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과 동아리에서 만난 동기들과 (저 포함 4명) 12년간 친구 관계를 유지해오다가, 어떤 계기가 있어서 저 혼자 손절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손절당한 이유부터 먼저 말씀드리자면, 제가 2021년 7월에 결혼을 했는데, 이 때의 시기에 코로나가 거의 없어져 가고 있다가 제가 결혼할 때쯤 되어서 다시 1000명, 2000명 이상 확진자가 나오고 거리두기도 2.5단계에서 3단계로 올라가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하객 초대에 있어서 정말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친한 친구들과 지인들에게는 당연히 연락을 했지만, 결혼하신 분들이라면 한 번씩 고민해보셨을, 옛날에 친하게 지냈다가 졸업 이후 몇 년째 연락하지 않았던 지인들에게 결혼 소식을 알려야 하나 마나에 대한 생각이 너무너무 많았습니다...ㅜㅜ 그 중에서도 제가 몸 담았던 학교 동아리 선후배들에게 소식을 알려야 할까? 말까? 에 대한 고민을 최고로 많이 했습니다. 친한 동기들 3명 이외에는 사실 나머지 선후배들은 학교 다니면서 동아리 생활할 때만 친했고, 졸업 이후에는 아무래도 얼굴 보기도 힘들고 하다 보니 서로서로 sns만 보면서 근황을 대충 알고 있는 정도였고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거나 하다 못해 생일을 챙겨주거나 하지는 않았거든요. 5년 전에 학교 선배 결혼식 때 하객으로 갔을 때만 그 몇 년만에 그 선후배들을 오랜만에 봤고 그 이후에 또 몇 년째 연락 안 하고.. 뭐 그런 정도였습니다. 사실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결혼 소식 알리기가 훨씬 편했겠지만 코로나도 심해지는 상황이었고 몇몇 지인들도 제가 청첩장을 드리기 전부터 못 가서 미안하다며 축의금만 보내주는 등 미리 연락 주는 상황이었고, 결혼식도 서울에서 치르다 보니.. 몇 년째 연락도 안 했는데 결혼 소식 알리면 너무 염치도 없고 축의금만 받으려 하는 거 같아서 고민 끝에 선후배들은 부르지 않았습니다. 물론 계속 친했던 동기 3명은 불렀고요. 그러다 보니 그 동아리 선후배들이 제 동기들에게 'OO (저) 이는 왜 우리한테는 청첩장도 안 준거야?' 'OO이 결혼했어?' 하고 많이들 물어봤나봅니다. 동기들도 저 쉴드 쳐준다고 코로나도 심각하고 오랫동안 연락 못 해서 결혼 소식 안 알린 것 같다, 등등 얘기를 해줬는데, 선후배들이 동기들만 보면 제 얘기나 근황 등등을 많이 물어보고 해서 동기들도 진절머리 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러한 사실들을 전혀 몰랐습니다. 저에게 말해준 사람도 없었으니 그런 이야기가 오고 갔다는 것도 몰랐으니까요. 결혼 후 간만에 동기들을 보고 싶어서 제가 먼저 연락해서 만나자고 나가서 간만에 4명 완전체가 모인 자리에서 한 동기가 위의 얘기들을 털어놓으며, 솔직히 우리 동아리 선후배들이 그런 얘기 우리들한테 할 때마다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너가 결혼 소식 그 사람들한테 알리지 않았던 건 너의 자유인 건 물론 알고 있고 너도 너의 사정이 있었겠지만, 우리 옛날에 동아리 같이 할 때 그렇게 다같이 서로 붙어있었고 경조사 챙겨줄 정도는 됐을 텐데 왜 그랬냐고 그 사람들도 서운했을 거라고, 무엇보다도 내가 왜 선후배들한테 그런 말들을 대신 들었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라고 말을 하더라고요. 저는 동기들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 것 조차 당연히 몰랐고 이번에 말해줘서 처음 알았기에 머리 한 대를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이런 모든 사실을 몰랐던 상태에서 저는 그저 오랜만에 만나서 점심 같이 먹고 커피 한 잔 하려고 했는데 동기의 날선 말투로 이야기를 들으니 너무 놀랐고 솔직히 이 이후에는 동기들이랑 같이 앉아있었는데 혼이 나가있던 상태였습니다. 