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몸싸움하다가 1시간 반 동안 가출한 중딩

쓰니202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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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처음 이런 곳에 글 남겨보는 중딩여자 입니다.11월 28일, 그러니까 가나와 한국 올림픽 경기가 있던 어제 엄마랑 심하게 다퉜습니다. 그 일에 대해 너무 억울하고 분한데 엄마는 오히려 저를 미친ㄴ으로 몰아가셔서 이 일을 생각할때마다 눈물이 나요. 제가 진짜 그렇게 잘못한 건지 봐주세요. 편하게 말하기 위해서 반말로 하겠습니다.
처음 사건의 발단은 진짜 아무 것도 아니었어 이제 기말시험이 가까워져서 싸우기 전날에 엄마한테 '나 이제부터 시험 공부 들어갈거야! 오늘이 마지막 휴식날이다' 이러면서 방도 싹 치워두고 그랬다? 내가 올해에 조금 많이 놀긴 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공부머리가 그렇게 나쁜 편이 아니거든... 엄마가 이번에 시험 잘 보면 용돈도 올려준다 그러고 목걸이도 사준댔나 암튼 그래서 이번엔 열심히 공부해볼게! 했어 그럼 보통 엄마들은 기특하게 생각하지 않아? 막 말로는 아이고 네가 퍽이나 공부하겠다 이런식으로 말하는 엄마들이 있겠지만 나라면 말로는 그러면서도 기특하게 생각할 것같거든 근데 우리 엄마는 아예 생각지도 못한 말을 하더라 "너 시험 준비로 노트정리할거야?"내가 원래 노트정리로 외우는 걸 좋아해 뭔가 한눈에 내가 배운 모든 과목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좋고 약간 완벽주의? 성격때매 한 글자라도 잘못쓰면 다시 처음부터 쓰거든... 그래서 여러번 옮겨쓰다보면 교과서도 여러번보게 되고 내가 정리한 노트를 이쁘게 만들려고 형광펜으로 중요한 내용 밑줄치다보면 이해도 더 잘되더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그동안 해온 공부 방법 중엔 이게 제일 좋았어 그래서 앞의 엄마 질문에 그렇다고 하면서 노트정리해야지~~하고 말했어 근데 엄마가 약간 정색하더니 왜 그딴 식으로 공부하냐고 노트정리 그거 시간만 잡아먹고 머리에 하나도 안 들어온다고, 노트 정리 하지말라는 거야 솔직히 약간 어이가 없긴 했는데 이날은 걍 참았거든 어차피 내가 하는 공부고 내가 제일 잘되는 방법으로 하면 되는 거잖아 근데 문제는 다음 날이었어
학교 마치고 돌아와서 학원 숙제를 하고 있었거든? 근데 그 중에 엄마한테 전화가 왔어(우리집은 맞벌이로 부모님이 자영업하셔) 전화내용 기억하는거 그대로 말해줄게 "쓰니야, 너 그 노트정린가 뭔가 도움 전혀 안되니까 하지말고 그 학원쌤이 족보닷컴인가 링크 보내주셨거든? 그거 프린트해서 풀어라." "엥? 노트 정리 하지 말라고? 근데 나는 외울려면 그게 제일 잘된다고 했잖아 노트 정리를 아예 하지마?" "노트 정리 하지마!! 족보닷컴 그거 풀어. 알겠어?" 강압적이지 않아? 약간 대화를 함축하긴 했는데 저 내용으로만 5번 이상 반복해서 주고 받다가 중간에 확 짜증이 나는거야 왜 내말을 무시하지? 