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질책과 쬐금의 위로를 받고 싶어서요.....

나약한 맏이2004.03.11
조회1,072

안녕하세요? 시친방 가족여러분...

다른 곳은 안 가도 시간나면 꼭 들러서 저도 생각을 다듬어보며 여러분한테 

배우기도 하는 아줌마입니다.

이곳을 몰랐다가 작년에 우연히 만나  다짜고짜 지나는 사람 붙잡는 식으로 

"여러분 제 말 좀 들어보세요.!" 하듯이 글 올린 적이 있습니다.(제목: 우울한 명절)

 

오늘은  올만에 들어왔어요.

시아버님이 며칠전에 돌아가셨거든요.

2년6개월의 병원생활을 하시다가 저희들 고생 안시키시려고 따뜻한 날에 가셨습니다.

아직도 실감이 안갑니다.

90을 바라 보시는 연세라서 울음이 나오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제 설움에 많이 울어서

아직도 눈이 퉁퉁 부어 있고, 시도때도 없이 눈물이 나네요.

혹 병석에 누우신 어른 계시면 나중에 더 잘해 드릴걸 하며 걸리시니까  최선을 다해 보세요.

 

주변의 많은 분들의 도움과 조언으로 처음 치루는 큰 일을 탈없이 잘 치뤘습니다.

장례식장은  특실임에도 자리가 좁아서 먼길에서 달려 오신 분들도 좀 앉아 계실 자리가 없었습니다.

아버님은 장손이셨으니 사촌들도 많으셨지요.

 

발인 전 새벽에 사촌 시누(저보다 나이가 많으시지만 저를 새언니라 부르는...)가 상주들은

문상객 맞느라 자리 못 비우고 한 잔 돌리다보니 취하고, 또 울음에 복받쳐 우는데...

날 밝으면  장지 준비 하느랴 바쁜데 언제 하냐!

부의금 정리 언니가 동서들과 맡아서 빨리빨리 정리하고...또 ...

맏며느리가 할  역할 강조 하시더만요. 그 이야기 듣고 야무지게 처리 못하는 것이

부끄럽기도 했지만 나서서 하기도 좀 그렇고, 뭘 알고 해야...

고마웠습니다. 뭘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막막했고, 해 본 경험이 없어서요.

 

긴장으로 잠 잘 자리도 없고, 맏이가 잠자고 있다는 상황이 그래서 꼬박 날 새고.

동서들 깨워서 다 정리했습니다.

모든 일이 끝나고 저녁때 시댁에 둘러앉아 전 제가 생각해 둔 메모와 부의금 가방을 

신랑한테 넘기고 제 역할은 끝났습니다.

1)4형제지만 형님 힘드니까 병원비 같이 부담하자며 끼어 들어 도와준 막내동서한테 얼마라도

   떼어 줘야겠다는 제 생각이 참작.

2)찾아 주신 각자의 직장 동료들께 인사라도 하라는 인사비용.(4형제 똑같은 ?십만원씩)

3)남은 비용가지고 엄마몫으로 하라는 시누의 강한 항변에 대항해서 어머님 몫이지만 나중에 어머님 병 

    원비로 쓰겠다, 막내한테 통장 만들어서 맡기고 싶다는 제 생각도 그런대로 통과....

 

 미처 연락도  못 드렸는데 먼 곳에서 까지 생각도 못한 분들이  많이들 와주셨다고...

 잔 정도 없고, 말주변도 없어서 인사전화도 제대로 못하는 자기를 위해  와 주신 것만도 감동하고,

 고마워서 남편은 동생들 앞에서 만원 한 장 앞에 놓지 않았습니다.

 몇 평 안되는 아버님의 땅 (자동으로 어머님께 이전이 안된다대요.? )마저

어머님이 이왕 명의이전 하는 것 어머님 앞으로 할 것 없다고 하셔서

막내 앞으로 명의이전하라는 남편의 지시를 끝으로 모든 일은   막이 내렸습니다.

(그 몇 평의 땅은 4형제의 막내들이 다 동갑이어서 어머님 앞으로 해서 나중에 걔네들 대학갈때

학자금으로 똑같이 나누면 좋겠다는 제의견은 묵살됨)

 

제가 서운한 것은 "형님, 아버님 병원비 못 보태드려서 죄송하다고,  형님 병원비 대시고,

형수 병원 왕래하시느라 많이 들었을테니

 또, 형님손님이 더 많으니

인사비용 똑같이 받은 것 제 것이라도 좀 떼어서  드려야겠다는 분 한 명도 없도만요.

( 조금 받아서 뭣 하겠습니까? 줘도 안 받을텐데...)

사촌들 경조사때 맏이라는 멍에로 (내 좀 덜 쓰고 말지..그런 생각)

다른 형제들 보다 두세배는 더 냅니다.

정말로 말 한  마디가 천냥빚을 갚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더만요.

진실이 담긴 위로의 한 마디   아끼지 맙시다!!!!!

 

맏이라는 타이틀이 왜 그렇게 무거운지 이왕 하는 것 하다가도,  독하지 못해서....

실컷, 돈들고 고달픈 몸 주물러가면서 해 놓고 '아이구 내 신세야!!!'   한탄 , 분노. 억울.

당연히....마땅히....별 수 없이.....해야하는 ...맏며늘을 짓누루는 말!  말!

벌써 십오년이 넘어가는데 말예요.

아직도 철이 덜 들었나봐요. 체념을 하다가도 해방을 꿈꾸고 있으니....

 

남은 숙제가 저를 무겁게 합니다.

건강이 많이 안 좋아지시고,  홀로 남으신 시어머님....

사실 어머님은 시집살이 시키신적이 없지만,  맏이라는 멍에를 많이 주셔서 제가 가깝고도

먼 사이로 마음의 앙금이 있습니다.

떨어져 살아서 고부갈등은 없었지만,  너무 맏이만 믿는데서 전 도망가고 싶기만 했지요.

나름대로 한다고 해 놓고 돌아서면 그 속상함을 아이들한테 다 풀고...(흑, 매정한 엄마...)

 

시친방 가족 여러분...

맏이의 그 어깨를 좀 덜어 주십시요.

맏이가 아니신 분의 어깨가 무겁거들랑 좀 같이 들어 주십시다.

똑 같이 못하신다치면 형편껏 마음을 쓰시면 됩니다.

 

두서없이 이렇게 써 내려왔네요.

시친방 가족분께라도 털어 놓으니 안정이 됩니다.

그냥 써 내린 글 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시친방을 사랑하는 아줌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