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심한 엄마랑 앞으로 어떻게 살죠..제발 읽어주세요

ㅇㅇ2022.09.10
조회761
안녕하세요 우선 카테고리에 맞지 않는 글을 올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저보다 좀 더 경험이 많은 인생 선배님들께 조언 구하고자 하는 마음이니 너른 마음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30살 미혼 여자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성인 된 이후 대학생 때나 입사 초반까지 혼자 산 기간이 대부분이나, 언젠가 결혼하게 되면 (현재 4년 가까이 사귄 남자친구 있음) 부모님과 좋은 추억 거의 없이 가족을 떠나게 되는 게 걱정되어 2.5년 전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제 어린 시절을 간단히 말씀드리면, 항상 제 앞에서 싸우시는 부모님 밑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자랐습니다. 당시 시가 사정이 복잡했고 아버지께서 중간에서 현명한 역할을 해주시지 못한데다가 어머니께도 상처가 되는 언행을 많이 하셨습니다. 제가 봐도 저희 엄마는 6남매 막내 며느리로 들어와서 신혼때부터 시어머니 몇년동안 모시고 식구들에게 쓴소리만 듣고.. 정말 고생 많이하신 분 맞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외동딸인 저 하나는 잘 키우려고, 많은 사랑 주시려고 한게 느껴졌어요.

다만 가정 환경이 저렇다보니 부모님께서도 의도치 않게 저에게 상처를 많이 주셨어요. 가족들끼리 밥 먹는 시간이 항상 저에게 큰 스트레스였던게 기억나요.
당시 우울증이 심했던 어머니께서 식사중 아버지께 "너희 엄마가, 너희 누나가.." 이야기하시면 듣던 아버지께서는 화가나서 밥상을 뒤엎고, 어린 저는 엉엉 울고.. 그런 생활이 일상이었습니다.
좀 더 크고 나서는 (초등학교 고학년쯤) 어머니께서 그런 집안의 속사정들을 모두 저에게 말씀하시기 시작했어요. 어머니께서 어린 저를 키우느라 경력도 단절되셨고 우울증때문에 결혼 전 친했던 친구분들과도 모두 연락이 끊기셨기 때문에 대화할 사람이 저밖에 없던 점도 이해하지만, 친가 식구들과 아빠에 대해 나쁜 이야기를 듣고도 계속 그분들을 만나고 잘 해드려야 한다는게 어린 제가 이해하고 감당하기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재작년쯤 아버지께서도, 어머니께서도 어린 저에게 큰 상처를 주신 점에 대해 모두 사과하셨고 저 또한 지난 날은 다 잊고 이제 가족들과 행복한 추억들만 가득 만들고 싶었지만.. 그게 제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일단 어머니께서 오랜 시간 우울증을 앓으셨다보니 정서적으로도 항상 많이 불안해하시고 강박도 있고.. 여러모로 정상적인 사람들과 많이 다릅니다.

1. 과자, 라면 등 정크푸드를 굉장히 즐겨 드십니다. 이미 위염이 심해 약도 많이 드시고 새벽이 되어서야 겨우 잠드시면서도 식습관을 바꿀 생각이 전혀 없고 오히려 아버지께 "당신 때문에 내가 위염 걸렸다." 라는 말씀을 즐겨 하십니다. 그리고 건강을 중시하는 저와 아버지께도 계속 그런 음식을 권하십니다.

2. 아버지께서 정크푸드가 싫다고 집에서 음식을 해 드시기 위해 재료를 사오시면 길길이 화를 내십니다. 아버지께서 당신을 고생 시키려고 식재료를 사왔다고 화내시는데.. 저희 아버지도 저도 엄마가 요리하시는거 전혀 원하지 않고요. 보니까 아버지께서 부엌에 오는거 자체를 병적으로 싫어하시는데 이유가 이상합니다. 요리하고 중간밸브를 바로 안 끄는 점이나 식사 전에 부엌 정리를 안 하는게 싫다고 하시는데.. 저는 뭐 아버지께서 팔첩반상을 차리시는 것도 아니고 식후에 같이 정리해도 문제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오늘은 제가 뭐라고 말씀드렸더니 아빠가 부엌에 오실때마다 죽은 할머니 (엄마의 시어머니)가 살림 간섭하시던게 생각나서 싫다고 하시는데.. 저희 엄마 솔직히 매일 정크푸드 드시고 운동도 전혀 못하셔서 (살림 때문에 시간 없으시대요) 요리하실 체력도 안되시고, 며칠에 한번 레토르트 같은거 끓이시면 식사시간 내내 아빠랑 저는 엄마 한숨소리 들어야해서 부담스럽습니다. 그냥 아빠가 건강한 음식 해주시는게 훨씬 좋아요. 오늘도 엄마가 후라이팬에 송편 데우시는데 시간이 한참 걸릴 것 같아 아빠가 옆에서 더덕구이 좀 데웠다가 집이 날아갈 뻔했네요.

3. 앞서 말한 요리처럼 모든걸 내가, 내가, 내가할거야 하시면서 가족들이 집안일을 거의 못하게 하시는데 정작 자기관리는 전혀 못하십니다. 아마 몸의 지방이 저의 세 배는 되실 것 같은데, 제가 엄마에게 1대1 필라테스 끊어드린다고 해도 시간이 없다고 하시고, 아빠랑 제가 식사나 청소 알아서 하겠다고 해도 다 본인이 직접 해야겠다고 하십니다. 저도 다른 친구들처럼 엄마랑 여행도 가고 그러고 싶은데 봄 가을에나 겨우 나가시지 여름에는 덥다고 외출도 거의 안하세요. 심지어 한밤중에도요..

이렇게 기이한 행동을 계속하시면서 집에서 매일 아빠에게 내가 결혼을 잘못해서 인생을 망쳤다, 다 당신 때문이다, 이런 식의 말씀을 계속 하시는데요..
솔직히 저도 어렸을때부터 이렇게 이상한 가정환경에서 자랐지만 인서울 대학교 잘 졸업하고 국내 탑 대기업 취업해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엄마는 그 때의 일을 자꾸 말씀하시면서 모든 일의 면죄부로 삼으시려고 하시니 제가 원하는 행복한 가정은 영영 가질 수 없을 것 같고, 저에게 계속 정서적으로 악영향만 주시네요...

이 동거 포기하고 나가 사는게 맞을까요?
엄마아빠가 평생 이렇게 사실거라고 생각하면 제 마음이 찢어지는데.. 제가 바꿀 수 없는 부분일까요?
오늘도 어머니께 정신과 전문의 도움 받아보시라고 말씀드렸는데 씨알도 안먹혔습니다..
현명한 인생 선배님들의 조언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저희 가족보다 수백배 행복한 추석 보내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