내가 이게 제일 이해가 잘 된다는데 왜 엄마는 아니라고 하는거지? 어떤 방법이 이해가 제일 잘되는지는 당사자만 아는 법인건데 왜 엄마는 내 말을 씹지? 이런 생각이 드는거야  솔직히 그냥 "쓰니야 족보닷컴이라는 게 있다는데 문제 풀기에 좋대 그거 한번 프린트해서 해볼래?" 이런 식으로 말했으면 오~ 그래? 알앗응ㅇ 이런식으로 반응했을 수도 있어... 솔직히 족보닷컴인지 그거를 풀기 싫었던 게 아니라 내가 그동안 제일 효과가 좋았다고 말하는 걸 '하지말라'고 강압적으로 금지시키니까 그게 더 짜증났던 거지... 그래서 전화 중에 걍 엄마가 '풀어.'라는 말에만 대답 안했어. "김쓰니. 대답 안해?" "네?" "족보닷컴 풀어라? 풀라고 말했다?" "..."이런식으로 했거든 솔직히 입 다물기 전에 계속 내 주장을 말했어 '나는 노트정리가 제일 잘되는데 왜 하면 안되냐.'이 말만 수천번을 했다고... 근데 엄마가 계속 씹으니까, 아 그래 나도 그냥 엄마 주장을 씹자 하게 된거지 근데 엄마가 확 급발진을 하더라 "야!!!!!!!!!너 지금 나랑 장난해? 내가 엄마로도 안보이지? 내가 만만해보여?????? ㅅ1ㅂ 저게 대답안해???"진심으로 위랑 똑같이 5분동안 소리질렀어. 저것보다 욕을 더 많이 섞었으면 섞었지 적지는 않아 쌍욕 하다가 엄마도 포기했는지 걍 니 맘대로 해라 하면서 끊더라. 그리고 카톡으로 '나는 네 식모로 살기 싫고, 용돈도 니 아빠한테 받든지 해라' 대충 이런내용으로 온거야 ㅋㅋ... 진짜 별거아닌 사건의 시초였어 좀있다가 아빠한테도 전화와서 뭔일인지 묻더니 '걍 네가 알겠다고 한마디만 하지... 어려운일 아니잖아'이런식인 말 뿐이니까 너무 더 짜증났어
저녁 9시 즈음에 엄마가 왔어 문닫고 내방에 있었는데 엄마 목소리는 평상시 그대로더라 그래서 조금 마음 놓고 있다가 월드컵을 본다고 했어서 나도 거실로 나갓어 엄마한테 뭐 하려는 것도 아니었고 그냥 별것도 아닌 걸로 싸웠으니까 좀 며칠 있으면 풀리겠지 했거든 어차피 걍 조용히 앉아서 월드컵 축구만 보는 건데 뭔일 있겠어?? 싶은 마음도 있었거든 근데 분명히 말하지만 엄마가 먼저 시비를 털었어...  나는 그냥 진짜 월드컵이 너무 보고 싶었어 우루과이 대 한국 축구 때 다같이 모여앉아서 우리나라 응원하던 그 분위기가 너무 재밌기도 했어서 더 그랬던것같아 근데 내가 거실로 나가서 월드컵 보려고 앉으니까 엄마가 나보고 방으로 들어가라는 거야 걍 조용히 앉아있으면 설마 쫓아내겠어 싶어서 그냥 가만히 있었거든 근데 갑자기 거실 티비를 끄더니 동생들한테 안방에서 걍 보자는 거야 순간 뭐하자는 거지 싶었어. 나는 그냥 월드컵 보려고 거실에 앉아있을 뿐이고 나랑 싸우기 싫으면 그냥 투명인간 취급이든 뭐든 하면서 조용히 보고 끝내면 되는 일 아니야?? 막 거실 티비는 엄마 자기가 직접 돈주고 산거니까 자기꺼라느니, 그러니까 나는 보지 말라느니 같이 유치하게 구는 거야... 막 나도 안방에 먼저 들어가서 나도 월드컵 보고 싶다고 했는데 다시 표정 싹 굳더니 동생들한테 걍 우리 태블릿으로 볼까? 이러고... 나도 마지막에 너무 화나서 그래! 그냥 내가 방으로 들어간다! 하고 들어가려 했어 근데 내 방에 작은 탁자가 하나 있거든? 그게 없는거야 원래 내가 쓰던거고 쭉 써오던 거야 근데 엄마가 그걸 들고가서 치킨을 올려두려고 하고 있더라 '뭐야, 티비는 자기꺼라면서 못보게 해놓고 왜 내 탁자를 들고가?'라는 생각이 팍 화나게 만드는거야... 