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같은 며느리를 원하시는 시어머니

ㅇㅇ2022.08.31
조회163,828
아들 둘의 장남과 결혼했어요.

시동생은 서울로 대학가서 직장잡고 살아서 자주 볼일은 없고요.

시어머니 주변에 효녀인 딸과 효부인 며느리들이 많은지 결혼하고부터 그동안 꿈꿔온 로망을 얘기하시며 딸같은 며느리를 요구하셨죠.


저는 처음부터 선을 그었어요.

원하시는게 너무 많고 디테일하며 그 꿈은 제가 이뤄드릴수 있는게 아닌거 같다고요.

중간에서 남편이 말라가는게 보이고, 너무 힘들어 하더라고요.

남편이 내가 너무 힘들다 엄마 그냥 딸을 입양하던가 하라고 시어머니한테 얘기하니 시어머니가 걔도 참 친정엄마라고 생각하면 뭐가 어렵겠냐고 했다더군요.

엥? 우리엄마 살아계시는데 나 새엄마를 생겼어요? ㅎㅎ

죽기전 소원이라 하신다는데 이걸 못들어드리나 싶어서 남편한테 내가 알아서 할테니 나서지 말라고 했어요.

시어머니 만나서 그렇게 원하시는지 몰랐다고 제가 더 살갑게 할게요 했더니 이제 엄마라고 부르고 서로 더 편하게 지내보쟤요.

그래서 알았다고 저도 진짜 엄마한테 하는것처럼 할테니 어머님도 딸처럼 대해주세요 했어요.

그리고 퇴근길에 전화해서 짜증났던 부장님 욕도 막하고, 주말에 같이 백화점가서 옷도 사달라 하고, 엄마한테 받아오던 반찬도 해달라고 했어요.

그대신 저도 주말에 어머님 친구 딸 결혼식에도 따라가 드리고, 같이 미용실도 가고, 백화점 갔을때 운동화도 사드리고 했죠.

지난 주중에 계속 야근하고 너무 힘들었어서 시댁가서 쉬어도 괜찮겠냐고 여쭤보니 오라고 하셨어요.

늦게 일어나서 가는길에 남편과 햄버거 사먹고 가서 tv보다가 나온 메뉴 해달라고 했더니 없다고 하셔서 남편이랑 마트갔다 오시라고 보내고 저는 좀 잤구요.

오셔서 요리하실려고 저를 찾으시려 하는데 시아버지가 애 피곤한데 자게 두라고 하셔서 요리 다되어 깨울때까지 누워서 쉬었어요.

시아버지가 저를 예뻐하시는 제일 큰 이유는 술을 잘 마시거든요. ㅎㅎㅎ

시어머니, 남펀, 시동생 다 맥주 한잔이면 취하는데 저는 소주 3병은 거뜬해서 집에서 같이 술마실 상대가 생겼다고 엄청 좋아하세요.

시아버지랑 같이 소주마시다가 취한척하고 들어가 자버리니 어머니이랑 남편이 뒷정리하고 잤고요.

아침에 시어머니가 해장국 끓여놓고 깨우셔서 그거 먹고 양심상 설거지는 하고 커피마시면서 쉬고 있었어요.

그때 친정엄마한테 전화와서 요즘 왜 전화도 없고 반찬 달라는말도 안하냐길래 나 새엄마 생겼다, 새엄마가 옷도 사주고 반찬도 해주고 한다 하면서 자랑을 막 했죠.

듣고 계시던 시아버님이 좋아하시며 점심은 맛있는거 사준다고 하셔서 아울렛가서 밥먹고 아버님이 옷도 사주셨고 챙겨주신 반찬들고 집에 왔어요.

그렇게 두어달을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한두번씩 가고 하면서 보내니 저번 주말에 시어머니가 드디어 너무 자주 오는거 아니냐 친정에도 가래요.

괜찮다고 엄마가 오지 말랬다고 하니 샤인머스켓 한박스를 사주시고는 친정부모님 드리라고 친정가라고 하시네요.

남편이 엄마 ㅇㅇ이(저) 처갓집가면 누워있다가 밥먹고 또 눕고 그러다 술마시고 그러고만 있어 여기선 며느리라고 설거지도 하고 앉아나 있지 ㅎㅎㅎ 라고 하대요.

시어머니가 한숨쉬시면서 저한테 친정가서 엄마일도 도와드리고 하라시길래 제가 한마디 했어요.

저희 엄마는 와서 얼굴보고 밥잘먹고 잘쉬고 가면 그게 제일 좋다고 엄마가 해줄수 있을때까지 해준다고 오기만 하라고 하셨어요 했죠.

