편으로는 좀 씁쓸합니다.
내 오랜 친군데.. 이런식으로 내가 손절을 한다는게
내가 너무 매정한가 싶기도 하고
친구의 아픔을 전혀 들여다보지 않는건가 싶기도 하고...

근데 전 이기적이게 들리겠지만
밝고 긍정적인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어요 ㅠㅠ
저도 어린시절의 트라우마와 온갖 아픔들이 있었지만
그걸 끌어안고 살고싶진 않아요

이렇게 살아도 되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