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쇼핑하러 갔다가 차바퀴가 터졌습니다…

ㅇㅇ2022.11.05
조회36,366

좋은 주말에 여러분께 제가 괜히 고구마를 드렸군요.
일단 댓글 감사해요. 욕을 음청 먹고 있지만 ㅎㅎ
중간중간 점쟁이같은 글도 있네요.

남편 흉보는 글이니 잘못한것만 올렸지만
장점도 많은 사람이니까 살죠.
드러운일 힘든일 싫어해서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지만
아이들과 정말 즐겁게 놀아주고 유쾌하고 자상합니다.
몇분이 궁예하신 것처럼 제가 독립적이고 성격도 강하고 급한데 남편이 같이 화내지 않고 도닥거려주고요.
똑같이 불같은 남자랑 살았으면 몇번 집안을 뒤집고
벌써 갈라졌을수도 있겠죠.

육아/가사 참여는 아이들이 더 적을때 맞벌이 할때는
서로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잘하는 편이었는데
막내 어려서 제가 전업으로 바뀌고 남편일이 바빠지면서 현저하게 집에서 게을러졌습니다.

남편도 밖에서 바쁘고 스트레스 받고 왔고
저도 제가 맡은일 최선을 다해서 하는게 맞으니까
힘들어도 억척/긍정으로 하는편인데
어제같은 일이 생기니까 이건 뭔가 잘못됐다 싶었어요.

판에서 오은영 선생님을 찾아서 죄송합니다…
하던대로 잔소리 하고 비난하는거 말고
이 서운함을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표현할지
어떻게 개선할지 아이디어를 얻고 싶어서 썼어요.

고구마 드신분들 역정나시면 욕이 나오겠다 싶지만
중간중간 지혜로운 댓글도 얻을수 있길 바래봅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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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남편흉 볼데가 없어서 임금님귀는 당나귀 귀 하러 왔습니다… 그냥 두면 안되고 뭔가 변화가 필요한데 싸우지 않고 어떻게 해야할까요…

일단 저희는 아이가 넷, 여섯식구입니다.

남편은 자상하고 공감을 잘해주는 편이고
(가사분담을 잘한다고는 안했습니다.
그저 말로 하는 공감을 잘해줍니다ㅋㅋㅋ)
저는 애들 키우는거 별로 힘 안들이고 하는 씩씩한 타입이구요.

둘이 같이 있어도 제가 성격도 급하고 행동이 약빠른 편이라
엉덩이 붙일새 없이 빠릿빠릿 돌아다니며
혼자 잘 하는 편입니다.

남편은 몸으로 뭘 하는걸 좀 겁낸(?)다고 해야하나
귀찮아한다고 해야하나 그런 면이 있어요.

예를 들면 차가 한대라 아이들 병원 예약이 있거나 할때
제가 차 써야 한다고 버스타고 출근하라고 하면
이 버스타고 출퇴근하는게 아주 큰 일이라

혹시 제가 애들이랑 지하철 탈수는 없는지,
다른날 갈수는 없는지
이것저것 물어보고 대안을 찾다가
정 안되는구나 싶어야 마지못해 알겠다고 합니다.

집앞에 잠깐 놀이터를 가도 차를 타야하고,
주차를 할때도 입구 바로 앞에 자리가 날때까지
최대한 기다리구요.

반면에 저는 아이들이랑 유모차 몰고 걷는게 일상이 되어서
그냥 운동이다 생각하고 다니는 편입니다.


오늘 큰아이 옷을 좀 사러 나가야했어요.
주말이라 남편도 집에 있었구요.
애들 다 달고 가기 힘드니까 큰애랑만 나갔다 온댔더니
남편이 마침 자기 옷도 좀 사야한다고
굳이 다같이 가자고 해서
(지난주에 큰애랑 나가고 애들 셋이랑 집에 있는데 너무 힘들었대요)
고생할거 뻔하지만 나들이라 생각하자 하고 나갔다가

쇼핑센터 다 와서 주차장 들어서는 길에
남편이 턱을 잘못 들이박아서 차바퀴가 터졌습니다.

