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대충 육아하는 것 같은 남편... 아이와 진심을 다해서 놀아주는 남편 얼마나 될까요..?

짜증2022.10.30
조회24,003


좀 애매해서요.
제가 너무 많은걸 바라는건지,
아니면 보통 남자분들이 그런건지요....
글 시작 전에 미리 말씀드리자면
남녀분란 조장하고자 쓴 글은 아닙니다.


30대 맞벌이이고
3살 남자아기 키우고 있고 둘째 임신 중입니다.


맞벌이는 경제적으로 궁핍해서라기보단
제가 집에만 있는걸 원하지 않기도 하고,
육아보다는 일하는게 100배 쉽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미래를 위해 젊을때 미리 바짝 벌어놓자 라는 생각도 있구요.


그래서 제가 일도 하면서 아이를 보는 것에 대해서는
육체적으로 힘들뿐 불만 없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남편보다는 와이프 쪽이
육아참여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것 또한 인정하는 편입니다
(사회 분위기나 남녀 기질적인 차이, 아이들이 본능적으로 엄마를 더 따르니까..)



하지만,
그래도 가끔 너무하다 싶을 때가 생기네요.

남편은 가사참여도는 아주 높습니다.
그 부분은 오히려 결혼 잘했다 싶을 정도로
제가 시키지 않아도 본인이 먼저
설거지, 쓰레기버리기, 청소, 화장실청소, 빨래 등등..
척척 다 합니다.
오히려 저보다 더 눈에 보이면 바로바로 하려고 하는 스타일.

그리고 육아 빼고는 아주 가정에 충실한 편.
무조건 칼퇴에 주식, 코인 등등 아무것도 안하고
취미생활도 딱히 없어서 (결혼전부터도)
월급, 성과급 등등 들어오는 수입 모두
본인 용돈 빼고는 저에게 숨김없이 주고
(이건 여러가지 근거들로 확실합니다)
술, 담배 안하구요.
친구들 수가 많진 않아서 회식 빼고는
개인 술자리도 1년에 5번 이내이구요.


근데 육아는 완전 대충대충...
따분하고 지루해하는게 너무 티가 나고
아이한테 금방 고압적으로 대한다던가 짜증을 팍 내버리기 일쑤.



예를 들자면,


1. 제가 한참을 아이하고 놀아주고나서
(기본 1시간 이상. 그 시간에 남편은 자고있던가
안방에서 티비,핸드폰 한다던가함)
이제 저도 쉬고싶어 바통터치를 하면
한 5분? 좀 맞춰주면서 노는가 싶더니
바로 소파에 드러누워서 말로 그냥 응~응~ 하고있다던가
핸드폰을 하고 있다던가
하품만 쩍쩍 하면서 딴짓을 한다던가
갑자기 지금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집안일을 한다던가 해요.
(설거지거리 컵 2개 있는걸 굳이 하러간다던가?)

아니면, 아이가 아직 3살이니까 당연히
자기가 하고싶은대로 하기도 하고,
쌓고잇던 블럭을 부수면서 재밌어하기도하고 하는데,
그러면 '에잇!!! 너랑 안놀아!! 같이 놀자면서 이렇게 하면 아빤 같이 놀기 싫어!!' 이런 식으로 지도 어린아기처럼 삐져서는
소파에 누워버리던가 해요 ㅡㅡ


위와 같은 상황들이 되면 결국은
아이도 혼자 놀다가 심심해져서
안방에 있는 저에게 무조건 와요.
그 시간이 최대 30분을 못 넘기는 것 같아요.
결국 제가 쉬는 시간이 딱 그정도라는거죠.
제가 그럼 또 아기랑 놀아주게 되면
자연스레 본인은 또 쉬고 있는거에요.



2. 아이 케어는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긴 하는데,
그게 늘 엉성하고 똑부러지게 하질 않아요.
양치시키는것도 늘 제가 한번더 확인하게되구요
(한번 양치시키는걸 봤더니 거의 4-5번 전체적으로 왔다갔다
정도만 하고 끝냄)
씻기는건 남편 담당인데,
씻길때 맨날 아이는 소리지르고 서로 싸우는 소리가 들려요.
예를들어,
대충대충 물뿌리다가 아이 눈에 물이 자꾸 들어가서
아이가 짜증낸다던가
달래면서 해야하는데 갑자기 양치하자면서
억지로 칫솔을 쑤셔넣으니까 아프고 싫어서 운다던가 등등??
그렇게 아이가 짜증내고 화내면
남편은 또 아이한테 훈육한답시고 언성 높이며
'양치는 해야하는거야!! 쓰읍! 안돼!' 뭐 이런식.....

그래서 전 아이가 그냥 단순히 씻는걸 싫어하는 아이구나 했는데,
남편이 간단한 수술을 받느라
제가 온전히 아이를 케어해야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제가 며칠 씻겨보니까
애가 너무 순하게 협조를 잘 해줘서 그때 깨달았네요.

쨋든 그때부터 아이도
엄마랑 씻고싶다고 난리난리....
결국 요새 씻기는것도 주 4~5회 정도로 제가 더 많이 하게 됨....



3. 재우는 것도 첨엔 번갈아가며 했는데
어느순간부터 제 전담이 되어버린게..