우선은 같이 밥을 먹고 있던 상황이었기에 본의 아니게 동기들을 불편하게 해서 너무 미안하다고, 오늘 말 안해줬으면 나 끝까지 몰랐을 거 같은데 얘기해줘서 고맙다고 이야기를 했고, 이 이후에는 이런저런 일상 이야기들을 하며 분위기는 어느 정도 풀어졌지만 저는 가시방석이었습니다. 그렇게 동기들과 그 날은 헤어지고 저는 집 가는 길 내내 계속 동기가 해준 그 이야기만 떠올랐습니다. 결혼 당시에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으로 어중간하게 옛날에 친했던 사람들에게 결혼식 초대를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 계속 후회만 들고, 시간을 돌리고 싶었습니다. 그래, 몇 년만에 연락해서 청첩장 보내서 오고 안 오고는 그 사람들 자유였을텐데 내가 너무 깊게 생각해서 결혼식 초대 못 받은 사람들의 마음까지는 헤아리지 못했구나. 많이 서운했겠다. 그 사람들도 그런 서운한 부분들을 나한테 대놓고 얘기를 못 하니까 나랑 친한 내 동기들한테 토로했겠구나 하면서 자책감이 너무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왜 나 하나 때문에 동기들이 불편을 겪어야 했을까도 생각하니 너무너무 미안했습니다.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이 다음날까지 이어졌고, 미안한 마음에 이 이야기를 해줬던 동기에게 미안하다고 장문의 톡을 보냈습니다. 이게 맞다고 내렸던 내 결정 하나 때문에 너가 불편을 겪게 해서 정말정말 미안하다고, 그 당시에는 결혼식 생각만 하느라 너 포함 선후배들의 마음까지는 헤아리지 못했다고, 앞으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대략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동기에게 답장은 오지 않았습니다. 그 톡을 보내고 하루종일 답장만 기다리면서 전전긍긍했는데 어떠한 말도 오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내 톡 봤어? 라고 물어보는 것도 그 동기에게 반응을 강요하는 것 같아서 또 되물어볼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고 2주 후에 단톡방에 그 동기는 우리 모임통장 파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톡을 보냈습니다. 저희 4명이서 8년 전부터 곗돈을 모았고 카카오뱅크가 생긴 이후에는 카뱅 모임통장에 계를 유지 중이었거든요. 모임통장 파하자는 동기 말을 들으니, 제가 미안하다고 보냈던 톡에 답장조차 없는 것 보니, 아 이 친구는 더 이상 나와 친구 관계를 유지하고 싶지가 않구나를 느꼈습니다. 저를 친한 친구로 생각했더라면, 제가 미안하다고 취했던 제스쳐에 괜찮다는 말은 사실 바라지도 않았지만 저에게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라, 지금에서야 얘기하지만 선후배들의 그런 연락들을 받고 나도 너무 귀찮고 불편하고 힘들었다. 이런 답장이라도 해줬을텐데 아무 반응조차 없는 거면... 대화 거부였던 거겠죠 ㅠㅠ 더군다나 계는 8년동안이나 유지하고 있었고 곗돈으로 같이 어디 1박2일 놀러가기도 했고 만나서 밥이나 커피 먹을 때마다 곗돈 사용하고 좋은 추억이 참 많았었는데 이걸 파하자는 거 자체가 친구 관계로써 마음이 떴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머지 두 친구들도 각자의 일들로 바쁘기도 하고 해서 앞으로 다 같이 보기는 힘드니 파하자며 의견에 동의하더라고요. 저 또한 비슷한 이야기를 하며 동의를 했더니, 그 동기가 '우리가 서로 바쁜 사정이 있어서 앞으로 못 봐서 계를 파하는 건지, 다른 이유들이 있어서 서로 소원해져서 파하는 건지에 대해서는 각자의 의견이 다른 거니까~' 하며 저를 겨냥하면서 말을 하더라고요. 그런 말들을 들으니 저도 사람인지라 기분이 썩 좋지 않았고 너무 서운했습니다. 그 다른 이유들이 뭔지 얘기라도 해주면 저도 듣고 고칠텐데, 저번에 만나서 얘기해준 거 이외에도 나에게 뭔가 불만이 있었나? 