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 양가 가족에게 알리기

ㅇㅇ2022.09.27
조회28,079


몇년 간의 일을 쭉 해놓으니 생략된것도 많아 주작이라는 말씀들이 많네요
저도 안밑기는건 시어머니쪽의 반응.. 맞습니다

저도 많이 경계했고 믿지 않았으니까요

몇가지만 추가하자면
1. 사장님 가게는 1인 혼자하는 식당이었습니다
어릴때부터 꿈 키워온걸 작게 이룬것이고
평일에만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라 주말, 공휴일을 이해 해주신 겁니다 홀써빙과 주방보조정도는 경력 크게 없어도 가능하겠죠


2. 할머니집.. 20가구도 안사는 지방에있는 작은 시골입니다 한시간에 버스 한두대 오는곳이요
작은 밭하나 꾸리시면서 생활하시는데 심어놓으신거 마를까봐 물주러 나오셨다가 어린아이가 돌아다니는걸 봤답니다
이동네에 아이 혼자 돌아다닐일이 없고 증손주 또래같아서 뉘집 아이인가 물어보러 불렀다가 제 딸인걸 알아봤답니다
아이는 할머니 얼굴을 못알아봐서 할머니께 바로 가지 않았던 것이구요. 작은 어린이가방에 속옷이랑 갈아입을옷 한두개에 인형 하나 있었습니다


3. 애지중지 하는 아들 왜 2년동안 안봤냐
자식들이 성장하면서 데면데면 해졌습니다
집에서 큰 자식들도 가부장적인 아빠들이랑 살갑지 않은 가족 많은데 떨어져살면 오죽하겠습니까
명절때마다 부르셨지만 그때만 보는 친가친척들이 어색해서 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주기적으로 전화 오시고 보자 하셨는데 일때매 거절한건 자식들이니 제가 할말은 없네요



4. 언니, 시어머니랑 친하게 지내는것
득달같은 시누이 있으면 무던한 사람도 있겠죠
언니가 고양이를 키우고 저도 고양이를 키워 관심사 공유하다보니 지금은 엄청 가까워 졌습니다

처음에는 시어머니 집에 가려해도 불편하다고 오지말라 했지만 제가 쉬는날 멀리서 좋아하시는 떡볶이 포장해가고, 여행가실때 고양이 밥주러가고 화장실 봐주고 하며 드나들다보니 편해졌어요

어머니는.. 저도 글쓰면서 참 이상해서 얼마전에 여쭤봤습니다
아들 가시밭길로 가는건데 절 왜 이뻐하시냐구요

처음에는 욕도 많이 했다 안쓰러운건 여자로써 안쓰러운거고 자식새끼 힘든일 가게 하는 앤데 마음에 안들었다고

그치만 힘들게 살아온 애고 다른의미로 대견한데 굳이 본인까지 잡아대며 속앓이 시키고 싶지는 않아 티를 안냈다고 하시더라구요

처음에 어린애가(제가) 밥은 할줄 알까해서 아들 굶을까봐 아들이 좋아하는 반찬만 해줬고 남의 새끼 키우는데 보통일 아니라 자기 아들이 금방 포기할줄 알았는데 오히려 노는거 술먹는거 줄이고 생활력있게 살아서 천천히 인정한거라구요


모난거 없고 욕심없고 애하나 딸린거보단 인간성 하나 본거니까 실망시키지 말구 잘 살아 하시길래 죄송하고 감사하고 잘 살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5. 아이가 사장삼촌이 아빠였음 좋겠다 한건 학교에서 가정의달에 속상했었나 봅니다..
순간은 민망했지만 아빠의 빈자리가 큰가 하고 많이 울고 힘들었는데 저렇게 적으니 가벼워보이네요

어린이날이 끝나고 학교 다녀와서 주말에 누구는 어린이날에 엄마랑 아빠랑 어디갔데 나는 삼촌이랑 갔는데 했습니다

나도 아빠가 있었으면 좋겠다 (학교에 아빠랑 엄마랑 놀러갔다고 자랑하고싶다, 엄마만 이야기 하고싶지 않다)

그게 사장 삼촌이었으면 좋겠다 (지금 삼촌이 아빠 역할을 해주고있는데 그걸 아빠의 자리로 친구들한테 이야기 해도 되겠냐)

이걸 저와 예비신랑이 있는 자리에서 물어보며 바램과 허락을 동에 말했습니다 그걸 한줄로 요약한거구요

드라마처럼 막 예쁜 그림은 아니었어요 한편으로는 마음쓰리면서도 상대방의 반응을 파악하기 어려워 저혼자 민망해했구
얘가 뭔소리 하는거야?? 하고 넘긴 후로 저혼자 진지하게 고민한거구요