그래서 가가지고"이 탁자는 내방에 있던 내꺼거든?"하면서 들고 가려고 했는데 엄마가 막아서더니 이것도 자기 돈주고 샀다고 자기꺼라고 내 방에있는 모든 거 싹 빼오기 전에 내려두라고 하는거야 싫다고 하고 다시 가져오려는데 엄마가 나를 억지로 밀치고 팔을 꼬집고 발로 차고 난리가 났어 그러면서 다시 방으로 들어가라고 막 밀치는 거야 죽을 것같았어 그래서 싫다고, 싫다고, 싫다고 소리 빽 지르면서 그냥 악!!!!!!!!!!!!!!!!!!!!!!!!!!!!!!!!!하고 소리를 질렀어 옆집이고 옆옆집이고 복도타고 내 소리가 확 다 들려서 엄마가 경찰서라도 갔으면 좋게/ㅆ다는 심정으로, 방으로 못 밀게 몸도 쭈그려서 소리를 디따 크게 질렀어 나중에 보니까 얼마나 질렀으면 목이 다 쉬어 있더라엄마는 그런 나를 보면서 미친년이다 무서워서 키우겠냐, 미쳤다 제정신이 아니다, 정신병원가야한다 이러고 있고, 나도 너무 분한거야 내가 뭘 잘못했어? 내가 뭔 짓을 했는데?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싶었어 진짜로 나 아직도 모르겠어 내가 엄마한테 차이고 긁히고 맞을 정도로 큰 잘못을 한거야? 나 평소에 그냥 엄마한테 애교도 많이 부리고 학교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 다 말해줄 정도로 수다도 많이 떨어 근데 한번 내 선을 넘어가면 끝까지 고집 부리는 타입이거든......... 저번에도 한번 진짜 아무것도 아닌 걸로 또 한번 난리난 적도 있었는데 여기서 다 말하기엔 골치 아프니까 대충 이번하고 비슷했다는 것만 알면 돼 근데 이번이 좀더 심했어 아무튼 엄마가 나한테 자기가 엄마로 안보이냐, 이렇게 굴면 무서워서 키우겠냐 이런식으로 말하니까 나도 흥분해서 말했지. "못 키우겠으면 왜 낳았어? 차라리 낳지 말지." 하면 안될 말인거 알고 솔직히 엄마가 멈칫이라도 해주길 바랏어 내가 이런 말을 꺼낼 정도로 날 몰아붙였다는 걸 알아채주길 바랐엇어 근데 진짜 너무 속상했던건 내 그 질문에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그러게 지금도 후회중이야. 내가 왜 널 낳았는지. 낳지 말았어야 했는데." 순간 죽고 싶다는 생각이 막 올라오더라. 날 왜 낳았어 이럴 거면 왜? 미친 듯이 울면서 거실 구석으로 탁자 들고 가서 버텼어. 월드컵 못보게 할 때까지만 해도 흥분해서 어쩔 줄 모르던 엄마가 이번엔 내가 흥분하니까 되게 냉정해지더라. 막 "니가 여기서 버틸거면 우리가 나간다'이러다가 결국 상황보고 겁나서 우는 동생들 데리고 안방으로 가서 문 잠구는 거야. 미칠 듯이 슬프고 화나고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이정도로 잘못했나 싶고 베개 하나를 집어서 안방에 잠겨진 문에 집어던지고 또 던졌어. 누가 보면 진짜 미친년같겠지? 근데 누구라도 그랬을 걸. 아무도 없는 거실에서 나혼자서 울고 또 우는데 아무도 달래주지 않고 그렇게 보고 싶던 월드컵 경기 시작시간은 이미 지나있어. 거실에서 혹시나 티비 킬까봐 엄마는 이미 공유기랑 와이파이 전선 다 끊어놨고 안방에 동생들하고 다 들어가 있어. 3~4학년 되는 동생들한테 엄마한테 가지말라고 협박도 해보고 울고불고 붙잡아도 애들은 엄마 옆으로 가있어. 죽고 싶어서, 너무 죽고 싶어서 베란다로 나갔다? 