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글 쓰기에 앞서 방탈 죄송합니다. 어린 제가 아닌 어른들 입장에서의 조언이 필요해 이곳에 글을 쓰게 됐습니다.
며칠 전 엄마의 생신이었습니다.
그래서 점심에 스테이크 집에 가서 각자 스테이크 한 종류씩 시켰어요. 얼마 후 직원분이 큰 쟁반에 스테이크 세 접시를 모두 가지고 오셨고, 하나씩 테이블에 내려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빠가 직원분께 눈치를 주시더라고요. 각자 시킨 게 있는데 왜 무턱대고 테이블에 올리냐면서요. 저는 우리가 다시 배치하면 된다고 하면서 직원분께 그냥 내려놔 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더니 아빠가 아예 화를 내셨어요. 직원분은 결국 아빠의 요청에 맞추어 누가 무엇을 시켰는지 물으면서 음식을 전달해 주셨어요.
직원분이 떠나고 난 후 아빠가 큰 소리로 제게 화를 내시기 시작했습니다. 자기가 시킨 게 이게 맞냐면서요. 메뉴판 자체가 영어로 되어 있어서 자기가 무엇을 주문했는지 잘 모르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직원이 똑바로 내 앞에 그 스테이크를 놓은 게 맞냐고 호통을 치신 거였어요.
저는 사실 아주 어렸을 적부터 아빠의 외도를 목격하고 엄마의 폭언을 듣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아빠가 제게 큰 위협을 가하려고 하자 부모님 앞에서 제가 칼로 제 손목을 그으며 정신이 나가버린 적이 있었습니다. 결국 저는 정신과에 갔고, 우울증이 극심하다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이 뒤로 엄마 아빠는 제 앞에서 큰 소리를 치지 않으려 하셨습니다.
2년만이었지만, 스테이크 집에서 아빠의 큰 소리를 듣고 나니 예전 기억이 떠오르면서 호흡이 잘 되지 않아 눈물이 나왔습니다. 물론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아 티는 절대 내지 않고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스테이크를 태연히 썰고 있었어요.
엄마가 제 얼굴을 보셨고, 자긴 안 먹겠다며 나이프를 쾅 내려 놓으셨습니다. 아빠가 결국 제게 정말 큰 소리로 화내셨어요. 정말 조용한 스테이크 집이었기에 아빠의 목소리가 더욱 찌릿하게 제게 박히는 느낌이었어요.
아빠는 제게 너의 잘못을 인정하고 조용히 먹지 왜 그러고 있냐고 하셨어요. 그리고 저 애들은 이런 일을 하라고 돈 받고 있는 애들인데 자기가 직원한테 그런 말을 한 게 뭐가 잘못이냐며 더 소리를 지르셨어요.
저는 예절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겨요. 바르지 못한 부모에게서 정상적인 가정교육을 받지 못해 혹여나 남들의 눈에 이게 티날까봐 어렸을 때부터 전전긍긍하며 자랐습니다. 그런데 아빠의 저 말을 듣고, 제가 이런 장소에서 큰 소리로 혼나고 있다는 사실보다는 음식점 직원이라는 존재에 대해 저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게 정말 경악스러울 정도로 부끄러웠습니다. 저 사람이 내 아빠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요.
저는 집에 가겠다고 했으나, 아빠가 사람들이 다 쳐다보는데도 계속 소리를 지르며 차에 가있으라고 했습니다. 기분 좋게 식사하러 오신 다른 분들께 죄송하여 일단 급하게 상황을 끝내고자 아빠 차에 가 있겠다고 말했고, 차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20분 뒤에 엄마 아빠가 차에 타셨습니다. 아빠가 제게 아까 소리를 질러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셨습니다. 물론 진심이 담긴 것은 아니었지만요. 그 상태로 집에 왔고, 엄마는 기숙사에 가라며 소리를 지르셨어요. 저는 겁에 질려 캐리어와 배낭에 짐을 잔뜩 챙겨 지하철을 타고 학교 기숙사에 왔습니다. 원래 개강하는 날에 기숙사에 오려고 했으나, 그냥 대낮에 짐과 현금을 모두 들고 왔어요. 지금은 개강한 시점이지만요.
엄마에게 밤 늦게서야 연락이 왔었어요. 제가 나간지도 모르셨더라고요. 전 대낮에 울면서 그 짐을 이끌며 지하철을 타고 기숙사로 오는 동안 엄마 아빠는 제가 집에 없는지도 모르고 계셨던 거예요.
연락을 받지는 않았어요. 스테이크 집에서도 그렇지만 여지껏 엄마는 아빠가 저를 혼낼 때 항상 안 말리셨거든요. 옆에서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거든요. 아빠가 소리를 지르는 동안 엄마는 스테이크를 씹고 있었고, 저는 눈 앞에 있는 엄마 아빠의 모습을 보며 '아 오늘 이곳 이 시간에 이 둘은 나를 버렸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연락을 받지 않았어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엄마 아빠에게 사과를 하고 이 상황을 또 끝내야 하는 걸까요? 제가 아직 20살밖에 되지 않아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전 무엇을 잘못한 건지 잘 모르겠어요. 부모님은 제가 잘못했다며 화를 내시는데 저는 그 이유를 몰라서 제 자신이 한심스러워요. 다음주면 추석이라 엄마아빠가 저를 찾을 텐데 본가로 가야 하는 걸까요? 그치만 전 이제 그 둘이 제 부모님보다는 지나가는 여성과 남성으로 보여요. 제가 노력하면 되는 걸까요? 대체 엄마 아빠는 제게 왜 그러시는 걸까요.