남편이 재울때는 책도 엄청 영혼없이
글만 줄줄줄 읽다가
책 다 읽으면 '불끈다. 이제잘시간!!' 하면서
불부터 탁 꺼버리고
애가 말을 걸던 뭘하던 그냥 미동도 없이 옆에 누워만 있어요.
그니까 애는 막 불켜달라고 울고 난리나고
안잔다고 땡깡부리고 하는데
그러면 또 남편은 무작정 훈육하고.....;;;;;

그래서 제가 나중에
그러지 좀 말고, 애랑 좀 도란도란 얘기도 나누고
(이제 말을 꽤 잘해서 대화가 됨)
누워만있지말고 자장가도 불러주고 토닥토닥도 좀 해주라고 하면
잘시간인데 그렇게 하면 잠드는 시간도 더 늦어진다고....
근데 막상 울고 땡깡피우고 훈육하고 하는 시간때문에
더 늦어지는 것 같은데...ㅡㅡ

이러다보니,
당연히 아이는 자러 들어갈때 제 손 꼭 잡고
아빠는 가!!! 하면서 저랑 자려고 해요.
그럼 남편은 바로 그래! 잘자!~ 이러는데...
제가 보기엔 기분 좋아보여요 본인은 그때부터 육퇴인거니까..



4. 맨날 비실비실 아프다, 피곤하다 이러면서
자연스럽게 아이와 있는 시간을 줄이는 느낌....
뭐 당연히 저희 둘다 나이가 있으니까 늘 피곤하죠.
근데 만삭 임산부인 저보다 더 한걸까요.
똥 싸는데도 화장실 한번 들어가면 30분을 안 나오고
남편이 놀아주고있을때 제가 잠깐 아이한테 말을 건다거나
잠깐 같이 앉아잇으면
호시탐탐 들어갈 기회를 엿본다고 해야할까요?
갑자기 아~ 몸이 왜이렇게 으슬으슬 춥지? 하면서
자연스레 안방 전기매트 속으로 쏙 들어가고....



5. 아이 위생에 크게 신경쓰지않아요.
본인 위생이나 집 위생은 되게 신경쓰는 깔끔한 스타일인데,
(여름에 날파리 꼬이는걸 젤 싫어해서
쓰레기통도 잘 비우고,
본인 씻는것도 아침저녁 꼬박꼬박 잘 씻고 등등)
아이한테는 좀 자기일아니라는 느낌이랄까요...

핸드폰 만지고 손 안 씻은 채로
그대로 사과를 깎아서 준다던지
도마가 있는데도 설거지거리 생기는거 싫다고
도마나 접시 안 꺼내고
사과 봉지 위에서 사과를 썬다던지...?
근데 물론 이거는 본인이 먹을건데도 그렇게 하긴 해요.
몸 위생이나 그런건 신경쓰는데
세균번식 뭔가 이렇게 눈에 안 보이는건 신경 안쓰는듯.






일단 생각나는건 이 정도.
약간 육아에 있어서는 쫌 감이 없다고 해야하나?
굳이 감을 키우기 싫어한다해야하나?

당연히 남편한테 매번 진지하게 얘기했는데요,
본인은 최선을 다하는거래요.
근데 아무래도 남자다보니 손이 야물지도 않고
섬세하지도 않은 것 같다. 공감능력도 당연히 좀 떨어질거고.
그래서 아이 마음에 들지 않는거고
아이는 엄마를 더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대요.
그니까 본인이 모르지는 않는거죠.
하지만 본인은 그게 최선이라는거죠.



이러다보니
아이 3년 정도 키우면서 아이는 저한테만 달라붙고
결국 저만 아이와 늘 함께이고 남편은 집안일 끝내면
바로 안방에서 편히 쉬고.... 이런 일의 반복...
(한 사람이 집안일 할땐 한 사람이 애 보는건 당연한거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대청소를 하지 않는 이상
루틴한 집안일은 솔직히 금방 끝나고,
육아는 아이가 자는 시간이 아닌 이상 끝도 없음.
그리고 그렇다고 집안일 100%를 남편이 다 하는것도 아님.
결국 저랑 같이 하는 것도 많구요)



물론 당연히 육아 힘들고
아이랑 놀아주는거? 저도 솔직히 지루하구요
뭘 하면서 놀아줘야할지 저도 엄마가 첨이라 난감할때가 많구요
아이 케어하는것도 당연히 대부분 서툴죠.
제가 완벽하다는걸 말하는게 아니라
남편이 좀 너무하다 싶을정도로 대충하는것같아서요.


근데 주변 친구들 얘기 들어봐도
뭔가 이런 케이스가 대부분인 것 같더라구요....
다들 그 부분때문에 남편들에 불만이 있구요.
오히려 몇몇은 저한테
가사참여도라도 그 정도로 높은 남편도 흔치않다면서
한국에서 결혼하고 애 키우려면 그정도는 감내해야된다면서
웃프고 씁쓸해하더라구요.
옆에서 듣던 비혼 친구는
내가 이래서 결혼은 무조건 여자가 손해라고 으스대더라구요;;;




아이 육아에 진심인 남편들 얼마나 될까요...
육아 빼고는 불만이 없는데
제가 너무 많은걸 바라고 있나요?
완벽한 사람은 없다지만...
저는 육아는 아이 정서와 발달을 위해서라도
무조건 같이 해야한다고 생각하거든요..



☆☆
물론 아내가 더 육아 안하고 남편이 더 많이 하는 케이스도
당연히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뭐든 100% 확률은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태클은 걸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