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처절한 고백 산에 오르는 이유~ 산에 가지마라. 처음엔 산에 오르리라 마음먹지. 치만, 한번 오르고 , 두 번, 오르면 그 산이 너인지, 네가 그 산인지 모르게 되고 , 그 산이 너를 부른다. 산에 가지 마라. 내가 말하면, 너는 웃으며 내게 말하지. 난, 산을 오르는 것밖에 할줄아는게 없어. 산에 가지 마라. 난, 다시 말하지. 산에 자주 오르면, 결국그 산에 살아야 하는 것을...... 사람도 산도 함께 젖어지는 것을 ...... 이미 네가 그 분위기와 그 바람에 젖어지는 것을 알기에, 네가 그 산을 닮아서 내려오는법을 잊을까 두려워. 산에 가지마라. 나는 말하고 산을 오르는것밖에 할줄아는게 없어. 너는 대답하지. 두려워. 산에 가는 것이 아니라, 그산이 불러서 그품에 안기러 가는 것을 알기에. 네가 그 산에 취해 돌아오지 않으면 내가 또 그 산을 오르겠지. 너와 산을 함께 만나러. 바캉스에서 돌아온 우리에겐 변화가 생겼습니다. 난, 화장을 했고 화려하고 야한 옷을 만들어 입었습니다. 처음 화장을 하고 나서던날 녀석들은 다 뒤집어 졌습니다. " 으악 ~ 너 뭐한거야???" 지들끼리 낄낄 거리더니 다시 한다는 말이 " 진즉 하지 그랬냐?" 사실 난 범생이에 가까웠습니다. 녀석이 초등학교때부터 과외 선생끼고 살 때 난 학원도 안 가봤지만 중.고등학교. 대학교를 모두 장학금 받았고 용돈도 알바해서 벌어 쓰고 그랬던 것이었는데 그만 사학년 이학기 장학금을 놓쳤고 이학기 성적이 엉망이 되도록 공부를 안했다는 것이고 반면, 녀석은 미친척 죽 어라 공부만 하더군요. 그리고 녀석에겐 새로운 끔찍한 애인이 생겼는데 , 글쎄 그건 녀석이 새로산 자주색 아반떼 였습니다. 녀석은 아반떼 골드를 샀는데 가만히 보니 자동차에 찻값보다 더들여 치장을 해서 번쩍번쩍 거리게 해두 고는 프렌치 불독이 만지지도 못하게 하는겁니다. 아침마다 생전 지 구두는 안닦는 놈이 차는 겁나게 닦아서 썬~ 루프며 문짝이며 반짝반짝하게 해놓았더 군요. 궁금해서 내가 타 봤더니 조수석 안경걸이에 내가 아끼는 썬그라스가 걸려 있었습니다. " 이게 왜 여기 있냐?" " 으으응, 그게 너 혹시 타면 쓰라고......" 그러면서 자기 머리를 탁탁 터는 것이었죠. 내가 좋아 하는 김건모, 김정민, 김민종, 이현우, 김현식......씨디일체. 오디오 겁나게 좋은 것, 하다못해 나의 플라스틱 바느질함, 퀼트책,그리고 운전석과 조수석의 에어빽...... 도데체, 녀석은 내차를 샀나 봅니다. 나는 아주 커다란 곰을 한 마리 만들어서 뱃속을 솜대신 커피 알갱이로 가득 채우고 나의 묵주와 함께 선 물 했습니다. 그렇게 좋아하는 커피 냄새나 실컷 맡으라고 ...... 그리고 나는 여전히 전철을 타고 다녔죠.녀석이 그러거나 말거나......! 그렇게 겉으로는 녀석도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습니다. 바캉스에서 돌아온뒤 그는 부쩍 갈증을 내는 것 같았습니다. 그냥, " 여관 갈까? " 그 한마디를 못해서 전전긍긍 하는 것 같았죠. 그날도 아파트 근처 어두운 도로가에 차를 세운 그의 숨이 거칠어지며 그의 뜨거운 손이 나의 가슴을 더 듬어 지나고 곧이어 격렬하게 그의 입술이 나의 목을 입술을 차례로 애무하기 시작 했습니다. 그때, 문득 차창 앞을 지나다 우뚝 서버린 녀석을 보았습니다. 녀석은 그 자리에 얼어 붙은 듯 보고 있더니 획 돌아서서 가 버리더군요. 나는 아마 그 무렵 부터는 녀석없이 혼자 살아가야 할 날들을 준비하고 있었나 봅니다. 쳐다봐서는 안된다는 이유만으로도 눈물이 날만큼 슬퍼지는 내마음을 죽을 힘을 다해 누르며 날마다 새롭게 이유를 만들어 세를 밀어내고 또 밀어 내고 있었습니다. 