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속의 파충류 장석원 완벽한 적응을 위해 탈피할 때이다. 갈라진 혀로 바람을 맛보고, 석양을 핥는다. 하늘이 달콤하다. 떨어진 햇빛은 지금껏 이 거리를 기어다니고 있다. 돌아보면, 한 남자가 지나간 거리, 사행한 그의 흔적. 발자국 밑에 발자국이, 얼굴 밑에 얼굴이, 지문 밑에 지문이, 눈빛 아래 눈빛이, 침묵 밑에 침묵이. 바람 속에 감춰진 이빨이 보인다. 지나는 자의 시선은 석양보다 단단하게, 풍경에 이빨을 박고, 서서히 주변의 정적으로 스며든다. 그때 나는 겨울처럼 말라간다. 그때 나는 균열에 대해 생각한다. "슬픔은 슬픔이고 죽음은 죽음이다." 주어와 서술어가 같은, 복면한 이데아가, 좀비 같은 말들이, 바늘이 내 몸을 파고든다. 미끌거리는 바람이 나를 핥는다. "쁘띠는 쁘띠일 뿐이다." 작은 것 안에 큰 것은 숨겨질 수 없으므로. 하늘은 암청이고 구름은 붉게 물든다. 나는 혀를 날름거리며 바라보고 기다린다. 내 입 안에는 하계가 있고 성수가 있고 또한 도림이 있지만, 나의 혓바닥은 흑암을 모르고 퍼져나가는 낮은 파동이다. 외계에 나를 일치시키는 나는 변온동물이다.
입 속의 파충류
입 속의 파충류
장석원
완벽한 적응을 위해 탈피할 때이다. 갈라진 혀로 바람을 맛보고, 석양을 핥는다. 하늘이 달콤하다. 떨어진 햇빛은 지금껏 이 거리를 기어다니고 있다.
돌아보면, 한 남자가 지나간 거리, 사행한 그의 흔적. 발자국 밑에 발자국이, 얼굴 밑에 얼굴이, 지문 밑에 지문이, 눈빛 아래 눈빛이, 침묵 밑에 침묵이.
바람 속에 감춰진 이빨이 보인다. 지나는 자의 시선은 석양보다 단단하게, 풍경에 이빨을 박고, 서서히 주변의 정적으로 스며든다.
그때 나는 겨울처럼 말라간다. 그때 나는 균열에 대해 생각한다.
"슬픔은 슬픔이고 죽음은 죽음이다." 주어와 서술어가 같은, 복면한 이데아가, 좀비 같은 말들이, 바늘이 내 몸을 파고든다. 미끌거리는 바람이 나를 핥는다.
"쁘띠는 쁘띠일 뿐이다." 작은 것 안에 큰 것은 숨겨질 수 없으므로. 하늘은 암청이고 구름은 붉게 물든다. 나는 혀를 날름거리며 바라보고 기다린다.
내 입 안에는 하계가 있고 성수가 있고 또한 도림이 있지만, 나의 혓바닥은 흑암을 모르고 퍼져나가는 낮은 파동이다. 외계에 나를 일치시키는 나는 변온동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