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에도 이십년지기 소중한 오랜 친구가 고생끝에 갑자기 큰 부자가 되었고 비행기삯을 제외한 체류비 2/3을 본인이 부담하겠다기에 아직 유럽을 한번도 못갔다는 이 친구에게 완전 멋진 여행을 만들어주리라 몇날 며칠 밤새워 퍼펙트하게 계획짜고 의욕을 활활 태웠습니다.
그렇게 풀가이드를 자처한 여행을 갔는데, 좀 뾰족하고 모난 면이 많은 친구인걸 제가 잘 몰랐더라구요. 친구와 잘 붙어살고 있는 친구 남편이 위대해보였습니다.ㅎㅎ 하지만 뭐 그러려니 했어요. 모난 면도 있을 수 있죠. 친구잖아요.
근데,
여행 중 저에게 싫다 좋다 표현하는 본인 노력은 건너뛰고 짜증과 빈정거림 샤우팅이 몇 차례 이어졌어요.
와. 처음 당했을때는 어안이벙벙 저 진짜 말없음표, 얼음되었었습니다.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구요. 그때는 '내가 원래 이래 미안하다' 가벼이 사과라도하더니, 이제 뭐 여러차례 또또 튀어나오더라구요.
제가 시녀 노릇은 자처했다쳐도 그래도 이건 선 넘은 갑질 수위였는데, 저는 또 좋은 게 좋다고, 심지어 여행중 제가 아픈데도 샤우팅하는데 그래도 같이 해보자 달래고 넘어갔고, 여행 끝나는 날 웃으면서 잘 헤어졌어요.ㅎㅎㅜ
'이 친구가 소심해서 타인에게 자기 뜻을 표현하는 건 힘든 성격인데, 또 예민하니까 저렇게 거칠게 튀어나왔겠지. 저렇게라도 표현해봐야 발전되는거지. 나름 자기도 돈 벌었다고 위세등등하고 쎄보이고 싶은가보다. 다들 저런 시간도 거쳐가는거겠지.'
'이 친구도 자기가 모난 데가 많다며 여행전부터 걱정을 하던데 내가 괜찮다 자꾸 그러니까 자기 파괴적으로 나온건가.' '사과나 뒷처리 마무리 이런거 세련되게 하기엔 성격적으로 안 맞나보다.'
이렇게 제 마음속을 정리정돈하고 머리로 이해했었어요. 음 글로 써봤더니 제 생각이 더 바보같네요!ㅎㅎ
제가 참 아끼고 좋아했던 친구였는데 뒷통수 맞은거죠. 가족 제외 친구한테 이렇게 날선 비아냥, 샤우팅은 처음 들어봤던 거 같습니다;;ㅎㅎ
인간관계 사이다 마시는 법
일단 저는 똥멍청이입니다. 마흔 먹고 왜 저러냐!? 이런 비난 인정. 똥멍청이 맞습니다.
남들은 활달하고 말 잘하고 씩씩한 줄 압니다. 게다가 남들보기엔 멀쩡한 회사 창업자이자 사장입니다. 회사는 잘 되고 있어요. 일 열심히 해요. 근데 알고보면 똥멍청이입니다.
뼈가 녹을만큼 힘들었던 그 옛날, 남들에게 밑지는 짓 당해도 꽈악 힘주어 피눈물 참고, 사업이란게 앞날 어찌될지 모르니 면전에서는 웃고 살았더랬죠. 그런 얘기는 너무 많아 다 쓸 수 없을정도.
근데 이런 세월이 쌓여서 그런가, 아니면 단순히 불혹의 나이가 순발력을 잡아먹은건가, 옛날 직딩이던 시절 대표님에게 대들어가며 더 잘하고 싶으니 예산내놓으라며 소리지르던 인간이었는데.
일단 첫번째 문제는 화 낼 타이밍을 놓쳐요.
어 이상하다 살짝 요거 좀 이상한데 느낌은 오는데 그게 너무 미묘하고 아 내가 예민한거겠지 어어 그래그래 하고 후루룩 넘어갔는데 집에 와서, 아니면 한참 지나서 이불킥해요.
근데 그 타이밍에 이미 저는 사람 좋은 행세는 다 해놓고 나불나불거리고 온 상황이 많아요. 하아. 아. 와. 화 못 내놓고 뒤늦게 내가 병신이었음을 깨닫고 혼자 너무너무너무 마음이 힘들어집니다.
회사에서는 평소에 이런거는 꼭 화를 내야지 굳세게 마음 딱 먹고 있다가 화를 냅니다. 그리 공들여 화를 내놓고서는 적절하게 화를 잘 냈나 곱씹고요ㅋㅋ웃기죠? 진짜 그지같은 순발력.
또 두번째 더더더 큰 문제.
