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친을 사랑하고 있는게 맞을까?

쓰니2022.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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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내 심정을 자세하게 적어야 판단이 가능할거 같아서 그렇게 할건데 그나마 내용을 줄이려면 반말+음슴체로 가야할 것 같아서 그렇게 하겠음. 요약본도 적긴 하겠지만 그래도 객관적인 판단을 위해서 가급적이면 본문도 같이 읽어줬음 함.

남친은 나랑 동갑이고 지인이 주선한 소개팅으로 만나서 1년 5개월째 만나는 중임
처음 만난 날 밥 먹고 근처 카페 가서 꽤 오랜 시간 얘기를 했는데 그날 내 가족사까지 오픈할 만큼 공통점이 많았고 말도 잘 통했음.
다만 이 친구랑 있는게 데이트 같은 느낌보다는 그냥 친구 만나서 밥 먹고 수다 떠는 느낌이 더 컸음. '남친까지는 잘 모르겠는데 친구로는 잘 지낼 수 있겠다' 이게 남친과의 첫 데이트 후 감상이었지.
외적인 모습은 얼굴부터 키, 몸매, 패션 스타일까지 정말 내 취향이랑은 정반대임. 다만 나는 외적인 것보다는 내적인걸 더 많이 보는 편이라, 몇 번 더 만나면서 내가 원했던 성격을 이만큼 가진 남자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성격이나 가치관이 거의 내 이상형에 가까워서 사귀게 됨.
이 남자를 보면 두근두근 심장이 뛰고 자꾸 생각나고 그래서 사귄게 아니라 '나랑 잘 맞는 괜찮은 사람' 이라서, 이성적으로 판단했을 때 이 친구만큼 나랑 잘 맞는 사람이 없을 거 같아서 사귄거지.
애초에 인생이 영화나 드라마도 아니고 첫눈에 반해서 사귀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는걸 아니까, 이 사람은 좋은 사람이니 이정도 감정에서 시작해도 나중에 만나다보면 사랑으로 감정이 커지지 않을까 하고 만난게 화근이었을까. 그렇게 지금까지 만난 시간을 돌아보면 나는 내 남친에게 설레는 순간이 단 한번 뿐이었음.
처음으로 설렜던 순간은 사귄지 몇달 안돼서 다른 친구커플이 애인 기다리다가 마음에 들어서 그러는데 전화번호 줄 수 있냐는 상황극 하면서 꽁냥꽁냥 하는 썰을 풀길래 나도 약간 비슷하게 상황극처럼 카톡하다가 남친이 '저 그쪽 좋아하는것 같은데...♡' 하는 그 한마디에 처음으로 심쿵함. 그 이후로는 그런 심쿵을 느껴본 적 없지만.
심쿵까지는 아니더라도 귀엽다고는 느낀 순간은 이따금 뭔가 불만같은걸 얘기할때 통통한 볼에 입술 살짝 내밀고 툴툴거릴 때 그 모습이 귀여워서 나름 진지하게 말하는걸텐데 미안하게도 그 순간 빵터져서 웃었던 순간 한번 정도?

내가 이게 정말 큰 문제라고 느낀 계기는 우리는 각자 서운한 일이 있으면 항상 서로 대화를 해서 풀고 있는데 남친이 애정결핍이라 그런건지 정말 이런 내 본심을 무의식적으로 느끼는건지 '얘가 진짜 나를 사랑하긴 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서운해서 얘기하는거다.' 라는 얘길 종종 함.
이전 연애때는 정말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하는 만큼 표현을 못 해준게 거의 한처럼 남아서 지금 남친한테는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애정표현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남친이 그런 말을 하니까 나는 좀 억울한 감정도 없지 않아 있어서 항상 그런 말 하지말라고, 너가 싫으면 내가 만나고 있겠냐고는 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내가 남친을 정말 좋아하고 있는게 맞을까? 하는 의문이 떠오르는 거임.