창문을 내린 상태였는데 바람 빠지는 소리가 쉬이이이 하고 들리더니 그냥 바퀴가 아예 주저 앉았어요.

주차장까진 일단 들어왔는데
남편은 그거 수습해야하니 전화하느라 정신없고,
저는 바퀴 갈 동안 시간을 벌어야 하니
주말 인파 속에서 혼자 애들 데리고 멘탈이 털리고 있구요.

그래도 여기까지는 서로 기분이 나쁜 상태가 아니었어요.
잘 처리하고 기분좋게 하루 마무리해야 하니까 싫은 소리 한것도 없구요.

한시간 쯤 지나서 전화가 왔어요.
“어 여보, 잘 했어?”
사람 와서 타이어 갈아끼웠다고.
자기는 옷 쇼핑할 생각이 없어졌으니
정비소 들렀다가 먼저 집으로 간다구요.

?????
우리는?

“지하철 타고 오든지”
여기서 제가 이성의 끈이 끊어졌습니다. ㅋㅋㅋㅋㅋ

아니 유모차에 돌쟁이까지 주렁주렁 우리가 애가 넷이라는걸
이 양반이 잊어버린건가,
이 많은 사람들 속에서 애들 다 데리고
무슨 정신으로 쇼핑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건가,
지하철 타고 환승하고 집에 가는 길이
힘든건 둘째치고 아이들이랑 얼마나 위험한데
안해봐서 모르는건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이렇게 우리 생각은 안해주나
너무 실망스럽고 울화가 치밀어서 버럭 화를 냈어요.
애들 데리고 가라고.

그나마도 어디 있는지 몰라서 자기가 갈 수 없으니
아까 주차장 그 자리로 오라고 하더군요.

집에 오는 길 차안에서 말한마디 없이 싸한 분위기로 왔어요.
입 열면 애들 앞에서 제가 폭발할거 같아서요.
남편은 간간히 한숨만 쉬고.

근데 여기서 끝이 아님.
내가 단단히 화가 난걸 알면서
집에 지하주차장에 도착했는데 차에서 안 내리고 앉아있음.

정비소 바로 간다고 운전석에 그냥 앉아있어요.
애들 챙겨서 올라가라는거죠.

보통 유모차 차에서 꺼내고 애기 내리고를 제가 합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남편이 시간이 빠듯하면 먼저 나가고
제가 천천히 애들 챙길때가 많았거든요.

근데 참 이건 아니다 싶어
걸어다니는 애 셋만 내리라고 해서 먼저 올라왔습니다.

조금 있으니 자는 애기 어깨에 안고
기저귀 가방 짐가방 들고 남편도 들어오구요.
그리고 방에 들어가서 애기 마저 재우면서 같이 자요.


하아…
일단 뭐하러 그렇게 많이 낳았냐 지팔지꼰 이런 말은 거절합니다 플리즈
왜냐하면 저도 남편도 아이들이 많아서 행복해요.

단지 문제는
제가 어차피 해야할 일이라고 씩씩하게 혼자 해버릇 했더니
남편이 거기 너무 익숙해져서
뭐랄까..

지밖에 모른다고 해야하나..
내가 할만해서 하는줄 안다고 해야하나..
전혀 제 어려움은 헤아릴줄 모르는 사람이 되는거 같아요.

제가 지금 감정이 잔뜩 상했는데 얘기 좀 하자 하면
분명히 말이 곱게 안나갈거 같거든요.

야 이 이기적인 새끼야
넌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지밖에 모르냐

이럴거 같아서…

서로 아무 발전 없는 니 탓과 내 변명 말고
좋은 방향으로 변화를 줄 수 있는
뭔가 현명한 방법 없을까요.

원래 한 발 떨어지면 객관적으로 볼수 있기도 하고
집단지성의 힘을 의지해 봅니다.
어떻게 말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