위에서처럼 이미 난 똥멍청이가 되었고 거기서 그치면 좋으련만, 어떻게 하면 최적의 대처였을까하는 생각을 문득 문득 자꾸 자꾸 하게 됩니다. 계속 생각에 사로잡혀 후벼팝니다. 괴롭고 마음은 계속 불편하고 뭔가 불안감도 느껴지는데 떨치기가 힘듭니다. 정말 괴로워요.
내가 진짜 잘못한건가 내가 진짜 예민한건가 이 생각을 먼저 시작하죠. 어 내가 잘못한 게 아니네 그러면 울분이 차오르죠.
그 다음 내가 여기서 이렇게 얘기하고 얘길 중단했어야하나, 이 대사를 쳤어야하나, 그럼 상대가 이렇게 나왔을테니까 내가 미리 이걸 확인했어야하나. 뭐 이런 생각을 계속 계속 계속 합니다.
결론이 나는 경우도 있긴합니다. 하지만 세상 일에 늘 정답은 없으니 이게 맞나 저게 맞나 생각은 길게 이어지고 계속 가슴은 두근거리고 불안정한 상태이고 간혹 우울감도 옵니다. 오랫동안 마음이 참 안 좋습니다. 끊어내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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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조언부탁1
(1) 적절한 타이밍에 착 사이다 공격력 키우고 싶고
(2) 이건 무리라면 천천히 느린 사이다 공격이라도
(3) 아니면 사이다까진 아니라도 이건 아닌 거 같다고 브레이크 거는 거라도. 여러분 노하우를 나눠받고 싶습니다.
뭔가 대뜸 다다다 대응은 못해도, 이럴 때 자주 써먹을 수 있는 브레이크 표현 어구 이런거라도요.
조언부탁2 (꼭 좀 부탁드려봅니다)
★마상 훌훌 털어내는, 생각을 끊어내는 방법, 나를 후벼파는 것 그만두는 노하우!!!!!!!!!
노하우 좀 나눠주세요. 명상 일기쓰기 풀업 걷기 이런것도 시도해보는 중인데 뭐 시원찮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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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멍청이 에피소드
지난 여름에도 이십년지기 소중한 오랜 친구가 고생끝에 갑자기 큰 부자가 되었고 비행기삯을 제외한 체류비 2/3을 본인이 부담하겠다기에 아직 유럽을 한번도 못갔다는 이 친구에게 완전 멋진 여행을 만들어주리라 몇날 며칠 밤새워 퍼펙트하게 계획짜고 의욕을 활활 태웠습니다.
그렇게 풀가이드를 자처한 여행을 갔는데, 좀 뾰족하고 모난 면이 많은 친구인걸 제가 잘 몰랐더라구요. 친구와 잘 붙어살고 있는 친구 남편이 위대해보였습니다.ㅎㅎ 하지만 뭐 그러려니 했어요. 모난 면도 있을 수 있죠. 친구잖아요.
근데,
여행 중 저에게 싫다 좋다 표현하는 본인 노력은 건너뛰고 짜증과 빈정거림 샤우팅이 몇 차례 이어졌어요.
와. 처음 당했을때는 어안이벙벙 저 진짜 말없음표, 얼음되었었습니다.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구요. 그때는 '내가 원래 이래 미안하다' 가벼이 사과라도하더니, 이제 뭐 여러차례 또또 튀어나오더라구요.
제가 시녀 노릇은 자처했다쳐도 그래도 이건 선 넘은 갑질 수위였는데, 저는 또 좋은 게 좋다고, 심지어 여행중 제가 아픈데도 샤우팅하는데 그래도 같이 해보자 달래고 넘어갔고, 여행 끝나는 날 웃으면서 잘 헤어졌어요.ㅎㅎㅜ
'이 친구가 소심해서 타인에게 자기 뜻을 표현하는 건 힘든 성격인데, 또 예민하니까 저렇게 거칠게 튀어나왔겠지. 저렇게라도 표현해봐야 발전되는거지. 나름 자기도 돈 벌었다고 위세등등하고 쎄보이고 싶은가보다. 다들 저런 시간도 거쳐가는거겠지.'
'이 친구도 자기가 모난 데가 많다며 여행전부터 걱정을 하던데 내가 괜찮다 자꾸 그러니까 자기 파괴적으로 나온건가.' '사과나 뒷처리 마무리 이런거 세련되게 하기엔 성격적으로 안 맞나보다.'
이렇게 제 마음속을 정리정돈하고 머리로 이해했었어요. 음 글로 써봤더니 제 생각이 더 바보같네요!ㅎㅎ
제가 참 아끼고 좋아했던 친구였는데 뒷통수 맞은거죠. 가족 제외 친구한테 이렇게 날선 비아냥, 샤우팅은 처음 들어봤던 거 같습니다;;ㅎㅎ
이 똥멍청이에게 사이다 국물 좀 나눠주세요. 전 이만 출근 준비해야겠네요. 아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