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혼자서 1박2일 자전거 타러 간다고 한 남편이 연락두절됨

답답2022.11.18
조회79,849
(추가글)

퇴근하고 왔더니 댓글이 많이 달렸네요.
하나하나 꼼꼼히 읽었습니다. 여러 의견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남편은 다행히 사고 없이 잘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시어머니께 연락하여 일을 키운 것에 대해 불만이 있다고 합니다.(시부모님이 괜히 걱정하시게 만들었다는 이유)
본인의 마지막 카톡이 숙소 바로 근처에서 밥먹고 별일 없다는 내용인데 왜 쓸데없는 걱정을 해서 일을 만들었냐고 합니다.
저는 폰이 꺼져서 12시간 넘게 연락이 안된 것이 문제라고 얘기했지만 남편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폰을 꺼놓은 것에 대한 사과는 했고 앞으로는 그러지 않겠다고 하긴 했습니다만 백프로 납득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제가 시어머니께 최초 연락한 시점은 연락두절 후 12시간 이후입니다.)

제가 최근에 이태원 참사도 있었고 그래서 더 걱정이 되었다,
그때 실종신고 전화가 4천 건이 넘게 왔다는데
가족이면 마찬가지 심정이 아니냐고 했지만
그 참사는 언론에 보도되었기 때문에 전화를 한 거고
본인은 사고가 난 것도, 뉴스에 나온 것도 아니니 다른 거라고 합니다.

또한 제가 실종신고를 한다고 해도 성인남성이 고작 12시간 연락 안된 거로는 신고 받아주지도 않고 경찰도 이상하게 생각할 거라고 합니다.
저도 그런 생각은 하지만 신고 접수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만큼 걱정이 되었다는 의미로 말을 한 건데 이런 답변을 들으니 더 할 말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제 과거 행적도 공평하게 올려보라고 해서 남깁니다.
같은 학과 친구가 있는데(동갑, 여자) 학교다닐 땐 이름 정도만 아는 정도였습니다.(직접적인 교류는 없었음)
십년이 넘어 온라인 상에서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마침 근처에 살아서 저녁 시간에 만나게 되었습니다.
만나서 얘기하다보니 얘기가 길어져 밤을 새게 되고 다음날 아침에 귀가했습니다.
물론 예정에 없이 밤을 샌 건 무조건 제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이후에 그런 적 없습니다.
그리고 미리 늦을 것 같다고 남편에게 연락했고,
그 친구와는 식당, 카페에 있다가 친구 작업실에서 밤을 샜는데 작업실 사진도 찍어서 보내줬고 중간중간 카톡으로 계속 연락도 했습니다. 폰도 계속 켜져있었고요.

남편은 저도 그때 그렇게 예정에 없이 '모르는 사람'과 밤을 샜으니 할말이 없지 않냐고,
(세상이 이렇게 흉흉한데 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을 만나는 건 큰 문제라고 합니다. 형제 자매도 아닌데 뭘 믿고 만나냐고, 큰일 당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
제가 폰을 켜놨지만 어차피 본인은 저에게 연락하지 않았으니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합니다.(남편은 본인 취침 시간에 잠들었습니다.)
본인은 제가 어디서 누굴 만나 밤을 새든 뭘하든 알아서 잘 있겠거니 하며 연락하지 않는데 왜 저는 본인에게 자꾸 연락하고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뭐라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가치관이 다른 것이니 서로를 이해시키거나 설득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입니다.

사실 집안 분위기도 많이 다릅니다.
친정은 단톡방에서 매일 떠들고 연락도 자주하는 편인데
시댁은 서로 연락 거의 안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더욱 저의 이런 연락들이 유난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일단은 더 이상은 대화를 이어나가고 싶지는 않아서 서로 아무 말 하지 않고 있습니다.


댓글 내용은 유념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의견주신 데 대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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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안녕하세요.
아직 아이는 없는 결혼 7년차 부부입니다.
폰으로 급하게 작성해서 두서도 없고 맞춤법도 틀릴 수 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간략하게 쓰기위해 음슴체로 작성할게요.


남편과 나는 같은 회사에 다녀서 겹치는 지인도 많고
특히나 남편은 발이 넓어 아는 직원이 많아 내가 알려고 하지 않아도 남편의 행적이 귀에 들어옴.
남편은 사내 동호회 활동도 여러 개 해서 주말에 종종 직원들이랑 어울리기도 하고 술자리도 거의 직원들이랑만 함.
어디 있는지 뭐 먹는지 사진도 잘 찍어서 보내고는 했음.
(사진 찍어 보내는 건 원래는 안 그랬는데 결혼하면서 바뀐 것)


그래서 더 어디를 가는지 뭘 하는지 자세히 물어보거나 하진 않았음.
요즘엔 내가 회사일이 너무너무 바빠서 더 신경을 못쓰기도 했음.

남편은 며칠 휴가를 쓰는 중이고 나는 업무 때문에 같이 쉬지 못함.
남편은 그저께부터 골프도 치고 1박2일 혼자 시댁도 다녀오고
오늘은 1박2일로 혼자 자전거 타러 나간다고 했음.
어디서 탈 거냐고 물어봤었는데 경기도 어디라고 했던 것 같은데
나도 너무 정신이 없어서 확실히 기억이 안남.
당연히 카톡으로 어디 있는지 사진도 보내고
숙소도 어딘지 알려줄 거라고 생각했음.

근데 오늘 오후 6시 37분 경 잘자, 휴대폰 배터리가 없다, 밥 먹을 거다 이런 내용을 끝으로 지금까지 연락두절 상태임.
(휴대폰 전원이 꺼져있음)
내가 식당은 어디냐고 물어봤는데 읽고서는 답을 안 줌.

너무 이해가 안되는게 아무리 외지로 나갔어도
식당에서 밥 먹거나 숙소를 잡으면 휴대폰 충전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자정이 다 되어가는 이 시간까지 폰은 여전히 꺼져있음.
내 남편이 이 나라 어디에 있는지 조차 모른다는게 너무 답답하고 이 상황 자체가 이해가 안됨.

내가 이상한 건가?
동생에게 물어보니 내가 이렇게 걱정하고 답답해하는 게 이해된다고 하면서 일단은 아침까지 기다려보라고 함.

최근 이태원 참사도 있었고 아직도 가슴이 철렁함.
이런 시국에 혼자서 외지로, 당일치기도 아니고 1박까지 하면서 자전거를 타러나간 사람이
배우자에게 행선지도 명확히 알려주지도 않고 야간에 6시간 가까이 연락두절되었다는 건 상대에게 정말 몹쓸 짓이라는 생각이 듦.

핸드폰 충전기가 없는 걸까. 없다고 해도 숙소에서 잠깐 빌리거나 부탁할 수 있는 거 아닌가.



너무나도 답답하고 걱정되는 마음에 급하게 써봅니다.
제가 이렇게 속상해하는 게 이상한 건가요?



둘이 주고받은 카톡사진 첨부해요.
(제가 월욜에 못쉰다고 한 건 원래 다음주 월요일에 연차 쓰려고 했는데 일이 너무 많아서 연차 취소했다는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