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과의 기가막힌 인연

맘이시려워꽁2009.01.07
조회554

 

안녕하세요.

 

톡과 함께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올해로 딱 꺾여버린 20대 중반의 직장女 입니다.

 

업무와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때

톡의 훈훈한 이야기와 재미난 이야기들은

저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앞으로도 쭉~~~ 부탁드립니다, 톡커님들 :D

 

 

날씨가 쌀쌀하니까 옆구리가 참 시리네요,ㅎㅎ

옛날 생각도 많이 나고...

그래서 오늘 저의 순수했던 첫사랑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딱 10년전이네요, 벌써ㅠ

제가 중학교 3학년이었을 때

2학년 한 남학생의 고백을 받았습니다.

 

입학하고 저를 처음 본 순간 저에게 반해서

우리 써클에도 일부러 들어오고

쭉~ 좋아했다고...

 

전 사실 어릴 때부터 발육상태가 남달라

다른 친구들보다 머리 하나가 더 있었거든요.

(지금 키 172cm)

옆으로 말고, 위로여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중학교 때까지는 왠만한 남학생들보다고 제가 키카 컸고

전 솔직히 동갑인 친구들도 남자로 눈에 보이지 않았더랬죠.

 

풉, 제가 쓰면서도 참 유치하지만여

저에게 고백을 한 후배는 그 학년에서 "짱"이었습니다.

싸움을 하는건 못봤지만 그냥 암묵적 동의였던듯 -

그리고 그 때 브레이크 댄스가 참 유행했는데 춤도 짱이었구요,

운동도 잘하고, 성격도 재밌고, 노래도 잘부르고

남자든 여자든 친구도 많고 인기도 많았어요.

특히 눈웃음이 짱이었습니다. >_<

 

솔직히 그 전까지는 참 편하고 재밌는 후배라고만 생각했는데

그 애가 저땜에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고

저도 그 애에게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ㅋㅋ

 

우리는 사귀게 되었고

정말 행복했습니다.

 

항상 학교 끝나면 우리집까지 데려다주었고

밤새도록 통화하고,

아침이면 그 당시 최고의 유행이던 피카츄 빵과 우유를 챙겨주었고

자기네 누나가 보던 패션잡지도 뺏어다 주고 ㅋㅋ

HOT 앨범 발매일이 되자 점심시간에 몰래 나가서 CD도 사다주고 ㅋㅋ

체험학습으로 꽃시장 다녀왔다고 제 나이만큼 장미꽃도 사다주고 ㅋㅋ

우리가 사귀는 걸 전교생이 다 알정도로 그렇게 저한테 참 잘 해줬어요.

 

근데 그 당시 저는 너무 왈가닥이었나 봅니다.

속을 좀 많이 썩였어요.

다른 남자애들이랑 노는거 싫어하는거 알면서도

심하게 장난치면서 놀고...

저는 참 많이도 무뚝뚝했고...

그 애에게 첫번째는 항상 저였지만

저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7개월 정도 만나고

(중딩으로서는 참 오래 만난거예요,ㅎㅎ)

겨울방학이 되어 제가 연락을 끊었어요.

그 후 제 졸업식날 친구통해서 꽃을 보냈더라구요.

 

저는 예고로 진학을 하게되어

집에서 1시간 반 거리에 있는 먼 곳으로 고등학교를 가게 되었고

참 바보같이.. 고등학교 가서 알았어요.

그 아이가 나한테 얼마나 잘해줬고, 또 소중한 존재인지..

 

그제서, 다시 돌아가려고 했지만

참 냉정하게도 안 받아주더라구요.

그렇게 저는 고등학교 시절 내내 심하게 그리워 했습니다.

 

그런데 참 기가막힌 우연은 재작년에 일어났습니다.

집이 서울에서 30~40분거리의 수도권인데

야근을 하고, 원래는 압구정에서 바로 집에가는 버스를 타는데

그 날은 왜 그랬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아무튼 강남역에서 버스를 탔습니다.

카드를 찍고, 앉을 자리가 없는줄 알고 좌절하려는 찰나

맨 뒤에 5자리 중 한자리가 남아있더라구요.