한동안 아무말 없으시더니 어머님도 오빠(남편)한테는 바라시는거 별로 없으시잖아요.

오면 피곤한데 쉬어라 방에서 누워있어라 하셨잖아요 하니까 옆에서 남편이 원하는거 있음 엄마 자식한테 얘기해 며느리는 딸이 될수 없다니까 엄마 자식은 나라고 엄마가 딸 못낳은건 아빠탓을 해하면서 얘기하대요.

조용히 듣고 계시던 시어머니가 얼른 가라고 내쫓으셔서 샤인머스켓들고 나와서 친정갔었죠.




그리고 아까 저녁에 시어머니한테 문자가 왔네요.

내가 며느리 본다고 너무 좋아서 정신이 나갔었나 보다고 나도 며느리였던 시절이 있었는데 잊었나 보다고요.

그래도 서로 얼굴붉히지 않고 앞으로 좋은 고부관계로 지내 보자며 고맙고 아둔한 시어머니때문에 고생했다고 미안하다고 하시네요.

근데 같이 백화점가고 외식하고 커피마셨던거는 좋았으니 가끔 가자고, 맛있는것도 예쁜것도 다 사준다고 한번씩 시간내달라고요.

알았다고 언제든 전화주시라고 답장했어요. ㅎㅎ





간추려서 쓴건데 잘 쓴건지 모르겠네요.

금방 쓸줄 알았는데 쓰다보니 생각보다 오래 걸리고 제가 너무 졸려서요..... ㅎㅎㅎ

역시 친엄마같은 시어머니는 있을 수 있어도 딸같은 며느리는 있을 수 없겠죠?

서로의 니즈가 전혀 다르잖아요.

시어머니가 대가를 바라서가 아니라 딸처럼 품어주시면 며느리도 노력하고 딸같이 하겠지만 딸같은 며느리를 원하는 시어머니는 딸도 며느리도 다 원하고 본인의 요구사항이 너무 확실하잖아요.

잘쓴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제 주말을 편하게 보낼수 있을거 같아서 너무 좋네요. ㅎㅎ

요번주말에늬 영화도 보고 간만에 둘이이 데이트도 해야겠어요.

모두 좋은밤 되세요.

댓글 79

으음오래 전

Best근데 저것도 남편이랑 시댁이 어느정도 정상이어야 가능한거...진짜 몰지각한 집은 끝까지 정신못차림

ㅇㅇ오래 전

Best소설 잘쓰셨네요

ㅇㅇ오래 전

Bestㅋㅋㅋㅋㅋㅋ주작이지만 사이다니 봐두겠음

오래 전

Best어휴

오래 전

Best유독 아들 둘만 있는 집 시엄니가 딸에 대한 로망이 큼. 근데 그걸 며느리에게 강요. 딸같은 며느리? 띠바 호구가 필요하다고 해 ㅋㅋ 나도 신혼초에 시엄니가 엄마하고 딸하자고~ (신랑 둘째임) 그러길래. 아니요~ 전 엄마는 한명으로 충분해요. 시어머니와 며느리로 있고 싶어요. 라고 웃으면서 얘기함. 그래서인지 시엄니는 내가 자기 맘대로 할 수 있는 애가 아니라고 감지하시고 날 함부로 대하지 않았음. 반면 그런 얘기에 네네 했던 형님은 아직도 무시하고 못된 말 하심. 착한건 울엄마에게 하면 됨.

ㅇㅇ오래 전

잉 두번째 이어쓰기에서 주작걸리니 두번째만 쏙 삭제했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ㅇㅇ오래 전

ㅋㅋㅋㅋㅋㅋㅋㅋ 새벽두시반에 아주그냥 명작 나셨네 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도 재밌게봤으니 포도알 주고감 @

ㅇㅇ오래 전

너무 멋있다 실화든 소설이든 보고 따라해볼수 있잖아

지니오래 전

친정엄마가 해주는 밥 먹으면 양심적으로 설거지는 합시다. 친정엄마도 힘들어요.

ㅇㅇ오래 전

딸같은 며느리 없고, 엄마인 시어머니 없음. 거리를 두는게 좋음

니냐니뇨오래 전

장인이랑 사위 시아버지는 이렇게 자주 문제 안생김

오래 전

개한심...

예린이오래 전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딸로 생각하는 사람 몇 있을까?우리엄마만 봐도 아니더라 ㅋㅋ

너부리오래 전

저만하면 상식 있는 시어머니랍니다 며느리도 잘하셨어요 앞으로 선 지키면서 좋은 고부 사이로 지내시겠네요

ㅇㅇ오래 전

에혀 지는 이게 왜 주작티 흐르는지 모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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