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학원선생님 찾아뵌 후기입니다

2022.12.06
조회88,488
안녕하세요, 후기 꼭 남기고 싶었는데 이후로 너무 바빠서 이제야 올려요

1박 2일 출장으로 간 거였고 평소였음 지긋지긋한 출장이라고 생각했을텐데
이번은 선생님을 뵐 수 있다는 생각으로 조금 상기되어 있었어요
며칠을 고심해서 선물도 골랐구요 ㅎㅎ (에스x로더 갈색병 사갔어요!)
출장 가서 둘째날은 이미 정해진 일정이 빠듯했고 선생님 업장은 문을 일찍 닫아서 도착하자 마자 점심까지 굶으면서 부랴부랴 업무를 봤습니다그렇게 해서 선생님 업장 문닫기 딱 15분 전에 겨우 찾아갈 수 있었어요

직원들이 슬슬 퇴근 준비하는 분위기였는데 제가 들어가니 그 분위기가 깨졌어요 ㅋㅋ
대표로 계신 선생님께서 나오셔서 어떤 일로 찾아오셨냐고 하시더라구요
그간 못 뵌 기간도 길고 마스크까지 쓰고 있으니 저를 못알아보시는 건 당연한데 저는 선생님을 보자 마자 떨리고 얼굴이 새빨개졌어요
급기야 말까지 더듬으며 xxx선생님이시죠? 하고 저라고 밝혔는데 그 순간이 어찌나 떨리던지...

가장 걱정했던 게 선생님께서 저를 기억하지 못하실 수 도 있다는 것과
이와 반대로 기억은 하지만 제가 찾아오는 걸 꺼려하실 수 있다는 거였거든요
하지만 걱정했던 것과 달리 깜짝 놀라시며 곧바로 저를 안아주셨어요 ㅠㅠ
제가 종종 선생님을 생각했던 것처럼 선생님도 마찬가지셨다고...
혹시 몰라서 저녁 일정을 텅 비워뒀는데 선생님께서 먼저 저녁 같이 하자고 해주셨어요

이전에 올렸던 글의 댓글 중 "뿌린 씨앗이 열매가 되어서 왔네"라고 해주신 분의 말씀이 참 인상깊었는데,
선생님께서 제가 선물과 같이 드린 명함을 자꾸 만지작거리시며 멋진 어른으로 자라줘서 고맙다고 하시더라구요
사실 선생님께 배웠을 당시 저는 사춘기이기도 했고 부모님과 트러블이 커서 마음에 상처가 많은 아이였거든요
그래서 이때까지 그 당시의 저를 제 인생 중 가장 큰 멍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선생님께서는 멍에 가려진 빛나던 제 모습을 다 기억하고 계셨어요
너무 감사했고 순간 그 댓글이 떠오르며 눈물이 핑 돌았어요ㅠ

식사에 이어 2차까지 가며 시시콜콜한 추억팔이와 근황이야기까지 한참 수다를 떨었어요
여러모로 참 감사한 순간이었고 선생님과 다시 헤어질 땐 별로 아쉽지 않았어요
그토록 그리워하던 분을 찾아뵌 걸로 충분하기도 하고 그만큼 이야기를 오래 하기도 했구요 ㅎ
좀처럼 갈 일이 없는 지역인데 가끔씩 찾아갈 이유가 생긴 것 같아요
선생님께서도 다음에 올 땐 출장 말고 그냥 여행으로 오라고 하셨어요 ㅋㅋ
찾아갈까 말까 고민 정말 많이 했는데 많은 분들 댓글로 용기 얻어서 즐거운 자리 하게 되어 너무 기뻤습니다
이전 글에 조언 남겨주신 분들 정말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