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넋두리

2022.11.28
조회455
가정 환경에 대한 한탄과 읽는 이에 따라 패륜적으로 느껴질 만한 발언이 있을 수 있으니 관련 트라우마를 가지신 분께서는 읽지 말아 주세요






이거 쓰겠다고 블로그 새로 파거나 지식인에 올리는 것도 이상한 것 같아서 그냥 늘어놓는 거니까 보시고 지나가 주세요
아버지라 부르기도 싫은 인간 때문에 정신과를 다니고 있습니다습관적 비하, 자존감 깎아 먹는 발언, 언어 폭력, 멸칭, 고함 같은 건 이제 너무 익숙해져서 아 저거 또 저러네 넘어갈 수 있을 수준이고요
초등학생 시절 눈앞에서 울었다고 저거 아침 주지 말라던 발언, 립밤 사 주는 게 아까우니 침이나 바르래서 일주일 버티다가 입술에 피딱지가 잔뜩 앉아 한참 짜증을 내며 사든가 말든가 하라 소리 질렀던 거, 여름 성경 학교에 간 저와 동생에게 방학 숙제인 일기를 덜 썼다는 이유로 전화 걸어 고래고래 폭언 퍼붓기, 어린이집 다니던 시절 용기 내어 손 잡아 보자마자 뿌리쳐졌던 기억, 집에 아무도 없어 전화 걸어 어디 가셨느냐 물으니 네가 무슨 상관이냐며 소리부터 질렀던 일, 중학생 시절 전을 부쳐 오라는데 해 본 적이 없어 반죽이 기름 다 먹고 떡이 되니 이것도 할 줄 모르냐며 비난했던 기억 (그걸 알려 주는 게 부모의 역할일 텐데요...)
친구 집에 갈 때에 어떻게 해야 하는 줄을 몰라서 그냥 앉았다가 예의 없다는 소리를 들어 본 적도 있었고아버지와의 최초의 기억은 누구인지도 잘 모르겠는 사람이 차 뒷좌석에서 장난을 쳤다며 고함을 질렀던 기억입니다같이 시간을 보낸 적이 없으니 이 사람은 누구인데 나한테 이렇게 소리를 치지...? 싶었어요
아빠와의 관계는 다 이런 거라고 당연하게 생각하고 의문조차 품지 않았던 나날 중 초등학교 4학년 즈음인가...친구 집에 갔다가 친구 아버지가 너무 다정하셔서 머리 맞은 것처럼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네요그 뒤로는 제가 못나서 사랑받지 못하는 거라 생각하고 굶으면서 날씬해지려고 노력하거나 공부를 하거나 했습니다... 외가 체질을 닮아 어릴 때부터 통통했거든요
입학식, 졸업식에는 단 한 번도 온 적이 없고어린이집 재롱잔치, 학부모 참관 수업, 운동회...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냈습니다바쁘거나 해서 못 온 게 아니라 그냥 안 온 겁니다 ㅎㅎ 아마 귀찮았겠죠...부모님께서 사정상 못 오신 친구가 울면 달래 주고 수련회에 가서 가족 보고 싶다 울 때도 달래 주는 역할이었어요저는 그런 걸 겪어 본 적이 없어서 그게 왜 슬픈 건지 이해를 못 했거든요
아버지가 심하기는 하지만 어머니라고 훌륭하지는 않았습니다물론 자식을 키우는 게 처음이니 서툴 수 있고 사는 게 힘들었겠죠... 다만가슴이 크며 속옷을 새로 사야 하는데 내가 왜 너 살찐 거에 돈을 써야 하느냐며 경멸하듯 했던 폭언이나 죽고 싶으면 내가 죽여 주겠다고 식칼을 들고 왔던 일... 방에 있는 물건을 다 뒤집어 엎고 문을 부술 것처럼 열고 들어와 때렸던 일엉망이 된 방은 제가 치웠고 몇 시간을 무릎 꿇고 맞으며 견디던 세월...