싶었고, 분명 그 이유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파하자고는 하지 않을텐데 저런 식으로 비꼬는 것처럼 얘기하니까 저도 더 이상 말해봤자 서로 얼굴만 붉어지고 서로 마음만 더 상하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 또한 싫은 소리 못 하는 성격이고 워낙 유리멘탈이다 보니 다른 사람의 감정을 돌릴 수 있는 능력도 없었거든요.. 그렇게 계주였던 다른 동기가 남은 돈을 엔빵하여 보내주고 나서 계는 파했고, 다들 돈 잘 받았냐는 질문에 잘 확인했다는 톡들을 끝으로 12년 동안 유지했던 친구 관계는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물론 저에게 직접적으로 대놓고 이제 더 이상 보지 말자, 친구 그만하자, 잘 지내라, 와 같은 말들은 하지 않았지만 며칠 후 보니 저에게 뭐라고 했던 동기는 제 인스타까지 언팔했더라고요. 나머지 두 명은 언팔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대학교 때부터 매년 생일 챙겨주고 기프티콘으로 선물 보내주고 했는데 이번 제 생일 때부터 생일 축하 메시지가 없는 걸 보니, 손절이 맞는거죠 뭐.. ㅎㅎㅎ 이렇게 겪었던 일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친한 대학 동기들이나 선후배들에게도 말하지 않았고, 남편에게도 말하지 않았고, 그저 혼자서만 간직하며 끙끙 앓다가 몇 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 아무에게도 말 못 하고 있으니 가끔 가다 꿈에도 그 동기가 나오더라고요. 속병 날까 싶어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외치는 심정으로 여기에라도 털어놓아보았습니다... 휴... ㅠㅠ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싶어도 대학교 다닐 때 이 동기들 덕분에 정말 대학생활 재밌게 보냈고 같이 동아리도 하면서 더 끈끈해졌고 졸업 이후에도 시간 내서 날 잡아서 종종 만나기도 했고 같이 1박2일로 놀러가기도 했고 12년 동안 참 고마웠고 좋은 친구들이었어서.. 쉽지가 않네요. 그래서 마음이 씁쓸할 뿐 동기들을 원망하고 싶지도 않고 그냥 인연이 아니었구나 하면서 마음 다잡고 보내고 있습니다. 누구나 완벽한 사람은 없고, 저 또한 본의 아니게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했던 거고, 누구나 부족한 점이 하나씩은 있기에 생각지도 못하게 살다 보면 내가 아무렇지 않게 했던 언행으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고 그걸 포용하고 말고는 그 사람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일들을 겪고 나니 이런 부족한 저에게 지금도 변함없이 따뜻하게 대해주고 먼저 연락 주는 다른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너무 고마우면서도 앞으로는 무언가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하더라도 한 번씩 더 생각해보자 하는 마음이 들고 내 사람들에게 잘해야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4명 모임 중 한 동기가 다음 달 결혼하는데, 제 결혼식 때 와줬고 축의금도 10만원 받았으니 저도 축의금은 받은 만큼 내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다른 대학 동기 통해서 보내거나 카카오로 보낼 생각입니다. 사실은 네이트판 오랜만에 들어와서 손절 당한 친구에게 축의금 돌려주는 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의견을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적은 금액도 아니고 10만원인데 그냥 입 닫고 귀 막고 넘어가기엔 제 스스로가 찝찝하더라고요...ㅜㅜ 그냥 이렇게 누군가에게 털어놓듯이 글을 적어 내려가다 보니 속도 시원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결혼식, 손절, 인간 관계 등등 솔직히 털어놓는 글