식당에서 소리를 지르는 아빠
안녕하세요. 올해 대학에 들어간 20살 학생입니다.
우선 글 쓰기에 앞서 방탈 죄송합니다. 어린 제가 아닌 어른들 입장에서의 조언이 필요해 이곳에 글을 쓰게 됐습니다.
며칠 전 엄마의 생신이었습니다.
그래서 점심에 스테이크 집에 가서 각자 스테이크 한 종류씩 시켰어요. 얼마 후 직원분이 큰 쟁반에 스테이크 세 접시를 모두 가지고 오셨고, 하나씩 테이블에 내려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빠가 직원분께 눈치를 주시더라고요. 각자 시킨 게 있는데 왜 무턱대고 테이블에 올리냐면서요. 저는 우리가 다시 배치하면 된다고 하면서 직원분께 그냥 내려놔 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더니 아빠가 아예 화를 내셨어요. 직원분은 결국 아빠의 요청에 맞추어 누가 무엇을 시켰는지 물으면서 음식을 전달해 주셨어요.
직원분이 떠나고 난 후 아빠가 큰 소리로 제게 화를 내시기 시작했습니다. 자기가 시킨 게 이게 맞냐면서요. 메뉴판 자체가 영어로 되어 있어서 자기가 무엇을 주문했는지 잘 모르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직원이 똑바로 내 앞에 그 스테이크를 놓은 게 맞냐고 호통을 치신 거였어요.
저는 사실 아주 어렸을 적부터 아빠의 외도를 목격하고 엄마의 폭언을 듣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아빠가 제게 큰 위협을 가하려고 하자 부모님 앞에서 제가 칼로 제 손목을 그으며 정신이 나가버린 적이 있었습니다. 결국 저는 정신과에 갔고, 우울증이 극심하다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이 뒤로 엄마 아빠는 제 앞에서 큰 소리를 치지 않으려 하셨습니다.
2년만이었지만, 스테이크 집에서 아빠의 큰 소리를 듣고 나니 예전 기억이 떠오르면서 호흡이 잘 되지 않아 눈물이 나왔습니다. 물론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아 티는 절대 내지 않고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스테이크를 태연히 썰고 있었어요.
엄마가 제 얼굴을 보셨고, 자긴 안 먹겠다며 나이프를 쾅 내려 놓으셨습니다. 아빠가 결국 제게 정말 큰 소리로 화내셨어요. 정말 조용한 스테이크 집이었기에 아빠의 목소리가 더욱 찌릿하게 제게 박히는 느낌이었어요.
아빠는 제게 너의 잘못을 인정하고 조용히 먹지 왜 그러고 있냐고 하셨어요. 그리고 저 애들은 이런 일을 하라고 돈 받고 있는 애들인데 자기가 직원한테 그런 말을 한 게 뭐가 잘못이냐며 더 소리를 지르셨어요.
저는 예절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겨요. 바르지 못한 부모에게서 정상적인 가정교육을 받지 못해 혹여나 남들의 눈에 이게 티날까봐 어렸을 때부터 전전긍긍하며 자랐습니다. 그런데 아빠의 저 말을 듣고, 제가 이런 장소에서 큰 소리로 혼나고 있다는 사실보다는 음식점 직원이라는 존재에 대해 저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게 정말 경악스러울 정도로 부끄러웠습니다. 저 사람이 내 아빠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요.
저는 집에 가겠다고 했으나, 아빠가 사람들이 다 쳐다보는데도 계속 소리를 지르며 차에 가있으라고 했습니다. 기분 좋게 식사하러 오신 다른 분들께 죄송하여 일단 급하게 상황을 끝내고자 아빠 차에 가 있겠다고 말했고, 차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20분 뒤에 엄마 아빠가 차에 타셨습니다. 아빠가 제게 아까 소리를 질러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셨습니다. 물론 진심이 담긴 것은 아니었지만요. 그 상태로 집에 왔고, 엄마는 기숙사에 가라며 소리를 지르셨어요. 저는 겁에 질려 캐리어와 배낭에 짐을 잔뜩 챙겨 지하철을 타고 학교 기숙사에 왔습니다. 원래 개강하는 날에 기숙사에 오려고 했으나, 그냥 대낮에 짐과 현금을 모두 들고 왔어요. 지금은 개강한 시점이지만요.
엄마에게 밤 늦게서야 연락이 왔었어요. 제가 나간지도 모르셨더라고요. 전 대낮에 울면서 그 짐을 이끌며 지하철을 타고 기숙사로 오는 동안 엄마 아빠는 제가 집에 없는지도 모르고 계셨던 거예요.
연락을 받지는 않았어요. 스테이크 집에서도 그렇지만 여지껏 엄마는 아빠가 저를 혼낼 때 항상 안 말리셨거든요. 옆에서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거든요. 아빠가 소리를 지르는 동안 엄마는 스테이크를 씹고 있었고, 저는 눈 앞에 있는 엄마 아빠의 모습을 보며 '아 오늘 이곳 이 시간에 이 둘은 나를 버렸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연락을 받지 않았어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엄마 아빠에게 사과를 하고 이 상황을 또 끝내야 하는 걸까요? 제가 아직 20살밖에 되지 않아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전 무엇을 잘못한 건지 잘 모르겠어요. 부모님은 제가 잘못했다며 화를 내시는데 저는 그 이유를 몰라서 제 자신이 한심스러워요. 다음주면 추석이라 엄마아빠가 저를 찾을 텐데 본가로 가야 하는 걸까요? 그치만 전 이제 그 둘이 제 부모님보다는 지나가는 여성과 남성으로 보여요. 제가 노력하면 되는 걸까요? 대체 엄마 아빠는 제게 왜 그러시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