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호선]10월 13일 이수역 6시 10~30분 쯤

오렌지쥬스2022.11.02
조회1,044
안녕하세요.
처음 글을 써봐서 어색하지만 용기내어 봅니다!

10월 14일 목요일 7호선 고속터미널에서 이수역 가는 길
정신을 잃고 쓰러진 30대 여자 입니다.
*당시 위 아래 블랙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그 날은 태어나 처음으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던 날입니다.

사실 10일 전부터 여성 마법이 시작 됐는데
일주일 지났는데도 갑자기 수도꼭지 틀어 논 것 처럼
하혈을 했었거든요...(근종이 있었어요ㅠㅠ)

그 주에 연차로 3일 휴가를 냈던 터라 하루만 더 근무하면 휴무니.. 그 날 조금 무리해서 출근했었는데

피를 너무 많이 쏟아 빈혈 증세가 생겼었습니다.
(여성 평균 빈혈 수치가 12~16인데 8이였대요)


사실 기억이 잘 나지 않아요..

지하철 7호선이지만 어디든 .. 퇴근 길 지옥철은
어쩔수 없이 답답하게 가는 길인데
갑자기 답답함이 메스껍다가
눈을 떠보니 앉아 있고 다시 눈을 떠보니
이수역에사 쓰러졌다네요..

눈을 떴는데 5~6명의 사람들이
분주하게
제 손을 주무르고 다리를 주무르고
비닐을 입에 대 주고 하고 계셨어요..

간호사라고 하신 여성분이
“괜찮으니 숨 천천히 쉬세요!”
“119신고 하셨나요?”
“맥박재고 있습니다.”
“가려주세요” 라고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숨이 차네? 손이 저리네?
난 왜 누워 있지? 쓰러졌나?
한동안 멍 한 상태에서
“저는 오늘 피를 많이 흘렸습니다..”는 말을
여러번 했던 기억이 납니다.

조금씩 호흡도 정리되면서
순간 너무 감사하고 울컥 하더라구요...

지금도 아찔합니다..

특히 이번 이태원 참사 때
골든타임을 놓쳐 안타까운 일을 보면서..

아 정말.... 그 분들 아니였으면

지금 처럼 생활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이제서야 감사한 마음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응급실 다녀온 후 집에서 한 번 더 쓰러져
턱이 찢어지고 빈혈이 심해 한동안 누워 있었어요 ㅠㅠ
이번 달에 수술 날짜도 잡았거든요.

그동안 흉흉한 세상이고 참 이기적인 세상이다 싶었고
지하철, 특히 퇴근길 지하철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일 때 제발 살만 닿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이젠 달라보이더라구요.



그때 도와주셨던 간호사님 포함,
처음 본 사람인데도 발가락까지 주무르며
도와주신 분들...
119신고해 주신 남성 분.
본인도 자주 쓰러지는 편이라 도울 수 있다고 한 여성 분
맥박 잴 수 있다며 본인 애플워치 빌려주려고 한 분..
호흡 가빠지면 안된다며 울지말라고 비닐로 호흡 관리해 주신 분..
여자분들은 가끔 지하철에 사람이 많으면 쓰러지는 경우 많다며 놀래지 마시라고 괜찮다고 해주신 구급대원님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지친 하루에 빨리 집에가고 싶으셨을텐데
이름도 모르고 처음 보는 사람을 위해
시간을 내주시고 도와주신 마음...
정말 ㅠ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문제 없이 잘 이겨내서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 왔고,
육아에 일에 지쳐 남에게는 관심 없고
지하철 퇴근 길이 너무 싫었던 제가
지하철 탈 때 마다
나를 도와주셨던 분들인가?
라는 애정하는 마음으로 지하철을 타고 있습니다.

이름도 얼굴도 기억이 안나지만
저를 도와주셨던 분들 모두
건강하시고 승승장구하시길..멀리서도 빕니다

여러분이 한 사람을 구해주셨어요.

여기에 글을 쓰면 이리저리 글이 퍼지더라구요.
감사한 마음이 머리까지 닿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