억지로 화장실에 밀어 넣고 때리는 것처럼 씻기니 샤워를 싫어하게 되었고 초등학교 때는 그걸로 왕따도 당했습니다스스로 씻게 된 지금은 샤워 목욕 참 좋아해요 ㅎㅎ방학 때마다 할머니 네에 가 있었고... 거기서는 마음이 편했습니다할머니는 제가 왼손잡이라고 소리를 지르지도 않았고 못 먹겠는 음식은 남겨도 된다고 했고 숙제를 조금 미뤄도 윽박지르지 않았으니까요아버지께서 영화를 곰플레이어로.... 큰 창으로 보기에 전체 모드로 바꿔 드렸다가 고함을 들었던 일이 문득 떠오르네요
너무 괴로워 적는 넋두리인데 적을수록 뭐가 계속 떠올라서 내가 참 많은 것들을 겪고 살았구나 싶습니다스물셋 즈음까지 저는 제가 뚱뚱하고 애교 없는 못난 딸이라 사랑을 못 받는다고 생각했어요가난한 집을 일으켜 세우고 예뻐지고 나면 자랑스럽고 예쁜 딸이 되어 그간 못 받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외가 통틀어 간 여행에서 친척 언니를 두고 저건 싸가지가 없다느니 너는 그러면 안 된다느니... 하는 소리를 많이 들었거든요고등학생 때는 아버지가 실직 위기라며 제가 잘해야 한다는 소리를 몇 번이고 들었어요저는 심리학과에 가고 싶었습니다상담을 하니 국어 선생님께서 그러셨어요 거긴 대학원에 가야 취직을 할 수 있다고바로 접었습니다 저희 집에는 그럴 돈이 없었거든요
돈을 잘 번다는 학교에 가기 위해 재수를 했어요통통한 체질이 거기서는 흠이고... 살면서 부모님께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살 빼라, 돼지다, 그만 먹어라라서굶다가 쓰러지고 그 상태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주저앉아 헐떡이고 삼각 김밥 반 개만 먹고 운동을 갔다가 토할 것 같아 겨우 돌아오고... 그러다 식이 장애가 생겼습니다고등학교 3학년 때 집이 망할 거라는 말을 매일 들어 스트레스로 도졌다가 혼자 살며 겨우 나아진 폭식증이 다시 도진 거였죠정신을 차리면 눈앞에 햄버거 포장이 굴러다녔어요 ㅎㅎ 먹은 기억은 드문드문... 그러면 내가 대체 왜 이럴까 덜덜 떨며 토하고... 스스로가 무슨 짓을 할 줄 몰라 무섭고...
그러면서도 아직 부모님께 사랑 받고 싶다는 마음이 남아 있어서... 결국 실직했던 아버지가 취직했다는 말에 뛸 듯 기뻐하면서 동기들에게 알바비로 아이스크림 돌리고 그랬어요 ㅋㅋ 결국은 식이 장애로 뺐던 20kg의 배에 가까운 요요를 얻어 초고도비만이 되었습니다만... 뭐
정말 문제가 있구나 생각한 건 졸업하고 집에 돌아온 후였습니다집을 벗어났던 동안 밝아졌다는 얘기를 원래 알던 사람들에게 정말 많이 들었는데... 그대로 곤두박질치더라고요밝아졌던 이유가 있었던 거죠집에 오자마자 들은 건 살이 쪘다는 폭언과 비난이었습니다굶고 쓰러지느라 생긴 몸의 상처나 머리가 너무 빠져 비어 버린 곳들... 돈이 없어 전기세를 회사 다니는 친구에게 빌려 내고 컵라면만 먹어 부은 손발... 실습 중 괴롭힘을 당해 엉망이 된 안색... 이런 것들을 네... 말을 안 해서 몰랐을 수 있겠지만 무슨 일이 있었냐, 따위의 질문은 한 번도 하지 않더라고요 두 분 다 ㅎㅎ
그때 처음으로 깨달음과 동시에 정신의 퓨즈가 끊겼습니다이렇게 표현하는 건 정말... 다른 모든 생각이 그대로 사라지고 죽어야겠다는 생각만 남았었기 때문이에요삶에 단 하나 남은 사명처럼 잠기지 않은 옥상을 찾아 네 시간 넘도록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동네를 돌아다녔습니다전혀 춥지 않았어요 그냥 나는 죽어야 돼... 친구들에게서 전화가 왔지만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그때 사귀던 사람이 제발 이러지 말라고 부탁하며 우는데 내가 뭐라고 이러는 거지? 나는 죽어야 할 사람인데?
변했던 건 그 이후였어요그때야 아 내가 못나서 사랑 받지 못하는 게 아니구나... 싶었습니다백 점을 맞아도 대회에서 상을 타도 칭찬을 받아도 집에서 칭찬을 들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고상금을 받아 나눠 드리면 그때 잠깐... 그리고 다시 원점본인이 할아버지에게 맞고 자라 내 자식은 절대 안 때리기로 했다면서 일상이 언어 폭력과 협박...