고작 파리 막는 방충막 하나 걸린 베란다 창문인데 잘 하면 떨어질 수도 있을 것같고 죽을 수도 있을 것같은거야 그래서 너무 싫었어. 나는 내가 어차피 못 죽을 걸 아니까. 나는 이렇게 죽을 만큼 용기있는 애가 아니니까. 더 짜증나는거야. 내가 떨어지지 않을 걸 알기때문에 계속 베란다 창문 밑만 한참 바라보면서 펑펑 우는데 그 아래서 길을 지나가는 사람 중 단 한명이라도 이렇게 우는 나를 발견하고 걱정해줫으면 좋겠다 이생각 뿐이었어. 10분 가까이를 베란다에서 울다가 한가지가 생각났어. '가출을 한다면 나를 걱정해주지 않을까?'보통 초등학교 필독 소설들을 보면 다 그렇잖아. 가족과 싸운 비운의 주인공이 가출을 하자 막 부모님이 걱정하면서 동네방네를 뛰어다니고, 일부러 집안 불 다 켜놓고 문자로 '제발 쓰니야 집으로 돌아와, 우리 다시 이야기해보자' 막 이런거. 그냥 막 잠옷 차림에 뽀그리 잠바 하나 걸치고, 휴대폰이랑 유선이어폰 하나 들고 집 밖으로 나왔어. 그리고 갑자기 비상계단이 보이는 거야. 우리집층 비상계단에 앉았는데 월드컵 경기가 너무 보고 싶었어 월드컵 경기가 너무 보고 싶어서 생중계하는 곳 찾아보려는데 유튜브에 실시간 생중계를 검색해봐도 축구를 하는 화면은 없고 막 유튜버들이 입중계하는 모습 뿐이야. 막 방송사 앱도 깔아서 보려는데 렉이 진짜 너무 많이 걸리더라 아무리 해도 안되는게 너무 속상하고 월드컵이 보고싶다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꽉찼어. 그러다가 아빠한테 전화가 오더라. 아빠는 집에 없었거든, 가게에서 월드컵 혼자 따로 술 한잔 하면서 본다고 했던가 아무튼 아빠 전화가 3통정도가 걸려와도 무시하는데 문자 한통이 오더라. '김쓰니, 너 지금 선넘었다. 어떻게 가출을 할 수가 있냐. 가출을 한 순간부터 너는 내 딸이 아니다. 지금 이 문자보자마자 다시 전화 걸어라. 안 그러면 너는 이제 다신 집에 못 들어온다.'...  어떻게 생각해...? 나는 당연히 걱정해줄거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보통 부모라면, 자식을 걱정한다면 내가 '왜' 집을 나갔는지 이유를 물어봐주고 감정을 물어봐주는 게 보통 아니야? 그냥 '가출을 했다'자체 만으로 선을 넘었다, 내딸이 아니다 이런식의 반응이 맞는거야? 나는 아직 부모가 돼 본적이 없고 자식이 없으니까 어떤 반응이 맞는지는 모르겠어. 나도 가출이 한게  잘못됐다는 건 알아. 근데 내가 왜 가출을 할만큼 절박한 심정이었는지 물어봐줄 순 없었어...? 혼내지 말고... 달래주는 거 말이야. 나도 슬프고 절박하니까 했는데 화를 내고 혼만 내니까 더 서러웠어. 진짜 너무너무... 내가 집을 나온 그날은 비가 주륵주륵 내리더라 진짜 추웠는데, 화창한 날도 아닌 비가 오는 날이었는데 '춥지는 않냐, 옷은 따뜻하게 입었냐'같은 말 한마디 없이 그냥 제정신이냐는 말만 전화로 아빠가 쏟아내고 있고, 그러니까 차라리 '엄마 말에 알겠다고 대답하지'이런 말 뿐이야. 속상했어. 집에 아무도 내편이 없는 것같았어. 아빠가 지금 당장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바로 내 방으로 문닫고 자래. 그리고 다음날에 다시 얘기하자고 하더라. 싫다고 했어 안 들어갈거라고. 그러니까 아빠가 어이없다는 듯 웃더니 네 맘대로 살라고, 집에 다시 들어가든지 말든지 니 맘대로 하래 그 말 끝나자마자 바로 전화를 끊었어. 