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지나도 학교폭력 기억폭행때문에 힘들어요

익명2022.11.04
조회5,352
(긴글주의)

제가 초중학교때 정말 심한 따돌림을 당했어요.
저도 그당시 철이 없었고 세보이고싶어서 좀 이쁘거나 노는 아이들한테 친해지고싶으니까 친한척도 하고, 현실에서 친구가 없으니까 인터넷으로 다른 학교 아이들한테 친한척도 하고 그랬어요. 굳이 안해도 되는 욕먹을 만한 행동들을 한거죠. 지금 생각해도 부끄러운 일들이에요.

그게 어린 나이의 중학생들 눈에는 거슬리고 꼴보기싫었던거겠죠.
싫어할 순 있는데 정말 상상이상으로 따돌림을 당했어요.
그땐 휴대폰 번호 바꿔서 문자보내기가 가능했었어요.
1. 저한테 0000 이런식으로 번호를 바꿔서 욕설 문자도 보내고,
2. 네이트온이나 세이클럽 같은 그당시 sns 들어가면 항상 시비걸거나 꼽주기
3. 자기 미니홈피에 제 실명을 거론해서 저격욕을 쓰기
4. 학교에서는 제가 지나가기만 하면 저를 모르는 애들도 들리게 욕하거나 제 이름 말하고 자기들끼리 비웃고 제 얼굴로 모욕
5. 제동생 이름이 좀 특이했는데 저를 항상 그 이름으로 놀렸어요. 너무 기분나쁘고 동생한테도 너무 미안했어요 . 동생은 이사실을 절대몰라요
6. 심지어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계신데도 또 제 이름 얼굴로 비웃기
7. 선배들한테 후배들한테 내 욕하고 다녀서 그사람들도 무시하고 시비검
8. 쉬는시간에는 굳이 반도 먼데 저를 찾아와서 욕하고 시비걸기
9. 심지어 어릴때(중1)맨날 돈뜯겼어요
지금생각하면 저도 그때 왜 화를 못내고 거절을 못하고 신고못했나 싶을정도로 답답해요 .. 참지말걸
10. 줄다리기를 반별로 했었는데 저보고 얼굴보면 무조건 이긴다고 제일 앞쪽에서 하라고했던 실장의 말이 11년이 지난 지금에도 기억나네요
11. 학교담벼락이나 전봇대에 제이름 넣어서 욕쓰기
12. 온갖 헛소문 퍼뜨려서 나를 모르는 아이들한테도 이미지 쓰레기됨

제가 지금 이야기했던 괴롭힘들은 한명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
주도했던 아이도 있었고, 심하게 괴롭히거나 동조하거나 방관하거나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잘해주던 아이들도 있었어요
편견 없이 그냥 똑같은 사람으로 대해주던 친구들 너무 고마웠다고 연락하고싶어요.

아무튼 저는 그당시에 일 커지는것도 무섭고 싸우기싫고 맞기싫고 조용히 살고싶어서 선생님께 이야기 하진 않았어요 .
그냥 최대한 빨리 그 학교를 벗어나 도망치고싶었어요.
다행히 졸업하고나서는 한 동네 건넌 여고에 다녀서 진짜 잘 지냈어요 .공부도 열심히 했구요 . 물론 거기서도 저를 싫어해서 (중학교때 소문이 안좋아서도 있음) 은근히 꼽주는 애들이 아예 없는건 아니었지만 중학교에 비하면 천국이라 생각해요 .
착한 친구들도 많았고요 . 저랑 중학교 같이 나온 친구들은 같은 고등학교에 갔지만 저에 대해 안좋게 말한다거나 , 그런거 없이 다 웃고 인사하고 잘 지냈어요.

그래서 저는 슬프지만 초중 친구들도 거의 없어요 . 동네 친구도 거의 없구요.
중학교졸업하면서 저는 그 기억들을 최대한 생각 안하려고 노력하며 살았고 지금 제 주변사람들은 아무도 제가 이렇게 살았는지 절대 모를거에요 .제 치부이자 상처를 아무에게도 이야기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무시당할까봐요 .중학교 관련된 아이들의 소식은 알고싶지도 않고 제 소식도 제 이름도 그아이들이 아는게 싫어서 최대한 엮이지 않으려고 뭐라도 하면서 열심히 살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제가 좀 튀는것도 좋아하고 사람 많이 만나는것도 좋아하는 성향인건 여전한데 이게 옛날엔 역효과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어요. 대학도 가고 직장도 갔어요.
웃기지만 이런 상처들로 인해서 지금의 제가 있게 되지 않았나싶어요. 저같은 고통으로부터 아이들을 지켜주고 행복하게 해주는 직업 쪽으로 꿈을 갖게 되었거든요 .

그런데 제가 올해 또 다른 꿈을 위해 다 그만두고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자연스럽게 사람과 만나는 일도 줄었고 집에서 앉아 공부만 하니까
제가 무의식에 억지로 꾹꾹 담아놓은 기억들이 하나둘씩 떠올라요.
그 장면 상황 이름 얼굴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공부시작하고 얼마동안은 하루종일 그생각만나서 공부를 아예 못했어요 .그러고 시간이 좀 지나서 괜찮았는데
시험이 얼마안남은 지금 다시 또 떠올라서 괴로워요.
어떻게든 엮여서 또 그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싫은 마음이 반이고, 만나서 사과받고싶은 마음이 반이네요. (거의 10년도 더 지난 일이죠..걔네 입장에선 뒷북일수도 있어요)
그냥 정신병원 가서 치료받고 저혼자 삭히는게 맞는지,
생각나는 애들한테 제가 먼저 연락하는게 맞는건지 ..
과연 제가 연락해도 걔네가 과연 진심으로 사과를 할지..

제가 계속 그때의 기억에 머물면서 사는것도 아니라 저도 제인생살고있었는데 그 아이들도 각자 잘살고 있고, 어쩌면 잊었을수도 있지만 기억은 저한테만 남아있으니까요.
뭐가 맞을지 모르겠네요 ..
이런 생각을 하는게 아니라 공부를 해야하는데
자꾸 제 공부에 영향을 주고 그러니까 마음이 힘들어서
어디에 말도 못하고 여기 남겨봐요

긴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