인증이라도 할까 했는데 개인정보도 있고 괜히 신상 노출만 될까봐 글로 좀더 자세히 적었습니다

믿을분들은 믿고 안믿을분은 끝까지 안믿겠죠

그냥 한번쯤 쭉 털어놓고싶었고
가까운 사이에는 말하기 힘들어 익명으로 쓴것입니다

나 몇년동안 힘들게 살았는데 조금 행복해질 빛이 보이니 그래도 되겠냐는 투정도 되겠네요


운이좋아서 좋은 사람 만났다고 생각하고있어요
사기, 보험권유 이런거는 다행히 없습니다

어릴때 몸굴...휴
저희 엄마한테 힘든거 말씀 못드린게 고3때까지 공부만 했어요..
그래서 사람보는 눈 없었고
남들 다 아는 좋은 대학까지 들어가서 임신때문에 반년 다니고 휴학 후 자퇴한거라 더 후회하실일 많들고싶지 않아 말씀 더 안드렸던건데 값싸게 보였나봐요

제업보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너무 공격적이셔서 조금 충격도 받았어요..


진심으로 조언해주신분들 감사합니다

가독성 떨어지고 긴글이라 죄송합니다









본문





저는 재혼이고 남자쪽은 초혼입니다



20살에 피임실패로 아이가 생겼습니다.
잘 살아보자는 전 남편의 말을 믿었지만 결혼생활은 순탄치 못했어요

일을 하면 한달도 못하고 그만두고, 모든 순간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더군요. 내일 밥 먹을 돈도 없어서 굶기도 많이 굶고 그 과정에서 친구도 많이 잃었어요

손은 심심하면 올리고 아이도 예외없이 그래서 이혼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아이는 본인이 키운다고 너같은 ㄴ한테는 아이 못 맡긴다고 지엄마랑 알아서 키울테니 꺼지라 하더라구요

남한테는 항상 거짓말과 웃음으로 이야기하면서 저는 아이 버리고 간 나쁜ㄴ 지는 힘든 와중에도 아이만 생각하는 아빠로 포장했지만 사실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저는 아이 어린이집에 몰래 제번호를 알려주며 사정을 이야기하고 소식을 들어왔어요
며칠동안 옷도 안갈아입히고 씻지도 못해서 어린이집에서 씻겼다
수저랑 물통을 씻어주지 않아 물때가 끼고 곰팡이다 폈다
아이 몸에 학대의 흔적이 있다
손톱을 깎아주지 않아 어린이집에서 깎였다


가슴치고 울고 매일 잠 못들었지만 가진게 하나 없어서 참고 버텼습니다
3명 가족이면 돈 나오는게 좀 더 많아져서 죽어도 이혼 안해주더군요..

2년정도 지나니 돈좀 모으고 월세 보증금 정도는 모아 이혼소송과 아이 양육권 찾아올 준비를 하고있는데 시골에서 전화가 오더라구요

저희 할머니가 말씀하시길 동네에 작고 마른 아이가 돌아다니는데 아무리 봐도 증손주 같아서 데려왔는데 맞더라
이게 무슨일이냐 왜 혼자 여길 돌아다니냐 하셨습니다

머리가 핑돌고 어지러웠습니다
한여름 30도가 넘는 더위에 7살짜리 아이를 그 시골에 작은 가방만 하나 던져놓고 오는게 말이 안돼 바로 전남편한테 전화해 세상에 있는욕 없는욕 다했습니다

아동학대로 신고할까 곱게 이혼해주고 내인생에서 사라질래 하니 이혼도장 찍어주더라구요



그렇게 첫 결혼인생이 끝이났습니다


아이는 아빠랑 지내는 시간 동안 트라우마가 심했는지 밤마다 화들짝 깨서 울고 쓰다듬으려고 할때마다 몸을 움츠리는 모습 보고
일을 잠시 관두고 아이와 시간을 보냈습니다

밤마다 pc방이며 술이며 지혼자 노느라 아이를 집에 혼자뒀다더군요 아이에게 이제 아빠 아니다 너한테는 엄마뿐이고 아빠가 데리러오면 소리지르고 모르는사람이라 해라 단단히 교육 시켰습니다


그렇게 여름부터 학교들어가기 전까지 전국을 돌아다니며 좋은 기억만 심어주고 신나게 놀았습니다


아이가 학교 들어가면서 다시 일을 시작했는데 배운것도 할줄아는것도 없는채로 주말 공휴일 다 쉬며 급할때 빠질수 있는 일이 적더라구요..