겨우 적절한 옥상을 찾아 담배를 피우러 올라온 다른 사람이 말릴 수 없도록 내려갈 때까지 기다리다가 엄마에게 끌려 집으로 들어간 다음아무것도 못 하고 방에서... 계약이 끝난 원룸 보증금으로 (제가 벌어서 냈었습니다) 술을 마시거나 하루종일 울거나 아무것도 안 하거나 운동을 하다가 죽음에 대해 생각하거나 그랬어요그러면서도 문제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냥 내가 게으른 거라고
오래 알고 지낸 친구들이 말해 줄 때까지 몰랐어요 제가 이상해졌다는 걸졸업 이후로 몇 개월이 지난 후였고... 구직자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심리 상담 프로그램에 등록했는데가족에 대한 분노가 높다, 중증 우울증, 당장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또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ㅎㅎ 내가 그랬나...저는 스스로를 참 싫어합니다만 자기 혐오는 이때 이후로 많이 나아졌습니다자식은 예쁜 짓을 해야 보상처럼 예뻐해 주는 게 아니라 원래 잘해 주며 키워야 하는 거라는 걸 몰랐어요저는 그냥 아빠가 기분이 좋으면 소리를 안 지르고 나쁘면 소리를 지르며 대하는... 그런 거였는데 말이에요상담사 선생님께서 제 상태가 너무 심각하다며 챙겨 주셨어요첫 상담 이후 펑펑 울면서 생각했죠 아 내가 멍청하고 게으르고 덜떨어진 게 아니었구나...
그러다가 올해에는... 별안간 엄마에게 제 욕을 하기 시작하더니 저걸 언제까지 참아 줘야 하느냐, 저게 말이 되느냐, 너는 열받지 않냐, 정신병 (제가 우울증 있다고 밝혔거든요 ㅎㅎ) 은 내가 걸리겠다, 정신병 걸린 게 자랑이다...의뢰받은 일을 하다 그냥 딸 없는 셈 치라고 하니 지랄하지 마라, 꺼져라... 폭언을 퍼붓다 나갔고 그때도 퓨즈가 나가 죽으러 나갔었죠... 처음 그랬던 때로부터 약 4년쯤 후의 일이었어요근데 버스 정류장에서 번호를 따이고 ㅋㅋㅋㅋ 낌새를 알아차린 친구들이 말리고 호텔을 잡아 거기로 보내 주고... 해서 겨우 살아남았었는데 ㅎㅎ 이때 사귀던 사람에게는 제 가정 환경이 너무 아니라는 이유로 차였네요
말이 길어졌네요 인생을 되짚느라 그런가 봐요 ㅋㅋ아무튼... 저 이후로는외식 중 나는 네 편이 아니고 네가 게을러서 무엇 하나 이루지 못한 거라 별안간 선언하는 아버지에게서 모든 기대를 버리고그럼에도 사람인지라 상처도 받고 울기도 하고 그런데도 정신과에는 가지 못하고 (보험 문제가 너무 걸렸습니다 잔병치레가 잦거든요) 작년부터야 겨우 약물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약 잘 먹고 운동도 하고 식사도 잘 챙기려고 하고... 친구들도 전보다 정말 많이 나아졌다고 해요원래 이런 글을 쓸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만그리고 쓰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이 내용만 쓰고 말 생각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네요원래 쓰려던 건...
아버지가 집에서 담배를 피우십니다화장실에서 몇십 분씩 피우고 문을 활짝 열어 온 집안에 퍼뜨리는 식이죠문을 닫은 제 방까지 연기가 흘러들어와 기침을 하고 목이 붓고 그로 인해 열이 나고 호흡이 버거워 며칠을 참다 말했습니다아빠, 담배 좀 나가서 피워 주시면 안 돼요? 저 목이 너무 아파요.그러자 네 방으로 무슨 연기가 들어가냐며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고 비웃더니 (마치 예전에 용돈 더 달라고 이러는 거 아니냐며 다 안다고 제 머리에 돈을 집어던지고 갔던 때처럼)안방에서 엄마와 제 욕을 한참 하다가 현관문을 쾅 닫고 나가 한참 뒤에야 들어왔습니다저는 그동안 방에서 목을 매달아 죽으려고 하다 엄마에게 제지당했고요
왜 죽으려고 했냐면... 뭐...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었겠죠 우울증이라는 게 그런 병이더라고요아무튼... 다음날 종일 밖에 나가 있더니제가 담배를 집에서 피우지 말라고 해서 하루종일 차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몸살에 걸렸다고 엄마를 통해 전하더라고요 ㅎㅎ... 그러니 그냥 집에서 피우겠다고...중학생도 안 할 법한 시위에 아연해졌지만 중간에 끼인 엄마가 안쓰러워 그냥 알겠다고 넘겼어요그 이후로 화장실에서 담배 피우는 시간이 길어지더라고요 ㅎㅎ저희집은 4인 가족인데 집에 화장실은 하나입니다한 명의 흡연 욕구를 위해 나머지 세 명이 화장실을 참고 나와 달라고 문을 두드리며 부탁을 해요... 화장실에 가려고 방에서 나온 동생이 문을 보더니 도로 들어가는 걸 몇 번이나 보았습니다뭐 저도 그렇고요
제가 부탁을 드렸던 다음날... 뭐라더라내가 가장인데 내 집에서 담배도 못 피우냐고 성질을 내고제가 물을 마시거나 화장실에 가려 밖으로 나오기만 하면 멀쩡한 안방 문을 집이 울릴 정도로 크게 닫으며 눈치를 줬습니다뭐... 중학생이던 제가 혼자 음료수 캔 사먹고 본인 건 안 사다 줬다고 이틀을 진심으로 역정 냈던 사람이니 크게 놀랍지는 않았어요평생을 언성 안 높이는 삼촌이 우리 아빠였으면 하고 자랐죠 ㅎㅎ...