휴대폰은 충전을 안 시켜놔서 1프로 2프로를 왔다갔다 하더니 툭 꺼졌고 막 비상계단 옆 창문으론 비가 막 내려. 잠옷만 입은 바지는 추워서 더 서러워. 비상계단 밖으로 나와서 우리집 현관 바로 앞에 쭈그려 앉았어. 엄마가 날 찾으려고 걱정하고 있다면 바로 찾을 수 있게. 그냥 나를 걱정하고 있기만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현관문앞에 앉아있었어. 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나도 아무도 안 나와. 그리고 조금 있다가 온 집에서 환호성이 막 크게 지르고 있더라. 아, 우리나라가 골을 넣었구나 생각했어. 그리고 좀 있다가 다시 막 환호성이 들려(솔직히 이때는 조규성 선수가 골을 두번넣었다곤 생각지도 못했고 걍 두번째는 골 찬스가 있었거나 아슬아슬한 접전이 있나 생각했었어 ㅋㅋ) 아무튼 사람들이 신나게 월드컵을 보고 있다는 걸 딱 이때 실감이 났거든...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뭐였냐면 '나는 막 정신없이 울고 불고 서러워서 어쩔 줄을 모르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다 즐겁게 월드컵을 보고 있네. 이런 날에 왜 나혼자만 슬퍼야하지? 나혼자서만 슬픈거지? 다들 즐거운데 나만 엄마랑 싸우고 월드컵도 못보고 진짜...' 현타가 왔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지도 모르겠는데 이 추운 복도에서 무슨 궁상을 떨고 있는 건지. 나는 그리고 솔직히 그렇게 크게 싸웠으면 엄마고 동생들이고 조용히 따로 방에 있을 줄 알았어. 월드컵이고 뭐고 초상집처럼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월드컵 본다고 신나 있던 동생들한테 약간 미안하기까지 했었다? 근데 그냥 집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월드컵을 보며 치킨을 먹고 있는 동생들과 엄마가 보여.아, 정말 아무도 날 걱정해주지 않았구나.머리는 새하얗게 되고 화가 나고 속상해서 미칠 것같아. 방으로 들어가는 그 순간 마저도 동생들은 월드컵을 보면서 막 웃고 있어. 떠들면서 막 웃어. 아 저걸 놓치네 하면서 아쉬워하고 즐거워해. 나도 월드컵이 보고 싶었는데. 나도 보고 싶었는데. 나도. 속상해서, 너무 속상해서 방에서 막 조용히 울고 있는데 아빠한테 문자가 또 왔어. 아빠는 내가 다시 집으로 돌아온 걸 모르니까, 다시 문자를 보낸 거야 '너 지금 당장 아빠가 말한대로 집 들어가서 방에서 문닫고 안 자면 내일 담임선생님이랑 상담해서 학교에 자퇴서 낸다. 그리고 나면 니 마음대로 살아라..' 진짜 아무도 나를 걱정해주지 않았구나. 아무도 내 편이 아니었구나를 새삼 다시 깨달았어. 엄마는 모든게 자기 위주로 돌아가고 있고, 동생들은 그냥 당시의 감정이 중요해. 나랑 엄마랑 몸싸움을 벌일땐 그렇게 울던 애들이 월드컵을 틀고 치킨을 주니까 내가 오든 말든 그냥 웃고 떠들고 있어. 아빠는... 그냥 엄마편이야. 내가 그냥 엄마말을 들었으면 다 끝났을 거래, 아니 처음부터 내가 잘했다면 엄마가 그런 말조차도 안했을 거래. 그니까 다 내탓이래.
