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 대한 원망과 걱정

ㅡㅡ2022.11.16
조회437
저는 폭력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아빠는 엄마를 아주 심하게 (늘 온몸이 파란색, 멍이 다 빠질 때쯤 다시 온몸 두드려패기, 불에 태우려고하기,칼부림, 유리창 가전 수시로 와장창 깨기 등등) 때렸고 친가 사람들 모두 엄마를 왕따,조롱,폭력,학대 했어요

엄마는 4살 많은 오빠를 어려서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역시 아주 심하게 수시로 때렸어요

물론 아빠 엄마도 가끔 심하게 저를 때렸지요

오빠는 저를 손으로 많이 때렸고 (손톱 자국 흉터가 제 몸 여기저기 남아있어요) 제 모든 생활을 간섭, 집착했어요.
오빠의 생활 자체가 없고 엄마와 저의 일상에 관한 관찰, 집착, 관리가 본인의 일이었어요

그리고 엄마가 청소를 못했기 때문에 저는 8살부터 집안 청소(비질,물__질,물__빨기)를 꼼꼼히 주말마다 해왔어요. 욕실청소는 8살부터 바로 한건 아니고 초등 고학년부터 한 것 같아요. 욕실 청소 시작 시기는 정확하지는 않아요. 어쨌든 결혼 전 까지 고3 일년을 제외하고 단 한 주도 빠짐없이 주1회로 열심히 했어요.

설거지, 베란다 청소,안방옷장정리, 엄마가방내용물정리, 세탁물, 아빠(회사원)와이셔츠다림질, 제사 일손 돕기, 거구인 엄마 안마해드리기 등등 다른 집안일도 초등때 주부습진 걸릴만큼 열심히 했고 그래서 어릴때부터 손가락 마디가 굵고 손등에 힘줄도 튀어나와 있어요

저는 엄마에 대한 걱정과 마음아픔으로 매사 온마음과 몸을 다해 엄마를 도왔어요

그래도 그런 와중에 아빠는 경제력이 있으셨고 엄마는 부유한 친정이 있었으며 저에게 도시락, 교복 챙겨주기, 아플 때 약 주기, 봉숭아물 들여주기, 쎄쎄쎄, 카드놀이 등을 해주셨어요
그리고 저는 겉으로는 아주 멀쩡한 학생이어서 외모 칭찬도 많이 받고 인기 많은 핵인싸였어요


우여곡절 끝에 결혼 후에도 저는 친정 걱정이 많았고 엄마 오빠는 수시로 제게 여러 하소연을 해왔어요. 저는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애써봤지만 딱히 그들에게 효과는 없었지요

시댁은 말할 것도 없어요 시부모는 저를 위해주는 척했지만 멸시,하대하는 본심을 숨기지는 못했어요 저는 남편이 착한줄 알고 감사한 마음에 시댁과 남편에게 사랑과 충성을 다했지만 돌아오는 건 남편 바람과 시부모의 상스런 욕설들 이었습니다 제 자녀들은 저의 무기력과 우울때문에 당연히 그 그늘아래에 있고요


그러던 중 제가 결혼 14년차 삼십대후반이 되면서 그동안 몰랐던 인간의 마음을 알게 되었어요 상대가 착한 마음을 가지면 엄마라도 그것을 자기 행복을 위해 이용한다는 것을요.. (사실 저는 그동안은 제가 엄마오빠보다 잘 살고 있다는 것에 항상 죄책감을 느껴왔어요)


시부모,아빠,오빠는 저를 대놓고 괴롭게 하는 사람들이니 제가 너무 싫어하고 뒤에서 욕이라도 하는데요

엄마는 어려서부터 제가 집안일도, 학교 생활(성적 좋고 외모도 예쁘다고들 함)도 잘하고 착하니까 저를 이상적인 사람으로 여기며 행복해했어요 저는 당연 그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해왔고요. 그런데 제가 힘든 결혼 생활을 하고 인간의 본질을 깨닫게 된 후, 엄마의 그 저를 좋아하는 시선이 저를 병들게 한다는 걸 알았어요

그런 집안에서 그런 역할을 요구받으며 저는 정상으로 클 수 없는 거였거든요 그런데 네 식구중에서 저만 정상으로 보이니 엄마는 제가 집안 영향을 덜 받았다며 늘 좋아하시고 본인의 외로움 걱정 아픔을 제게 숨김없이 순수하게 얘기하며 의지하셨어요 저는 겉으로 행복해보이는 딸이었으니까요
폭력아빠,병든 엄마와 오빠.. 그래도 저만큼은 정상가정으로 보이니 좋으셨나봐요

제가 그동안 엄마 병원 왕래 등 병수발, 일상생활 뒷수발 등을 해왔는데 사실 엄마는 심한 우울증 빼면 딱히 아픈곳이 없어요 그래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본인은 아프다고 생각하기에 주1회 병원투어들을 합니다 결과는 석달 뒤오세요고 그렇게 로테이션하면 새로운 분기가 찾아옵니다

늘상 천진난만하게 제가 본인 케어해주면 행복해하는 엄마, 수시로 전화하는 엄마가 버거워서 거리두고 싶어서 정말 필요할때(아프거나 누가죽었을때) 빼고는 제발 이제 전화 그만하라고 한지 네 달째입니다. (저는 마음이 중환자이지만 엄마를 위해 주1회 움직인다고, 그 이외 시간은 지쳐서 누워서 지낸다고도 늘 얘기해왔고요)
엄마 연세가 70대시다보니 차마 차단은 못하겠더라고요. 비상 시 정말 필요할 때가 있을 것 같아서요


하지만 엄마는 전보다야 줄었지만, 각종 기념일이나 안부 핑계를 대며 종종 전화를 하십니다 제 마음이 어떨지는 아무 관심이 없어요. '힘들다,괴롭다' 하면 '어머~ 그랬구나, 몰랐어~~'라며 인자하게 말씀하시곤 뒤돌면 또 천진하고 순수한 안부전화 입니다


저는 괴로운데 엄마에게 행복한 딸로 포지셔닝 되어있는게 힘듭니다. 어제 또 전화가 왔길래 결국 '엄마 머리통, 온몸을 쇠망치로 쳐서 짓이겨놓고 싶으니까 전화하지말라!'고 했어요.
저 말은 진심이었고, 힘들어도 최대한 상냥하게 대해왔던 제가 본인에게 무서운 말을 했으니 이제는 정말 전화를 안할 것 같기는 해요.

하지만 엄마에게 저런 말을 직접 내뱉은 저는 이제 어찌하나요? 엄마에게 사과 전화를 해야할까요? 엄마가 충격 받았을까봐 걱정입니다 하지만 엄마 목소리를 듣고 나면 저는 더 앓아누울 것 같아요

제발 엄마와 거리두고 조금씩 숨을 회복해가고 싶은데 엄마가 참지를 못하고 천진하게 행복해하며 저를 건드려요.. 모두가 불행하니 그냥 각자 숨을 할딱거리고 있으면 될 것 같은데 저는 그러면 안되나봐요 ㅜㅜ 엄마에게 뒤적여져야 하나 봐요.




긴 글을 읽어주셔서 진심 감사드리고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