심지어 코로나까지 터져서 정말 어려웠는데 젊은 사장님이 사정을 봐주셔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학교 끝나고 가게에 잠시 머물고,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을때 짧게 쉬어도 되며 공휴일 주말 다 이해해 주셔서 무난하게 1학년을 지나니 저도 아이도 여유가 많이 생기더라구요

그때 사장님이 진지하게 만나보자 이야기 하셨지만 저는 거절했습니다
지금은 좋은 사람이지만 결혼은 연애와 다르다는걸 알았고 저랑 2살차이밖에 안나는 사장님의 젊은 나이와 사회적 시선이 너무 불편했습니다

좋은사람 많이 두고 왜 하필 나냐, 이렇게 보면 나는 여기서 일할수 없다, 나는 우리 엄마도 이번 결혼으로 많이 상처받았고 나도 아이도 마찬가지라 더이상 남자 만날 자신도 없다

한번만 더 말하면 여기서 나간다고 못박고 생각않고 있었는데 제 뜻을 바꾼건 아이었습니다

아빠가 있었으면 좋겠고 그게 사장삼촌이었으면 좋겠다구요

그걸 사장님 앞에서 말하니 서로 민망한 분위기가 되다가 결국 저도 마음을 열고 만남을 갖게되어 그게 2년이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연애만 이런느낌으로 선을 그으며 더 다가오지 말아줬으면 하고 말했습니다.

만나는 기간동안 차도없는 뚜벅이라 차 없이 가기힘든곳은 못갔었는데 아이랑 바다도 같이가고 놀이공원도 가고 워터파크도 가봤습니다
아이가 지나가는 말로 하는 말도 최대한 들어주려 노력하는 모습과 너무 오냐오냐만 하지 않고 안되는건 안된다는 예절도 알려주더라구요

아이가 없는 곳에서는 저랑 진지하게 나는 어릴때 이런건 이런 규칙이 있었고, 이런건 부모님이 못하게 했는데 너는 어땠냐 이런식으로 같이 육아의 합의점도 맞춰나가는것에 더 깊은 관계까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서로 결혼생각이 생기자 먼저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나는 친정엄마한테 걱정 안드리고 싶어서 전 아이아빠가 날 어떻게 했는지 말하지 않아 엄마는 자세히는 모른다

하지만 반대하던 결혼을 강행했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 못해서 이혼한것만으로도 속앓이 많이 하신 분이라 나는 엄마가 보기엔 반대없이 환영받는 결혼을 하고싶다 라구요 (저는 아버지가 안계십니다)

그래서 예비시댁 어른들께 먼저 알리자고 결정하고 시어머니께 처음으로 말씀드렸습니다

처음엔 많이 놀라시긴했지만 제가 눈물 터뜨리며 그동안 있었던 일과 예비남편이 지금 결정을 쉽게 생각한게 아니라는걸 말씀드리니 "여자라서 알지 네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마음고생 심했다는거 다 이해해주시고 다독여 주시며 전남편이랑 확실히 이혼되어있고 법적 정리만 되어있으면 괜찮다 하셨습니다


지금은 아이가 어머님 손맛 좋아하는거 알고 매주 다른 반찬 해주시며 정말 아껴주십니다
시누이도 있는데 동네언니처럼 가끔 저랑 쇼핑도 가고 카페, 노래방도 가며 매일 카톡도 주고받으며 친언니 못지않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다음은 시아버지신데 예비신랑 부모님께서 20년전에 이혼하셔서 자식들만 교류중인 상태입니다

어머님께 듣기로 성격이 불같으셔서 말씀드리면 화 많이 낼거라고 해서 뭐라 이야기 꺼내기가 힘들더라구요..

예비신랑이 지금 만나는 여자가 있다는것 정도만 아시고 재혼이고 아이가 있다는걸 전혀 모르는 상태이십니다

원래도 명절에만 얼굴보는 사이였는데 코로나때문에 간소화하면서 얼굴도 2년 못본 상태라서 첫 소개자리에 그런 말씀 드려도 되는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예비신랑이랑 머리 싸매도 언제, 어떻게, 무엇을 먼저 꺼내야 할지 답이 안나왔습니다
3대 독자라고 아끼신다고 들었는데 아들이 가시밭길로 간다는걸 환영하는 부모님이 몇이나 있을까요..

운좋게 어머님이 이해해주시고 인정해주셨다고 아버님마저 쉬울꺼라는 기대는 없지만 최대한 감정 덜 상하게 이야기를 꺼내고 싶습니다

상황을 늘어놓다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친구도 떠나고 속털어놓을곳도 없어서 넋두리겸 썼는데 신기하게 홀가분해졌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 좋은일만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