같은 동네에 살아서 사귄 이후로는 거의 매일같이 만나고, 일이 있어서 못 만나도 그 주기가 3일은 못 넘겼음. 안 본 날보다 잠깐이라도 본 날이 더 많다고 자부할 수 있음.
내 자취방에도 맨날 와서 조잘조잘 떠들면서 놀다 가는게 익숙해서 그런가 지금처럼 나 혼자 있는 이런 시간에는 가끔 집이 적막하다 느껴지고 남친이 없으면 이 적막함이 계속 되겠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외롭다는 생각을 함. 정말 아주 가끔.
전 연애에서는 만난지 한달 만에 본인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내 카톡도 툭하면 씹고 주말에 본인 개인 스케줄은 다 소화하면서 한달 반 넘게 나랑은 데이트할 시간이 없어서 다음에 보자던 사람을 만났어서 그런지 정말 맨날 나 보러 와주는 이 부분에서는 지금 남친이 참 고맙고 그래서 더 오래 만나고 싶음.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이런건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해주는 것도 지금 남친임. 날 더 설레게 하는(했던) 사람은 그 전남친이라는게 아주 미안할 정도로....
남친한테 애정표현이나 스킨쉽을 마구마구 퍼주고 싶은 때가 나도 분명 있고 그럴때마다 해주긴 하는데 이게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에게 내가 땡길때 애정표현 마구 해주는 것과 뭐가 다를까 이 생각이 듦. 평소에는 남친이 옆에서 치대고 앵기는 편이라 혼자 좀 있고 싶다는 생각을 할때가 많거든...내가 찐 isfp 집순이라 그런걸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연애경험이 별로 없어서 내가 남친을 좋아하는게 맞는건지, 좋아하는게 아니라면 이대로 계속 만나도 되는건지 너무 고민임. 아직은 돈이 없어서 우리가 나중에 돈 모아서 결혼하면~~ 정도긴 하지만 이미 서로의 부모님 만나서 종종 식사도 하고 결혼 전제로 만나고 있는 상황인데, 만약 헤어지는게 맞다면 빨리 헤어져야지 이렇게 좋은 사람을 나 때문에 시간만 버리게 둘 수는 없으니까. 참고로 나는 이 친구 아니면 이만큼 까다로운 내 생활패턴과 맞는 사람은 못 찾을거 같아서 남친이랑 헤어지면 높은 확률로 평생 솔로로 살 각오 하고 있는 상태야..(원래는 내 개인적인 성향을 잘 알아서 결혼에 부정적이었는데 남친 덕에 이만큼 바뀐거임)
최대한 자세하게 적는답시고 의식의 흐름대로 적은거라 읽기 불편했을 수도 있을텐데 다 읽어줘서 너무 고맙고, 각자의 생각을 좀 공유줬으면 좋겠음.
<요약>-내가 남친을 안좋아하는건가 하는 점1. 외모보단 성격이 내 이상형이라 사귀었던 동갑내기 남친이랑 1년 넘게 만나는 동안 설레거나 귀엽게 느껴진 적이 연애 초 포함해서 각각 한번. 이외에는 그냥 친구같은 느낌임.쓰레기 같은 전남친보다 훨씬 잘 해주는데 설렌 횟수는 그 인간이 더 많은게 미안할 정도임. (물론 전남친도 외모가 내취향은 아니고 성격보고 만난건데 내가 눈이 삐었었나봄)
2. 남친이 가끔 연락문제 등등으로 서운한거 얘기할 때 그 문제로 '너가 나를 좋아하긴 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서운하다 한적이 종종 있음 (남친이 애정결핍이 좀 있는 편이긴 함)
3. 맨날 얼굴 보는 남친이 종종 귀찮아서 혼자 있고 싶을때가 많음 (내가 isfp라 그런걸지도..)

-내가 남친을 좋아하는가보다 하는 점1. 성격과 가치관, 행동이 이만큼 내 이상형과 잘 맞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잘 맞는 편(완전히 다 맞는건 아닌데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다 맞음)
2. 그래도 심쿵한 적 있긴 있고 귀엽다고 느낄때가 있었음.
3. 맨날 얼굴 봐서 그런가 남친이 없으면 가끔 외롭고 그 빈자리가 크게 느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