그저, 막 살다 보면 스물다섯, 서른, 마흔...... 그렇게 시간이 가겠거니...... 나를 토닥 거리며, 그저 녀석이 빨리 시험을 치고 자신의 길로 떠나가길 기다리며......집으로 들어와서 나는 조용히 녀석의 방앞을 지나갔습니다. 최대한 조용히...... 녀석은 아무일 없었다는 듯 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안됐는 마음이 들어서 옷을 갈아 입고 들여다 보며 물었습니다. " 커피 타줄까?" 녀석이 고개도 안들고 말했습니다. " 괜찮아, 안먹어도 돼. 참을수 있어." 그건 녀석이 삐졌을 때 하는 말입니다. " 괜찮아, 안먹어도 돼. 참을수 있어." 녀석의 생일 다가오던 팔월의 어느날 이었습니다. 그 전날밤 웬일이니에서 오랜만에 아빠와 함께 저녁 알바를 하고 있던 나는 녀석의 생일 파티를 어떻게 해줄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죠. 모두 휴가를 떠나서 인지 손님도 별로 없었던 밤 이었습니다. 10시쯤 되었을 때 엄마의 첫사랑 김기수씨가 오셨습니다. 카운터에 있던 아빠가 긴장하는 모습이 눈에 보였습니다. 아빠의 연적 이었던 아저씨니까요. 아저씨는 엄마 때문 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줄곧 혼자 사셨고 그렇게 가끔은 웬일이니에 나타 나십니다. " 엄마, 좀 나오시라고 해라. 진아." 아저씨가 18번 테이블에 앉는걸 보시더니 아빠가 내게 말씀 하셨습니다. 물은 셀프였지만 내가 물을 가지고 18번 테이블로 갔습니다. 아저씬 아빠와는 다르게 아직도 귀여운 데가 남아 있습니다. " 아저씨 , 어디서 한잔하고 오셨네요." " 어! 우리 이쁜진이, 엄만 계시냐?" 그때 엄마가 나오는걸 보고는 아빠는 슬며시 자리를 비켜주시더군요. 나는 카운터에 앉아서 여전히 아름다운 이 오래된 친구들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 잘 지내는지 궁금해서......그냥 어떤지 궁금해서......" " 난, 잘있지. 기수씨......어디서 이렇게 많이 마셨나?" 엄마의 잔소리에 아저씨는 얼굴을 붉히며 웃습니다. 아저씨가 좋아하는 이문세의 '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을 드렸더니 나를 보고 웃으셨습니다.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도 언제나 그리워지는 사람을 나도 가질수 있을까요. 그래서인지 다음날 엄마와 아빤 휴가를 떠나셨습니다. 내가 웬일이니에 도착했을땐 가게 앞에 엄마가 써붙인 양해문이 붙어 있었죠. < 안녕하세요. 주인부부예요. 저흰 오늘 강릉 쪽으로 떠납니다. 재 충전 하고 돌아와서 여러분께 제 행복한 웃음을 함께 나누어 드릴께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우리 엄마 참 깜찍 하지 않습니까? 이런 울엄마를 사랑합니다. 난, 세의 생일 파티를 해주기로 했습니다. 우선 프렌치 불독과 은경씨를 불러서 음식을 준비하고 우리가게 알바하던 선돈이도 불렀고 그도 불렀습 니다. 두시간 동안 안주를 만들었더니 떡벌어진 한상이 차려졌습니다. 아이들은 풍선을 불어 홀을 장식하고 정말 넓은 홀은 금새 멋진 파티장으로 바뀌었습니다. 행복한 미소 를 지을 녀석을 생각하니 기뻤습니다. 하지만 막상 파티를 시작하고는 녀석은 무슨 마음인지 술만 마셔대고 있었습니다. " 야~~~ 너 한동안 술 안먹고 공부만 하더니 오늘 술땡기는 구나. 그래도 어느정도 마셔라." 열두시가 가까워 오자 프렌치 불독은 은경씨를 데려다 주러 가고 아이들도 모두 돌아가고 그와 나 그리 고 세만 앉아서 술을 마셨습니다. 