제가 2021년 7월에 결혼을 했는데, 이 때의 시기에 코로나가 거의 없어져 가고 있다가 제가 결혼할 때쯤 되어서 다시 1000명, 2000명 이상 확진자가 나오고 거리두기도 2.5단계에서 3단계로 올라가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하객 초대에 있어서 정말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친한 친구들과 지인들에게는 당연히 연락을 했지만, 결혼하신 분들이라면 한 번씩 고민해보셨을, 옛날에 친하게 지냈다가 졸업 이후 몇 년째 연락하지 않았던 지인들에게 결혼 소식을 알려야 하나 마나에 대한 생각이 너무너무 많았습니다...ㅜㅜ 그 중에서도 제가 몸 담았던 학교 동아리 선후배들에게 소식을 알려야 할까? 말까? 에 대한 고민을 최고로 많이 했습니다. 친한 동기들 3명 이외에는 사실 나머지 선후배들은 학교 다니면서 동아리 생활할 때만 친했고, 졸업 이후에는 아무래도 얼굴 보기도 힘들고 하다 보니 서로서로 sns만 보면서 근황을 대충 알고 있는 정도였고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거나 하다 못해 생일을 챙겨주거나 하지는 않았거든요. 5년 전에 학교 선배 결혼식 때 하객으로 갔을 때만 그 몇 년만에 그 선후배들을 오랜만에 봤고 그 이후에 또 몇 년째 연락 안 하고.. 뭐 그런 정도였습니다. 사실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결혼 소식 알리기가 훨씬 편했겠지만 코로나도 심해지는 상황이었고 몇몇 지인들도 제가 청첩장을 드리기 전부터 못 가서 미안하다며 축의금만 보내주는 등 미리 연락 주는 상황이었고, 결혼식도 서울에서 치르다 보니.. 몇 년째 연락도 안 했는데 결혼 소식 알리면 너무 염치도 없고 축의금만 받으려 하는 거 같아서 고민 끝에 선후배들은 부르지 않았습니다. 물론 계속 친했던 동기 3명은 불렀고요.
그러다 보니 그 동아리 선후배들이 제 동기들에게 'OO (저) 이는 왜 우리한테는 청첩장도 안 준거야?' 'OO이 결혼했어?' 하고 많이들 물어봤나봅니다. 동기들도 저 쉴드 쳐준다고 코로나도 심각하고 오랫동안 연락 못 해서 결혼 소식 안 알린 것 같다, 등등 얘기를 해줬는데, 선후배들이 동기들만 보면 제 얘기나 근황 등등을 많이 물어보고 해서 동기들도 진절머리 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러한 사실들을 전혀 몰랐습니다. 저에게 말해준 사람도 없었으니 그런 이야기가 오고 갔다는 것도 몰랐으니까요.
결혼 후 간만에 동기들을 보고 싶어서 제가 먼저 연락해서 만나자고 나가서 간만에 4명 완전체가 모인 자리에서 한 동기가 위의 얘기들을 털어놓으며, 솔직히 우리 동아리 선후배들이 그런 얘기 우리들한테 할 때마다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너가 결혼 소식 그 사람들한테 알리지 않았던 건 너의 자유인 건 물론 알고 있고 너도 너의 사정이 있었겠지만, 우리 옛날에 동아리 같이 할 때 그렇게 다같이 서로 붙어있었고 경조사 챙겨줄 정도는 됐을 텐데 왜 그랬냐고 그 사람들도 서운했을 거라고, 무엇보다도 내가 왜 선후배들한테 그런 말들을 대신 들었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라고 말을 하더라고요. 저는 동기들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 것 조차 당연히 몰랐고 이번에 말해줘서 처음 알았기에 머리 한 대를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이런 모든 사실을 몰랐던 상태에서 저는 그저 오랜만에 만나서 점심 같이 먹고 커피 한 잔 하려고 했는데 동기의 날선 말투로 이야기를 들으니 너무 놀랐고 솔직히 이 이후에는 동기들이랑 같이 앉아있었는데 혼이 나가있던 상태였습니다. 우선은 같이 밥을 먹고 있던 상황이었기에 본의 아니게 동기들을 불편하게 해서 너무 미안하다고, 오늘 말 안해줬으면 나 끝까지 몰랐을 거 같은데 얘기해줘서 고맙다고 이야기를 했고, 이 이후에는 이런저런 일상 이야기들을 하며 분위기는 어느 정도 풀어졌지만 저는 가시방석이었습니다.
