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안락사... 고민됩니다

쓰니2022.09.04
조회39,763
안녕하세요, 판 눈팅만 하다가 처음 글을 써보네요예민한 주제인 줄 알지만 정말 큰 고민이 있어 글을 써봅니다
7년 전 길에서 아기고양이를 만난 게 묘연이 되어7년 째 함께하고 있는 냥이가 있습니다6개월 전부터 냥이가 아프기 시작하더니 점점 못 걷고 힘이 없어지고 살이 빠졌습니다스스로 걷지도 못하고 밥도 안 먹고 언제 별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였어요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고 제가 할 수 있는데까지 치료에 전념했습니다그 당시엔 살려야한다는 생각 밖에 없었고 모아둔 적금까지 깨가며 치료를 했습니다냥이가 아프기 전 엄마가 수술을 해서 제가 집을 자주 비웠는데그때부터 냥이가 아팠던 것 같습니다 제가 더 일찍 알아차리지 못했죠..(엄마는 현재 건강합니다)
당시 냥이는 하지마비가 오면서 자기 힘으로 용변을 볼 수 조차 없어서제가 수시로 똥 오줌을 받아줘야 했습니다집을 비우면 온 집안이 똥과 오줌 천지였지요엄마 병간호 때문에 직장 생활이 힘들었는데이런 상황까지 오니 직장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열심히 치료를 하면서 조금씩 호전이 되기 시작했고위태롭게나마 혼자 힘으로 걷고 밥도 잘 먹고 골골송도 부릅니다병원에서도 미세하게 나마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했고요 (아직 완치는 아닙니다)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배변, 배뇨입니다스스로 화장실을 쓰지 못합니다 변실금, 요실금이 생긴 겁니다똥오줌을 의도적으로 바닥에 누는 것이 아니라 그냥 밥을 먹다가도 나오고걸어다니다가도 나오고.. 누워있다가도 그냥 나옵니다..흐른다는 말이 맞을 것 같아요..처음엔 걷기도 잘 걷는데 왜 화장실을 안 쓸까? 싶어서화장실도 바꿔보고 모래도 바꿔보고 위치도 바꿔봤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병원에서는 병을 앓으면서 신경의 이상이 온 것 같다, 검사를 해봤을 땐 방광과 항문 쪽에 이상이 없다,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신경 손상은 평생 부작용으로 남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이런 케이스는 정말 드물어서 병원에서도 해줄 수 있는게 없다고요 ㅠ
한동안은 같이 지내면서 케어했지만 하루에 2-3번씩 이불을 빨고__질을 하고 똥오줌을 치우는게 너무 힘들어서 현재는 작은 방에 격리를 하고 있습니다전보다 화장실을 쓰는 빈도 수는 조금 늘었지만 10번에 1-2번 정도 화장실을 쓸까 말까? 이고그마저도 조준?을 잘 못해서 화장실 주변으로... 튑니다.. ㅠ그래서 방에 모두 배변패드를 깔아 두었지만 벽지와 창문틀에도 묻고아이가 바닥에 똥을 싼 상태에서 온 몸으로 비비고 다니기도 합니다그러면 목욕을 시켜야 하는데 아시겠지만 고양이는 목욕을 싫어하죠저희 냥이도 목욕을 너무나 싫어해서 매일 전쟁처럼 목욕을 하고저도 여기저기 상처가 쉴 날이 없고 냥이도 너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ㅠㅠ기저귀도 채워봤지만.. 기저귀를 채우면 치우는건 편하긴 한데냥이 피부가 짓물러서 어쩔 수 없이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알바를 하고 있긴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네요외출을 하려다가도 갑자기 똥오줌을 지려서 치우느라 늦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고요친구들이라도 편하게 만난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고양이가 아프고 나선..
매일 아침 저녁 밤으로 똥 치우고 알바하고 그렇게 살다보니 사실 너무 힘들고 우울했습니다... 다니는 동물병원에서는 이런 사정을 어느 정도 아시다보니조심스레 안락사 이야기를 꺼내시더라고요 안락사를 해라! 라고 하신 건 아니지만 장애묘, 환묘 보호자 중에 힘드신 분을 정말 많이 봤다고..강아지는 비슷한 케이스라고 해도 훈련이 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괜찮은데고양이는 정말 힘들거라고... 의외로 이런 문제 때문에 안락사를 하는 경우가 있긴 하다.. 라는 식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저랑 냥이는 7년을 동고동락하면서 정말... 제 자식이나 다름 없었어요지금 이런 상황에서도 너무 힘들긴 하지만그래도 제가 보일 때마다 반겨주고 그릉그릉해주는 냥이를 보면 너무 이쁘고 사랑스러워요그래서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는 거고요예전처럼 냥이랑 한 침대에서 같이 잘 때가 너무 그리워요그래서 처음에 그 말을 듣고 어떻게 안락사를 하나 생각이 들었지만재정적인 상황, 답이 없는 냥이의 상태, 현실적인 문제 등을 생각해보면자꾸 안락사라는 말을 곱씹을 수 밖에 없네요오늘도 세 번이나 똥오줌을 치우면서.. 갑자기 울컥해서 눈물이 났네요그러다가도 냥이를 보면 이런 생각을 하는 제가 너무 이기적인 것 같고죄책감이 들고 너무 힘듭니다... 
어디에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지탄 받을 각오하고여기에나마 글을 써봅니다... 
그리고 혹시 비슷한 케이스를 겪으신 집사님들이 계시다면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