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교사가 쓰는 유치원 일기✨️

500살2022.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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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유치원 교사 4년차.
그냥 유치원에서 생활하며 아이들과 있는 일들을 일기처럼 써보려함.

만 4세(6살) 4년차 교사임.

1. 아이들은 교사의 나이를 많이 물어봄.

'선생님은 몇살이에요~? 우리 엄만 35살인데~'
초임 때 괜히 장난친다고 '선생님은 500살!'

그 뒤로 매년 500살임


아이들 당연히 안 믿음ㅋㅋㅋㅋ
그런데 계속 이야기하다 보면 믿음ㅠㅠㅠ

심지어 7살 되서도 당연히 내가 501살 된줄 앎ㅠ 아직 순수해




2. 가정에 가서 내 얘기를 함.

'엄마 우리 선생님은 500살이래. 근데 500살이면 죽어야 하잖아. 이게 말이 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의아해하면서도 믿음.

심지어 어린이집 교사이신 어머니께서 '그래 너희 선생님은 500살이시구나~ 신기하네~'
이 한마디로 의심많던 아이가 그냥 믿음ㅎㅎ




3. 가지반찬이 나온 날이었음.
가지에는 항암 효과가 있다길래 아이들에게 설명해줌.
'얘들아~ 오늘 나온 가지 반찬은 암이라는 나쁜 병에 걸리지 않게 도와줘서 오래 살 수 있대~'

우리 애들 하는 말
.
.
'우와. 그럼 선생님은 가지 많이 먹어서 500살이나 산거예요?'

그날 가지반찬 최고 인기였음ㅋㅋㅋ


교사 본인 가지 못 먹는건 안비밀..^^



4. 한 번은 아이들이 우리 집에 놀러오고싶다고 이야기함.
그래서 칠판에 지도 그려가며 무슨 색 버스를 타고 어디 내려서 환승하고 세세하게 설명해줌.

그 날 저녁, 그리고 그 날 이후로 여러 엄마들한테 연락옴ㅠㅠㅠ

'선생님... 00이가 선생님 집 가는 버스를 외워서 자꾸 가자고 해요..... 어디 환승해야한다고.....'




5. 또 한번은

유치원 하원 시간에 나는 하원 차량 나갔다가 들어오니
다른 하원 버스 타고 집에 가있어야할 요 아이가 아직 유치원에 있는데

아주 서럽게 펑펑 울고 있는 거임ㅠㅠㅠ

무슨 일이에요? 하니 집에 안간다고 버티고 소리 지르고 한바탕 난리가 나서 엄마가 오시기로 했다는 거임?

아이에게 가서 '왜 무슨일 있었어?' 하니


'오늘 엄마한테 선생님 집 가는 거 허락 맡았는데ㅜㅠㅠ 선생님 집 가야하는데ㅠㅠㅠㅠ 엉엉어어ㅓㅓ엉 버스타고 집 가래요ㅠㅠㅠㅠㅠ어ㅓㅏ어ㅓㅇㅇ'

알고보니

이 아이가 집에 가서 '유치원 끝나고 선생님집 갈래.' 이야기 함.

그런데 엄마가 '응 다녀와~'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엄마도 장난으로 한 이야기였으니 나한테 이야기를 안해준거..


그날 엄마 오시기 전 까지 둘이서 간식도 먹고 종이접기도 하고 시간 보내며
'다음에~ 선생님도 선생님 엄마한테 허락 맡고 준비되면 부를게~'하며 잘 이야기했음








그냥 작고 귀여운 나의 유치원 이야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