그렇게 동기들과 그 날은 헤어지고 저는 집 가는 길 내내 계속 동기가 해준 그 이야기만 떠올랐습니다. 결혼 당시에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으로 어중간하게 옛날에 친했던 사람들에게 결혼식 초대를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 계속 후회만 들고, 시간을 돌리고 싶었습니다. 그래, 몇 년만에 연락해서 청첩장 보내서 오고 안 오고는 그 사람들 자유였을텐데 내가 너무 깊게 생각해서 결혼식 초대 못 받은 사람들의 마음까지는 헤아리지 못했구나. 많이 서운했겠다. 그 사람들도 그런 서운한 부분들을 나한테 대놓고 얘기를 못 하니까 나랑 친한 내 동기들한테 토로했겠구나 하면서 자책감이 너무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왜 나 하나 때문에 동기들이 불편을 겪어야 했을까도 생각하니 너무너무 미안했습니다.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이 다음날까지 이어졌고, 미안한 마음에 이 이야기를 해줬던 동기에게 미안하다고 장문의 톡을 보냈습니다. 이게 맞다고 내렸던 내 결정 하나 때문에 너가 불편을 겪게 해서 정말정말 미안하다고, 그 당시에는 결혼식 생각만 하느라 너 포함 선후배들의 마음까지는 헤아리지 못했다고, 앞으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대략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동기에게 답장은 오지 않았습니다. 그 톡을 보내고 하루종일 답장만 기다리면서 전전긍긍했는데 어떠한 말도 오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내 톡 봤어? 라고 물어보는 것도 그 동기에게 반응을 강요하는 것 같아서 또 되물어볼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고 2주 후에 단톡방에 그 동기는 우리 모임통장 파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톡을 보냈습니다. 저희 4명이서 8년 전부터 곗돈을 모았고 카카오뱅크가 생긴 이후에는 카뱅 모임통장에 계를 유지 중이었거든요. 모임통장 파하자는 동기 말을 들으니, 제가 미안하다고 보냈던 톡에 답장조차 없는 것 보니, 아 이 친구는 더 이상 나와 친구 관계를 유지하고 싶지가 않구나를 느꼈습니다. 저를 친한 친구로 생각했더라면, 제가 미안하다고 취했던 제스쳐에 괜찮다는 말은 사실 바라지도 않았지만 저에게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라, 지금에서야 얘기하지만 선후배들의 그런 연락들을 받고 나도 너무 귀찮고 불편하고 힘들었다. 이런 답장이라도 해줬을텐데 아무 반응조차 없는 거면... 대화 거부였던 거겠죠 ㅠㅠ 더군다나 계는 8년동안이나 유지하고 있었고 곗돈으로 같이 어디 1박2일 놀러가기도 했고 만나서 밥이나 커피 먹을 때마다 곗돈 사용하고 좋은 추억이 참 많았었는데 이걸 파하자는 거 자체가 친구 관계로써 마음이 떴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머지 두 친구들도 각자의 일들로 바쁘기도 하고 해서 앞으로 다 같이 보기는 힘드니 파하자며 의견에 동의하더라고요. 저 또한 비슷한 이야기를 하며 동의를 했더니, 그 동기가 '우리가 서로 바쁜 사정이 있어서 앞으로 못 봐서 계를 파하는 건지, 다른 이유들이 있어서 서로 소원해져서 파하는 건지에 대해서는 각자의 의견이 다른 거니까~' 하며 저를 겨냥하면서 말을 하더라고요. 그런 말들을 들으니 저도 사람인지라 기분이 썩 좋지 않았고 너무 서운했습니다. 그 다른 이유들이 뭔지 얘기라도 해주면 저도 듣고 고칠텐데, 저번에 만나서 얘기해준 거 이외에도 나에게 뭔가 불만이 있었나? 싶었고, 분명 그 이유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파하자고는 하지 않을텐데 저런 식으로 비꼬는 것처럼 얘기하니까 저도 더 이상 말해봤자 서로 얼굴만 붉어지고 서로 마음만 더 상하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 또한 싫은 소리 못 하는 성격이고 워낙 유리멘탈이다 보니 다른 사람의 감정을 돌릴 수 있는 능력도 없었거든요..