모든게 복합적으로 짜증이 났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한거지, 나는 그냥 월드컵이 보고 싶었는데, 왜 아무도 나를 찾지 않지.
아빠한테 장문을 보냈어.딸이 가출을 했으면 왜 가출을 했는지, 왜 그렇게까지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먼저 물어봐줬으면 안됐냐고. 내가 집을 나와도 아무도 찾으러 와주지 않았다고. 그냥 내 마음을 알아주고 걱정해주면서 찾으러 와 줬으면 어디가 덧나냐고. 예전에 엄마가 가출하려고 했을 땐 동생들이 울면서 말렸는데 내가 가출할 땐 가지 말라고 잡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내가 사람을 죽인것도, 도둑질을 한 것도, 누구 피해를 준것도 아닌데 내가 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냐고. 전부 월드컵을 보면서 환호하고 있는데 나만 질질 짜고 있어야하냐고. 왜 진짜 나같은 걸 낳았어. 말트집 잡는 내가 없는 게 더 행복하고 편했을 텐데, 아니면 차라리 엄마 말에 고개 끄덕이는 기계를 사지. 이런 말들을 다다닥 보냈어. 그냥 슬프고 억울했어. 아무도 내 마음을 모르니까... 한참이 지나서야 답장이 오는데 그냥... 모르겠어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이렇게 됐다, 너는 똑똑하니까 네 인생 네가 잘 살아가길 바란다, 못난 부모라서 미안하다. 이런 말들. 
그날 새벽에 엄마가 거실에서 술마시면서 아빠랑 통화하더라. 나는 내방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엄마 말소리가 다 들렸거든. 어떤 식으로 말하고 있었냐면..."아무리 내가 급발진해서 욕을 하고 때렸다해도 부모한테 할게 있고 못할게 있다. 이번 기회에 쟤 버릇을 단단히 고쳐야한다."이런 말들. 엄마가 먼저 시비를 걸었잖아... 진짜 나는 거실에 나와서 월드컵을 보려고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잖아. 먼저 분란을 일으키려고 일부러 안 보여주고 나를 방으로 쫓아내려던건 엄마였잖아... 정말 나는 맹세컨데 거실 소파에 꼼짝없이 앉아있던게 다였어. 
원래 우리가  학교를 마치면 친할머니 가게에 가서 밥을 먹고 와. 근데 가출한 다음날 원래 엄마한테 마쳤다고 말을 하고 동생들하고 밥을 먹으러 가야하는데, 싸웠으니까 전화를 안하고 그냥 할머니가게로 갔지. 있어야할 동생들이 없더라. 할머니가 오더니 하는 말이 오늘 부모님이 가게를 쉬었대. 그러니까 동생들도 부모님이랑 같이 밥을 먹는다고 했다는거야. 그말에 아, 이러시겠다? 생각을 하면서도 할머니한테 싸웟단 말하긴 좀 그러니까 걍 엄마하고 통화하는 걸 까먹고 걍 왔었다 이런식으로 둘러대다가 할머니가 따로 밥 차려주신다길래 알겠다 하고 나 혼자 먹고 왔어.그러고 나서 집으로 들어오니까 아무도 없어. 아무도. 아, 나만 빼고 외식하러 나갔구나. 알아챘어. 그리고 네시간즈음 지나서야 들어오더라ㅋㅋ...
내가 이런 취급을 당할 정도로 잘못한거야? 그냥 다수의 생각이 듣고 싶어...객관적이기 위해 말하자면 내가 욕한거는 엄마랑 몸싸움을 벌일때 ㅅ1ㅂ을 좀 여러번 외친 거나 동생들한테 안방으로 들어가지 말라고 들어가면 죽여버릴거라고 한거 정도??
긴글 읽어줘서 진짜 고마워 이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