녀석은 그날은 김정민의 Dreaming에 필이 꽂혀서 우린 밤새껏 그 노래를 들어야 했습니다. 그건 문제의 그 씨디...... 마음에 드는 씨디가 나오면 맨날 사다주는걸 받기만 하다가 일년전 녀석의 생 일날 내가 처음으로 선물해준 김정민의 무한지애 씨디 속에 들어 있던 노래인데 여행을 할때면 언제나 그 노래 틀어 놓고 다녔습니다. ~~ 햇살 가득한 날엔 아무런 약속도 없이 기차를 타고 둘이서 여행을 했었지. 비가 내리는 날엔 아무런 약속도 없이 너와 함께 이거릴 걷곤 했어.~~~ 조금 불안해진 나는 세시가 넘어 서자 그를 가라고 했습니다. " 형, 안되겠다. 먼저 가. 내가 데려 가던지 할게." " 아니야, 괜찮아. 내가 데려다 줄게. 세도 많이 취했는데......" 그때 갑자기 소주에 맥주를 섞어 엄청 마신 녀석이 벌떡 일어 났습니다. " 왜? 너 이제 갈 거야?" " 아~ 냐. 나 혼자 갈거야. 너 먼저가!" 녀석이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생각 하면서 비틀 거리는 녀석을 잡았습니다. " 너, 왜그래? 술을 왜 이렇게 몸도 못가눌 정도로 마셔......" 내가 녀석을 잡으며 조금 짜증스럽게 말했습니다. 그러자 녀석이 슬픈 눈으로 노려보며 소리쳤습니다. " 놔아~ 놔! 난 아무도 없어. 나는 아무도 없다고 ......난, 내 생일이 싫어." 그러며 뛰어 나가는 녀석을 보니 불현 듯 ~~~ 차!!! 아차! 녀석의 차!! ~~~ " 형, 쟤 잡아! 쟤 차 끌고 나가려는 거야. 잡아!" 나는 외치며 그와 함께 주차장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 갔습니다. 녀석의 아반떼는 이미 주차장을 빠져 나오려고 기를 쓰다가 옆에 서있는 차의 문짝을 다 긁어 놓고 나와 있는 상태였습니다. 녀석은 이미 돌아 버렸습니다. 이대로 나가면 나는 녀석이 어디로 갈지 뻔히 알고 있었습니다. 녀석은 죽을겁니다. 난, 미친 듯 차에 매달렸습니다. " 안돼, 세야! 안돼, 제발......" 하지만 녀석은 똑같이 소리를 질렀습니다. " 싫어! 난, 아무도 없어. 난 아무도 없어!!!" 차에 시동을 걸고 움직이려 하는 녀석의 손을 꼬옥 붙잡고 나는 차에 매달려 끌려 가며 필사적으로 외쳤 습니다. " 사랑해! 사랑해! 제발, 사랑한다. 세야! 이러지마. 세야! 이러지마! 많이 사랑한다. 세야! 니가 이러면 나 죽어.” 녀석이 울면서 나를 돌아다 보았습니다. 그리곤 차에서 내리더니 밖으로 뛰어 가기 시작 했습니다. 그의 놀란 눈을 어떻게 설명 할수 있겠습니까...... 세가 뛰어가고 나도 따라 뛰고 그 사람도 같이 뛰었습니다. 녀석은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달릴수 있는지 의심스럽게 달리고 달렸습니다. 유료 주차장 휀스를 휙휙 넘어서 범계역 주변을 한시간쯤 돌다가 스스로 지쳐 길바닥에 쓰러졌습니다. 그가 세를 업어서 세의 방에 눕혀주고 돌아갔습니다. 힘없이 돌아서던 그가 나에게 물었습니다. 우리와 함께 지쳐있던 그가 다시 나지막히 내게 물어 왔습니다. "너를 그렇게 힘들게 하던게 이거 였니?” " 형, 미안하고 그리고 고마워......" 그는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 자라, 그리고 다시 이야기 할거지. 나랑......" 녀석과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몇일뒤 인덕원에 있는 현대 자동차 서비스 센타에서 세의 차 수리비 150만원 그리고 남의 차 수리비 250만원을 물어 줬습니다. 차를 찾아 오던날 녀석은 말없이 내게 키를 건네 줬습니다.