그렇게 계주였던 다른 동기가 남은 돈을 엔빵하여 보내주고 나서 계는 파했고, 다들 돈 잘 받았냐는 질문에 잘 확인했다는 톡들을 끝으로 12년 동안 유지했던 친구 관계는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물론 저에게 직접적으로 대놓고 이제 더 이상 보지 말자, 친구 그만하자, 잘 지내라, 와 같은 말들은 하지 않았지만 며칠 후 보니 저에게 뭐라고 했던 동기는 제 인스타까지 언팔했더라고요. 나머지 두 명은 언팔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대학교 때부터 매년 생일 챙겨주고 기프티콘으로 선물 보내주고 했는데 이번 제 생일 때부터 생일 축하 메시지가 없는 걸 보니, 손절이 맞는거죠 뭐.. ㅎㅎㅎ
이렇게 겪었던 일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친한 대학 동기들이나 선후배들에게도 말하지 않았고, 남편에게도 말하지 않았고, 그저 혼자서만 간직하며 끙끙 앓다가 몇 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 아무에게도 말 못 하고 있으니 가끔 가다 꿈에도 그 동기가 나오더라고요. 속병 날까 싶어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외치는 심정으로 여기에라도 털어놓아보았습니다... 휴... ㅠㅠ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싶어도 대학교 다닐 때 이 동기들 덕분에 정말 대학생활 재밌게 보냈고 같이 동아리도 하면서 더 끈끈해졌고 졸업 이후에도 시간 내서 날 잡아서 종종 만나기도 했고 같이 1박2일로 놀러가기도 했고 12년 동안 참 고마웠고 좋은 친구들이었어서.. 쉽지가 않네요. 그래서 마음이 씁쓸할 뿐 동기들을 원망하고 싶지도 않고 그냥 인연이 아니었구나 하면서 마음 다잡고 보내고 있습니다. 누구나 완벽한 사람은 없고, 저 또한 본의 아니게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했던 거고, 누구나 부족한 점이 하나씩은 있기에 생각지도 못하게 살다 보면 내가 아무렇지 않게 했던 언행으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고 그걸 포용하고 말고는 그 사람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일들을 겪고 나니 이런 부족한 저에게 지금도 변함없이 따뜻하게 대해주고 먼저 연락 주는 다른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너무 고마우면서도 앞으로는 무언가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하더라도 한 번씩 더 생각해보자 하는 마음이 들고 내 사람들에게 잘해야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4명 모임 중 한 동기가 다음 달 결혼하는데, 제 결혼식 때 와줬고 축의금도 10만원 받았으니 저도 축의금은 받은 만큼 내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다른 대학 동기 통해서 보내거나 카카오로 보낼 생각입니다. 사실은 네이트판 오랜만에 들어와서 손절 당한 친구에게 축의금 돌려주는 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의견을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적은 금액도 아니고 10만원인데 그냥 입 닫고 귀 막고 넘어가기엔 제 스스로가 찝찝하더라고요...ㅜㅜ 그냥 이렇게 누군가에게 털어놓듯이 글을 적어 내려가다 보니 속도 시원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