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끼 가서 꼽 먹고 왔는데 내가 잘못한 걸까

쓰니2022.11.04
조회243
이 늦은 새벽까지 아까 일이 아른거려서 잠이 안 와 큰 맘 먹고 글 써봐요. 글이 좀 길어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는 평범한 고3 여학생입니다. 오늘 제 지망 대학 중 하나에서 불합격을 받고 우울한 기분 달랠 겸 친구랑 두끼를 갔어요. 들어가서 자리를 잡았는데 직원분이 못 보셨는지 따로 자리 안내를 받지 못했습니다.(참고로 이 지점은 입구가 하나가 아니라 오픈형으로 되어 있어 카운터 쪽을 거치지 않아도 자리에 앉을 수 있어요.) 그런가보다 하고 별 생각 없이 바에 재료를 담으러 갔습니다. 친구랑 뭐 담을지 얘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어떤 직원분이 오셔서 말을 거셨는데 이런 식이었습니다.

직원 분: 지금 마음대로 들어오셔서 재료 담으시는 거세요?(정확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ㅜㅜ 이런 내용이었어요)
친구,나 : 네??
직원 분: 막무가내로 들어오셔서 그러시는 거냐고요(당황해서 표현은 기억에 안나지만 이 의미, 약간 한숨 쉬면서 어이없단 듯 물어보셨습니다)
나: 아 혹시 여기 선불제인가요?
직원 분: 아뇨, 그게 아니라 마음대로 들어오신 거냐고요
친구: 여기 선불제였나요..?
직원 분: 아뇨, 선불제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지금.
친구: 혹시 저희가 뭐 잘못한게 있을까요..
직원 분: 네 잘못하신 거 맞잖아요! 저희한테 말씀하시고 하셔야지 왜 맘대로 손을 대고 그러세요??
(여기서 굉장히 당황을 했습니다)
친구, 나: 아 죄송합니다..
직원 분: 여기가 급식실도 아니고 그러시면 안되는 거잖아요! 저쪽 끝에 테이블 잡은 거 맞으세요?
나: 네 죄송합니다..
친구: 죄송합니다..
직원 분: 1시간 반 동안 이용 가능하고~~(안내 설명하셨습니다)

이러고 가셨는데 되게 당황스러워서 아 먼저 카운터를 들렀다가 갔어야 되나보다…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새로 온 다른 테이블 손님들을 보니 그 분들은 자리 잡으시고 직원 분이 따라오셔서 설명해주시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뭐지? 싶었습니다.

아무튼 친구랑 기분 좋게 저녁 먹으러 나왔는데 먹는 내내 눈치도 보이고 주눅이 들더라고요. 당시에는 너무 당황해서 무작정 죄송합니다 했었는데 애를 혼내듯이 화내시던 말투가 계속 떠올라서 부끄럽고 기분도 나쁘더라고요. 친구도 굉장히 소심한 편인데 소심한 반항(?)으로 환경부담금 내기가 싫어졌다고 무조건 다 먹자고까지 말하더라고요. 저희가 실수한 건 죄송하지만 좀 좋게 말씀해주셨다면 어땠을까 저녁 먹는 내내 속상한 맘이 들면서, 그렇게 혼나면서까지 굳이 여기서 먹었어야 했나 후회도 들었습니다. 특히 급식실 언급이 기분 나빴던게 뭔가 학생이라 내려다보는 듯해서였어요. 만약 어른 두 분이서 왔다면 절대 그렇게 얘기 못하셨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서 다 먹고 계산할 때 다른 직원 분?한테, <이런 일이 있었는데 기분이 상했다. 기분 좋게 외식하려고 나왔는데 기분이 나빴는데 다음부턴 주의해주셨으면 좋겠다.> 이런 식으로 말씀했더니 손님이 잘못한 거 아니라고 사과하시고 시정하시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근데 저는 그 분이 저희 잘못 아니라고 하신 건 기분 나쁜 소비자(?)를 달래주려 한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희 실수였어도 저희한테 <당신들이 잘못해서 그런 거다.>라고 말할 수는 없잖아요?

객관적으로 제3자의 입장에서 어떤가요? 제 마음이야 무척 억울하고 분한데 사실은 저희가 잘못한 거고 충분히 들을 수 있는 소리일 수도 있다 생각해요. 주변 친구들한테 물어봐봤자 제 편 들게 뻔해서 아예 제3자이신 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저희가 잘못해놓고 억지 부리는 걸까요? 아님 기분 나쁘다고 얘기할만 했던 걸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