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의 유언

헬로우봉봉2009.01.04
조회856

  1월 2일 새벽 2시쯤 신나게 자고 있는데 헉헉 대는 소리와 함께 남친 후배한테 전화가 왔다. 남친 기숙사가 어디냐고 물었다. ‘그렇게 술 많이 먹지 말랬는데, 기어코 필름이 나갔어?!..’ 나중에 죽었어-_-!' 기숙사 주소를 불러주려고 하는데 곧 다시 전화하겠다며 애인 후배가 전화를 끊었다.

 

  2분 후에 다시 전화가 왔다. 근데 남친이 조금 다쳤다고 했다. 그리고는 내가 더 묻기도 전에 전화가 끊겼다. 잠이 확 깨는 순간이었다. ‘대체 어디를 어떻게 다쳤길래!’ 더 참지 못하고 남친 후배한테 전화를 걸었다.

 

  후배가 전화를 받은 곳은 응급실이었다. 그리고 전화기 너머로 남친의 괴성과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가슴이 졸여왔다. 어떻게 된 일이냐고 다짜고짜 물었다. 후배는 조금 다쳤다고 했다. “근데 왜 저렇게 울부짖어?!” 그냥 조금 눈 주위가 다쳤다고 했다. 그리고 전화가 또 끊겼다.

 

  “와 진짜 미치겠네!” 갑자기 남친한테 전화가 왔다. 남친은 울고 있었다. 그러면서 “너무너무 보고싶어. 당장 내려와ㅠㅠ” 라며 계속 울부짖었다. “왜그래? 응? 대체 무슨일이야?!!”  “엉엉 보고싶어. 엉엉. 빨리 내려와. 나. 엉엉 너한테 최선을 다했다. 엉엉 너 내 네이트온 비번알지? OOOOOOO! 잘 관리해!엉엉”

 

  “갑자기 왜그래!!!!!” 그리고는 전화가 끊겼다. 남친이 자꾸 전화를 했는데 옆에 사람들이 끊어버리는듯 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남친 선배는 내게 일단 진정하고 자라고 했다. 별로 안다쳤는데 술이 돼서 저러는 거라고 했다.

 

  도무지 그말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남친은 울부짖고 있었다! 서울에서 대전까지 내려갈 수 없음에, 아무것도 할 수 없음는 내 자신이 미칠 것 같았다. 밤새 뒤척였다. 이젠 전화도 받지 않았다.

 

  다시 전화가 온건 아침 7시였다. 남친 아버지 폰으로 전화가 왔다. 아버지 어머니가 새벽에 올라와서 집근처 대학 병원이라 했다. 누구한테 맞은 것 같다고 했다. 학교 그만둘거란다. 내가 이렇게 맞고 학교를 다녀야겠냐고 한다.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셨다. 다행히 실명되거나 크게 다친게 아니라서.

 

  간밤에 대체 어떻게 된건지 알아봐야 했다. 단단히 화나있는 남친은 자존심때문에 후배한테 연락을 못하겠단다. 내가 전화를 걸어 알아봤다. 점심시간이 되도록 전화를 안받았다. 

 

  드디어 연락이 됐다! 남친 후배는 피곤에 쩔은 목소리였다.;; "남친 눈 누가 때려서 저렇게 된거야?"  "아니에요 누나. 누나한테 전화한 사이 갑자기 형이 막 달려가더니 철봉에 박았어요." -_--_--_--_--_- 헐헐헐;;;;;

 

  참 이나이에 유언도 다 들어보고-_-;;;'' 철봉한테 맞아놓고 죽을병 걸린줄 아는 내 남친 어찌해야 할까. 그래놓고 분명히 누구한테 맞은 기억 확실하다고 진단서도 끊은 내 남친 어찌해야 할까. 꼭 남겨야 될 말이 네이트온 비번? 뭔가요?!-_-;;;;;;;;; 

 

  이건 엄살 백단인건가. 겁이 많은건가.-_-';;;;;연초부터 별경험을 다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