왼쪽부터 1,2,3,4,5로 번호를 붙이면 2번자리가 남아있었습니다.

그 좌석에 시선을 고정한 채 버스의 중간정도까지 걸어갔는데

 

아뿔싸!!! 이게 왠일 -

3번자리에 바로 제 첫사랑이 앉아있는거 아니겠습니까

책을 보고 있더라구요,

날 봤는지 안봤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2번자리에 앉기 위해 들어갈 때

책에서 눈을 안떼고 그냥 다리만 살짝 비켜주더군요.

 

그를 본 순간, 제 가슴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쿵쾅쿵쾅 뛰었어요.

아는 척을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제가 돌아가고 싶어할 때 냉정하게 저를 밀어내던 그이기에

아무리 시간이 흘렀지만 전 섣불리 아는척을 할 수가 없었고

그렇게 고민하던 사이에 또 시간이 흘러

뒤늦게 아는척 하기에도 참 애매한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그냥 마음을 비우자고 생각했고

친구랑 통화는 못하고, 문자만 계속 주고받고 있었습니다.

 

40여분을 달려 동네에 다다랐고

그 친구가 내릴 정거장 바로 전에

내리려고 창문밖을 확인하다가 절 봤는지

"어?? 누나!!" 이러더라구요,

풋, 저는 참 어색하게도 "어, 안녕~" 이러고

그 친구는 내려하니까 급하게 핸드폰을 달라고 하더니

자기 번호를 찍어주고, 연락을 하라는 말을 남긴채 내렸습니다.

 

아, 그 때 기분은 정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근데 저 일부러 그 날 연락 안했습니다.

나름 계산된 행동이었죠,ㅋㅋㅋ

 

정말 이렇게 다신 만난 건 인연이 아닐까...

어떻게 버스에 딱 한자리 남아있던 것이 그 자리였을까.

우리는 정말 다시 만날 인연이었던걸까?

이거는 분명 우연이 아닌거야....

이런 생각을 하며 어렵게 잠이 들었습니다,ㅋㅋ

 

그런데 기가 막힌 우연은 다음날 연속으로 벌어지고 맙니다.

출근하려고 버스를 탔는데

몇정거장을 지나

.

.

.

그가 타는 것입니다!!!!!!!!!!!!!!!!!!!

 

진짜 완전 깜놀,

그도 완전 깜놀,ㅋㅋㅋ

 

같이 앉고 싶었지만 출근시간이라 자리가 없었고

다행이 앞뒤로는 앉아 이야기를 하면서 갔습니다.

왜 밤에 연락 안했냐고 전화번호를 묻길래

있어보이게 명함을 주고 ㅋㅋㅋㅋ

 

그 뒤로 연락을 주고받고 지냈어요.

영화도 한번 같이 보고...

그 친구가 저 야근할 때 회사로 데리러 오기도 했었고...

 

정말 다시 만나자고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그 얘기를 하면 또 멀어질 것만 같아 할 수 없었어요.

 

그리고 제가 그 때 정말 일을 너무 힘들게 해서

매일 12시 퇴근에, 남들 놀때도 일하고...

한달중 반은 지방 출장을 갔었어요.

 

하루는 야근을 하고 새벽 1시 넘어서

완전 초폐인의 모습으로 막차를 탔는데

그 버스에서도 만난 적이 있었어요,ㅋ

 

한번 만나기가 어렵지

두번, 세번은 쉬운가 ㅋㅋㅋ

 

아무튼 일이 바빠 연락도 뜸해지고

저도 마음이 콩닥콩닥할 여유도 없어서

결국 지금은 연락이 또 끊겼어요ㅠ

 

 

그 친구가 톡 하는지 안하는지 모르겠는데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요...

 

 

ㄷㄱ아~~~~

니 덕분에 난 사랑도 빨리 알게됐고

그 이후로 나 다른 사람을 만나면서도 후회할 짓 다신 안했어.

미안하고 고맙다 :)

넌 참 멋진 남자야.

앞으로도 하고싶은 일 하면서 더 멋지게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