[ 연재 11] 돌발상황 -- 처절한 고백
11- 처절한 고백
산에 오르는 이유~
산에 가지마라.
처음엔 산에 오르리라 마음먹지.
치만, 한번 오르고 ,
두 번, 오르면
그 산이 너인지, 네가 그 산인지 모르게 되고 ,
그 산이 너를 부른다.
산에 가지 마라.
내가 말하면,
너는 웃으며 내게 말하지.
난, 산을 오르는 것밖에 할줄아는게 없어.
산에 가지 마라. 난, 다시 말하지.
산에 자주 오르면,
결국그 산에 살아야 하는 것을......
사람도 산도 함께 젖어지는 것을 ......
이미 네가 그 분위기와 그 바람에 젖어지는 것을 알기에,
네가 그 산을 닮아서 내려오는법을 잊을까
두려워.
산에 가지마라.
나는 말하고
산을 오르는것밖에 할줄아는게 없어.
너는 대답하지.
두려워.
산에 가는 것이 아니라,
그산이 불러서 그품에 안기러 가는 것을 알기에.
네가 그 산에 취해 돌아오지 않으면
내가 또 그 산을 오르겠지.
너와 산을 함께 만나러.
바캉스에서 돌아온 우리에겐 변화가 생겼습니다.
난, 화장을 했고 화려하고 야한 옷을 만들어 입었습니다.
처음 화장을 하고 나서던날 녀석들은 다 뒤집어 졌습니다.
" 으악 ~ 너 뭐한거야???"
지들끼리 낄낄 거리더니 다시 한다는 말이
" 진즉 하지 그랬냐?"
사실 난 범생이에 가까웠습니다.
녀석이 초등학교때부터 과외 선생끼고 살 때 난 학원도 안 가봤지만
중.고등학교. 대학교를 모두 장학금 받았고 용돈도 알바해서 벌어 쓰고 그랬던 것이었는데 그만 사학년
이학기 장학금을 놓쳤고 이학기 성적이 엉망이 되도록 공부를 안했다는 것이고 반면, 녀석은 미친척 죽
어라 공부만 하더군요.
그리고 녀석에겐 새로운 끔찍한 애인이 생겼는데 ,
글쎄 그건 녀석이 새로산 자주색 아반떼 였습니다.
녀석은 아반떼 골드를 샀는데 가만히 보니 자동차에 찻값보다 더들여 치장을 해서 번쩍번쩍 거리게 해두
고는 프렌치 불독이 만지지도 못하게 하는겁니다.
아침마다 생전 지 구두는 안닦는 놈이 차는 겁나게 닦아서 썬~ 루프며 문짝이며 반짝반짝하게 해놓았더
군요.
궁금해서 내가 타 봤더니 조수석 안경걸이에 내가 아끼는 썬그라스가 걸려 있었습니다.
" 이게 왜 여기 있냐?"
" 으으응, 그게 너 혹시 타면 쓰라고......"
그러면서 자기 머리를 탁탁 터는 것이었죠.
내가 좋아 하는 김건모, 김정민, 김민종, 이현우, 김현식......씨디일체.
오디오 겁나게 좋은 것, 하다못해 나의 플라스틱 바느질함, 퀼트책,그리고 운전석과 조수석의 에어빽......
도데체, 녀석은 내차를 샀나 봅니다.
나는 아주 커다란 곰을 한 마리 만들어서 뱃속을 솜대신 커피 알갱이로 가득 채우고 나의 묵주와 함께 선
물 했습니다.
그렇게 좋아하는 커피 냄새나 실컷 맡으라고 ......
그리고 나는 여전히 전철을 타고 다녔죠.녀석이 그러거나 말거나......!
그렇게 겉으로는 녀석도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습니다.
바캉스에서 돌아온뒤 그는 부쩍 갈증을 내는 것 같았습니다.
그냥, " 여관 갈까? " 그 한마디를 못해서 전전긍긍 하는 것 같았죠.
그날도 아파트 근처 어두운 도로가에 차를 세운 그의 숨이 거칠어지며 그의 뜨거운 손이 나의 가슴을 더
듬어 지나고 곧이어 격렬하게 그의 입술이 나의 목을 입술을 차례로 애무하기 시작 했습니다.
그때,
문득 차창 앞을 지나다 우뚝 서버린 녀석을 보았습니다.
녀석은 그 자리에 얼어 붙은 듯 보고 있더니 획 돌아서서 가 버리더군요.
