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조카들 선물 때문에 남편이랑 개싸웠는데요.

2022.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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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내년이면 30대 후반 줄에 접어드는 사람입니다.
친정에는 위로 네 살 차이나는 오빠가 한 명 있어요.
저희 부모님이 첫 아이(오빠)를 아주 일찍 낳으셔서
부모로서 저희에게 사랑은 듬뿍 주셨지만
경제적인 환경만큼은 넉넉하게 제공해 주지 못하셨어요.
저 중학교 2학년, 오빠 고등학교 졸업반 때까지
친가쪽 조부모님 댁에서 부모님과 함께 얹혀 지내다가
저희 오빠가 고등학교 졸업할 쯤
우연한 기회로 생각지도 않았던 분야에 몸을 담가 돈을 벌기 시작했는데
그때 시작한 일로 인해
성공의 척도를 돈으로 따진다면 일찍부터 큰 성공을 거두었어요.
오빠 덕분에 나머지 가족들의 생활도 그 전과 많이 달라졌고
오빠가 실질적인 가장 노릇을 하며 동생인 제 학비까지 내줘서
저는 학사 졸업 후 외국에서 심화 과정까지 마치고 전공을 살려 현재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있어요.
오빠가 아니었다면 사실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을 저인데 정말 고맙고 미안하죠.
오빠에게 만큼은 말로 표현 못 할 은혜를 입었다는 점 누구보다 스스로 제일 잘 알기에
평생을 갚아도 모자를 테지만 동생으로서 항상 잘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오빠가 공부 시켜주지 않았더라면
현실적으로 오르지 못 할 나무였을 지금의 업계에서 남편을 만났고
현재 결혼 생활 8년 차에 접어 들었어요.
아이는 없어요.
어쨌든 저는 오빠가 있고 남편은 누나 한 명 있는데
공교롭게도 제 조카랑 시조카 나이가 동갑이에요.
사실 이번에 조카들 관련한 문제로 남편이랑 다툼이 조금 있었어요.
둘 다 내년에 스무 살 되는 아이들인데
제 조카는 대학을 해외로 가서 올 여름에 이미 입학을 한 상태고, 시조카는 한국에 있어요.

오빠가 스무 살 갓 되자마자 조카를 낳아서
정식으로 결혼식도 제대로 안 올리고 아이 친모와 몇 년 살다가 결국 둘이 헤어졌어요.
헤어지는 과정에서 아이 엄마가 자기 자식은 안중에도 없는 듯 굴어서
돈 버느라 혼자서 아이 키울 상황이 안 됐던 오빠를 대신해
저희 부모님께서 세네 살 아기였던 조카를 데려왔는데
아이가 곧 성인이 되는 지금까지 그 여자는 연락 한 번 없었어요.
조카가 지금 대학 때문에 외국에 가있다는 것도 당연히 모를 거예요.
아이가 자라는 동안 엄마의 빈자리 못 느끼도록 나머지 가족들이 노력한다고 했지만
그래도 엄마라는 존재가 필요했을 순간이 많았을 텐데 내색 한 번 안 하고 잘 커준 조카가 저는 그저 안쓰럽고 늘 애틋해요.
아무튼 조카가 올 여름에 외국으로 가서
대입 기념 선물로 200만 원대 전자기기랑 따로 용돈하라고 100만 원을 줬었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 남편과 당시에는 전혀 문제될 게 없었어요.
조카가 성격이 싹싹해서 남편도 평소 조카를 예뻐했고, 대학을 멀리까지 가는 특수한 상황이니까 오히려 더 좋은 선물 해주자 먼저 제안하곤 했었어요.

문제는 요즘이에요.
제 조카랑 동갑인 시조카는 이번에 재수를 결정해서 입학을 하지 않는 상황이에요.
남편 누나의 아이인데 시댁에서도 제가 그 아이와 동갑인 조카가 있다는 걸 알고 계셨어서
전부터 제 조카에 대해 관심이 많으셨어요.
친모 관련해서 상황이 딱하다는 것도 알고
몇 달 전 외국으로 대학을 갔다는 것도 알아요.
대학 얘기는 시댁에도 수험생이 있으니 민감할 주제 같아서 안 꺼내려 했지만 어머님께서 제 조카는 어느 대학에 갔냐 자꾸 물으시길래 알려줬었어요.
그리고 저는 모르고 있던 내용인데, 어머님께서 몇 달 전부터 제 남편한테 시조카 대학 가면 첫 손주인데 뭘 해줄지 고민이라고 계속 그러셨대요.
그래서 제 남편이 그냥 애한테 직접 갖고 싶은 거 있냐고 물어보라 했더니
어머님께서 제 조카 외국으로 대학 갈 때 저희 집에서는 뭘 해줬냐고 슬쩍 물어보셨대요.
그래서 남편이 우리는 전자기기 사주고 용돈 챙겨준 걸 어쩌다보니 말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또 이 얘기를 어머님이 시누이한테 전달하고
아이가 이번에 대학을 못 가는 상황이 된 거고요.

저는 제 조카와 시조카 차등을 두려는 게 아니라
시조카에게도 대학 입학 기념의 선물을 사주려고 했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안 따라주니
성인된 기념으로 용돈 조금 주는 게 어떻냐 하니까 남편이 안 된다며 방방 뛰는 거예요.
자기가 내 조카 챙기는 것 만큼 자기 조카도 챙겨야 한다느니(안 챙긴 적 없음)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고 자꾸 사람 화를 돋궈서 왜 저러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뒤에서 저는 모르게 저런 얘기들이 이미 돌았고
선물을 못 해주면 남편 본인이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생기니까 난리였네요.
생각보다 이 문제로 싸움이 커져서 오늘 시누이에게 섭섭하다는 전화까지 직접 받았어요.
아이 대학 못 간 것도 속상해 미치겠는데 저까지 꼭 이래야 겠냬요.
그래서 제가 뭘 했는지 따져 물으니
너무 니 핏줄 내 핏줄 따지고 야박하게 굴면 안 된다는 소리까지 들었어요. 이게 정말 무슨 상황인가 싶네요.ㅡㅡ
제가 그냥 이번에 똑같이 선물을 해주는 게 맞았나요?