정신과에 3주마다 약을 타러 가는데의사 선생님께서 매번 이번에는 아버지와 무슨 일 없으셨냐고 물으십니다제가 죽고 싶어 하는 이유가 다 저 사람이라는 걸 이미 아시거든요어릴 때 1+1으로 사온 치킨버거를 드리면서 행사 중이라고 했더니 별안간 방에 쾅 들어와 말투가 싸가지 없다고 역정을 내서그날 새벽까지 울며 소변을 참다가 비닐봉지에 눴던 기억도 있네요어휴 적을수록 노답이에요 ㅎㅎ 나 참...우울증이 좀 나아지고 나니 보이더라고요다 헤졌는데도 사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던 속옷... 엉망진창인 방... 종일 죽을 궁리만 하니 이룬 것 없이 흘러간 시간...청소를 하는 데에 건강한 정신이 필요한 줄 정말 몰랐습니다... 약을 먹기 시작하고 몇 달이 지난 후에야 청소를 하더라고요
개인에 대한 비난이 목적인 글인지라 보기 거북하셨을 분들도 계실 겁니다아마 그런 분들께서는 진작 뒤로 가거나 창을 끄셨겠지만... 혹시라도 다 읽으셨다면 사과 드릴게요적은 것들 외에도 많이 떠오르는데 제가 해야 할 일이 많아서... 더 쓰고 있으면 일상에 지장이 가겠다 싶네요당초 이걸 쓰러 들어온 것도 울분 때문에 집중이 도저히 안 되어 어디에라도 털어놓고자 함이었습니다부모 욕을 내 주변에 해 봐야 내 얼굴에 침 뱉기고... 사랑 받는 자식인 것처럼 굴어야 이상한 사람이 꼬이거나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줄어든다더라고요
생각해 보면 제가 죽고 싶다고 생각한 건 일곱 살 때가 처음이었습니다이제라도 치료를 받아 다행인 건지, 원인이 하필이면 아버지라는 데에 슬퍼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만...타인에게 크게 신경을 쓰는 편도 아닌지라... 하루라도 빨리 보증금이라도 모아 벗어나는 데에 집중하고자 합니다여기까지 읽으신 분이 계시다면 넋두리 들어 주시느라 수고하셨고... 없으시다면 그것도 다행인 것 같네요세상에 이런 가정이 있다는 걸 알아 좋을 게 뭐 있겠습니까
다만 혹시라도 다 보셨다면... 나는 그렇게 살지 않아 다행이라는 식의 댓글만 자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분노가 커지다 보니 저 사람을 죽여 버리고 싶다는 몹쓸 생각이 고개를 들기도 합니다만저를 도와줬던 분들을 위해서라도 똑바로 혼자 살아갈 작정이에요제가 저 몹쓸 인간 상대로 버티기에서 잘 살아남기를 바라 주세요언젠가는 남들 다 듣는 공간에서 나는 네 편이 아니라고 선언했던... 나는 부모로서의 도리를 다 했고 잘 키웠다던 저 뻔뻔한 사람에게나도 당신 편이 아니고 당신은 끔찍한 아버지였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눈물이 나거나 제가 불쌍하거나 하지는 않아요... 제가 나쁜 게 아니니까요
비슷한 일을 겪고 계신 분이 있다면당신 잘못이 아니니 조금이라도 기운을 내셨으면 싶어요이 글은 잊거나 불시에 지우거나 하겠습니다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