나는 아마 그 무렵 부터는
녀석없이 혼자 살아가야 할 날들을 준비하고 있었나 봅니다.
쳐다봐서는 안된다는 이유만으로도
눈물이 날만큼 슬퍼지는 내마음을 죽을 힘을 다해 누르며
날마다 새롭게 이유를 만들어 세를 밀어내고 또 밀어 내고 있었습니다.
그저, 막 살다 보면 스물다섯, 서른, 마흔...... 그렇게 시간이 가겠거니......
나를 토닥 거리며, 그저 녀석이 빨리 시험을 치고 자신의 길로 떠나가길 기다리며......집으로 들어와서
나는 조용히 녀석의 방앞을 지나갔습니다.
최대한 조용히......
녀석은 아무일 없었다는 듯 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안됐는 마음이 들어서 옷을 갈아 입고 들여다 보며 물었습니다.
" 커피 타줄까?"
녀석이 고개도 안들고 말했습니다.
" 괜찮아, 안먹어도 돼. 참을수 있어."
그건 녀석이 삐졌을 때 하는 말입니다.
" 괜찮아, 안먹어도 돼. 참을수 있어."
녀석의 생일 다가오던 팔월의 어느날 이었습니다.
그 전날밤 웬일이니에서 오랜만에 아빠와 함께 저녁 알바를 하고 있던 나는 녀석의 생일 파티를 어떻게
해줄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죠.
모두 휴가를 떠나서 인지 손님도 별로 없었던 밤 이었습니다.
10시쯤 되었을 때 엄마의 첫사랑 김기수씨가 오셨습니다.
카운터에 있던 아빠가 긴장하는 모습이 눈에 보였습니다.
아빠의 연적 이었던 아저씨니까요.
아저씨는 엄마 때문 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줄곧 혼자 사셨고 그렇게 가끔은 웬일이니에 나타 나십니다.
" 엄마, 좀 나오시라고 해라. 진아."
아저씨가 18번 테이블에 앉는걸 보시더니 아빠가 내게 말씀 하셨습니다.
물은 셀프였지만 내가 물을 가지고 18번 테이블로 갔습니다.
아저씬 아빠와는 다르게 아직도 귀여운 데가 남아 있습니다.
" 아저씨 , 어디서 한잔하고 오셨네요."
" 어! 우리 이쁜진이, 엄만 계시냐?"
그때 엄마가 나오는걸 보고는 아빠는 슬며시 자리를 비켜주시더군요.
나는 카운터에 앉아서 여전히 아름다운 이 오래된 친구들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 잘 지내는지 궁금해서......그냥 어떤지 궁금해서......"
" 난, 잘있지. 기수씨......어디서 이렇게 많이 마셨나?"
엄마의 잔소리에 아저씨는 얼굴을 붉히며 웃습니다.
아저씨가 좋아하는 이문세의 '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을 드렸더니 나를 보고 웃으셨습니다.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도 언제나 그리워지는 사람을 나도 가질수 있을까요.
그래서인지 다음날 엄마와 아빤 휴가를 떠나셨습니다.
내가 웬일이니에 도착했을땐 가게 앞에 엄마가 써붙인 양해문이 붙어 있었죠.
< 안녕하세요. 주인부부예요.
저흰 오늘 강릉 쪽으로 떠납니다.
재 충전 하고 돌아와서 여러분께 제 행복한 웃음을 함께 나누어 드릴께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우리 엄마 참 깜찍 하지 않습니까? 이런 울엄마를 사랑합니다.
난, 세의 생일 파티를 해주기로 했습니다.
우선 프렌치 불독과 은경씨를 불러서 음식을 준비하고 우리가게 알바하던 선돈이도 불렀고 그도 불렀습
니다.
두시간 동안 안주를 만들었더니 떡벌어진 한상이 차려졌습니다.
아이들은 풍선을 불어 홀을 장식하고 정말 넓은 홀은 금새 멋진 파티장으로 바뀌었습니다. 행복한 미소
를 지을 녀석을 생각하니 기뻤습니다.
하지만 막상 파티를 시작하고는 녀석은 무슨 마음인지 술만 마셔대고 있었습니다.
" 야~~~ 너 한동안 술 안먹고 공부만 하더니 오늘 술땡기는 구나. 그래도 어느정도 마셔라."
