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가 버거워요

쓰니2022.12.08
조회3,262

안녕하세요. 말 그대로 저는 제가 버거워요.
다소 긴 글이 될 수도 있어서 지루하실 수도 있으니 양해 부탁드릴게요. 이 새벽에 시간을 내어서 읽어주신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예전에 어릴 땐 그랬었던 경향이 있었다가,
커가면서 점점 사라졌었는데요. 어릴 땐 어릴 때는 이런 감정들이 그 나이땐 그럴 수 있지 하고 생각했었고 어른이 되어 시간이 많이 지난 최근까지도 괜찮았던 것 같은데, 근래에 조금 심해진 것 같아요.

어떤 문제냐하면은, 예를 들어 친구가 답장이 단답으로 온다던지, 단톡방에서 한 친구가 이야기를 안 하고 있는 게 지속된다던지 그러면 제가 말실수를 한 걸까 하고 생각하게 돼요. 아 내가 그때 그 말을 해서 기분이 나쁜 거구나… 어떡하지 하고..

누군가가 오랜 시간 동안 연락이 오지 않으면 안 좋은 일이 생겼을까 봐 걱정도 됩니다. 잘못되었을까 봐. 하지만 주변에 이런 일이 일어난 적도 겪은 적은 없어요.

또는 남자 친구가 상황에 대해서 짜증 낸걸 제 탓으로 생각한다던지. 내가 잘못했으니까 짜증이 났나 보구나. 싶어 한다던지.

최근에는 위에서 말한 상황들이 일어나서 답장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답장이 올 때까지 많은 생각이 들고, 다른 일을 오래 잡고 있기가 힘들어요. 괜찮은걸 확인하기 전까지. 불안한 것 같아요. 내가 잘못했는지, 또는 무슨 일이 없는지, 라던지.

멀어지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 딴에는 아마 최선이 챙겨주려고 하는 것. 그래서 자꾸 남들에게 뭘 해주고 싶어 하고 (선물이라던가) 남을 챙겨주는 척하면서 그걸로 저를 위로하고 싶어 해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괜찮아지지 않으니까 위선적인 것 같아요.

친구들과의 지속적인 만남이나 연락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불안해요. 멀어질 것 같아서. 또 가끔은 나를 위해 사는 게 아니라 남을 위해 사는 것에 맞춰져 있는 것 같습니다. 혹여나 내가 실수를 해서 이 관계들이 터질 수도 있다는 게 싫은 것 같아요. 옛날부터 싸우게 되면 내가 무조건 사과해야지. 싸우는 게 더 싫어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았던 것도 영향이 있을까요?

주변 사람들이 힘들면 제가 너무 힘들고요, 이유는 그만큼 제가 같이 힘들어해 주려고, 대안이나 해결방안을 제시해주고 싶어 해서예요. 하지만 저는 해결사가 아니니까 모든 걸 해결할 수 없다는 걸 알아요. 그러니까 결국 그만큼 더 힘든 것 같아요. 아무것도 못해줬다는 생각에. 뭔가 도움이 되고 싶은데 그러지 못했다는 생각에.

아주 좋게 말하면 남들 눈에는 착하게 보일 수도 있을 수도, 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멍청한 거죠.

남자 친구는 저에게 아주 도움이 되는 사람이에요. 제가 모든 걸 짊어질 필요는 없다고 현실적으로 이야기해주거든요. 말해주지 않은 것에 대해 힘들어하지 않아도 되고, 꼭 뭔가를 해줘야 하는 건 아니라고요. 결국 저는 저로 인해서 망칠 거라고. 그렇게 현실적으로 말해준다면 모든 것에 내가 애쓸 필요는 없구나 싶어서 다시 좀 괜찮아져요.

예전에는 내가 아무것도 못해준다는 생각에, 내가 나를 갉아먹고 있어서 내가 너무 힘들어서 펑펑 운 적도 있어요. 도와줄 수 없어서 힘들고 내가 나 때문에 힘들다고. 그런데 최근에는 살짝 더 힘드네요.

아무라도 좋으니까 남자 친구가 저한테 하는 말처럼 한분이라도 좋으니까 저에 대해 위로를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냥 아무 말이라도.. 지금은 아무 말이라도 들으면 제가 괜찮아질 것 같아요. 저는 이런 저를 멈출 수 있을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