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생에 태어나면, 부디 나를 만나지 말아주라

2022.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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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너에게 건네는 인사가 이제는 조금 낯설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아마 이번 인사가 정말 마지막일 수도 있어서 그런가 보다. 너를 처음 만났을 때는 웃는 모습에 반했고 두번째 만났을 때는 따뜻한 온기에 반했고 그렇게 정신차리고 보니 나는 이미 너를 온전히 사랑하게 되었더라.
나는 태생이 평범하지 못해 항상 평범한 삶을 원해 왔고 평범한 사람을 만나 평범하게 사랑하고 늙어가는 그런 인생을 꿈꿔왔다.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신은 나에게 너라는 기회를 주었다. 다행히도 나는 그 기회를 잡았고 내 삶에 있어 가장 행복한 일년을 보냈다.
두 사람이 서로를 동시에 바라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 나는 너의 눈동자에 비친 내 모습을 볼 때면 내 자신이 얼마나 기득 했는지, 아마 너는 영영 모를테지. 나는 무굔데 너를 만나 신이 진짜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이틀에 한번 꼴로 했다. 그리고 우리가 헤어졌던 그 날, 누군가를 그리 미워해 본적 없는 나는 신을 진심으로 미워하기 시작했다.
어쩐지 너무 잘 흘러간다 했던 내 인생에 희귀성 질환, 원인도 고칠 방법도 없는 병이 자리 잡았고 그걸로서 내 삶은 평범해질 수 없다는 것이 확실해졌다.
너는 아직도 모른다. 내가 너 없는 밤에 얼마나 많은, 그 쓰디쓴 글자들을 삼켜냈는지. 그렇게나 우는 너를 두고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못되게 구는 것 뿐이라는게 생살을 떼어내는 것보다 더 아프다는 것을 너는 지금도 모른다. 네가 보면 변명이라고 할 수 도 있지만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