열두시가 가까워 오자 프렌치 불독은 은경씨를 데려다 주러 가고 아이들도 모두 돌아가고 그와 나 그리
고 세만 앉아서 술을 마셨습니다.
녀석은 그날은 김정민의 Dreaming에 필이 꽂혀서 우린 밤새껏 그 노래를 들어야 했습니다.
그건 문제의 그 씨디...... 마음에 드는 씨디가 나오면 맨날 사다주는걸 받기만 하다가 일년전 녀석의 생
일날 내가 처음으로 선물해준 김정민의 무한지애 씨디 속에 들어 있던 노래인데 여행을 할때면 언제나
그 노래 틀어 놓고 다녔습니다.
~~ 햇살 가득한 날엔 아무런 약속도 없이 기차를 타고 둘이서 여행을 했었지.
비가 내리는 날엔 아무런 약속도 없이 너와 함께 이거릴 걷곤 했어.~~~
조금 불안해진 나는 세시가 넘어 서자 그를 가라고 했습니다.
" 형, 안되겠다. 먼저 가. 내가 데려 가던지 할게."
" 아니야, 괜찮아. 내가 데려다 줄게. 세도 많이 취했는데......"
그때 갑자기 소주에 맥주를 섞어 엄청 마신 녀석이 벌떡 일어 났습니다.
" 왜? 너 이제 갈 거야?"
" 아~ 냐. 나 혼자 갈거야. 너 먼저가!"
녀석이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생각 하면서 비틀 거리는 녀석을 잡았습니다.
" 너, 왜그래? 술을 왜 이렇게 몸도 못가눌 정도로 마셔......"
내가 녀석을 잡으며 조금 짜증스럽게 말했습니다.
그러자 녀석이 슬픈 눈으로 노려보며 소리쳤습니다.
" 놔아~ 놔! 난 아무도 없어. 나는 아무도 없다고 ......난, 내 생일이 싫어."
그러며 뛰어 나가는 녀석을 보니 불현 듯 ~~~ 차!!! 아차! 녀석의 차!! ~~~
" 형, 쟤 잡아! 쟤 차 끌고 나가려는 거야. 잡아!"
나는 외치며 그와 함께 주차장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 갔습니다.
녀석의 아반떼는 이미 주차장을 빠져 나오려고 기를 쓰다가 옆에 서있는 차의 문짝을 다 긁어 놓고 나와
있는 상태였습니다.
녀석은 이미 돌아 버렸습니다.
이대로 나가면 나는 녀석이 어디로 갈지 뻔히 알고 있었습니다.
녀석은 죽을겁니다.
난, 미친 듯 차에 매달렸습니다.
" 안돼, 세야! 안돼, 제발......"
하지만 녀석은 똑같이 소리를 질렀습니다.
" 싫어! 난, 아무도 없어. 난 아무도 없어!!!"
차에 시동을 걸고 움직이려 하는 녀석의 손을 꼬옥 붙잡고 나는 차에 매달려 끌려 가며 필사적으로 외쳤
습니다.
" 사랑해! 사랑해! 제발, 사랑한다. 세야! 이러지마.
세야! 이러지마! 많이 사랑한다. 세야! 니가 이러면 나 죽어.”
녀석이 울면서 나를 돌아다 보았습니다.
그리곤 차에서 내리더니 밖으로 뛰어 가기 시작 했습니다.
그의 놀란 눈을 어떻게 설명 할수 있겠습니까......
세가 뛰어가고 나도 따라 뛰고 그 사람도 같이 뛰었습니다.
녀석은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달릴수 있는지 의심스럽게 달리고 달렸습니다.
유료 주차장 휀스를 휙휙 넘어서 범계역 주변을 한시간쯤 돌다가 스스로 지쳐 길바닥에 쓰러졌습니다.
그가 세를 업어서 세의 방에 눕혀주고 돌아갔습니다.
힘없이 돌아서던 그가 나에게 물었습니다.
우리와 함께 지쳐있던 그가 다시 나지막히 내게 물어 왔습니다.
"너를 그렇게 힘들게 하던게 이거 였니?”
" 형, 미안하고 그리고 고마워......"
그는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 자라, 그리고 다시 이야기 할거지. 나랑......"
녀석과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몇일뒤 인덕원에 있는 현대 자동차 서비스 센타에서 세의 차 수리비 150만원
그리고 남의 차 수리비 250만원을 물어 줬습니다.
차를 찾아 오던날 녀석은 말없이 내게 키를 건네 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