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살고 2년 전에 떠난 우리 고양이가 너무 보고 싶다

ㅇㅇ2022.12.05
조회161
어릴 때 엄마가 데려와서 참 많이도 괴롭혔다 괴롭힌 게 아니라 어린 애가 저지른 학대 수준이지귀여웠다 귀여워서 더 만지고 싶고 싫어하면 좋았던 거 같다커가면서 사람들이 고양이를 키우는 방식을 알았다 모두 자식처럼 소중하게 싫어하는 일 절대 안 하고 신처럼 받드는 모습을 봤다고양이는 저렇게 키워야 하는구나 내가 하는 건 학대일 뿐이구나 하는 감정을 중학생 때 알았다 그 뒤로는 만지고 싶어도 참고 귀찮게 하고 싶어도 참고 가끔은 동물 상대로 삐치기도 했지만 외동이던 나에게 가끔 동생처럼 가끔 언니처럼 참 고마운 존재였다그런데 이제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유골함은 일 년 전에 비웠고 사진과 동영상은 이 년이 지난 지금도 못 보고 있고 가끔 흠칫하고 울고 싶지 않아서 울음을 참는다마지막까지 학대했던 거 같다 사람으로 치면 유방암에 걸렸는데 일 년이나 살게 했다 사람들은 16년이나 살면 오래 살았다고 하지만 천만에 16년이나 살게 하다니 미친 놈이라고 욕 먹어야 했다네 나이가 15살이 되던 날 혹이 만져지던 그때 당장 수술을 시켜서 아니면 안락사라도 뭐든 했어야 했다 수술해도 살지를 장담할 수 없다는 말에 알량하게 합리화했다 그래 선생님도 많이 고민이 되는 일이라고 했으니까 차라리 일 년이라도 내 곁에 있어 주면 했다 그 시간 동안 넌 상상도 못할 고통으로 괴로워했을 텐데 영문도 모르고날이 갈 수록 살아있다고 볼 수 없는 모습에 엄마도 많이 아파했다 안락사가 낫지 않겠냐고 했지만 내 눈에는 살아서 물을 먹고 밥을 먹고 오줌을 싸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병원에 가는 순간부터 못 보는 게 싫고 무서웠다 그러니까 네 목숨을 두고 나는 나부터 생각한 거지그렇게 이 년이 지났다 굉장히 아픈 일은 어딘가 털어놓다 보면 괜찮아진다고 했다 나는 언제 괜찮아지는 거지 친구에게도 말했다 SNS에도 썼다 블로그에도 썼고 모르는 사람에게 위로도 받았다 그런데도 제자리다네가 죽던 날 내 장래희망이었던 출판 계약은 지금까지 미루고 있고 이제는 담당자 쪽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고 어쩌면 나는 그대로 정리되었을지도 모르지 그런데 홀가분하다 행복한 얘기 쓸 수 없으니까 내 커리어 따위 무슨 상관이람 너무 보고 싶다 보고 싶어 미칠 것 같다 닮은 고양이라도 아기부터 처음부터 다시 키운다면 아주 똑닮은 고양이를 데려온다면 그래도 너는 아니니까 나는 더 비겁한 사람이 되어 있을 뿐일 거다 시간은 돌릴 수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